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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예술대학교 일본 다테야마 배낭여행 넷째날 이야기 (제1편 구로베헙곡) 일본에서 다다미방의 하룻밤은 천지분간을 모르고 골아 떨어젖다. 조정현 대원님의 코고는 소리도 못들었고 노짱님의 끙끙 앓는 소리도 못 들었다. 얼마나 오난지야마 등반에서 신경을 썼으면 정신적으로 피곤했을까 생각하니 미안스러웠다. 어김없이 새벽에 눈을 뜬 노짱님이 배낭을 꾸리고 있었다. 일단 온천부터 하고 배낭이고 지랄이고 쌀 생각이다. 온천.. 너무 좋다. 그런데 이상한 건 온천 욕탕을 매일 여탕과 남탕을 바꿔가며 운영한다는 것 이다. 그말을 까먹은 우리 여성대원들이 어제처럼 여탕으로 들어갔단다. 옷장키를 열고있는데 벌거벗은 남자가 들어온통에 기절초풍을 하고 말았다. 오히려 놀란건 남자였고 새벽부터 쌩쇼가 벌어젖단다.
오늘은 아침부터 남자 거시기를 구경했으니 밥맛이 꿀맛이란다. 우리들 남탕에도 일본 할머니가 들어왔는데 다행히 문전에서 만나 낭페는 면했다. " 스미마셍~ 스미마셍~ " 몇번이고 머리를 숙였던 할머니... 괜찮습니다. 이 일급호텔의 온천탕을 매일 남여로 바꿔주는 이유를 모르겠다. 음양의 조화를 맞추기 위해서 일까 ?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뎃글 부탁합니다. 아침 식사에는 생선회가 보이질 않아 소고기 갈비로 배를 채웠다. 이제 전개될 구로베 협곡 여행.. 기대 만땅이다.
2016년5월20일(금) 오전07시30분 杉井호텔 출발 우나즈키 온천마을의 아침은 날씨 한번 죽여준다. 일본 여행에서 이렇게 계속 날씨가 좋은건 정말 축복받은 거라며 노짱도 놀랬다. 호텔 라운지에 배낭을 맞겨놓고 구로베 협곡을 가기위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어제 오후에 이 구로베협곡 관광을 끝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오난지야마 등반 시간이 예상보다 늦어진 통에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예정대로라면 지금 우리들은 도야마행 열차를 타야할 시간이였다. 그래 일본의 작은 교또로 불리는 " 다카야마 " 를 경유해 나고야로 향할 계획이였다. 어쩔 수 없이 "다카야마 " 관광은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구로베 협곡을 왕복하는 도롯코 기차역은 별도로 있었다. 어제 도착했던 우나즈키 본역에서 약300m쯤 거슬러 올라가면 단층짜리 역사건물이 있다. 건물 집웅이 넓고 경사가 급한건 눈이나 비가 적체되는 현상을 예방한 것 같다. 이른 아침이여서 그런지 관광객들이 붐비지를 않아 차분하게 기다려본다. 오랫만에 낭만적인 기차여행을 하게 되어 기분들이 들떠있다. 노짱께서 왕복차표를 한꺼번에 끊어 개찰구에서 책크를 한다. 역무원이 잇지,니,산,시,고,록구,싯지,하지,... 사람수를 세고있다. 몇명의 관광객이 합류를 했다. 구로베 협곡을 왕복하고 있는 도롯코 기차는 기차칸이 두졸류로 되어있었다. 창문이 달려있는 일반 기차칸 같은게 있고 아에 창문도 없는 개방형이 같이 간다. 날씨좋은 날에 구태여 비싼 요금주고 창문있는 칸을 탈 일이 없었다. 그래도 바람막이 옷은 하나 준비해가는게 좋을 것 같았다. 도롯코 기차 춘천의 김유정역에서 강촌역까지 운행하는 "레일바이크" 라는게 인기다. 발로 페달을 밟아 기차선로위를 달리는 자전거 같은 원리인데 도롯코 기차처럼 천정만 있다. 역무원이 우리팀만 한 기차칸에 태워주는 배려를 해주었다. 긴 장의자에 앞을 보고 앉았다. 갈때는 오른쪽에 올때는 왼쪽에 앉아야 협곡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창문 없는 이 기차칸은 그냥 고개만 돌리면 되기때문에 큰 문제 가 없을 것 같다. 잠시후 쇠사슬 고리를 역무원이 걸어주자 기차는 천천히 출발한다. 기차역에 비치된 한글판 구로베협곡 안내 가이드 책자이다. 구로베협곡철도영업센터에서 제작한 것인데 한국 관광객을 위한 배려로 보여진다. 그만큼 한국 여행여행객들이 우나즈키를 많이 찾고있다는 증거이다. 구로베 협곡은 사계절 내내 각기다른 풍광으로 여행객을 즐겁게 맞아 준단다. 안내서에 보면 편도 기차요금이 성인은 일본돈 1.710엔이라고 적혀있다. 한국돈으로 계산하면 한사람당 왕복요금이 37.620원이나 된다. 이 기차 돈벌이로 큰 몫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기분 알랑가 몰라? 나이가 들어도 기차여행은 즐겁고 신바람이 난다. 모두들 청춘으로 돌아간 듯 목소리도 커지고 얼굴에는 함박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이래서 여행이란 정신세계를 맑게 해주고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준다. 이런 기분 알랑가 몰라 ?? 도롯코 기차가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신야마비코" 다리 기차가 달리고 있는 철교위에서 마주보이는 다리가 멋지다. 저 다리는 가치가 다니는게 아니고 관광객들이 경치를 즐기며 걷는 인도교라고 한다. "신야다비코" 다리 ... 우나즈키역을 출발해 맨처음 만나는 철교 명칭이다. 안내문에 보면 열차소리가 메아리 되어 온천마을에 울린다는 뜻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여름철 녹색의 숲과 잘 어울리는 진홍빛 철교위를 신나게 달려간다.
우리가 묵었던 스기노이호텔 전경이 한눈에 건너다 보인다. 오늘 새벽 온천욕을 하면서 노천탕에서 바라보았던 진홍빛 철교였는데 이젠 반대가 됐다. 가깝게 보이는 아치형 다리는 "야마비코" 산책길 입구가 된다고 한다. 산책길은 편도 1km 정도인데 철교와 터널을 통과해 협곡을 가깝게 관찰할 수 있단다. 도롯코 열차가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어 가을철에는 인기라고 한다. 월당선생 신바람 났다. 산 바람이 좀 차겁게 느껴젖는지 금호동 언니는 복면을 했다. 옷을 얇게 입은 여성대원들은 창없는 도롯코 기차여서 그대로 바람앞에 노출이 된다. 무우가 바람든다는 말이 있다. 사람도 바람이 뱃속으로 들어가면 문제가 생긴다. 칸막이가 되어있는 앞쪽 자리로 여성대원들을 모이게 했다. 협곡의 허리쪽을 잘라내고 철길을 만들었기에 커브길이 많고 터널도 자주 나타난다. 터널속의 바람은 냉기까지 겹쳐 몸이 으스스 해 왔다. 우나즈키 댐 이 댐은 2001년에 완공한 댐으로 구로베 협곡에서 가장 최근의 것 이다. 홍수 조절과 수력발전을 겸하고 있는데 물 색갈이 구로베 댐에서 보았던 것 과 똑같다. 호수위에 녹조가 낀 것 같지는 않다. 청옥같은 물빛이 정말 보기좋다. 호수위에 진홍색 다리가 마치 무지게 형태로 잠겨있다. 발전소 건물 유럽에서나 볼수있는 고성(古城) 건물이 철길옆에 세워져 있었다. 안내 책자를 살펴보았더니 수력발전소 건물이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건물의 형태가 정말 멋지다, 댐 주변의 경관과 딱 어울리는 고풍스런 유럽의 고성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들 없다. 일본의 산맥 이름을 유럽의 알프스에서 따다 붙였으니 그럴법도 하다.
도롯코 기차는 점점 산비탈을 힘차게 올라가고 있었다. 덜커덩 거리는 소음이 상당했지만 주변의 경관에 넋을 빼앗겨 신경쓸 겨를이 없다. 원시림 같은 삼나무 군락지대를 빗겨가는데 숲냄새가 기똥차다. 일본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키가 작은데 이 놈의 삼나무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깨끗한 물과 나무의 혜택을 풍요롭게 받고잇는 나라가 일본이다.
건너편의 산세는 한국의 산하를 연상케해 관심이 간다. 호수가에 건물이 있는 걸로보아 길이 있는 것 같은데 뒷쪽에 등산로도 있는 것 같다. 이곳도 물빛은 여전히 티끌하나 없는 옥빛으로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다. 한국 같으면 주변에 매운탕 집이 들어설 법도 한데 깨끗하다. "호토케이시" 산비탈진 곳에 붉은 옷을 입은 사람형태의 바위가 있다. 주의깊게 관찰하지 못하면 그냥 지나치고 만다. 저건 인위적인게 아니고 자연석이란다. 일본말로 " 호토케이시 " 라고 하는데 석불(石佛)을 닮은 천연 바위이다. 어떻게 바위가 붉은 색인지 몰라도 구로베협곡의 명물이 되고있다. 안내방송도 나왔는데 소귀에 경 읽기 였다. "원숭이 다리 " 협곡위에 폭이 좁은 철재 다리가 걸려있어 눈길을 끈다. 이건 사람이 다니는 출령다리가 아니고 원숭이들의 통로라고 하는데 재미있다. 이 곳에는 야생 원숭이가 많이 서식하는 곳으로 그들의 이동 통로이다. 수면위에서 높이는 15m로 사람은 통행이 불가하다.
우리 앞쪽 창문이 달린 칸을 "릴랙스" 객차라고 한다. 이 객차의 맨 뒷편에 개방형 객차가 서너칸 매달려 간다. 그런데 좋은 공기는 우리가 다마신다. 비싼 돈 내고 밀패된 공간에서 뭔 재미로 앉아 가는지 그늘이 불쌍해 보였다. 그들은 우리가 처령해 보였을 지도 모르지만 맘 먹기에 달렸다. 이렇게 고개를 내밀고 사진도 찍는 난 행복하다. 여기가 지도상의 " 구로나기" 역쯤 되는 것 같은데 확인을 못했다. 이 역에서 가까운 곳에 약20분 거리의 산책로가 있고 그 끝쪽에 "구로나기온천" 이 있다. 역무원실과 화장실까지 갖추워진 역인걸로 보아 알려진 곳 인 것 같다. 그저 상상만 해보는 사이에 역을 지나쳐 가버린다. 後曳橋(아토비키바시)
간이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 철교가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입신자가 이곳에 들어왔다가 계곡이 너무 험악해 뒷걸질을 첮다고 헤서 붙여진 명칭이란다. 철교의 높이가 60m이고 길이는 64m로 구로베 협곡중에서 가장 험한 곳 의 다리다. 여기서 잠깐 노짱께서 가르켜준 일본말 좀 배워보고 넘어가겠다. 한문 후(後)자는 뒤후자로 전(前)의 반대말이 된다. 이 후(後)자가 일본어로 "아토" 이다. 두번째 한문 예(曳)자는 끌예자가 된다. 이걸 일본말로 "비키" 라고 한다. 당구를 칠때 다마를 뒤로 끊다는 용어가 "히끼" 인데 같은 말이다. 다리교(橋)자는 잘 아는 한문이고 일본말로 "바시"라고 한다. 두번째 만나는 댐도 규모가 상당히 커 보였다. 낙차의 경사도가 급해 수문을 열었을 경우 소양감댐을 방불케 할 것 같다. 수량은 거의 만수위에 가깝도록 가득 차있었다. 出平驛(다시다이라) 일본말로 " 다시다이라 " 인데 다시는(출) 이고 다이라는(平) 이란 뜻이다. 간사이 전력의 전용역으로 강폭이 넓고 지대가 낮은 편이여서 주변에 공사시설물이 많았다. 작업모를 쓴 인부들이 손을 흔들어주는 여유까지 보여 친근미가 느껴젖다. 그러고 보니 방금 지나첮던 댐 이름도 "다시다이라" 댐이였다.
다시다이라 댐 상류의 시설물들을 보수공사 중인 것 같았다. 철길과 연결시킨 높지않은 다리가 강 건너편으로 이어젖는데 그곳에 발전소가 있는 것 같다. 계곡의 폭이 넓어 폭우에도 물이 불어날 위험이 없는 지대였다.
댐 상류의 발전소 전경 도롯코 기차가 곡선을 크게 그리며 역을 지나쳐 간다. 릴랙스 칸에 탄 아짐씨가 열리지 얺은 창문안에서 밖을 보기위해 안깐힘을 쓴다. 창문없는 뒷칸에 탄 내가 부럽게 보였을 것 같다. 내가 손을 흔들며 야호~ 를 외치자 잠깐 돌아보고 미소를 지어준다. 역을 지나자 덜커덩 거리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댐 상류로 들어갈 수록 산세가 급해지고 계곡도 깊어진다. 옥색 계곡물도 소리를 지르며 쏟아져 내리는데 강원도 오대천을 연상케 했다. 금년 여름휴가때 저런 계곡가에 텐트를 치고 피서를 하고 싶다. 저 계곡물에도 매운탕용 고기가 있을까 궁금해 진다. 鐘釣(가네쓰리) 구로베 협곡의 기차역 이름을 해석하는데 머리가 아프다. 이 가네쓰리 역 부근에는 계곡가에 노천 온천탕이 유명하다고 소개를 해놓았다. 또한 만년설이 쌓여있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 이란다. 우리들이야 직접 오난지야마에 올라 만년설을 밟았으니 게임이 안되는 애기다. 종종(鐘)자에 낚시조(釣)를 써놓았으니 무순뜻인지 모르겠다. 새벽종 칠때 낚시를 하라는 뜻(?)... 앓으니 죽겠다.
가네쓰리 역을 중심으로 관광지가 여러곳 있어 여기서 회차도 한단다. 가네쓰리 삼존불상과 구로베 만년설전망대,노천온천장 등이 그것인데 우리들은 끝억까지 간다. 우리 사무라이 무사풍의 조정현 대원이 통 말을 하지않고 먼 산만 쳐다본다. 가네쓰리 역을 통과하자 기차는 고도를 높여 숨차게 올라간다. 상쾌했던 산바람도 한동안 맞았더니 으스스 한기가 스며들어 파카를 뒤집어 쓰기도 했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 이국땅 원시림속에서의 기차여행 ... 기분짱일 수 밖에 없다. 또 작은역(고이다이라)을 통과해 기차는 마지막 힘들 내고 있었다. 기차는 고산의 산봉우리를 마주할 만큼 고도를 높여 간다. 온산이 붉은 단풍으로 물든 가을철의 절경도 대단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절벽의 옆구리를 아슬아슬하게 빗겨가는 철길가에 보수작업을 하는 인부들도 보인다. 어렸을적 고향에서는 손으로 젖는 궤도차를 타고 공꾼들이 철길 보수를 했었다. 구로베 협곡은 전기로 가는 기차밖에 교통수단이 없다. 협곡의 발전소도 관리하고 관광객에게 1인당 35.000원씩 돈도 받고 장땡이다. 조상들이 현명해 자자손손 값진 유산을 물려준 그들이 또 부러워 진다.
이제 기차는 마지막 종착역을 앞에두고 또 터널을 통과해간다. 우나즈키역에서 종착역인 "게야키다이라" 역까지는 약20m의 거리로 철교가 20개나 된다. 터널도 40여개를 통과해야 할 만큼 산세가 험한 구간인데 편도 80분이 소요된다. 안내문에는 4월18일 부터 11월30일 까지만 도롯코 기차가 운행된다고 한다. 그 기간중 가장 관광객이 많은 시기는 가을 단풍이 기막힌 10월 중순부터라고 했다. 시간에 쫒기지 않는다면 이곳 노천탕에서 온천욕이라고 하고 갔으면 좋겠다. 구로베댐 건설을 위해 개설된 산악철도가 이젠 효자노릇을 하고있다. ようこそ(어서오십시요)
오전09시05분 종착역인 " 게야키다이라" 역에 도착했다. 친절하게도 한국말로 환영인사를 써놓았다. 일본 말로는 "요우코소 " 이니 외워 두시기 바란다. 그런데 식당에 들어가면 종업원들이 "이랏사이마세" 라고 한다. 이말도 어서오세요 이다. 어떻든 이번 일본 여행에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일본어를 복습해 본다. 여기까지 객차를 끓고왔던 도롯코 기차 화통의 모습이다. 기차 색갈이 객차와 같이 진홍색으로 멀리서도 눈에 잘 뜨이고 사진을 찍어보면 그림도 좋다. 스위스 융프라우로 올라가는 기차도 이런 색갈인데 아마 거기서 따온 것 같다.
우리를 테우고 왔던 도로코 기차는 홈을 빠져 나간다. 1시간 뒤에 다시 우리들을 테우고 우나즈키역으로 가기위해 선로을 바꿔야 한다. 승강장 끝쪽에 역 대합실이 있고 그곳에서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게 된다. 이제 구로베 현복의 비경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게야키다이라 역 일본 국가지정 특별천연기념물 "구로베협곡 " 이란 돌비석이 반겨준다. 구로베 협곡이 선사하는 대자연의 숨결을 만끽 할 수 있는 도롯코 열차의 종착역에 발을 딛었다. 이 게야키다이라 곳곳에는 천해의 비경을 자랑하는 명소가 많다고 극찬을 하고 있다. 아주 먼옛날 원숭이들이 뛰어놀았다는 전설의 협곡 " 사루토비쿄 " 강 하류에 있다고 한다. 특히 이곳에는 " 메이켄 온천 " 과 " 바바다니 온천 " 이 유명하고 했다.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동굴도 있고 공짜로 족욕을 잠시 즐길 족탕도 있단다. 이걸 다 보려면 하루는 잡아야 할 것 같은데 아쉽기만 하다. 유황냄새가 코를 찌르는 노천온천탕 가는 길이다. 역전 광장난간에서 내려다본 구로베협곡쪽 전경인데 내려가보고 싶다. 노짱께서 시간이 없으니 족욕은 하지말고 냄새만 맞고 오란다. 일단 멋진 진홍색 다리 건너편 절경부터 구경키로 했다.
오쿠가네 다리 게이카다이라 역에서 구로베 강 본류에 걸쳐진 다리로 내려서본다. 계곡밑에서 다리까지 높이가 34m 나 된다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그야말로 끝내준다. 노짱께서 다리 오른쪽편 큰 계곡의 물이 우리가 보았던 구로베댐의 물이라고 한다. 계곡을 따라 오지탐험길과 같은 트레킹 코스가 구로베댐 까지 연결되있단다. 저 트레킹 코스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의지를 보인다. 한마디로 일본 북알프스에 미친 사나이 .... 진짜 큰병이 들었다.
이 순간의 행복을 영원히 기억합시다. 오쿠가네 다리위에서 청량인들 파이팅 ~!! 1940년에 건설된 구로베강의 제3발전소 건물이라고 한다. 거대한 석축을 싸올린 꼭대기에 건물이 들어서있어 무순 요세처럼 보였다. 발전소 뒷편으로 산을 오를 수 있는 길도 있을 것 같은데 궁금해 진다.
히토구이 바위 설명하면 사람을 삼키는 바위란 뜻인데 아주 박력이 있어 보인다. 좌측편 계곡의 지류를 따라 도로를 내기위해 암벽의 하단부를 절개해 놓은 것 같다. 터널을 뚫지않고 상단부가 튀어나오도록하여 예술적 감각까지 돋보여 준다. 이 바위밑을 통과해 가면 유명한 노천온천장이 있다고 한다. Goodbye 히토구이.... 오쿠가네 다리위에서 내려다 본 노천온천장 모습이다. 온천은 못해도 꽁자인 족욕은 잠간이라도 해보고 싶어 내려가 보기로 했다. 돌계단길이 상당이 경사가 진 곳 으로 대원들은 뒷걸음을 첮다. 어쩌면 저렇게 물이 옥색인지 그것도 궁금했다. 생수병에다 담아보면 어떤 색갈일까 한병 떠담아 보고도 싶었다. 계단길 중간지점에 말뚝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관심이 간다. 협곡으로 들어가는 길 같은데 출입구가 닫혀있었다. 어지럽게 안내문이 붙어있지만 아리송하다. 시간이 촉박하니 그냥 지나쳐 노천온찬이 있다는 계곡쪽 계단으로 내려섰다. 河原展望臺 날개 방향인데 다리를 밑에서 바라보는 곳 같다. 역시 온천은 유황냄새가 진동을 해야 제격이다. 허름한 천막 집웅아래가 노천온천탕인 것 같은데 유황냄새가 코를 찌른다. 구로베 협곡의 옥색물결을 바라보면 온천욕을 즐긴다면 끝내줄 것 같다. 그런데 보고도 못먹는 떡이다. 생각같아서는 오늘 하룻밤을 우니즈키 온천마을에서 더 지냈으면 딱 좋겠다. 다리 건너 사람잡아먹는 바위 밑길을 따라 계곡깊은 곳에 있다는 온천지대까지 걸어보고 싶다. 만약 구로베협곡을 여행하게 된다면 이곳 일정은 반나절 정도는 잠아야 할 것 같다. 여기짜지 들어와 "오쿠가네" 다리 부근만 보고가기는 너무 억울했다. 나, 가기 싫다.~!!! 허름한 천막집이였지만 계단 바로밑에 온천탕 족욕을 할 수 있는 곳 이다. 그런데 노짱이 소리소리 질러대 빨리 올라오라고 난리를 친다. 우나즈키로 돌아가는 기차시간이 다 됐단다. 露天風呂 라는 천막의 글씨가 나를 더욱 몸살나게 했으니 이노릇을 어찌할까? 눈앞에 유황온천물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발도 못담궈보고 돌아서자니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월당선생의 여행 스타일은 남이 해보지 않은 체험에 매력 포인트를 두고 있다. 지도와 나침판, 고도계를 휴대하고 가보지않은 산길을 찾아가는 그런 스릴 같은 것 말이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지나간 길 보다는 조금 후미진 뒷길 같은 것에 의미를 둔다. 여행을 떠나면 아직도 그런 버릇이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려고 한다. 이곳에서 아쉬움이 많아 그냥 넋두리를 좀 해보았다.
우나즈키로 되돌아가는 도롯코 기차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노짱이 내 속을 달래주기라도 하련듯 매점에서 캔맥주를 한보따리 사들고 왔다. 김정수 대원께서 비상용으로 준비해온 소주 한병으로 칵테일을 했다. 술 좋아하는 오환욱 대원님은 먼산만 쳐다보며 고개를 흔든다. 아무래도 몸상태가 아직 원상복구 안 된 것 같다. 노짱(김남규)..... 어쩌다가 이 양반이 일본 북알프스에 목숨을 걸었는지 모르겠다. 곁에서 지켜보는 난 그렇게 느껴진다. 이제는 각시까지 북알프스로 끓어들였으니 할말을 잊었다. 우리들이 어제 올라보았던 오난지야마(3.015m의 주능선을 따라 15박16일 동안 걷는다는 건 상상을 초월한다. 평균적으로 짊어져야하는 배낭의 무게만도 20kg에 가깝다. 그것도 산장에서 야영을 원칙으로 말이다. 일본 북알프스의 산장 숙박료는 평균 한국돈으로 하룻밤 자는데 120.000원 정도 든다. 비용도 문제지만 새벽같이 출발해야하는 여정 때문에 텐트가 편리할 때도 있다. 일본에는 후지산을 비롯해 3.000m의 고봉이 21좌가 있는데 노짱은 그중 16좌를 완등했다. 그런데도 성이 차지를 않아 남아있는 5좌와 규슈 최남단 위도30도선의 2.000m급 지맥종주까지 준비를 하고 있는 독종 중의 독종 산꾼이다.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사나이 ... 그와 함께 있다는 게 영광 이다.
우나즈키 온천마을로 되돌아오는 길은 또 다른 맛이 잇었다. 이쁜 여인의 모습을 이번에는 등 뒤에서 바라보게 되니 더욱 색시한 멋도 있고 자극적이다. 몇번을 봐도 아름다운 호수의 물빛이다. 어쩌면 저렇게 비취색인지 모르겠다. 이건 유명한 화가의 솜씨로 물감을 칠해놓은 거나 다름 없다.
" 신야마비코 다리 " 가 눈에 들어오고 삼정호텔도 반갑다. 도롯코 기차편을 이용한 구로베협곡 여행도 이젠 막을 내리게 된다. 그냥 정신이 멍 하다. 삼나무(스기나무)가 꽉들어찬 온천마을 주변의 산들이 산소를 뿜어내고 있다. 어쩌면 이렇게 공기가 맑고 상쾌한지 모처럼 내 기관지가 환호성을 질러댄다. 언제 또 이 온천마을에 오게될지 기약없어 눈을 부릅뜨고 바라본다. 구름 한 점없는 청아한 하늘이 오늘도 축복을 내려준다. 오전11시20분 도착 우나즈키역 프렛트홈에 내려서니 발걸음이 무겁다. 협곡의 산바람 계곡바람을 잔뜩 마신 탓에 헛배가 불러 몸이 무거워 진 것 같다. 우리 금호동 언니는 어제의 피로가 사라진 듯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삼정(衫井)호텔 주차장에 오토바이 팀들이 출발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밤 이 팀들도 이곳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냈던 것 같다. 모두 6대의 오토바이가 끝내준다. 그런데 오토바이 주인장들의 나이가 전부 60대를 넘은 할아버지 들이였다. 어떤 건 바퀴가 3개인 스쿠터형으로 월당선생이 타기에 딱이다. 나이 지긋한 분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함께 여행한다는 건 부럽기 짝이 없다. 주인장의 허락을 받아 기념사진을 찍어보았다. 정말 한 번 타보고 싶었다. " 성님, 갑시다. " 노짱이 매정하게 재촉을 해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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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것 같습니다. 힘드시면 쉬엄쉬엄 쉬어가면서 하세요.
조금씩 틀리면 어떻습니까.
느낀대로 생각나는 대로 집필을 하시면 그게 여행기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