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젤스에서 임보할 아이를 미국으로 보내는 일을 처음으로 해봤습니다.
예전에 임상할 때, 몇 번 해보긴 했지만, 혹시나 실수할까 여러번 확인했었어요.
해피엔젤스의 황혜현님과 퍼그 구조하시는 김혜숙님의 도움으로 수월하게 마쳤습니다.
아이 사진과 함께 이야기 쓸께요.
1. 김포공항 검역소 가는 길.
같이 갈 아이가 있어서, 검역소에 시간을 맞추어 나가야 했습니다.
덕분에 아들 둘은 유치원 땡땡이 치고 같이 갔지요.
김포 공항 검역소에 필요한 "광견병 증명서"를 가지고 갔구요. 간단한 신체검사하고, 성별, 종류 확인했어요.
미순이를 보내는 물류회사 직원이 와서, 신청 서류를 작성해주더군요.
검역소 뒷자리 책상에 눈익은 사람이 있어서 보니, 졸업하고 15년만에 만나는 선배...^^
애들 용돈 받고, 커피 얻어마시고 왔어요.
< 가는 길에 주무시는 우리 아들....미순이는 얌전 >
2. 다녀와서 집에서 마지막 어리광.
아주 착 달라붙어요. 아줌마가 좋은 건지, 제가 좋은 건지.....
애들하고도 장난 잘 치고, 생기발랄...... 오늘이 마지막 밤, 데리고 잤어요
3. 토요일 아침, 공항 리무진으로 인천공항으로 출발.
원래는 화물칸에 타야 한다며, 리무진 안에서 못 꺼내게 하네요.
지겨워 죽겠다고 엥엥....
다행이도 한가한 차 안, 문 열어 놓고, 눈치보다가 고속도로 타자마자 꺼내 안았어요.
< 꼼지락꼼지락.....>
< 헉, 무섭다...하품하는 거냐? >
< 그렇지, 그렇게 이쁘게....>
< 마지막 키쓰!!! ㅠ.ㅠ >
< 어디 가는 건지 알지? >
4. 같이 갈 퍼그는, 애견전용 택시를 타고 왔어요.
공항 이동을 도와주고, 애견 용품을 구매대행해주는데, 아저씨는 너무 재밌고 좋다고 합니다.
케이지 준비부터 아이들 싣는 사진까지 찍어서 기록을 전해주는 듯 했어요.
물류회사 사람도 잘 알고 있구요.
서울-대구 간의 비용은 10만원 정도래요. 근데, 날짜에 따라서 다르답니다. 미리 예약을 하고 여유기간을 두면 가격이
좀 내려가나봐요.
제 2 화물터미널(화물터미널 B)에서 케이지를 준비했습니다.
< 아저씨가 케이지 준비 중 >
< 케이지 준비하는 동안, 모처럼 얌전....>
< 같이 가는 퍼그, 진짜 잘 생겼고 매력적이에요.>
< 미순이가 들어갈 케이지. 철망 문, 안으로 달아둔 물통, 바닥깔개 >
< 미순이 옆에 퍼그 쳐다보는 중 >
< 뭔가 불안해서 끙끙, 낑낑...왔다갔다....ㅠ.ㅠ >
< 이제 헤어지는 거야......사태 파악했어요. ㅠ.ㅠ>
< 길동무 있어서 정말 다행 >
5. 10시 30분 공항서 준비 완료 하고, 대기하다가 4시 30분 비행기로 LA행.....
멀미할까봐 아침에 조금만 먹였는데, 하루 이상을 굶게 될 거 같으네요. ㅠ.ㅠ
그래도, 어쨌거나, 다음날, 저녁에 메신저로 날아온 사진 한 장!!!!!
무사히 잘 도착했구요, 펄펄 날아댕긴대요.
지지배....ㅠ.ㅠ 잘 살아야해.
6. 화물터미널에서 눈물의 이별을 하고, 공항 리무진을 타고 출발하는데, 애견택시 아저씨가 전화했어요. 어서 내리라고...헉, 고속도로 한가운데인데??
검역소에서 서류를 한장씩 안 하고 퍼그랑 미순이를 묶어서 한장으로 만들어줬는데, 그게 문제가 생겼대요.
규정이 바뀐지 얼마 안 되었는데, 어쩌구 하면서...ㅠ.ㅠ
다음주나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다시 데리러 오라고...ㅠ.ㅠ
추석 연휴 내내 미순이를 맡아야 하는데, 시댁에 데려갈 수 있을까....걱정에.....애 아빠는 애 둘 보고 기다리는데....고속도로 한가운데서 어찌 내리며.... 안양 직행이니, 갔다가 다시 와야 하나....별별 걱정에.....
애아빠한테 늦는다고 점심 알아서 먹어라 문자 넣고, 동물병원에 추석동안 호텔링 예약하고, 안양 도착하자마다 다시 타고 가야지 하고 있는데, 다행이도 검역소에서 이번에는 통과시켜주기로 했다고 아이들 무사히 비행기 탈거라고 했어요.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고, 한편으로는 미순이 또 보나 했던 기대가 사라져서 눈물이 왈칵 나와서 또 울고...ㅠ.ㅠ
그렇게 미순이는 미국 갔어요.
지지배,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에, 사람 마음을 이렇게 후벼파고 가다니.....
제주도 정도만 되어도 같이 갈텐데, 화물처럼 보내서 너무 안쓰럽기도 했고,
집에서의 규칙을 금방 익히는 걸 보니, 미순이가 아주 영특하고 운이 좋은 아이임에 틀림없고,
우리 아들들을 좋아해주어서 정말 고마웠고,
가족들 중에서도 나를 제일 좋아해 주어서 너무너무 감동했고,
미국 가서도 생기발랄하여 사랑받고 있으니, 너무너무너무 고맙고.....
헤어지는 건, 마음이 아프지만,
아이에게 새 인생을 만들어주는데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니,
힘들고 바빴던 일주일이 모두 보상이 되네요.
가끔 미순이 사진 보내주신다고 했으니, 또 연락 오면 사진 올릴께요.
첫댓글 웅녀님...너무 수고하셨어요.
복 받으실 거예요~
미순이 보고파요....ㅠ.ㅠ
오늘도 현관문 열고 들어오면서, 미순이 나와있을 걸 기대했다가 실망...ㅠㅠ
수고 많으셨어요~~~~ 완전 초인적인 이동봉사입니다.
미순이 정말 한미모하네요^^
웅녀님. 수고 많이하셨어요,
하신일들과 웅녀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네요.^^
아이들 2명 데리고 미국 입양진행 봉사? 헉!!!초인적인 봉사입니다. 수고 너무 많으셨구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