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입제불경계지광명장엄경 제2권
[비유4, 대법천왕]
묘길상이여, 또 대범천왕(大梵天王)과 같다.
즉 그는 훌륭한 중에서 가장 훌륭한 이로서 10삼천대천세계와 백 삼천대천세계 가운데서 자재함을 얻고, 날마다 일체 천중을 관찰하여 밑으로 사대왕천(四大王天)에 이르러 이에 그 끝이 된다.
그 대범천왕이 모든 하늘을 항상 두루 관찰하기 때문에 저 일체모든 천자들은 각기 천상에서 5욕을 즐긴 뒤에는 북 치고 노래하다가,
그것을 그치고는 모든 쾌락의 일을 버리고 각각 합장하여 존중하고 공경하며 범왕을 우러러 바라보면서 잠깐도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모든 천자들은 각각 대범천왕이 세간에 나와 선근을 성숙시키기를 원한다.
이때 대범천왕은 잠깐 사이에 곧 나타난다.
만일 이 대범천왕이 하늘의 과보가 멸한 때에는 다른 대범천왕이 궁전을 세우고, 10이나 백의 삼천대천세계 가운데서 과거의 원력으로 자재를 얻으며,
또 저 모든 천자들도 과거의 선근이 성숙했기 때문에 저 대범천왕이 날마다 일체 천자들을 관찰하고, 나아가 대범천왕이 잠깐 사이에 곧 나타남을 감응하게 되는 것이다.
묘길상이여, 그러나 저 대범천왕은 전연 소유가 없고 처소가 없으며,
움직임이 없고 다 공해 실이 없으며,
문자가 없고 음성이 없으며,
말이 없고 성품이 없으며,
생각이 없고 모양이 없으며,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를 떠나고,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다.
그러면서 저 모든 천자들을 위해 그 근기를 따라 대현(對現)하는 것이니,
그것은 대범천왕의 숙세의 선근과 원력이 건립한 것이기 때문이요,
모든 천자들이 과거의 선근이 성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천자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이 대범천왕은 여러 곳에 화현(化現)하여 허공에서 자재하지마는
그것은 실이 없고 문자가 없으며,
음성이 없고 말이 없으며,
성품이 없고 모양이 없으며,
사유한 것이 아니요,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를 떠나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는 것이다.’
묘길상이여,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도 그와 같아서
공에서 자재하면서 실이 없고 문자가 없으며,
음성이 없고 말이 없으며,
성품이 없고 모양이 없으며,
사유한 것이 아니요,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가 없으며,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는 것이니,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께서는 다만 과거의 보살행과 원력 등으로 건립하신 것이기 때문이며,
또 저 새로 발심한 보살 및 일체 성문ㆍ연각과 모든 우치한 이생 등의 과거의 선근이 성숙되어 건립했기 때문이다.
여래께서는 이에 백천 가지 모양으로 장엄하고 세간에 나오셨지마는 그것은 다 영상과 같아서
장소가 없고 움직임이 없으며,
또한 새로 발심한 보살도 없고,
일체 성문ㆍ연각과 우치한 범부도 없으며,
또한 여래께서 공에서 자재함도 없으시며,
실이 없고 문자가 없으며,
음성이 없고 말이 없으며,
성품이 없고 모양이 없으며,
사유한 것이 아니요, 마음과 뜻과 알음알이를 떠났으며,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는 것이니,
묘길상이여, 모든 법이 공이기 때문이니라.
여래의 몸 모양은 백천 가지 모양으로 장엄하여 여래의 모든 위의의 도를 나타내고, 모든 법의 작용을 시설하여 모든 중생들의 갖가지 신해(信解)를 따라 광대한 법을 연설하신다.
그 설법은 모든 중생들의 일체 요란과 수번뇌(隨煩惱) 등을 다 고요히 그치게 하며,
여래께서는 모든 곳에 평등하시고 평등한 버림[捨]에 머무시며,
모든 의혹을 떠나시고, 또한 차별이 없으시다.
묘길상이여, 알아야 한다.
이런 인연으로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으니, 이것은 다 여래의 방편인 증어(增語)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가타(伽陀)로 말씀하셨다.
여래의 생함이 없는 법은 본래 떳떳한 것으로
일체의 법은 모두 선서(善逝)와 평등하다.
집착하는 생각이 있으면 그것은 어리석음이니
진실한 법을 이 세상에 굴린 일 없네.
여래께서 이루신 바는 다 영상과 같으며
일체의 좋은 법은 모두 무루(無漏)이다.
일체는 모두 부처의 진여(眞如)를 두루했나니
그러므로 세 가지 영상이 세간에 나타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