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8월 26일 월요일. 맑고 뜨겁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우리는 슬랜디 베이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그늘이 없어서 건너편 공원 벤치에 앉아서 기다린다. 11시 6분 버스표로 슬랜디(Xlendi) 베이로 가는 306번 버스를 아슬아슬하게 탈 수 있었다.
이제 버스는 북동쪽의 반대인 서남쪽으로 간다. 섬이 작아 금방금방 도착하는 것 같다. 답답해 보이는 암석산 아래 정류장에 내렸다. 슬렌디 비치 (Xlendi Beach)는 엄청난 수직 절벽(Sanap Cliffs)과 해안의 모습이 절경이 있다.
고조 섬 트레킹 코스로 추천하는 곳이다. 가장 아름다운 항구 중 하나다. 바다를 둘러싼 아름다운 산책로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1961년에는 기원전 2세기경과 5세기경에 조난 침몰했던 어선이 발견되어 약 35m 깊이에서 인양되었단다. 선내에서 발견된 유물은 고조 고고학 박물관에 있단다. 빅토리아 시타델 안에 있는 박물관이다.
슬렌디 타워는 고조에 남아있는 4개의 망루 중 가장 오래된 망루다. 나머지는 드와이라 타워 등이다. 우리는 언덕을 올라 바다가 보이는 전체를 둘러본다.
절벽과 산책길, 절벽 푸른 바다 수영장, 파란 하늘에 강한 햇살이 가득하다. 수영하는 부자가 보인다. 슬렌디 타워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간다.
칸트라 밸리(Kantra Valley)를 건널 수 있는 샌드 스톤으로 만들어진 아치로 된 작은 다리가 있었다. 다리를 건너 언덕길을 오르니 타워가 보인다.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절벽과 직육면체의 탑이 조화를 이루었다.
파도가 깎아 만든 성채 같다. 웅장한 해안절벽이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진다. 슬렌디 해안 작은 마을도 보인다. 아늑해 보이는 해안 수영장이다. 절벽 그늘에 앉아서 사과로 점심을 대신한다. 눈 아래 소금판이 있다.
로마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염전이란다. 규모가 작다. 사암 절벽에 사암덩어리, 태양 볕이 장난이 아니다. 여행을 온 노부부가 소금판 위를 산책한다. 넓고 푸른 바다와 커다란 절벽에 비해 사람이 작아 보인다.
살을 태우는 나그네의 벗은 등판이 아파 보인다. 곡선으로 파인 긴 샌드스톤 지형을 돌아본다. 멀리 바다로 뿌리를 내린 바위 암벽이 구멍이 나 있다. 슬렌디 베이 항구로 걸어간다.
수영하는 이들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드는 다이빙이 재미있고 시원해 보인다. 건너편에는 동굴이 보인다. 예전 수도녀가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수영했다는 동굴이다.
7명의 중년들이 모여서 잠수 훈련을 하고 있다. 해안에 접해있는 카페가 그늘져서 시원해 보인다. 흰색의 조각상이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렇게 해안 마을을 둘러보고 우리는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다시 시내로 나오는 버스를 탄다. 2시간이 지나서 버스표를 다시 끊었다. 버스표 시간이 다르다. 지난 시간표를 가지고 기사에게 가서 바꿔달라고 하니 No, problem!이란다. 아니 문제가 있는데, 문제가 없다니…
터미널에서 타피누 성당을 가는 버스를 탔다. 한 시간에 한 대 밖에 없어서 좀 기다렸다. 입장료는 없다. 외진 곳에 세워진 새로 지은 커다란 성당이다.
고조 섬 서쪽 지역에 타 감마 언덕(Ta Għammar Hill) 아래에 타피누 성당(Basilica of the Blessed Virgin Of Ta' Pinu)이 있다.
아주르 윈도에서 동쪽으로 5km 덜어진, 이오니아 해의 푸른 물빛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언덕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성당이다. 타 감마 언덕에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이 길게 만들어져 있다.
575년 지금의 자리에 세워진 이곳은 병을 낫게 해달라는 소원을 이뤄주는 치유의 성당으로 유명하다. 1800년대 후반, 병든 한 여인의 치유의 이야기가 성당에 이름이 붙여졌다.
성당 앞 카멜라 그리마, 이름이 붙은 조각상의 주인공이 이 여인 것 같다. 광장 입구에는 양 옆으로 성인들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성 안나와 요셉, 그리고 시몬과 다비드의 동상이다.
마당에는 여인의 조각상과 이 성전을 설계한 남자의 동상이 있다. 농기구를 들고 있는 맨발의 모양이다. 주변으로 병풍처럼 세워진 벽에 타일 모자이크 그림이 여러 편 만들어져 있다.
예수님의 탄생과 삶, 그리고 죽음과 부활의 내용이다. 성당으로 들어서니 웅장하고 시원하다. 치유의 은혜를 입은 신자들이 보내온 편지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기도하고 치유되는 기적을 경험한 수많은 사람들이 감사의 편지를 쓴 걸 한쪽 공간에 빼곡히 전시해놓은 게 제일 인상적이었다. 벽 가득히 여러 가지 것들이 벽에 붙어있다.
편지는 물론 아기들의 옷, 기브스 조각, 보조 다리, 의족, 의수, 신발, 허리 보조기, 양말, 사진 등 아주 다양하게 전시되어있다. 아직도 아픈 이들이 기도를 받으려고 방문하여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겨우 태양을 피해가며 버스를 기다린다. 뜨거움이 가득한 벌판에는 작물이 없는 계단식 밭과 말라버린 울타리에서 자라는 선인장만 들판을 지키고 있다.
너무 가물었다. 멀리 언덕에는 하얀 등대가 보인다. 바다가 있나보다.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호텔로 가서 짐을 찾는다. 지하 슈퍼로 내려가 화장실에서 세면을 한다. 이제 고조 섬을 떠나서 몰타 섬으로 간다.
버스 정류장에서 선착장으로 가는 303A번 버스를 탔다. 마을을 돌고 돌아 선착장에 도착한다. 언덕 위의 높이 솟은 성당이 멋지다. Gozo Channel Passenger Terminal 건물 앞에서 배를 기다린다. 표를 끊고 줄을 선다.
Gozo Express 배를 탄다. 한 번 타봤다고 타는 것이 익숙하다. 배는 서서히 선착장을 빠져나간다.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들과 언덕 위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신나게 달려서 몰타 섬에 도착했다.
어제 밤에 숙소를 몰타 섬 중앙 도로, 성 요한 성당 옆에, 루치아노 호텔을 예약을 해 두었다. 빅토리아 게이트(Victoria Gate)를 찾아서 언덕 위 계단을 올라간다. 경사가 급하다. 사람들이 많다. 숙소를 찾기 쉽다.
체크인을 한다. 1층 식당 직원이 와서 체크인을 해준다. 3층 리셉션 공간에는 아프리카 목조 가면들이 걸려있어 아프리카 냄새가 난다. 에코텍스라고 하루 당 1유로를 추가로 받는다.
우리는 이틀을 묵기로 하고 2유로를 지불했다. 우리 방은 3층인데 창문이 내부로 나있다. 어둡고 답답하지만 깨끗하고 시원했다. 우리가 갖고 간 전기 포터가 고장 난 것을 여기에서 알게 되었다.
미국에서 사용했을 때는 120볼트였는데 이것을 고치지 않고 220볼트에 꽂아서 타버린 것이다. 할 수 없이 호텔 식당으로 내려가 전기 포터를 하나 빌렸다. 사발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었다. 맛있다.
아침 식사로 누룽지를 넣어 뜨거운 물을 부어 놓았다. 여기는 호텔 대신에 Accommodation이라는 말을 쓴다. 튀니지 숙소 예약을 했다. 날이 어두워져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하고 내일을 준비하며 하루를 접는다.
*8월 26일 경비 – 버스비 15유로, 배 값 15유로, 에코텍스 2유로, 숙박비 151,000원. 계 199,000원. 누계534,575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