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열린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의 가장 큰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셀카를 두고
저작권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진행자인 코미디언 엘렌 드제너러스는
'가장 많이 유포되는 사진을 찍어보겠다'며 무대에서 내려와 톱스타들 한가운데로 진입했다.
그리고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 케빈 스페이시, 제니퍼 로런스 등이 등장하는 스마트폰 셀카를 찍었다.
촬영에 쓰인 갤럭시 노트3는 삼성전자의 협찬품이었다.
사진이 화제가 되자 미 통신사 AP는 드제너러스 측에 사진 사용 허가를 받아 이를 배포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와이어'는 법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AP가 드제너러스에게 받은 허가권은 무용지물일 가능성이 크다.
결정적인 순간에 '촬영' 버튼을 누른 사람이 맨 앞에 있던 미 영화배우 브래들리 쿠퍼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와이어에 따르면 사진의 저작권은 촬영자에게 있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에단 커시너는 "카메라 셔터를 누른 사람이 저작권을 갖는 것이 원칙이며 카메라 소유권과
저작권은 아무 관계가 없다. 스마트폰 카메라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찍힌 셀카만으로 촬영자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드제너러스는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면서 '브래들리의 팔이 더 길었으면 좋았으련만'이라고 남겨
촬영자가 자신이 아니라고 만천하에 이미 알렸다. 사진은 300만건 이상 리트윗되며 실제로 가장 많이 유포된 사진에 등극했다.
쿠퍼가 촬영 버튼을 누르는 장면은 시상식장에 있던 다른 카메라들에 별도로 찍혔다<사진>.
하얀 갤럭시 노트가 등장하는 스타들의 촬영 정황 사진이 인터넷에서 함께 퍼지면서 이번 아카데미상의 최고 수혜자는
삼성전자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셀카에 쓰인 갤럭시 노트는 일종의 PPL(간접광고)로 드제너러스는 원래 아이폰을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협찬금을 밝히지 않지만 미 정보통신·문화 전문지 '버지'는 2009~2013년 삼성전자가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위해
2400만달러를 썼다고 최근 보도했다.
그렇다면 사실상 이 셀카 촬영 이벤트를 후원한 삼성전자는 사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커시너는 "설령 삼성전자가 드제너러스 및 아카데미상 주최 측과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 하더라도
촬영자인 쿠퍼의 권리를 넘어설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