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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동성경 하권
[사바 불국토]
이때 여러 종류의 중생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인색함과 질투 등의 마음이 없어졌으며,
각각 오직 착한 마음과 자비심[慈心]과 안락한 마음만이 있어 마치 부모와 형제와 자매 같았다.
이때에 모든 중생이 이와 같은 마음을 얻어 안락하게 되자, 환희하고 뛸 듯이 기뻐하며 모든 근(根)이 두루 충만하였으므로 다시는 춥고 더움과 그것으로 인한 걱정이 없었다.
이와 같이 모든 중생이 즐거운 마음을 구족하였으므로 높은 소리와 모든 큰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또 이 대지가 평평하기가 손바닥 같으며, 유리로 이루어지고 온갖 깊고 넓고 묘한 연못이 홀연히 생기니, 7보가 섬돌이 되고 금사(金沙)가 밑에 깔렸으며, 8공덕수(功德水)가 청정하게 가득 찼다.
저 모든 연못 가운데는 한량없는 연꽃이 생기니, 크기가 수레바퀴만 하고, 저 모든 묘한 꽃에는 7보 색이 있으며, 미묘하게 꽃이 피었고 그 잎은 부드러웠다.
혹은 다시 한량없는 연꽃이 홀연히 생기니, 너비가 1유순이고, 여러 가지 색이 정묘(精妙)하며, 향기롭고 부드러운 것이 마치 가릉가의(迦陵伽衣) 같았다.
백천억 나유타나 되는 많은 연꽃이 홀연히 생겨 장엄하였다. 혹은 다시 한량없는 연꽃이 홀연히 생기니, 너비가 2유순이며, 혹은 3, 4, 5, 나아가 10, 20, 30, 40, 50 그리고 백 유순이며, 혹은 다시 한량없는 연꽃이 홀연히 생기니 너비가 천 유순이었다.
이때 사바(娑婆) 불국토에 많은 향기가 나는 비가 내려 땅에 뿌려지니, 그 물은 향기가 부드럽고 미묘하여 중생이 환희하고 뛸 듯이 기뻐하였다.
모든 미묘한 바람이 부니 온갖 하늘의 묘한 꽃비들이 저절로 내려왔다. 말하자면 만다라화(曼陀羅華)ㆍ마하만다라화ㆍ만수사화(萬殊沙華)ㆍ마하만수사화ㆍ월화(月華)ㆍ대월화(大月華)ㆍ의화(意華)ㆍ대의화(大意華)이니, 이와 같은 광대(廣大)한 꽃들이 내렸다.
다시 대단히 묘한 말향(末香)들이 내리고, 또 침수향(沈水香)ㆍ다가라향(多伽羅香)ㆍ흑침수향(黑沈水香)ㆍ우두전단(牛頭栴檀) 같은 향의 연기가 뿜어져 나와 곳곳에 두루 찼다.
또 다시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아승기 수를 넘는 대여의수(大如意樹)가 출생하였으니, 7보로 이루어졌으며 길이와 너비와 높이가 2유순에서 백 유순에 이르렀으며, 가장 훌륭하고 단엄(端嚴)하며 모두 다 즐겁게 바라보았다.
그 모든 보배 나무는 온갖 보배로 된 옷과 비단과 백불(白拂)을 드리웠고, 이령망(毦鈴網)으로 장엄하였으며, 저 모든 보배 나무에서는 온갖 정묘한 7보가 떨어졌다. 금과 은과 유리와 마니와 진주와 자거(車膏)와 마노와 붉은 진주관[赤眞珠貫] 같은 것들이 떨어졌다.
또 모든 보배 나무에서는 온갖 부드러운 여러 가지 색의 의복이 떨어지니, 가사의(歌奢衣)와 구사의(俱奢衣)와 교사야의(慮奢耶衣)와 가시가의(歌尸歌衣) 같은 옷들이 떨어졌다.
또 모든 보배 나무에서는 영락(瓔珞)들이 떨어졌으니, 염부단금(閻浮檀金)으로 만들어졌으며, 여러 가지 온갖 보배가 간간히 미묘하게 섞여 있었다. 말하자면 팔찌와 귀걸이와 천관(天冠)과 비인(臂印)과 구슬띠와 보영(寶瓔)과 금사슬과 영락 같은 것들이 떨어졌다.
또 모든 보배로 이루어진 여의수(如意樹) 아래에서 백천억 나유타의 사자좌(師子座)가 솟아나니, 각각 온갖 7보로 이루어졌으며, 저 사자좌의 높이는 7인(刃)이었다. 보살이 그 위에 앉았으니, 32상(相)으로 그 몸을 장엄하였고, 용모가 단엄(端嚴)하여 대중이 기뻐하며 바라보았으며, 그 몸의 안팎은 저절로 맑고 투명하였다.
저 모든 보살들 앞에 백천억 나유타의 탑(榻)이 솟아나니 각각 7보로 이루어졌고, 그 탑들 위에는 각각 천 명의 천자(天子)가 앉아 다섯 가지 음악을 연주하면서 아울러 노래로 찬탄하였는데, 그 소리가 정묘하여 능히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으로 뛸 듯이 기뻐하게 했다.
그 음악과 소리 가운데 모든 찬탄하는 노래를 뽑아 이러한 게송으로 말하였다.
평등하고 무등등(無等等)하시니
나의 것[我所]이 모두 다 없으며
공덕을 갖추어 장엄하니
모든 세상에서 희유(希有)하도다.
모든 고행으로 정진하시니
이 법이 이와 같이 생기고
미묘하고 장엄한 일이므로
모든 세계를 드러내셨네.
지옥 등을 능히 없애시니
이 법이 이와 같이 생기고
미묘한 일로 장엄하므로
모든 세계에 나타나셨네.
지옥 등을 능히 없애니
모든 생도(生道)의 고통과
일체 유위(有爲)의 고통이
이때 모두 없어지게 되었네.
저 티끌과 더러움을 없애고
모든 사람들의 어리석음의 때를 없애시니
훌륭하고 선하며 미묘한 일이므로
모든 사람 가운데 나타나셨네.
이제 끝없는 국토가
모두 평평해지고 넓어지니
큰 산과 모든 강과
수미산과 바다가 모두 없도다.
유리(琉璃)로 땅을 만드니
깨끗하고 손바닥처럼 평평하네.
갖가지 보배로 된 여러 색의 나무는
정묘하여 모두들 즐겁게 보네.
국토 중에 또 이런 것 있으니
엄정(嚴淨)히 타오르는 광명
금색(金色)의 모든 정묘함이여,
해와 달을 가리네.
여러 가지 색깔의 많은 보좌(寶座)에
모든 보살이 앉으시니
위광(威光)이 백 개의 해 같고
여러 가지 모습으로 몸을 장엄하셨네.
한량없는 모든 연못가에
마니보(摩尼寶)가 둘러 있고
8분공덕수(分功德水)가
청정하게 가득 찼네.
백천 가지의 연꽃이
연못 안의 둑을 장엄하니,
광대하기가 수레바퀴만 하고
점점 커져서 전보다 배가 되네.
다시 견고한 자리[座] 있으니
모든 보배로 이루어졌네.
백천(百千) 억천(億千)의 천(天)과
천중(天衆)이 모두 단엄(端嚴)하도다.
온갖 미묘한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 불러 찬탄하니
여래의 신통력으로
여러 묘한 음성이 나는구나.
이와 같은 온갖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 불러 게송의 법구(法句)로 사상(事相)을 찬탄하니, 그 법구 수는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를 넘었다.
이때 세존의 집회 가운데에 있는 모든 하늘과 사람 중에 대승행(大乘行)을 하는 이나 대승을 좋아하는 이나 믿음이 넓고 뜻이 큰 이는 이 끝없는 광명의 힘 때문에 저 모든 불국토의 이와 같은 공덕과 장엄과 청정함을 보았으며,
그 중의 하늘이나 사람 가운데 성문행(聲聞行)이나 벽지불행(辟支佛行)을 하는 이는 불국토의 공덕과 장엄함과 청정함을 보지도 알지도 못하였다.
그 모든 보살마하살 등은 이 국토 중에서 모두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의 삼매와 다라니와 신통력과 법구(法句)를 얻었으며, 또 대성문(大聲聞)들은 모두 적멸삼매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때 길이와 너비가 똑같고 높이가 백억 유순이나 되는 사자좌가 저절로 나타났는데 7보로 되어 있고, 그 위에는 천의(天衣)가 덮여 있었다.
이때 몸의 크기가 끝이 없는 여래께서 그 위에 가부좌하고 앉아 계시는 모습이 나타나니, 그 몸과 상호(相好)가 비할 데 없이 단엄함을 다 갖추시어 현현(顯現)하셨다.
7보로 된 큰 연꽃이 부처님 앞에 솟아나니, 길이가 너비와 똑같고 높이가 8만 4천 유순이며,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의 연꽃이 주위를 장엄하고 있었고, 부드럽고 정묘하며 단엄하였다.
또 한량없는 아승기 수를 넘고 여러 가지 온갖 보배로 간간히 섞어 만든 당번(幢幡)과 현개(懸蓋)가 있었다.
허공에는 한량없고 끝없는 진주 등의 보배와 모든 비단이 매달려 있고, 또 한량없고 끝없는 보배 방울과 비단 그물이 매달려 있었다.
이와 같은 온갖 공덕과 장엄이 이 불국토에 저절로 현현하니, 이와 같이 말할 수 없고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의 미증유의 일이 이 사바 불국토에 나타났다.
또 말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고 셀 수 없는 대장엄(大莊嚴)과 신통력은 예전에 보지 못하고 듣지도 못한 것이었다.
이 사바세계 중에 이와 같이 가장 크고 훌륭하고 희유한 법이 나타났다.
이때 미륵보살마하살이 곧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어떤 인(因)과 어떤 연(緣)으로 이 불국토 중에 이렇게 희유하고 불가사의한 대장엄의 일과 신통력이 나타나 대중을 뛸 듯이 기뻐하게 하는가?
내가 불(佛)ㆍ지진(至眞)ㆍ등정각께 물어 보아 이 의심을 깨뜨려야겠다.’
[사바 불국토의 인연]
이때 미륵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그 오른쪽 무릎을 연꽃 위에 놓고 부처님께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의심나는 것이 있어 여래께 묻고자 합니다. 의심의 그물을 거두어 주시길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은 항상 너에게 묻도록 열어 두었으니, 만약 의심나는 것이 있다면, 너를 위하여 해설해 주겠다.”
이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나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누구의 인연으로 이 사바 불국토에 이와 같은 사상(事相)이 있으며, 이와 같이 희유하고 기특하며 뛸 듯이 기뻐할 만한 법이 현현하는 것입니까?
신통력과 모든 공덕이 나타나 불국토를 장엄하며 훌륭하고 깨끗하게 장식하며, 명철하고 더러움이 없으며, 모든 악한 마음이 모두 다 없어지며, 말할 수 없고 다함이 없으니, 아직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보살들이 이와 같은 온갖 신통이 법(法)이 되어 세상에 현현하는 것을 보고, 모두 의혹을 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일을 하시려는 것입니까?”
이때 미륵보살마하살이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상의 희유한 일이 지금 무엇 때문에
이같이 현현하는 것입니까? 대세존(大世尊)이시여.
미증유한 이 법이 놀랍고 기이하니
지금 이 일에 의혹이 생깁니다.
대지와 큰 바다가 진동하고
혹은 청청한 세계에 안주하며
깨끗한 금빛 그물을 펴시니
세상의 모든 어둠이 없어지네.
백천의 연꽃이 끝이 없으며
또 많은 꽃과 묘한 보배 나무
억수(億數)의 당(幢)과 개(蓋)와 증번(繒幡)
그리고 진주관과 구슬 그물 등.
한량없는 종류의 복과 지혜의 광명이
모든 악도(惡道)의 고통을 없애니
세존이시여, 무슨 일로 이 같은 모습이
묘하고 깨끗한 사바의 불국토 중에 나타납니까?
이 말을 마치자, 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다시 앉거라. 내가 너를 위하여 무슨 인(因)과 무슨 연(緣)으로 매우 희유한 법이 세상에 나타나는가를 분별하여 설명하겠다.
미륵아, 동방(東方)으로 아승기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불국토를 지나면, 그곳에 청정광륜공덕장엄보루계측(淸淨光輪功德莊嚴寶縷界厠)이라고 하는 불국토가 있다.
그 불국토에 부처님이 있으니, 개부정묘구장엄신통법계륜일개후성비로자나장안자재왕(開敷精妙具莊嚴神通法界輪一蓋吼聲毘盧遮那藏安自在王)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고 이름하며, 현재 그곳을 다니면서 법요(法要)를 연설하고 있다.
세계를 청정히 하며, 인색함과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같은 모든 번뇌와 모든 악도(惡道) 등을 없애며, 그 불국토 중에서 십주(十住) 보살마하살이 살고 있는 곳에 머문다.
그 불국토 안에 해묘심지자재지통(海妙深持自在智通)이라고 하는 보살마하살이 있었는데, 모든 보살의 선정삼매와 신통과 다라니를 얻어 제일 훌륭하며, 모든 보배로 장엄한 궁전을 가졌다.
이 선장부(善丈夫)가 끝없는 수보다 많은 보살마하살과 함께 허공 중에서 이 사바 불국토에 오려고 하여, 먼저 위신력으로 이 세계에 대장엄과 자재한 신통을 지어 이런 일을 나타낸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 이 일을 말씀하시고 나자, 해묘심지자재지통보살마하살과 그 무리들이 곧 대위덕광륜(大威德光輪)을 나타내어 장엄한 가운데 무량억(無量億) 광명의 그물로 모두 다 둘러싸고, 허공 속을 다니며 백천 종류의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였으며, 부분별로 각각 많은 하늘꽃이 내렸으며, 또 백천억 나유타의 광명을 놓았다.
이 사바 불국토에 이르자, 곧 보배로 장엄한 궁전을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의 두 세계의 공중에 안치하였다.
안치하고 나서 그 무리들과 함께 공중에서 내려와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께 합장하고 발에 대고 정례하고 주위를 세 바퀴 돌았다.
이때 해묘심지자재지통보살마하살과 그 무리가 공경하는 마음으로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이 보배로 장엄한 궁전에 앉아 주시길 바랍니다.
세존이시여, 이 보배로 장엄한 궁전에서 대보살들을 위하여 비할 데 없이 깊고 미묘한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이때 세존께서 해묘심지자재지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선장부(善丈夫)야, 네가 지금 이 보배로 장엄한 궁전을 여래ㆍ지진ㆍ등정각에게 받들어 바치는구나.
선장부야, 너는 이 현겁(賢劫) 중의 비바시불(毘婆尸佛) 이래 현겁의 천불(千佛)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보배로 장엄한 궁전을 과거에도 바쳤고 현재에도 바치며 미래에도 역시 바칠 것이다.
훌륭하구나. 장부여, 마침내 능히 이 큰 보배로 이 사바 불국토를 장엄하게 장식하였구나.”
이때 해룡왕(海龍王)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보배로 장엄한 궁전은 지금 어느 곳에 있습니까? 또 그 크기는 어떠합니까?”
이때 세존께서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용왕이여, 그 보배로 장엄한 궁전은 욕계(欲界)와 색계(色界)의 두 세계의 허공 중에 있으며, 길이와 너비가 삼천대천세계만 하다.
용왕이여, 그 보배로 장엄한 궁전은 일체의 모든 부처와 보살의 신통력과 삼매력으로 출현한 것이며, 그 보배 궁전은 모든 보살이 안락하게 머무는 곳이므로 여래에게 공양하여 받들어 바칠 만한 것이다.
용왕이여, 그 보배 궁전은 부처가 거처하는 곳이 된다. 또한 이것은 여래의 복력(福力)으로 생긴 것이므로 보살의 마음을 청정하게 만들 수 있으며, 또 시방세계를 밝게 비추어 모든 중생의 마음과 뜻을 기쁘게 할 수 있다.
모든 하늘의 궁전들을 숨기어 가리며 말로는 설명할 수 없고 끝없는 장엄의 일이 성취되고 구족되었음을 시방의 모든 보살에게 널리 알려서 모두 깨달아 알게 해 준다.
용왕이여, 그 보배로 장엄한 궁전은 위는 흰 유리로 되어 있고,
염부단금(閻浮檀金)으로 벽을 만들었고, 공덕장보(功德藏寶)가 낮은 담이 되며,
마노장보(馬瑙藏寶)가 각적(却敵)이 되며, 마니보장(摩尼寶藏)이 난간이 되고,
정광명보(淨光明寶)가 기둥이 되며, 보광명보(普光明寶)가 끌채[輦]가 되고,
모든 여러 보배가 좌석이 되며, 모든 잡보(雜寶)가 반달 모양과 같고,
끝없는 광명이 궁전 위를 덮으며, 8만 4천억 나유타의 기둥은 여러 색의 단엄한 많은 보물로 이루어져 정묘함을 충분히 갖추어 가장 훌륭하므로 여래에게 공양할 만하다.
용왕이여, 저 보배 궁전에는 모든 여러 가지 보물과 한량없고 끝없는 진주와 비단과 금방울 그물이 달려 있으며, 바르고 묘한 당(幢)이 서 있고, 모든 번(幡)과 개(蓋)가 달려 있다.
우두전단(牛頭栴檀)과 물에 담궈 만든 최상의 묘한 향으로 난간을 만들고, 용주(龍珠)와 보배 꽃을 사이사이에 섞어 장엄하였으며, 온갖 꽃을 그 땅에 두루 흩뿌렸다.
용왕이여, 그 보배로 장엄한 궁전의 모든 기둥 위에는 수없이 많은 천억의 천자(天子)들이 앉아 하늘의 다섯 가지 소리를 내어 가장 묘한 노래로 찬탄하며 소리 지르고 뛸 듯이 기뻐했고, 모든 법의 밝은 문[明門]이 음악을 따라 나왔다.
용왕이여, 그 보배로 장엄한 궁전의 주위에는 큰 바람이 계속 불며 돌고 있었으며, 천억 개의 7보로 된 묘한 연못이 있었으니, 금모래가 바닥에 깔렸고, 8공덕수가 청정하게 가득 차 있었다.
연못마다 무수한 백천억 나유타의 연꽃이 피었는데, 7보를 채워 장식하였고, 묘한 색이 단정하였으며, 이 모든 연꽃은 크기가 수레바퀴만 하였다.
용왕이여, 그 보배로 장엄한 궁전에는 보배 나무 정원이 있으니, 그 주위를 빙 둘러 여의수(如意樹)가 있으며, 온갖 여러 보배 꽃과 과일로 장엄하였으며, 모든 방울 그물과 진주관(眞珠貫)과 비단과 세첩(細疊)을 매달아 장식하였으며, 미묘한 향을 내어 마음이 뛸 듯이 기쁘도록 하였고, 묘한 색의 단정한 온갖 보배 탑으로 장엄하였다.
용왕이여, 나무마다 그 아래에는 각기 7보로 장식한 사자좌가 있어, 천가시가의(天迦尸迦衣)로 덮었다.
그 사자좌는 높고 넓으며 미묘함을 모두 충분히 갖추었으므로 일체의 모든 부처와 보살이 앉을 만하다.
용왕이여, 시방에 있는 일체의 불국토에 모든 영락들로 장엄하고 꽃들이 내리며, 모든 온갖 보배로 장엄한 궁전이 나타났다.
용왕이여, 그 보배로 장엄한 궁전은 이와 같은 크기로 안주하고 있다.”
이때 세존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선장부(善丈夫)여, 해묘심지자재지통보살마하살의 원(願)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이니, 너희는 나를 따라 보배로 장엄한 궁전으로 가서 그곳에 다 함께 앉아라.”
이때 세존께서 자리에서 일어나시니, 셀 수 없이 많은 보살마하살이 앞뒤로 둘러쌌다. 이때 해묘심지자재지통보살이 오른쪽에 있고, 미륵보살이 왼쪽에 있었으니, 허공 속을 편안한 모습으로 떠나 보배로 장엄한 궁전으로 향하였다.
그곳에 도착하고 나서 이때 세존께서 보살들과 함께 그 보배로 장엄한 궁전으로 들어가셨다.
궁전 안에는 동쪽을 향해서 사자좌가 있는데, 높이가 수없는 유순(由旬)이고 길이와 너비도 그러하였다.
이때 세존께서 곧 그 위에 앉으시니 세존께서 사자좌에 앉으실 때, 그 보배로 장엄한 궁전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백천억 나유타의 한량없는 온갖 대광명의 그물이 솟아났으니, 이른바 푸른색과 황색과 적색과 흰 색과 홍색과 자주색과 금색이었다.
저 모든 천자가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로써 찬탄하였으며, 커다란 하늘꽃이 내려와 하늘에는 온갖 향기가 끊이지 않았다.
이때 세존께서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선장부(善丈夫)여, 너희들은 각각 연화좌(蓮華座)를 펴고 그 위에 앉아라.”
세존께서 명령하시자, 그 보살들이 각각 연화좌 위에 앉았다.
부처님과 보살마하살들이 모두 앉고 나자, 해묘심지자재지통보살마하살은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 공양하고, 아울러 또 불지(佛地)에 대해서 여쭈어 봐야겠다.’
이때 해묘심지자재지통보살마하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생각에 따라 생긴 온갖 헤아릴 수 없고 끝없는 아승기의 화향(花香)과 도향(塗香)과 말향(末香)과 화관(花冠)과 의복과 당(幢)과 번(幡)과 보개(寶蓋)와 음악과 찬탄하는 노래로 세존과 보살들에게 공양하였고, 공경하고 존중하며 받들어 섬기며 공양하였다.
희유심(希有心)을 내어 공양을 마치고 나서, 또다시 훌륭한 공양구(供養具)를 내었으니, 말하자면 보배 진주관과 우두전단과 보배로 만든 꽃과 사자무애보장(師子無碍寶藏)이라는 청정하고 맑고 투명한 커다란 보배 구슬을 손에 들고 세존과 보살들에게 공양하기 위해서 여래의 주변에 뿌리니, 그 위를 가득 덮었다. 모두 다 뿌리고 나자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백천 번 주위를 돌고 나서 부처님께 합장하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무량하고 묘하신 모습과 몸으로 현현(顯現)하시니
평정(平正)하고 단엄하시어 부족함이 없으시네.
공작 같은 머리칼은 오봉색(烏蜂色)이시며
빛나고 아름다운 평평한 이마는 넓게 열리셨네.
호상(毫相)을 둥글게 여시니 묘한 꽃 같고
두 눈썹 초생달 같으며
높으신 코, 곧게 솟아 비할 데 없이 묘하고
눈은 해처럼 비추니 푸른 연꽃색이네.
파초 줄기 같은 귀, 묘하게 드리우시고
가지런한 이는 흰 구물두(拘勿頭) 같으며
넓고 붉은 혀는 훌륭한 맛을 얻으시고
두껍고 원만한 입술, 붉은 자주색이시네.
풍만하고 묘한 어깨, 부족함이 없음을 나타내고
내려뜨리신 팔, 사라(娑羅)가 바람에 날리는 듯하네.
길고 묘한 손톱은 적동색(赤銅色)이고
손가락에 무늬 없는 갈퀴 있으니 아왕(鵝王)과 같으시네.
발아래에는 바퀴살 천 개의 묘한 바퀴 모습 있으니
모두 예전의 대시주(大施主)에 연유하시네.
훌륭하신 공덕은 사자(師子) 가슴의 형상이시니
체상(體相)이 장엄하고 묘하며 단정하시네.
허리는 궁파(弓或) 같으시고, 금강저(金剛杵) 같으시며
음상(陰相)은 드러나지 않으며 말의 것 같이 감추어져 있고
원만하신 넓적다리와 정강이는 코끼리 코와 같으시며
발과 발뒤꿈치는 단정하고 평평하고 원만하시네.
수레 모양의 손바닥은 아왕의 그물 같으시고
천천히 나아가고 머무심이 사자 걸음 같으시네.
여래께서 이 모든 모습 갖추셨으니
공덕왕(功德王)께 정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