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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사유범천소문경 제3권
[망명동자보살의 ‘ 망명’이란 이름의 뜻]
이때 장로 대가섭이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받들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망명동자보살은 무슨 인연으로 망명이라 부르게 되었습니까?”
이때 부처님께서 망명동자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너는 자신의 선근(善根)으로 이루어진 공덕광명을 나타내어 모든 천인(天人)과 세간의 마음으로 하여금 환희를 얻게 하고, 그 복덕과 선근이 익은 자는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여라.”
이때 망명동자보살은 부처님의 칙언(勅言)을 듣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가르침을 받겠습니다.”
이 말을 마치자 가사를 걸치되 오른쪽 어깨를 내놓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는 곧 붉은색과 흰색으로 장엄한 나망(羅網)의 손가락 사이로 대광명(大光明)을 놓았다.
광명은 두루 시방세계의 한도 없고 끝도 없는 아승기(阿僧祇) 세계를 비추었다.
두루 다 비춘 그 가운데에 지옥ㆍ축생ㆍ아귀ㆍ봉사ㆍ귀머거리ㆍ곱사등이ㆍ손이 없는 사람, 발이 없는 사람, 갖가지의 병자와 욕심 많은 중생, 어리석은 자, 옷을 벗은 자와 모든 굶주리고 목마른 자, 결박당하거나 감금된 자, 빈궁한 자, 얼굴이 추한 자, 늙어서 죽으려는 자와 질투하는 자, 갖가지로 고뇌하는 자, 모든 인색하고 탐욕한 자, 파계한 자와 화내는 자, 게으르고 망령된 생각을 하는 자, 지혜가 없고 믿지 않는 자, 견문(見聞)이 적은 자, 부끄러움이 없는 자, 사도(邪道)에 떨어진 자와 의심하는 자 등의 중생이 있었다.
이 광명을 만난 자는 모두 쾌락과 일체의 환희를 얻었으며, 한 중생도 탐욕과 화냄과 어리석음과 교만과 근심 걱정 등으로 쾌락을 얻지 못하거나 환희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부처님 앞에 있는 큰 모임의 무리, 즉 보살마하살과 모든 성문(聲聞)ㆍ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伽)ㆍ인비인(人非人)ㆍ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 등, 이 모든 대중은 모두 동일한 금색(金色)으로서 말하자면 여래의 색과 다름이 없었다.
이때 대중은 모두 이와 같이 몸이 쾌적하였고 마음에 환희를 얻었다.
비유하자면 보살이 희락식(喜樂食)에 들어가 장엄삼매(莊嚴三昧)를 일으킴과 같았다.
이때 대중은 모두 희유함을 얻고 각각 서로 보니 마치 부처님과 다름없었으며, 부처님의 몸이 높고 자기의 몸이 낮음을 볼 수가 없었다.
또한 망명동자보살의 광명의 힘 때문에 그때 하방(下方)에서 네 보살이 땅에서 솟아났는데 한 보살의 이름은 원력기(願力起)이고,
한 보살의 이름은 승현(勝賢)이고, 한 보살의 이름은 지월광(智月光)이고, 남은 보살의 이름은 항복(降伏)이었다.
이 네 보살은 합장하고 서서 이렇게 생각했다.
‘누가 부처님이신가? 나는 그에게 경례하고자 한다.’
이에 즉시 공중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이 망명동자보살의 광명의 힘 때문에 일체 대중이 동일한 금색이어서 부처님과 다름이 없다.”
이때 네 보살은 희유한 마음을 내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지금 진실한 말만 합니다. 이처럼 대중들의 그 색이 다르지 않다면 일체의 법도 역시 그와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즉시 서원을 세우며 말했다.
“만약 저의 이 말이 성실하고 헛되지 않다면 지금 세존 석가모니께서는 마땅히 다른 모습을 나타내시어 저로 하여금 공양과 예배를 드리게 하소서.”
이때 부처님께서 망명동자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신통력을 그치도록 하라. 너는 지금 이미 불사(佛事)를 지었다. 너는 지금 이미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불도(佛道)에 머물게 하였다.”
이때 망명동자보살은 부처님의 교칙(敎勅)을 받고 즉시 신통력을 멈추어 광명을 거두어 들였다.
광명을 거두고 나니 일체 대중의 위의(威儀)와 색상(色相)은 다시 본래의 몸과 입과 다름이 없게 되었으며, 즉시에 여래의 신상(身相)은 본래와 다름없이 사자좌(師子坐)에 나타나 앉아 계셨다.
이때 네 보살은 즉시 여래를 뵙고는 머리 숙여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는 이렇게 아뢰었다.
“여래 세존의 지혜 경계는 불가사의하시며, 또한 망명동자보살의 복덕 선근(善根)과 원력(願力)의 경계도 불가사의합니다.
그의 공덕에 의지하면 능히 중생과 더불어 이와 같은 쾌락과 환희를 얻게 됩니다.”
이때 장로 대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네 보살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네 보살이 말했다.
“저희들은 하방(下方)의 불세계(佛世界)에서 왔습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그 나라의 이름은 무엇이며, 부처님의 명호는 무엇입니까?”
네 보살이 말했다.
“나라의 이름은 현제보장엄(現諸寶莊嚴)이고 부처님의 명호는 일보개(一寶蓋)라 하며 지금 현재 설법하고 계십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그 불국토는 여기서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네 보살이 말했다.
“부처님께서 스스로 그것을 아실 것입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당신들은 지금 무슨 까닭으로 여기에 왔습니까?”
네 보살이 말했다.
“망명동자보살의 광명이 하방(下方)을 비추었으며 저희들은 그 광명을 만난 즉시 석가모니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또 망명동자보살을 들었습니다. 이때문에 저희들은 지금 이곳에 이르러 석가모니부처님과 아울러 망명상인(網明上人)을 친근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대가섭이 즉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보개부처님이 계시는 여러 보장엄(寶莊嚴)세계는 여기에서 거리가 얼마나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그 국토는 여기에서 72항하(恒河)의 모래와 같이 많은 모든 불국토를 지나서 있다네.”
대가섭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네 보살은 그 나라를 떠나 얼마 만에 이곳에 왔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생각 사이에 그 나라에서 홀연히 사라져서 여기에 이른 것이다.”
대가섭이 아뢰었다.
“희유합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이 광명을 멀리 비추시되 신통이 이처럼 빠른 것은 참으로 희유한 일입니다. 지금 망명동자보살이 광명을 멀리 비추어서 이 네 보살이 이와 같이 신속하게 왔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네가 말한 바와 같다.
보살마하살이 신통의 힘으로 행하는 것의 신속함은 불가사의하여 일체의 성문ㆍ벽지불 등이 미치지 못한다.”
이때 장로 대가섭이 망명동자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인자(仁者)께서 광명을 나타내어 이 큰 모임을 비추어 다 금색으로 만든 것은 무슨 인연 때문입니까?”
대답했다.
“대가섭이여, 세존께 여쭈어보시면 마땅히 당신을 위해 말씀해주실 것입니다.”
이때 대가섭이 이 말을 부처님께 아뢰었더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이 망명동자보살이 성불(成佛)했을 때 그 모임의 대중이 하나같이 금색이어서 모두가 함께 일체의 지혜를 믿고 즐거워하였으며, 그 불국토에는 성문ㆍ벽지불이라는 이름이 없었고 오직 청정한 여러 대보살마하살의 무리만 있었다.”
장로 대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보살은 마땅히 부처님과 같은 지혜를 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네가 말한 바와 같이 저 보살은 모두 부처와 같은 지혜를 낸다.”
이때 대중 가운데 4만 4천 인이 듣고서는 이미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고, 이미 발심하고는 그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망명동자보살이 성불할 때에 저희들은 모두 그 나라에 가서 태어나겠습니다.”
이때 장로 대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망명동자보살은 언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네 스스로 그것을 물어보아라.”
이에 대가섭은 스스로 망명동자보살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인자(仁者)께서는 언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됩니까?”
망명보살이 말했다.
“대가섭이여, 만약 어떤 인간이 허깨비로 만들어진 사람에게 말하기를 ‘인자여, 어느 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됩니까?’ 한다면 이 허깨비로 된 사람이 무엇이라고 대답하겠습니까?”
말했다.
“허깨비로 된 사람은 결정된 모습이 없으니 어찌 말을 하겠습니까?”
대답했다.
“일체의 법도 모두 이와 같이 결정된 모습이 없는데 ‘언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는가?’ 하고 어떻게 묻겠습니까?”
말했다.
“허깨비로 된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벗어났으니 차별도 없고 분별도 없어 뜻으로 원하는 것이 없습니다. 인자께서도 역시 그러하십니까?
인자께서 만약 그러하시다면 어떻게 무량한 중생을 이익되게 할 수 있겠습니까?”
“대가섭이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곧 일체 중생의 성품(性品)이며, 일체 중생의 성품은 곧 허깨비 같은 성품[幻性]이며, 허깨비와 같은 성품은 곧 일체의 법성(法性)입니다.
이러한 법 안에서는 나는 이익이 있음도 보지 못하였고 이익이 없음도 보지 못했습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선남자여, 인자께서는 지금 어째서 중생으로 하여금 보리(菩提)에 머물게 하지 않습니까?”
말했다.
“모든 부처님의 보리가 상(相)에 머무는 것이 있습니까?”
대답했다.
“없습니다.”
“대가섭이여, 그렇기 때문에 나는 중생으로 하여금 보리에 머물게 하지 못하며, 나 또한 성문ㆍ벽지불의 도에도 머물지 못합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선남자여, 인자께서는 지금 어느 곳으로 향하고 있습니까?”
말했다.
“내가 향하는 곳은 곧 여(如)를 향한 곳입니다.”
말했다.
“여는 향하는 곳도 없고 구르는 것도 없습니다.”
말했다.
“여는 향하는 곳도 없고 구르는 것도 없습니다. 일체의 법은 다 여여한 모습[如相]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향하는 곳도 없고 구르는 것도 없습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만약 일체의 법이 다 여여한 모습에 머물러서 향하는 곳도 없고 구르는 것도 없다면 인자께서는 어떻게 중생을 교화한다는 것입니까?”
망명보살이 말했다.
“만약 사람이 원(願)을 세운다면 중생을 교화할 수 없습니다. 만약 사람이 법을 전하는 것이 있다면 중생을 교화할 수 없습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선남자여, 인자께서는 중생의 생사(生死)와 세간(世間)에 대해 구르지 않습니까?”
“대가섭이여, 나는 오히려 세간도 얻지 않았는데 하물며 세간 가운데서 중생에 대해 구르겠습니까?”
대가섭이 말했다.
“선남자여, 인자께서는 중생으로 하여금 열반을 얻게 하지 않습니까?”
“대가섭이여, 나는 오히려 열반도 보지 못했는데 하물며 어찌 중생을 교화하여 열반을 얻게 하겠습니까?”
대가섭이 말했다.
“선남자여, 인자 같으면 세간도 얻지 못하고 열반도 얻지 못하는데 무슨 까닭으로 모든 보살이 보살행을 행하겠습니까?
무량한 중생을 구제하려 하기 때문에 보리를 행하는 것이니, 이 어찌 중생을 멸도(滅度)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대가섭이여, 만약 보살이 세간에서 분별로 열반을 보고 중생상(衆生相)을 취하여 보리를 행한다면 그는 마땅히 보살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선남자여, 인자께서는 지금 어느 곳에서 행하고 있습니까?”
“대가섭이여, 나는 세간 안에서 행하지도 않고, 열반 안에서 행하지도 않으며, 또한 중생상으로 행하지도 않습니다.
대가섭이여, 당신이 묻기를 ‘인자는 지금 어느 곳에서 행하느냐’ 한다면 부처님의 변화인[化人]이 행하는 곳처럼 나도 거기에서 행합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부처님의 변화인은 행하는 곳이 없습니다.”
“대가섭이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일체 중생이 행하는 곳도 역시 그와 같은 모습입니다.”
대가섭이 말했다.
“선남자여, 부처님의 변화인은 탐욕과 화냄과 어리석음이 없습니다. 만약 일체 중생이 행하는 것이 이와 같은 상(相)이라면 일체 중생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어느 곳으로 가는 것입니까?”
“대가섭이여, 나는 지금 당신에게 묻고 뜻에 따라 나에게 대답하고 있습니다. 대가섭이여, 당신은 지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대답했다.
“없습니다.”
말했다.
“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다 소멸해서입니까?”
대답했다.
“아닙니다.”
“만약 대가섭이여,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고, 그렇다고 다 소멸한 것도 아니라면 당신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어느 곳에다 두었다는 것입니까?”
대답했다.
“선남자여, 범부의 사람은 전도(顚倒)되어 망상(妄想)과 분별을 일으킴으로써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자와 성인은 법 가운데서 전도된 것의 참다운 성품을 잘 알기 때문에 망상 분별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는 것입니다.
대가섭이여, 당신의 뜻에는 어떠합니까? 만약 법이 전도되어 일어난다면 이 법은 참다운 것입니까, 허망한 것입니까?”
대답했다.
“선남자여, 그 법은 허망한 것이지 참다운 것이 아닙니다.”
말했다.
“만약 법이 참다운 것이 아니라 해도 참답게 할 수 있겠습니까?”
대답했다.
“아닙니다.”
말했다.
“만약 법이 참다운 것이 아니라면 당신 대가섭께서는 그 안에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얻고자 하십니까?”
대답했다.
“아닙니다.”
말했다.
“만약 그렇다면 어느 곳에서 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중생을 더럽힌다는 것입니까?”
대답했다.
“선남자여, 만약 그렇다면 일체의 법은 근본 이래로 그 자성(自性)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모습을 여읜 것입니다.”
망명보살이 말했다.
“대가섭이여,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일체의 법상(法相)은 부처님의 변화인[化人]과 같다고 말한 것입니다.”
이 법을 말했을 때 4만 4천의 보살은 유순법인(柔順法忍)을 얻었다.
이때 장로 대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망명동자보살의 이름을 들었다면 그 사람은 다시는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만약 망명동자보살의 몸을 보았다면 마땅히 그 사람에게는 일체 마귀의 방해[魔業]도 장애가 되지 않음을 알 것이다.
만약 중생이 망명동자보살의 설법을 들었다면 그 모든 중생은 성문ㆍ벽지불의 지위[地]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만약 망명동자보살의 교화를 입었다면 그 모든 중생은 대보리(大菩提)에 태어난 것이어서 필경에는 물러남이 없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원하건대 망명동자보살의 선근공덕(善根功德)과 장엄불토(莊嚴佛土)에 대해 말씀해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이 망명동자보살이 모든 불국토에 머물러서 유행(遊行)하는 곳은 모두 무량한 중생을 이익되게 한다.
가섭이여, 이와 같은 망명동자보살이 광명을 놓는 것을 너는 보았느냐?”
대답했다.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겨자(芥子)는 오히려 그 수를 헤아릴 수 있으나 지금 이 망명동자보살이 광명을 비추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게 한 모든 중생은 헤아릴 수가 없다.
가섭이여, 너는 알아야 한다. 망명동자보살이 광명을 놓은 이익도 오히려 그러한데, 하물며 법을 설하는 그 이익이야 말해 무엇하겠느냐?
너는 이제 잘 들어라. 나는 그의 공덕 선근과 장엄하고 깨끗한 불국토에 대해 조금만 말하리라.
가섭아, 이 망명동자보살은 지난 760만 아승기겁에 성불하였으며 이름을 보광자재왕(普光自在王)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지(正遍知)라 하였으며 그 세계의 이름은 집묘공덕(集妙功德)이라 하였다.
그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로 나아가실 때 나라 안의 모든 마귀와 마귀의 권속과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들어갔다.
가섭아, 그 불국토의 땅은 평평하기가 손바닥과 같았으며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는 것이 마치 가릉가(迦陵伽)와 같았다. 안락한 땅은 보배로 장엄되었으며, 그 세계에는 3악도라는 이름도 없었으며 또한 여덟 가지 재난[難]도 없었다.
그 불국토는 높거나 낮거나 기와ㆍ자갈ㆍ가시나무ㆍ흙ㆍ돌 등의 더러운 것이 없고 묘한 보배 연꽃으로 장엄되었는데, 그 모든 연꽃은 다 진귀한 보물로써 아름답고 묘한 향기를 내었으며 그 세계는 넓었다.
가섭이여, 그 불세계는 이와 같은 빼어난 공덕이 모여 있었다.
보광자재왕여래와 한량없는 보살승(菩薩僧)이 있어서 일체의 무량한 법문(法門)을 잘 닦아서 다 한량없는 자재신통(自在神通)을 얻어 모두가 광명으로 그 몸을 장엄하였다.
그리고 다라니(陀羅尼)와 모든 수승한 삼매(三昧)와 무애변재(無礙辯才)를 얻어서 설법을 잘하였으며,
모든 보살은 광명의 신통력[光明神力]을 통달하지 않음이 없어서 모든 무외변재(無畏辯才)에 통달하여 능히 모든 마귀와 원수를 항복받았으며,
그 모든 보살은 염혜(念慧)를 수행하여 부끄러워함을 내었으며, 가장 훌륭한 지혜와 모든 빼어난 공덕으로 그 마음을 닦았다.
가섭이여, 그 불국토에는 여인이라는 이름이 없었으며,
모든 보살은 모두 화생(化生)하여 보배 연꽃 가운데 결가부좌(結加趺坐)하여 선정의 기쁨으로 즐거운 식사를 삼았으며,
모든 필요한 물건과 경행(經行)하는 곳, 방사(房舍)ㆍ침상[床榻]ㆍ원림(園林)ㆍ목욕할 연못[浴池] 등은 생각만 하면 즉시 얻을 수 있었다.
[광명이 낸 서른두 종류의 청정하고 묘한 법]
가섭이여, 저 보광자재왕여래는 문자(文字)로써 설법하지 않고 단지 광명을 놓아 모든 보살을 비추어 즉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게 했으며,
다시 시방세계를 통하여 무애하게 비추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번뇌를 여의게 했으며
또 그 광명은 항상 서른두 종류의 청정하고 묘한 법음(法音)을 내었다.
무엇이 서른두 종류인가?
말하자면 일체의 법은 비어서 모든 견해를 떠나 청정하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상(相)이 없어서 일체의 분별과 분별할 바를 여의었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원(願)이 없어서 삼계를 벗어났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욕심을 여의어서 자성(自性)이 적멸(寂滅)하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성냄을 여의어서 걸리는 상(相)이 없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어리석음을 여의어서 어둠이 없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오는 것이 없으니 본래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가는 것이 없어서 이르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머무름이 없어서 의지하여 머무는 바가 없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3세를 초월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가 없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다른 것이 없으니 그 자성(自性)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생기는 것이 아니니 업보(業報)를 여의었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업보가 없으니 인(因)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작위(作爲)가 아니니 작위할 수가 없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이름이 없으니 이름을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일어남이 없으니 불생불멸(不生不滅)하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참다운 것이 아니니 본래부터 일어남이 없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진실하니 하나의 도문(道門)으로써 평등하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중생이 없으니 중생을 보지 않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나[我]가 없으니 제일의 뜻으로 포섭하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둔하니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버리는 것이니 증오와 사랑을 여의었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번뇌를 여의었으니 취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번뇌가 없으니 자성(自性)이 물들지 않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하나의 모습이니 실제(實際)가 평등하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상(相)을 여의었으니 항상 적정(寂定)하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실제에 머무르니 성품이 파괴되지 않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여여한 모습[如相]에 머무르니 본래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법성(法性)에 들어가니 두루 들어가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인연이 없으니 모든 인연이 화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모든 인연으로 생기므로 만족하고 평등하기 때문이다.
일체의 법은 곧 보리(菩提)이니 여실(如實)하게 보기 때문이요,
일체의 법은 곧 열반이니 성취함이 없기 때문이다.
가섭이여, 저 보광자재왕여래의 광명은 항상 이와 같은 서른두 종류의 깨끗하고 묘한 법음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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