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경관을 살리는 친환경 목재옹벽(1)
글·사진 / 이동흡 (국립산림과학원 환경소재공학과)
자연 개발은 환경과 더불어 경관을 손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취지에 적합한 목재옹벽이 국내에서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기술 개발하여 보급 중에 있는 목재옹벽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주변에는 목재를 흉내 낸 재료가 너무 많다. 철재나 플라스틱에 목재 무늬의 옷을 입히고 콘크리트 벤치에 나무껍질과 나이테 문양을 덧씌운 것을 보고 사람들이 어떠한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나오기 이전의 축대는 목재나 석재를 활용한 공법이 사용되었다. 복고풍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최근 목재옹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목재가 가지는 환경기능을 발휘시키는 새로운 목재옹벽 공법 개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걱정이 되는 것은 자연경관과 재료의 특성을 무시한 구조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과거 조상들이 사용하였던 목재활용 공법에 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더욱이 공법이 가지는 효과, 특성과의 관계, 공법 채택방법, 기준 등은 정리되어 있지 않다. 목재활용 공법의 채택 기준은 금후, 목재활용 공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채택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또 종래의 유지 관리 방법으로는 목재특성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유지 관리 방법이 필요하다.
목재옹벽의 토목용재 이용은 콘크리트 옹벽과 대비되며, 도시공간의 환경과 조화하고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한다. 눈으로 판단하는 이미지와 머릿속의 이미지가 일치하는 자연경관의 구조물이다. 최근 목재옹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콘크리트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은 수십m 높이의 옹벽도 목재로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야외에서 목재옹벽이 마치 거대한 성곽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은 자연경관을 저해할 것이라고 본다.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콘크리트가 벤치 재료에서 철저하게 배제되는 것처럼 목재옹벽 전체에 대한 이미지를 손상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된다.
자연 개발은 환경과 더불어 경관을 손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취지에 적합한 목재옹벽이 국내에서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기술 개발하여 보급 중에 있는 목재옹벽을 소개하고자 한다. 목재옹벽은 친환경 소재인 목재를 이용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토석을 버리지 않고 내부를 채우는 데 이용하므로 환경훼손에 대한 부담이 없다. 즉 현장에서 굴취, 절취되는 재료를 이용하여 내부를 채우므로 잔토의 발생량도 줄일 수 있고, 따라서 환경파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
목재가 소재이므로 주변의 자연경관과 조화하고 옹벽의 틈새로부터 식생이 돋아난다. 콘크리트 옹벽처럼 억지로 넝쿨식물을 붙이지 않아도 벽면녹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도입된 식생으로부터 풀뿌리가 옹벽 내부에서 만연되면 이들의 결속력에 의해 지반이 고정되므로 목재가 썩고 난 후에도 옹벽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목재 한 본 한 본은 약하지만 우물 정(井)자의 상자모양으로 만들고 이들을 직결나사못으로 고정하면 전체가 하나의 구조체를 이루는 아주 견고한 옹벽 구조물이 된다. 또한 구조물의 안쪽에 토석을 채우는 중력식의 구조체이므로 안정계산에서도 콘크리트에 버금간다.
목재와 목재의 연결은 둥글게 홈을 판 노치재가 세로방향에서 접합되므로 배면으로부터 밀려오는 토압에 견디는 작용을 하도록 구성되어 원주목이 구조체에서 이탈 되지 않으며, 설치할 때도 일정 간격의 노치 사이에 원주목을 올려놓고 직결나사못으로 결체하면 된다. 내부를 토석으로 채운 상태이므로 콘크리트 옹벽에서와 같이 물 빠짐 구멍을 뚫어주지 않아도 배수가 잘 된다. 채류수에 의한 배면 하중이 옹벽 구조물에 걸리지 않으므로 구조안정계산보다 훨씬 고도의 안정성을 발휘할 수 있다.
리기다소나무 간벌재는 방부제의 주입이 매우 양호하다. 가압주입하면 목재의 변재는 물론 내부까지 약제를 균일하게 주입할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국립산림과학원고시 ‘목재의 방부·방충처리기준’의 목재의 사용환경범주 H4에 상당하는 침윤도와 흡수량을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목재의 방부·방충처리기준’에서는 내구연한 20년을 기준으로 침윤도와 흡수량이 규정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땅속에 묻히는 목재옹벽의 구조체는 반영구적인 내용연수를 기대할 수 있다. 참고로 미국 임산물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방부처리가 잘된 목재는 땅속에 묻힌 지 50년이 경과된 시점에서도 잔존강도가 약 90% 정도임을 보고하고 있다.
리기다소나무 간벌재를 이용한 목재옹벽은 콘크리트 옹벽에 비하여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우선 콘크리트와 같이 구조물의 거푸집과 양생기간이 필요 없으며 현장에서 준비된 원주목으로 조립을 하고 내부에 흙을 채우면 곧바로 옹벽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긴급을 요하는 재해복구 공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목재옹벽은 중력구조체로 되었으므로 시공 후 곧바로 차량통행도 가능하다. 재료가 가볍기 때문에 자재반입이 용이하고, 운반이 불편한 곳이라도 시공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산지복구공사, 사방공사, 수해복구공사와 같이 도로가 유실되거나 없는 곳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지구생명권에서는 유기의 생태계(동식물)와 무기의 생태계(공기, 대지, 물)가 지구환경을 형성하고 있으며, 경관환경은 생태계 전체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순환형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생태계 순환을 위해서는 간벌재를 숲에서 꺼내어 사용해야 한다. 더 이상 눈으로만 만족하는 생명력이 차단된 밀폐된 숲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경관환경 재료로 간벌재이용은 차세대에 ‘지불해야 할 청구서’를 남기지 않는 유일한 수단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국내 최초로 2004년 10월에 설치한 간벌재 이용 목재옹벽, 국립산림과학원 구내
목재옹벽 위에는 6차선 도로를 신설하고 있으며, 그 기반으로 콘크리트나 보강토 옹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목재옹벽을 사용 (일본 나라 현)
도로 기반옹벽(일본 나라 현), 삼나무 간벌재 원주목 직경 12cm의 것을 사용하였으며, 5m 간격으로 이음매를 둠
도로 기반옹벽의 내부에는 돌 채움을 하였고, 전면에는 세굴에 의한 지반의 침하방지를 위하여 콘크리트 배수구를 설치
배수구는 집수정으로 연결되어 있고, 옹벽 내부에 유하수(流下水), 용수(湧水), 침투수(浸透水) 등의 배출을 위해 유공관(직경 150mm)을 집수정과 연결함
직경 9cm 리기다소나무 원주목으로 쌓아 올린 높이 3.9m의 목재옹벽 (2006년 8월 시공. 국립산림과학원 구내)
숲체원 원형 강의동 이면에 설치 중인 목재옹벽
숲체원 강의동 건물 지반으로 사용된 목재옹벽, 리기다소나무 직경 9cm 원주목 사용(2007년 10월 산림조합중앙회 산림토목사업소 북부지소 시공)
임도변에 설치한 목재옹벽, 직경 9cm 리기다소나무 원주목(2006년 10월 시공, 경기도 광릉 산림생산기술연구소 구내)
목재옹벽의 조립 및 결체 (1. 부재의 배열, 2. 직결나사못으로 접합, 3. 노치에 고정된 나사못, 4. 노치 위에 연결된 횡목)'
땅에 묻힌 방부목재의 내용연수 (미국 임산물연구소 연구자료)
목재옹벽의 전면 구성 (직경 9cm 원주목을 사용하였을 때)
목재옹벽의 이면 구성 (직경 9cm 원주목을 사용하였을 때)
곡선부분의 목재옹벽 3D 도면 (1. 정면 입면도, 2. 정면 조감도, 3. 평면도, 4. 후면 조감도, 5. 이면 입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