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비유왕경 상권
[해]
사리불아, 비유하면 해가 돋아 오를 때 자신의 광명이 이 염부주를 비추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해가 나오는 동시에 염부주에 밝은 빛을 비추어 염부주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든 빛깔을 훤히 드러나게 할 뿐인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모든 것을 다 아는 지혜를 얻을 때도 자신이 삼천대천세계를 밝게 비출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행하고, 이 지위에 앉으며, 이 생상(生相)을 갖추며, 이 선근을 갖춘다. 이와 같이 지혜를 깨닫고 이 깨달은 지혜로 저 보살마하살은 반드시 스스로 삼천대천세계를 밝게 비춘다.
[보배와 보배 섬]
사리불아, 비유를 들어 말하겠다.
두 사람이 다 보배를 얻고자 하여 보배 섬에 들어갔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를 취했고, 두 번째 사람은 값을 매길 수 있는 보배를 취했다.
이때 지혜로운 사람이 말하였다.
‘장부여, 이곳에는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가 있으니, 그대는 그것을 취하는 것이 좋겠다.
이 보배는 값이 많이 나가므로 국왕이나 대신이나 성읍 사람과 그밖에 보배를 식별할 줄 아는 지혜로운 자는 다 함께 칭찬하고 귀중히 여겨 으뜸으로 삼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은 저 사람의 말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값을 매길 수 있는 보배를 취하였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이 법도 보배 섬과 비슷하다.
한 사람은 도착하자마자 값을 매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빠짐없이 실천한다. 즉 모든 것을 다 아는 지혜 보배에 상응하는 생각으로 성문,연각 등의 생각을 멀리 떠난다.
그러나 두 번째 사람은 성문,독각에 상응하는 생각을 하고 그것을 실천한다.
사리불아, 동일한 법계를 증득했지만 여래아라하삼먁삼불타는 법왕의 위치에 있고,
그 밖의 선남자는 성문을 이루고 나서 성문의 위치에 있으며,
모든 것을 다 아는 지혜를 얻은 자는 모든 것을 빠짐없이 보는 위치에 머물며 여래아라하삼먁삼불타와 같다.
[여의주 보배]
사리불아, 비유하면 여의(如意) 보배가 어느 사람의 손에 따라 도착하든 그가 곧 자재하여 얻지 못하는 보배가 없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은 한 중생의 처소라도 빠짐없이 보배로운 일을 지으며, 한 중생의 처소도 빠짐없이 선근을 짓게 하며, 나아가서는 무위열반(無爲涅槃)에 이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