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목련 피는 사월에는
시 :정근옥
낭송: 윤수아
자목련이 핀 꽃길은
언제나 의롭고 정의로웠던 핏자국의 냄새가
라일락향처럼 코끝을 찌른다
서슬퍼런 독재의 칼날을 휘둘렀던
부정부패와 불의에 항거하며 외쳤던 젊은 학도들이
쓰러져가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룩한 피를 흘렸던 사월은
언제나 서글픈 역사의 바람이
핏빛 뿌려진 저녁 구름을 몰고 와
자목련 꽃잎마다 피멍을 들게 한다
포탄이 쏟아지는 아비규환의 전쟁터에서
공산침략자들로부터 자유대한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열일곱 어린 나이에 총칼을 들고 나섰던
태극기를 가슴에 안고 죽어간
학도병의 검붉은 피 엉켜진 주검이 묻힌 땅 위에 핀
자목련 꽃가슴엔 피비린내가 묻어있다
자목련이 피었다 이울고 간 사월
횃불보다 뜨거운 붉은 영혼의 꽃
핏빛 쓸려간 청청강산에 영원히 피어나리
<약력>
정 근 옥(호 素江) 시인, 문학박사, 문학비평가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국제PEN클럽한국본부 회원, 한국비평가협회 이사, 서울교원문학회장, 前상계고교교장 역임, 신문예문학상대상외 수상
시집 ‘어머니의 강’외, 평론집 ‘조지훈시 연구’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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