갬성 제주 08
천지연 폭포
지난번 수월봉을 세계 지질 공원 네트워크 등재 제주8곳으로 이어 이번에는 천지연 폭포로 끌어 왔습니다
제주도 세 개의 폭포가 천지연 정방 천제연인데 쫌 헛갈리실까요
암튼 천지연 天地淵
하늘과 땅이 만나는 못
처음에 이름을 지은 분의 생각에 방문자로서 마음을 맞춰보는 일은
전국 어디에서고 마찬가지이지만
참으로 명민한 작명이로고
감탄합니다
제주가 화산섬인 걸 감안한다면
비가 오는 족족 다공질 多孔質 지하로 숨어들어 버리는데 어디서 저리 많은 물이 흘러난단 말인가
과연 하늘과 땅이 만나 이룬 절경이로고
이리 또 감탄합니다
폭포 하면 나이아가라요 그보다 훨씬 웅장한 이구아수일진대
해외여행으로 직접 방문한 사람들도 많지만 국내에서는 그리고 남한에서는 천지연 만한 큰 폭포도 드뭅니다
높이가 22미터
폭이 12미터인데 요즘은 낙수 양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도 폭포 못의 수심이 20미터라니 겉으로 보는 만큼의 깊은 속이 함께 있는 것입니다
유네스코가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로 주목한 내용은 지질학적 특이점과 멋진 풍광인데
화산 폭발로 땅이 융기했다가 침강 했다가 하는 과정에서 단층이 져서 폭포가 만들어진 현장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그런데 유네스코 이전에 우리나라는 이곳을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해 왔는데
그 보호 대상이 세 개나 됩니다
차례로 살펴볼까요
무태장어 서식지 제27호
무태장어는 장어의 한 종류로 제주말로 붕애 라고 한답니다
뱀장어과 열대성 어종입니다
여타 장어와는 달리 몸뚱이에 암갈색 구름 모양 무늬와 작은 반점이 있어 구별되며
크기가 2미터에 무게는 20킬로에 이르는 대형 장어입니다
담팔수 자생지 제163호
담팔수는 난대식물로 서귀포 지역이 북방한계선입니다
호수 서쪽 기슭에 여러 그루가 있어 자생지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작년 봄에 난 잎이 가을 겨울을 지나 이듬해 6월에 진답니다
그래서 봄에는 초록색 잎과 붉은색 잎이 함께 달려 있어 특이합니다
폭포 주변 난대림 제379호
담팔수 이외에도 폭포에서 바다에 이르는 1킬로미터 계곡에는 온대보다 더운 난대성 수풀이 우거져서 전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합니다
서귀포 원산지인 가시딸기의 고향이고 솔잎난이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만 해도 구실잣밤나무 동백 까마귀쪽나무 사스레피나무 참식나무 먼나무 후박나무 등 다양한 식생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계곡 물에 산다는 무태장어도 안보이지만
이 계곡에 서린 전설
신령스런 용이 살았고
비가 안 오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는 이야기도 산 보이지요
그래도 그림으로 전하는 천연사후는 기억해둘 만합니다
폭포 양쪽에서 한쪽은 사대를 반대편에는 과녘을 놓고 활을 쏘았답니다
시원한 폭포굉음을 뚫는 활시위 소리가
득음을 구하는 소리꾼과 별반 다르지 않았으리라 싶습니다
이 폭포의 물은 어디서 솟는 긜까요
본래 강수량이 많은 섬이긴해도 모두가 스며들어버려 땅밑으로 흐르다가 해안가에 이르러 솟아납니다
그래서 마을이 샘을 중심으로 바닷가에 생겨났고요
천지연 폭포수 1킬로 윗쪽에 용천수가 있는데 여기를 고냉이소 제주말로 고양이를 고냉이라고 한다네요
고냉이소와 다른 지류가, 모여 흐르는 내를 솜반천이라고 하는데
이 물의 수량이 늘 꾸준하여 오늘날까지 절경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내방자들이 밟고 가는 코스만 따라 가더라도
담팔수와 난대림 수목들을 설명판과 함께 확인할 수 있으며
기원터에 쌓아진 돌무더기 무속 신앙 유적이며
전기를 생산하던 수력발전소 있던 자리와 흔적으로 송수관도 있고
수로를 관리하는 사방댐이며 고기들을 위한 어도 등 볼거리가 많습니다
제가 쓰는 갬섬 제주 연재물이 제주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좋은 참고가 되기를 내심 바라면서
앞에서 언급한 여러 대상들을 사진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