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발보리심파제마경 하권
[보살이 머무르는 세 가지, 천주ㆍ범주ㆍ성주]
그때 바라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어떤 것에 의지하여 머물러야 곧 부처님의 지위[二足尊果]를 이룰 수 있으며, 그렇게 머물러야 할 곳은 몇 종류나 있습니까?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머물 수 있는 법을 자세히 설명하여 주십시오. 이와 같이 말씀드리오니 곧 가장 희유한 보리(菩提)의 법문도 설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머무르는 것에는 세 종류가 있다는 것을 그대는 지금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그것은 이른바 천주(天住:欲界)ㆍ범주(梵住:色界와 無色界)ㆍ성주(聖住)이다.
이 가운데 무엇을 ‘천주에 머문다’고 하는가?
이른바 다만 자비행만 수행하는 것이니,
만약 사람이 먼저 동쪽에서 몸이 짓는 업[身業]으로 자비를 행하고,
입이 짓는 업[語業]으로 자비를 행하며,
뜻이 짓는 업[意業]으로 자비를 행하는 것이 광대하고 불길처럼 왕성하며,
남쪽ㆍ서쪽ㆍ북쪽과 사유(四維)ㆍ상하에도 또한 이와 같이
몸이 짓는 업으로 자비를 행하고,
입이 짓는 업으로 자비를 행하며,
뜻이 짓는 업으로 자비를 행하는 것이 광대하고 불길처럼 왕성하게 한다면,
이것을 ‘천주에 머문다’고 하느니라.
무엇을 ‘범주에 머문다’고 하는가?
이른바 4무량행(無量行)을 수행하는 것이니,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이다.
이것을 ‘범주에 머문다’고 한다.
무엇을 ‘성주에 머문다’고 하는가?
이른바 3해탈문(解脫門)을 수행하는 것이다. 무엇이 그 세 가지인가?
이른바 공(空)이요, 모양이 없음[無相]이요, 원함이 없음[無願]이다.
이것을 ‘성주에 머문다’고 하는 것이니,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은 성주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설한 세 가지 머무는 것
이는 용맹하고 수승한 법이니
모든 보살 대중을 위하여
근기에 맞추어 설하였노라.
만약 일체 어느 때든지
말한 것과 같이 수행한다면
내 마땅히 그를 칭찬하리니
그는 이 보리 구하는 자이기 때문이라.
천주(天住)와 범주(梵住),
성주(聖住)도 또한 그러하니
이 세 가지 머물러야 할 것 가운데
근기에 따라 편안히 머물지니
만약 이와 같이 머무는 자는
장차 멸함이 없는 구절[無滅句]을 얻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