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말
파발은 말 실은 말 소문은 말 태운 말
고삐를 당겨 잡고 박차를 누를세라
생각을 타래 감을 적 나실나실 하괘라
말[言/馬]
擺撥은 말 실은 말 所聞은 말 태운 말
고삐를 당겨 잡고 拍車를 누를세라
생각을 타래 감을 적 나실나실 하괘라
※ 이 작품을 찬찬히 읽다보면 ‘말’이 말(言)인지 말(馬)인지 구별할 수 있습니다.
맘
좁거니 너르거니 차거니 다숩거니
모습은 각양각색 정처는 바히 없다
어쩔 땐 눈 달고 나와 제왕 노릇 무섭다
맘[心]*
좁거니 너르거니 차거니 다숩거니
모습은 各樣各色 定處는 바히 없다
어쩔 땐 눈 달고 나와** 帝王 노릇 무섭다
* 마음.
** 심안(心眼), 궁예(弓裔)의 ‘관심법(觀心法)’ 일화(逸話)도 있습니다.
맛
시거든 떫지 말고 떫거든 시지 말 일
터지게 겨룬 끝에 신 게 맛이 됐지
여우의 신 포도 속에 떫은 맛도 있다네
혀 위에 단짠신쓴 저마다 자리 있지
외톨이 매운맛은 입천장 매여 살며
네 맛을 조였다 풀며 맏형입네 뻐기지
맛[味]
시거든 떫지 말고 떫거든 시지 말 일
터지게 겨룬 끝에 신 게 맛이 됐지
여우의 신 葡萄 속에 떫은 맛도 있다네
혀 위에 단짠신쓴 저마다 자리 있지
외톨이 매운맛은 입天障 매여 살며
네 맛을 조였다 풀며 맏형입네 뻐기지
※ 오미(五味)에 단짠신쓴과 함께 매운맛이 드느냐 감칠맛이 드느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맴
매아미 길게 울어 목청껏 매암 매암
매아미 길다 줄여 매미라 이름했나
아니지 울다 그칠 때 딱 그만 맴 해서지
맴[蟬]
매아미 길게 울어 목청껏 매암 매암
매아미 길다 줄여 매미라 이름했나
아니지 울다 그칠 때 딱 그만 맴 해서지
맴
아 돈다 고추 맵다 한 바퀴 또 한 바퀴
또 돈다 담배 쓰다 세 바퀴 또 한 바퀴
어른들 밖에 나가고 심심해서 돈단다
맴[廻]
아 돈다 고추 맵다 한 바퀴 또 한 바퀴
또 돈다 담배 쓰다 세 바퀴 또 한 바퀴
어른들 밖에 나가고 심심해서 돈단다
먹
연과 적 좋이 만나 스스로 몸을 간다
정제된 어둠의 피 새벽을 풀어 쓴다
먹 대신 피로 돌려 쓴 장한 일도 있거니
먹[墨]
硯과 滴 좋이 만나 스스로 몸을 간다
精製된 어둠의 피 새벽을 풀어 쓴다
먹 대신 피로 돌려 쓴 壯한 일도 있거니
※ 오늘날에는 ‘연판장(連判狀)’이, 옛날에는 ‘사발통문(沙鉢通文)’이 있습니다.
멋
끼끗한 차림새는 겉으로 드러낸 멋
구성진 노랫가락 속에서 퍼올린 멋
몸 중에 신언서판이 아닌 멋이 있으랴
부자는 부자답게 흉년엔 땅 안 샀지
청빈은 참고 견뎌 시간을 쌓아갈 뿐
서로가 절제와 겸양 제멋으로 알았지
멋
끼끗한 차림새는 겉으로 드러낸 멋
구성진 노랫가락 속에서 퍼올린 멋
몸 中에 身言書判이 아닌 멋이 있으랴
富者는 富者답게 凶年엔 땅 안 샀지
淸貧은 참고 견뎌 時間을 쌓아갈 뿐
서로가 節制와 謙讓 제멋으로 알았지
※ 노블리스 오블리제 noblessoblige, ‘사회지도층의 도덕적(道德的) 의무(義務)’가 멋의 근본(根本)입니다.
몸
간심에 비폐신을 장자 붙여 오장이라
육부를 줄 세우니 위 대장 소장 담 방광 삼초 어렵구나
아침에 하나씩 불러 잘 잤느냐 묻고져
몸[身]
肝心에 脾肺腎을 臟자 붙여 五臟이라
六腑를 줄 세우니 胃 大腸 小腸 膽 膀胱 三焦 어렵구나
아침에 하나씩 불러 잘 잤느냐 묻고져
※ 몸은 자신이 돌보지 않으면 망가집니다. 남들이 자기 몸에 관심을 갖게 되면 그 때는 이미 늦습니다.
못
드는 물 반갑더니 나는 물 서운하다
길동무 기다리듯 쉬었다 가시기를
가운데 섬 동그마니 마음 한 점 두시고
못[淵, 潭, 池]
드는 물 반갑더니 나는 물 서운하다
길동무 기다리듯 쉬었다 가시기를
가운데 섬 동그마니 마음 한 點 두시고
※ 상선약수(上善若水), 물은 구덩이를 만나면 가득 찰 때까지 기다릴 줄 압니다.
못(2)
못 생명 감추오고 시침 뚝 흰구름을
끌어온 산꼭대기 잉어의 밥이로다
바람의 옷자락서껀 발자국도 찍어내
못(2)
못 生命 감추오고 시침 뚝 흰구름을
끌어온 山꼭대기 잉어의 밥이로다
바람의 옷자락서껀 발자국도 찍어내
뫔
마음은 몸에 들어 이리저리 도니 좋고
몸은 마음 들여 시킨 대로 구니 편코
뫔이라 하나로 뭉쳐 동글 단단 하괘라
뫔*
마음은 몸에 들어 이리저리 도니 좋고
몸은 마음 들여 시킨 대로 구니 편코
뫔이라 하나로 뭉쳐 동글 단단 하괘라
* 몸과 맘을 한꺼번에 이르는 단어로 써도 되겠다싶어 사용하였음.
묵
걸으론 흐물흐물 입 안에 탱글탱글
떫은 맛 빠져나고 갖은 양념 침이 돈다
나들어 영글어진담 묵맛 되어 살으리
묵
걸으론 흐물흐물 입 안에 탱글탱글
떫은 맛 빠져나고 갖은 양념 침이 돈다
나*들어 영글어진담 묵맛 되어 살으리
*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