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월 10일 목요일 맑음.
인천 공항. 새벽 4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린다. 홍콩항공사로 가서 비행기표를 받았다. 홍콩에어라인 HX 647편이다. 이어서 출국 수속을 간단히 거친 후 게이트로 이동했다. 시간이 있어 Nap Zone을 찾아보았다. 샤워는 무료로 할 수 있었다.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보인다. 몇 몇 외국인이 바닥에 담요를 뒤집어쓰고 자고 있다. 우리 비행기는 예정된 대로 아침 6시 30분에 이륙을 했다.
아침 식사를 기내식으로 해결했다. 저가 항공사가 아니었다. 해삼이 들어있는 유산슬과 밥이 나왔다. 참 맛있게 먹었다. 비행시간은 3시간 45분 정도다. 이제 손목에 찬 시계도 현지 시간으로 고친다. 홍콩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여기서 비행기를 갈아타야한다. 환승 시간이 오후 5시 50분이다. 시간 여유가 많았다. 아내와 홍콩 시내에 가서 구경하고 점심을 먹고 돌아오기로 했다. 우리가 도착한 제 1터미널에서 출입국신고를 했다.
홍콩으로 입국할 때는 비자가 필요 없다. 홍콩은 90일까지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다. 반대로 홍콩에서 중국으로 입국할 때는 중국 비자가 필요하다. 배낭을 맡기려고 짐 맡기는 곳을 찾으니 2터미널에 있단다. 2 터미널에 있는 Left Baggage(行李寄存)를 찾았다. 배낭 2개에 시간당 14홍콩달러(*140=약2,000원)란다. 비싼 가격이다. 요금은 Pay After. 짐을 맡기고 가벼운 차림으로 돌아섰다.
고속철도를 타기로 했다. Airport Express다. 편도는 1인당 150인데, 왕복이 1인당 105였다. 2명이면 단체로 되어 요금이 내려간다. 2인 왕복으로 끊어 카드를 받았다. 홍콩달러가 없으니 신용카드로 결재했다. 고속열차에 탑승했다. 정류장은 4곳이다. 처음 정류장은 칭이 역이고 그다음이 우리의 목적지인 구룡역이다. 마지막이 홍콩 역이다. 열차는 깨끗하고 빠르고 쾌적했다. 고급스러웠다. 창 밖에 바다가 보이고 높은 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또 홍콩을 둘러보는구나. 기분이 좋다. 칭이 역까지 14분, 우리의 목적지 까지는 22분이 걸렸다. 역에서 내려 시내와 연결시켜주는 셔틀을 탔다. 모르니 물어서 탄다. K2 노선버스를 이용했다. 무료다. 첫 정거장에서 내렸다. 침사추이 거리다. 서울보다 1.5배 정도 큰 홍콩의 영토는 홍콩 섬, 주룽, 신계, 그리고 란타우 섬을 비롯한 외곽의 수많은 섬 등 4개 구역으로 나뉜다.
1841년 홍콩 섬을 점령한 영국은 제1, 2차 아편 전쟁에서 중국에게 승리해 홍콩 섬과 주룽 반도를 할양받았고, 1898년 7월에는 주룽 반도 북쪽에 있는 신계 지역을 99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때부터 1997년 7월 1일 중국에 반환되기까지 홍콩은 영국의 지배를 받았다. 영국에 의해 근대화를 이룩한 홍콩에는 아름다운 건물과 질서 정연한 거리가 이어진다.
여기에 중국 특색이 가득한 전통 상점과 사찰, 청정한 아열대 자연과 바다가 어우러져 여행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교통 체계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해서 중국어를 몰라도, 영어를 못해도 여행하기 좋은 도시다. 우리는 침사추이 거리를 돌아보기로 했다. 거리는 깨끗하고 사람들은 많다. 약간 서늘하다. 잠바는 벗었는데 아직 여름 복장은 아니다.
2층 버스도 보이고 화려한 상가 간판도 이어진다. 금은방이 많다. 화려한 금제품과 붉은 바탕이 중국이다. 먼저 구룡 공원을 찾아가기로 했다. 표지판을 보고 찾아간다. 바로 옆이다. 카우룽 공원(Kowloon Park, 九龍公園)은 혼잡한 침사추이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공원이다. 15만㎡ 부지에 아름드리나무 숲과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분수가 시원하게 느껴진다. 은 빛 조형물도 있다. 고개를 들면 빌딩들이 공원을 품고 있다. 붉은색 꽃들과 노란색 꽃이 잘 가꾸어져 있다. 한 여름에는 홍콩의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공원 내의 실내·외 수영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지금은 야외 수영장 물이 다 빠져있다. 아내도 잠시 체조로 몸을 푼다. 공원 벽에는 만화로 홍콩의 모습과 사람사는 모습을 잘 표현해 놓았다. 쳐다보면 재미있다. Comic Street에는 만화영화 캐릭터들을 잘 만들어 놓았다.
다시 거리로 나오니 두 손을 조각한 조형물이 보인다. 가게들도 붉은색이 많다. MTR 침사추이(尖沙咀) 역을 지난다. 배가고프다.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지하 식당으로 사람들이 많이 들어간다. 유명한 집인가 보다. 따라 들어갔다. 제법 넓은 공간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빈자리가 없다. 겨우 빈자리를 찾아주어 다른 사람들과 동석하게 되었다. 내용을 잘 몰라 옆 사람에게 물어보며 그림을 보고 식사를 주문했다.
오리고기와 밥이다. 보통 7~8명이 한 테이블에 모여 식사를 하는데 정말 맛있게 먹는다. 종류도 다양하다. 한참을 기다려서 우리 식탁에도 음식이 배달되었다. 오리고기와 야채가 밥 위에 얹어진 요리와 오리구이가 나왔다. 맛있게 잘 먹었다. 요금은 카드로 결재를 했다. 86홍콩달러(12,000원)다. 저렴한 것 같다. 캐논 카메라 밧데리를 여분으로 하나 더 구했다. 이것도 흥정해야 했다. 250홍콩달러(35,000원)를 주었다.
스타의 거리로 방향을 잡고 걸어간다. 쉐라톤 호텔 옆에 있는 하얀색 The Peninsula Arcade(호텔) 건물 앞에서 반가운 동상을 만났다. 콜롬비아의 조각가 페르난도 보테로(Botero)의 작품, 누워있는 뚱보 아줌마와 여인과 백조라는 작품이다. 1996년 작품이다. 눈에 익은 모습이다. 길 건너편에는 둥근 지붕의 홍콩과학박물관(Hong Kong Space Museum)이 보인다. 길을 건너 스타의 거리 앞 광장에 섰다. 스타의 거리가 공사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 그저 바라만 본다.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 星光大道)는 침사추이 남동부 해안의 400m 남짓한 산책로에 홍콩의 유명한 배우와 감독 83인의 손도장이 찍혀 있는 곳이다. 동상들도 몇 세워져있다. 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다. 홍콩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심포니 오브 라이츠’를 감상하기에도 명당이다. 바다 건너편에 펼쳐져 있는 병풍 같은 고층 건물들은 제 각각 제 멋을 갖고 있다. 거기에 낯익은 삼성과 엘지 등의 한국 회사 로고가 보인다. 밤에 보면 멋있다고 하지만 낮에 봐도 멋지다. 커다란 건물을 건너 걸어서 간다. 星光花園 Garden of Stars 라는 간판이 보인다. 바다를 끼고 좁은 공원이 길게 이어진다.
육교로 올라간 본다. 공원 옆 도로에 시티 투어 버스와 관광버스가 주차해 있다. 기념불도 보인다.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아내와 조금 걷다가 길을 건너 다시 내려간다. 캔턴 로드(Canton Road, 廣東道)로 접어든다. 카우룽 반도의 대표적 번화가이자 쇼핑가로, 홍콩 최대의 쇼핑몰인 하버 시티(Harbour City)와 명품 부티크 몰인 1881 헤리티지(1881 Heritage)가 유명하다. 1881 헤리티지는 황금색 사자가 만들어져 있고 황금색 의자와 화려한 성탄 트리가 만들어져 있다.
1881 Heritage가 궁금했다. 1881 헤리티지는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 빅토리아 양식으로 지어져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건물이다. 예전에 해양 경찰본부였던 건물을 홍콩의 한 기업이 사들인 후 리노베이션하여 홍콩의 럭셔리 부티크 몰로 2009년 11월 재탄생시켰다. 1층에는 1881 헤리티지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까르띠에, IWC, 비비안탐, 상하이탕 등 명품 브랜드 등이 입점해 있다. IWC플래그십 부티크 오픈쇼에는 우리나라 가수 비가 초대되어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쇼핑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사진을 찍는 장소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곳으로 페닌슐라와 더불어 침사추이의 명소가 되었다.
전망대 표시가 있는 곳을 따라 올라가면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헤리티지의 건물과 호텔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건너 스타 페리 선착장으로 갔다. 시계탑이 눈에 들어온다. Kowloon Canton Railway Clock Tower다. 바다를 조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변에는 하버 시티 버스 터미널이 있다. 스타 페리 선착장을 통해 배들이 자주 드나든다.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주변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다.
이제는 공항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아직 시간의 여유는 있다. 걸어서 공항철도(Airport Express)는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이정표를 보면서 찾아간다. 복잡하다. 가다가 멋진 공연장을 발견했다. 현대식 건물로 아주 멋진 입구와 현관을 갖고 있었다. 공항열차역이 근방에 있을 것 같은데 입구를 찾기가 어렵다. 엄청 커다란 지하철 역이다. 꼭 공항 같은 규모다. 물어서 힘들게 Airport Express 타는 곳을 발견했다.
Airport Express를 타고 공항으로 왔다. 맡겨 두었던 배낭을 찾았다. 요금은 카드로 결재했다. 홍콩의 기온은 섭씨 22도 정도로 쾌적했다. 우리나라와 시차가 1시간 나는 것 같다. 현지 시각 오후 4시다. 다시 출국 수속을 밟았다. 여름 옷으로 갈아 입고 몰디브로 갈 준비를 한다. 219번 게이트에서 몰디브 행 비행기 홍콩에어라인HX 791편에 몸을 실었다. 이렇게 해서 잠시 시간을 내서 홍콩을 둘러보게 되어 기뻤다.
첫댓글 코로나가 빨리 극복되어 자유로운 영혼이 되시길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