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광명동자인연경 제3권
[가섭이 신통으로 바루를 가지고 가다]
그때에 존자 10력(力) 가섭은 다니다가 이 보배 발우를 둔 데에 이르러 이것을 보고
곧 광명 장자의 집으로 가서 장자에게 물었다.
“당신이 보배 발우를 길 왼편에 두었으니 어디에 쓰실 것이오?”
광명 장자는 곧 전의 인연으로써 존자에게 자세히 아뢰었다.
이때 10력 가섭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들으니, 선현 장자는 외도를 믿어서 먼저 살생의 업을 지었으며
광명 장자는 이제 이 땅에서 복된 일을 지었다고 하니,
이제 나는 이 발우를 버리고 가선 안 되겠다.
마땅히 신통의 힘을 나투어서 광명 장자로 하여금 뜻한 소원을 채워 주자.’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신통의 힘으로 오른팔을 펴니 비유하면 장자가 팔 굽혔다가 펴는 잠깐 사이에 그 보배 발우를 취해서 갖고 돌아왔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은 10력 가섭이 발우를 갖고 왔음을 보고 함께 아뢰었다.
“존자여, 당신은 어느 곳에서 이 발우를 얻었습니까?”
10력 가섭은 앞의 일로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은 다시 아뢰었다.
“존자여, 당신은 이 발우를 위해서 신통의 힘을 나투었으니 법의 규칙[法儀]에 맞습니까?”
10력 가섭은 대답하였다.
“여러 비구들이여, 법의 규칙에 맞건 법의 규칙에 맞지 않건 내가 벌써 행하였으니 이제 뭐라 하겠소.”
그때에 여러 비구들은 그 일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때와 곳이 아니거나 옳은 이익이 없거든 번번이 신통의 힘 등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
나툰 바가 마땅하지 못하면 반드시 과실이 생기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곧 신통의 힘으로써 네 개의 발우를 변화해 내셨는데
첫째는 금이요, 둘째는 은이요, 셋째는 폐유리(吠琉璃)요, 넷째는 파지가(頗胝迦)였다.
이 네 발우를 변화해 내시고 또 네 발우를 변화해 내셨으니,
첫째는 구리요, 둘째는 붉은 구리요, 셋째는 흰 구리요, 넷째는 나무였다.
이렇게 변화해 내시고는 앞의 네 발우를 가져다 차례로 펴시고 뒤의 네 발우를 가져다 또한 펴셨는데,
발우마다 가장 좋은 음식과 향과 약을 가득 채우시고 한 곳에 놓아두시고는 비구들로 하여금 맞는 것을 뜻대로 갖게 하셨으며,
나중에 부처님께서 신통의 힘을 거두심에 발우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후에 광명 장자는 하늘의 뛰어난 복으로 좋은 상서가 나타났고 기이한 일들이 때때로 저절로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