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육왕전 제3권
6. 우바국다인연(優波麴多因緣)①
[우바국다에 대한 예언]
부처님께서 마돌라국(摩突羅國)에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뒤 100년 후에 마돌라국에 국다(麴多) 장자의 아들로 이름은 우바국다라는 사람이 있어 그에게 선법(禪法)을 가르쳐 주어 제자들 가운데 뛰어나 제일이 될 것이다. 비록 상(相)이 없으나 제도하고 교화하기를 좋아하기가 나와 같다.
내가 열반한 이후에는 마땅히 큰 불사(佛事)를 지을 것이다.
그리고 그 교화하는 바가 아승기의 중생들이 모두 해탈하여 아라한(阿羅漢)을 얻게 할 것이다.
사람으로 하여금 4촌(寸)의 산가지를 잡고 동굴 속으로 던져 그 속을 가득 채우게 할 것이다. 이 동굴은 길이가 36척(尺)이고 너비가 24척이다.”
다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푸른 나무숲이 보이는가?”
“예, 보입니다.”
“아난아, 이것이 우류만다(優留慢茶)산이다. 내가 죽은 후 100년 뒤에 이름이 상나화수(商那和修)라는 비구(比丘)가 있어 우류만다산에 마땅히 승방(僧房)을 지을 것이다. 그리고 우바국다를 제도할 것이다.
마돌라국에는 두 명의 장자가 있는데, 한 명의 이름은 나라(那羅)이고, 다른 사람의 이름은 발리(拔利)이다.
이들은 우류만다산에 반드시 승방을 세울 것이다. 거기는 한가롭고 청정하여 능히 선정(禪定)을 닦을 만하다. 그리고 방사(房舍)에는 와구(臥具)들이 모두 갖추어질 것이다.
따라서 이름이 나라발타(那羅拔吒) 아련야처(阿練若處)이다.”
[원숭이들의 가르침]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바국다가 교화하여 제도하는 것에 다소 이익됨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우바국다는 단지 오늘에 이르러 많이 교화하고 제도한 것이 아니라 오랜 옛날부터 무량겁(無量劫)에 이르도록 많은 이익이 있었다. 이를 듣고자 하는 자는 지극한 마음으로 들으라. 마땅히 너를 위해 설하리라.”
“오랜 옛날 우류만다산에 5백 명의 벽지불(辟支佛)이 한곳에 머물고 있었고, 5백 명의 선인(仙人)들도 한곳에 머물고 있었으며, 또한 5백 마리의 큰 원숭이들이 한쪽에 머물렀다.
이때 5백 마리의 큰 원숭이들이 머무는 곳에서 벽지불이 있는 곳으로 왔다. 그리고는 기쁜 마음으로 꽃을 꺾고 과일을 주워서 벽지불에게 주었다. 이때 벽지불은 결가부좌하고 선정(禪定)에 들었다.
큰 원숭이들은 합장하고 머리 아래에 있으면서 벽지불이 하는 결가부좌를 배웠다. 뒤에 벽지불들이 열반(涅槃)에 들었는데도 큰 원숭이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꽃과 과일을 주었으나 모두 가지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러자 큰 원숭이들은 옷을 잡고 이리저리 밀쳐 보았다. 그래도 동요하지 않자 열반하였음을 알고 되돌아가서 괴로워하였다.
다시 산의 한쪽으로 가서 5백 명의 바라문(婆羅門)을 보았는데, 가시 위에 누워 있기도 하고 재[灰] 위에 누워 있기도 하였으며, 혹 발을 들고 있기도 하고, 손을 들고 있기도 하였으며, 스스로 손발을 묶고 거꾸로 매달리거나 다섯 가지 열[五熱]로 몸을 태우고 있었다.
가시 위에 누워 있던 큰 원숭이는 다시 그 가시를 거두어서는 멀리 버렸다. 재 위에 누워 있던 자도 역시 재를 거두어서는 멀리 버렸다. 한 손을 들고 있던 자는 손을 당겨 밑으로 내렸고 손발을 묶고 거꾸로 매달려 있던 자는 그 줄을 당겨서는 끊어버렸다. 한 다리를 들고 있던 자도 발을 당겨서는 곧게 폈고, 5열(熱)로 몸을 태우던 자도 그 불을 멀리 던져 버리고 괴이하게 된 것을 예전처럼 되돌리고 결가부좌하였다.
5백 명의 선인(仙人)들이 각각 이렇게 말하였다.
“큰 원숭이들은 우리들이 행할 것을 괴이하게 여기는데, 우리들도 큰 원숭이들이 행하는 바를 시험 삼아 배워보도록 하자.”
다시 결가부좌하고 사유하면서 생각을 집중하자 스승 없이 스스로 깨달았다. 일곱 가지 깨닫는 법[七覺意法]이 자연스럽게 앞에 나타나게 되었다.
곧 벽지불(辟支佛)이 되고서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벽지불이 되었다. 그 길[道]은 모두 큰 원숭이들의 가르침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는 꽃과 과일을 주면서 큰 원숭이들을 공양하였다. 큰 원숭이들의 수명이 다하자, 다시 향나무를 태워 공양하였다.
아난아, 그 때 큰 원숭이가 지금의 우바국다(優波麴多)이니라.
그는 옛날에 큰 원숭이가 되어서도 능히 이익되게 하였으니, 5백 명의 선인(仙人)으로 하여금 도(道)를 증득하게 한 것이다.”
[마전지에 대한 예언]
부처님께서 아난(阿難)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옷을 잡아 보아라.”
옷을 잡자마자 곧 서로 따르며 계빈국(罽賓國)에 이르게 되었다.
계빈국에 도착하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땅은 평평하고 정리되어 매우 크고 넓으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죽은 뒤 1백 년 후에 마전지(摩田地)라는 비구가 있어 마땅히 계빈국에 불법을 펼칠 것이다.
이 계빈국은 방사(房舍)와 와구(臥具)들이 많아 좌선하는 데 제일이 될 것이다.”
[열반을 말씀하심]
부처님께서는 점점 구시나성(拘尸那城)으로 향하셨다.
부처님께서 반열반(般涅槃)에 들고자 마하가섭(摩訶迦葉)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입멸(入滅)한 후에 마땅히 법안(法眼)을 편찬하여 천 년 동안 세상에 존속하여 중생을 이익 되게 하라.”
가섭이 대답하였다.
“부처님의 뜻을 받들어 따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세속의 마음으로 들어가 이와 같이 생각하여 말하였다.
‘석제환인(釋提桓因)은 마땅히 내가 있는 곳으로 오라.’
석제환인은 부처님의 마음을 알고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왔다.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입멸한 후에 마땅히 선법(善法)을 옹호하라.”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게 법을 받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또한 세속의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사천왕(四天王)들은 마땅히 내가 있는 곳으로 오라.’
이때 사천왕들이 부처님의 마음을 알고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왔다.
부처님께서 사천왕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 후에 마땅히 선법을 옹호하라.”
“그러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성스러운 가르침을 받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마하가섭ㆍ석제환인ㆍ사천왕들에게 부촉하시고는 다시 구시나성(拘尸那城) 사라(娑羅) 숲 가운데 쌍수(雙樹)사이에 머물렀다.
열반할 때가 되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사라 숲 가운데 북쪽으로 나를 놓아 두어라. 오늘밤 안으로 열반(涅槃)에 들 것이다.”
그리고는 게송을 설하셨다.
모든 존재[有]는 돌고 도는 것
태어나고 늙는 것이 물결과 같도다.
죽음의 바다를 건너고
몸 버리기를 침 뱉는 듯하네.
무외(無畏)의 열반에 이르고
죽음의 마(魔)가 크게 두려워하네.
3유(有) 바다가 깊고 넓어도
해탈한 스승은 능히 건넌다네.
아육왕전 제4권
6. 우바국다인연②[1]
[부처님의 열반과 법의 호지]
이 게송을 마치시고는 곧 열반에 드셨다.
이런 뒤에 여덟 개의 사리탑(舍利塔)을 세웠으니, 아홉 번째로 병탑(甁塔)을 세웠으며 열 번째로는 재로 된 탑이었다.
그리고 석제환인과 사천왕들은 향(香)ㆍ꽃ㆍ음악ㆍ가루향[末香]ㆍ바르는 향 등으로 사리탑에 공양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우리들에게 부촉하시기를 법으로 반열반(般涅槃)에 드시겠다고 하셨으니, 지금 이후로는 마땅히 불법(佛法)을 호지(護持)하여야겠다.”
제석(帝釋)은 제두라타(提頭羅吒)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동방의 불법을 옹호하여라.”
다시 비루륵(毘樓勒)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남방의 불법을 옹호하여라.”
비루박차(毘樓博叉)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서방의 불법을 옹호하여라.”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북방의 불법을 옹호하여라. 왜냐하면 미래에 세 명의 삿된 견해를 지닌 왕이 불법(佛法)을 멸하고자 할 때 네가 마땅히 옹호해야 하리니, 수기(授記)하셨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수천억만의 아라한들이 모두 열반에 들었다. 모든 하늘에서는 커다란 음성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모든 불제자들은 다 부처님께서 가신 곳을 따르라. 법등(法燈)을 없애고자 큰 어둠이 이르렀으니, 만약 3장(藏)의 경서(經書)들을 모아놓지 않으면 모든 아라한들이 열반한 이후에는 불법이 곧 없어질 것이다.”
석제환인이 사천왕과 모든 천중(天衆)들을 거느리고 존자 마하가섭(摩訶迦葉)이 있는 곳으로 왔다.
머리를 땅에 대고 예를 갖추면서 가섭에게 말하였다.
“존자시여, 여래의 법이 존자에게 부촉되었으면 존자께서는 지금 마땅히 법안(法眼)을 모아서 모든 천인(天人)들로 하여금 천 년을 머물게 한 후에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여야 합니다.”
가섭이 즉시 허공 가운데 커다란 건추(揵搥)를 울리니, 삼천세계(三千世界)가 모두 그 소리를 들었다. 5백 명의 나한(羅漢)들이 곧 구시나성(拘尸那城)으로 모였다.
가섭이 아나율(阿那律)에게 물었다.
“나한들 가운데 오지 않은 자가 누구입니까?”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존자 교범바제(驕梵波提)만이 오지 않습니다. 시리사궁(尸利沙宮)에 있기 때문에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가섭이 물었다.
“지금 이 대중들 가운데 누가 가장 아래입니까?”
불나(弗那)가 대답하였다.
“제가 여기에서 가장 아래입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그대는 마땅히 승단의 가르침을 법답게 따르겠는가?”
불나가 대답하였다.
“제가 능히 따를 수 있습니다.”
존자가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그대는 능히 아래가 되어 대중 스님들을 장엄하여야 한다.
지금 저 시리사궁으로 가서 교범바제께 전하거라. 가섭과 비구 스님들이 당신을 부른다고 하여라. 지금 스님들에게 일이 생겨 대덕(大德)을 부른다고 하여라.”
불나가 곧 시리사궁에 가서 교범바제에게 아뢰었다.
“가섭 등 비구 스님들이 지금 스님들에게 일이 있어 잠시 존자를 부르십니다.”
장로는 불나에게 대답하였다.
“여래와 비구들이라 하십시오. 어째서 가섭 등 비구들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지 않았다고 해야 장차 외도(外道)들이 불법을 훼손하지 못할 것입니다. 장차 사악한 비구들이 화합승(和合僧)을 파괴하지 못할 것입니다.”
불나는 존자에게 여래께서 이미 열반에 드셨다고 말하였다.
법의 다리가 이미 무너졌으며, 법의 수미산(須彌山)이 이미 붕괴되었으며, 성문(聲聞)들은 건타산(乾陀山)으로 말미암아 이미 무너졌다고 말하였다.
존자 교범바제가 말하였다.
“세존께서 만약 염부제(閻浮提)에 계시다면 내가 기꺼이 거기에 가겠으나, 지금 이미 입멸하시어 염부제만이 휑하니 비어 즐겁지 않은데 내가 무슨 이유로 가겠습니까?
저는 지금 곧 열반에 들고 싶은 기분입니다. 멀리서나마 나의 마음을 가섭과 대중 스님들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합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즉시 열반에 들었다.
이때 불나가 염부제로 돌아왔다. 대중 스님들의 앞에 이르러서는 상좌(上座)에게 아뢰었다.
“교범바제는 수긍하지 않아 오지 않았습니다. 상좌의 발과 모든 스님들의 발에 예를 올리고는 즉시 열반에 들었습니다.”
이 명을 받들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열 가지 힘을 갖춘 큰 코끼리가 몰락하면 코끼리의 자식도 따라서 몰락합니다.
모든 나한(羅漢)들 가운데 부처님을 따라 열반에 드는 자들이 많습니다.”
마하가섭이 이를 제지하여 말하였다.
“법장(法藏)을 수집하기 전에 비구들이 열반에 드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
그리고는 5백 명의 아라한을 모아서는 모두 함께 화합해서 법장(法藏)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