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월상녀경 하권
[월상녀가 부처님께 꽃을 던지고 서원하다]
이때 그 화신여래 형상은 월상녀의 오른손에 들려 있던 연꽃으로부터 일어나 세존 계신 곳에 이르러 세존을 세 번 돈 다음, 세존의 배꼽으로 들어가셨고 이어 부처님의 신력 때문에 대지가 진동하였다.
그때 세존의 낱낱 털구멍에서는 각기 연꽃 한 송이씩 나오는데, 진금으로 빛깔이 되었고 백은으로 잎이 되었으며 공덕장(功德藏) 보배로 연화대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꽃 속에서는 각기 부처님 한 분씩이 저절로 나오셔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계시며, 저 모든 화신여래의 형상은 온갖 상호로 장엄되어 시방의 모든 불국토에까지 두루 나타나셔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는데, 부처님의 신력 때문에 저 모든 부처님 국토에서 법구를 설하시는 소리가 이 여래의 국토에까지 들려 왔다.
이때 월상은 이 같은 뛰어나고 미묘한 신통을 보고 온몸으로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을 모르면서, 오른손에 들고 있던 연꽃을 집어 여래의 몸 위에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한 폭의 반듯한 꽃 장막[花帳]이 되어 밑에는 네 기둥이 달렸고 가로와 세로는 똑같아서 먹줄을 맞은 듯하였다.
장막 속에는 자리 하나가 저절로 화하여 나왔는데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고 한량없는 하늘 옷으로 덮였으며, 그 자리 위에는 갑자기 석가모니부처님과 같은 한 분의 화신불이 뚜렷이 나타나 그 자리 위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계셨다.
월상녀는 그 꽃을 던질 적에 이렇게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 인연의 힘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모든 중생가운데 아상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그 법을 설하여 아상을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두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여래의 위에 닿자, 두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온갖 보배로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아견(我見)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그 법을 설하여 아견을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세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또 이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러자 곧바로 꽃은 세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온갖 보배로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일체 분별상(分別相)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그 분별과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을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다시 그녀는 갑자기 네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또 그 연꽃을 여래께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이윽고 네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4전도(顚倒)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4전도를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다시 그녀는 부처님의 신통력을 입은 까닭에 갑자기 다섯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곧바로 다섯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5개(蓋)에 덮인 이가 있다면, 그 법을 설하여 5개를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여섯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바로 여섯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6입(入)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그 주착을 여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일곱 번째 연꽃이 저절로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즉시 일곱 번째 꽃 장막으로 변하여 크고 작은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7식(識)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그것을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다시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여덟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가져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차례대로 여덟 번째의 꽃 장막이 되어 가로ㆍ세로의 형상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미래 세상에 이 선근 인연을 의지하여 만일 어떤 중생이 여덟 가지 뒤바뀜[八顚倒]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그 법을 설하여 다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아홉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가져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차례대로 아홉 번째의 꽃 장막이 되어 가로와 세로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9사(使)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9사를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열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가져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차례대로 열 번째의 꽃 장막이 되어 가로ㆍ세로와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10력(力)을 구족하여 지금의 세존과 같이 큰 광명을 놓아 시방 국토를 환히 비추는 것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기를 원합니다.”
그때 그 변화로 나타난 꽃 장막이 위로 범천의 궁전에까지 뻗치자, 지거천(地居天) 나아가 대범천 등 모든 천자는 그 꽃 장막을 인하여 한량없는 천만의 하늘 무리와 함께 와서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