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알림: 슈즈 전문가 혹은 다른 일체의 전문가적 식견이 아니라 단지 맨발 달리기를 좋아하고 열심히 실험&공부하는 사람,
의 주관적 견해입니다.
오늘 머렐의 베어풋 슈즈를 신어봤습니다.

이 광고 사진에 모든 정보가 들어있었음을...신어보고야 알았습니다.
구매를 해 장거리를 신고 달려본 것은 아니기에 간단 리뷰정도가 되겠습니다.
(사이즈를 맞춰서-정사이즈, 한사이즈 오버 사이즈-신어 보고
가볍게 점프해보고 매장안을 걸어보고 가볍게 매장 앞 뒤로 뛰어본게 전부입니다.)
결론 부터 이야기해서 저는 이 신발에 매우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머렐의 베어풋 슈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뒷꿈치와 발 가운데을 극도로 생략한 앞꿈치 중심의 초경량 스피드화.-

하지만 글로브란 이름을 부여한 것이 무색하게 글로브와는 동떨어져있더군요.
일단....
제 점수는요...
**맨발 달리기와 장거리 달리기의 관계를 생각해서 스피드지향의 신발이란 것에 감점 30점.
**앞꿈치에 무게중심을 고립시키고, 중간과 힐을 생략한 듯한 왜곡된 발모양에 감점70점.
**맨발이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제법 두꺼운 바닥에 감점 10점
총점 -10점.
**참고:
10만원대의 가격이고 러닝화 이외에도 구두디자인, 그리고 마치 비브람 클래식 라인같은 디자인도 있습니다.
기본적인 기능은 동일하구요.

이런디자인 말입니다. 구두나 이 디자인은 신어보지 못했습니다. 발볼의 문제는 이 디장인이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봤는데
기본적으로 타이트하기는 마찬가지고 무게 왜곡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구두는 결국 워킹화인데, 스피드화 틀로 만들어진 구두를 신는 건 넌센스겠죠.
-10점 부여의 이유.
1. 스피드 지향의 신발폭 문제
->일단 스피드화라고 한 부분을 짚어봅시다.
컬쳐란에 글을 남겨주신 분께서 글 말미에
'맨발이 신발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부분에 대한 의문'을 남겨주셨는데요...
소위, 달리기 관련 책이나 인류학 책에서 많이 소개하는 발굽진화에 해당되는 내용이죠.
답은,
"기록경쟁하면 신발이-그것도 발굽에 가깝게 조여진 것이- 유리.
더 오래, 더 많이, 더 안전하게 달리려면 맨발이 유리."
가 되겠습니다.
A라는 거리를 정해두고 그 거리를 달려내는 시간 즉 단위시간을 줄여가는 스피드 게임을 하면 발가락이 퇴화되고,
말이나 영양같은 발굽을 가진 동물들이 그런케이스다, 라는게 발굽진화이론입니다.
그래서 정해진 거리안에서 주파 시간을 다투면 발가락이 장애물이 됩니다.
발굽을 지향해 나가는거죠.
그래서 아베베도 기록을 위해선 쭉 신발을 신고 뛰었던 것이고
안톤크루피카도 뒷굽은 제거해도 좌우가 조여지는 뉴발란스를 신고뛰죠..
인간의 발가락이 지닌 주된 기능은 안정성입니다.
더 다양한 지면을 걷게 해주고, 더 안정되게 달리게 해줍니다.(인디언들은 발끝의 더듬이라는 표현을 쓰죠.)
동시에 발바닥의 무게중심을 넓게 해줘서 달리는 순간 골반과 척추가 하는 일을 줄여줍니다.
(발바닥 무게중심 역삼각형의 아랫변이 넓어지는 겁니다.)
발가락은 철저하게 시간에 관계없이 더 많은 거리를,
아주 조금이라도 더많은 거리를 몸에 데미지 주지 않으며 달리게끔 하는 요소중에 하나입니다.
결국 어떤 거리든 그 거리에 심폐가 적응한 동물이 달려내는 단위시간을 줄여가려면 발굽과 같은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형태죠.

너의 발을 야생마의 발굽으로 만들어주마...라는 기세의 신발.

앞꿈치와 나머지 부분은 두께도 차이가 나고 솔의 너비도 차이가 납니다.
특히 가운데 솔은 생략되 있는 수준입니다.
신으면 더 티가납니다.
가운데가 붕 뜨는 느낌.
거의 발가락을 생략한 느낌입니다.
제 발볼이 넓은 편인것도 문제겠지만
마침 신고 있었던 (선물받은 ^^)뉴발란스 574가 그리 발볼이 넓은 편이 아닌데도 딱 한치수 큰거 신고 편안한 수준이었는데,
이 신발은 동일사이즈에서 발을 질식시키는 수준이었습니다.
새끼발가락은 자르는게 더 편하겠다는 느낌이었구요.
매우 전형적인 스피드 지향신발입니다.
여기서 나올 수 있는 질문!
->나는 맨발 중단거리 훈련을 하기 위해 스피드화 적인 맨발신발이 필요한데요?
그래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 신발은 스피드화 문제보다 더 심각한 무게 중심 왜곡 문제가 있습니다.
중단거리 맨발 스피드화를 지향한다면, 차라리 솔이 얇기만한 오니츠카 같은게 낫겠네요.
%%참고:
발굽을 지향하는 스피드 러닝-기록경쟁 달리기-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달리기도 아닙니다.
인간의 장거리 질주는 피식자가 아닌 포식자로서 시작되었다는게 인류학의 입장이지요.
영양같은 피식자였다면 단위거리만큼 빨리 도망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 형태의 중-단거리 주자가 되었겠지만,
우리는 무리지어 추적하는 포식자로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빨리 달리는 것 보단 더 오래....그리고 덜 지치고 달리는게 중요한 상태로 진화한겁니다.
그게 신석기때의 일이라 하고, 그 후로 육체적 진화가 멈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간에게 달리기란 경쟁하고 이기는 행위기 이전에 협동하는 행위고,
도망치기 위한 행위기 이전에 추적하는 행위인 지라,
생각보다 우리 몸은 빨리, 더 빨리 달리는데 익숙치 못합니다.
궁극적으로...
인간의 달리기,
즉,
"데미지 입지 않고 오래 달리기" 위한 달리기를 추구한다면
이런 발가락 죽이기 스피드화는 핀트가 어긋난 초이스가 됩니다.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성을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2. 무게중심 왜곡 문제.->뒷꿈치와 발 가운데가 생략된 느낌마저....

더큰 문제는 여기있습니다.
마치 뒷꿈치를 일부러 들고 있는것 같지만 무게 중심이 앞꿈치에 쏠려 자연스럽게 뒷꿈치가 들립니다.
거의 앞꿈치를 강제적으로 고립시키는 형태입니다.
이를테면 자, 당장 앞꿈치로 달려나가~라고 명령하는 듯한 신발입니다.
진짜로...
리버만 박사의 논문을
"맨발-앞꿈치"
딱 두글자로 요약해서 받아들이고 있네요.
겨우 쿠션화와 힐 신발에서 벗어나나 싶더니 이제 앞꿈치에 힐을 넣는 광경이라니.....
비킬라때 부터 비브람사가 오해해 간다 생각했는데...
머렐과 합작에서는 이런 깜찍한 짓을 하네요.
컬쳐란에 글을 남겨주신 분의 글에도 나와 있듯 맨발 신발 트랜드는 상당한 기세입니다.(주로 미국)
나이키 조차 '프리'라고 하는 맨발 신발 라인을 미친듯이 프로모션하게 만드는 수준이죠.(요샌 한국서도 프로모션을..)
본투런 덕분도 있겠지만, 가장 큰 영향을 끼친건 '하버드대 교수의 사이언스지 논문'이라는 브랜드였습니다.
그래서 리버만 교수 논문발표 후 사람들이 처음 포커스를 맞춘건, 맨발, 앞굼치, 장거리라는 세 요소입니다.
다 아시는 이야기겠지만^^
리버만 교수의 주장은 정리하자면
1. 인간은 장거리 주자고,
2. 장거리를 위해선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앞꿈치 러닝이 되어야 하고,
3. 그것은 맨발일 때 구현된다, 정도입니다.
그 이론을 자세히 뜯어보면 앞꿈치가 중요한게 아니라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몸에 전해지는 타격을 줄이는게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맨발일 때 사람의 발은 자연스럽게 그 지점을 찾아낸다는게 연구내용이구요. (그 지점이 앞꿈치라는거)
아직 완전한 이론도 아니거니와....
머렐포함 많은 베어풋 슈즈들은 연구의 본질적인 부분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꿈치와 베어풋을 이야기하는 것은 인체에 가해지는 충격점을
더 부드럽고, 더 넓고, 척추 및 골반과 직접 연결되지 않는 곳에 두겠다는 전략입니다.
인체에 가해지는 러닝에 의한 타격을 분산시키는 여러 전략중에 하나인거죠.
(무릎을 굽히는 것이나 골반을 유연하게 쓰는 것도 마찬가지 전략입니다.)
앞서 말한 장거리 달리기를 위한 데미지 헷지 전략이죠.
그걸 단순히 뒷꿈치에서 앞꿈치로 히팅포인트만 옮기는 방식으로 이해하다니요...
(알고 그런거라면...마치 금융리스크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기고 모두 헷지 되었다, 라고 말한 월가 사기꾼 같네요. ㅡ.,ㅡ)
앞꿈치로 쾅쾅 달리면 뒷꿈치로 쾅쾅 달리는 것 보다 몸통 데미지는 조금 줄어도 발바닥 자체에는 더 깊은 타격을 입힙니다.
(참고로 완전 맨발이 되면 그렇게 달리기 힘들죠.)
결론:
아직까지는 비브람의 클래식 라인을 빼고는 베어풋 러닝 슈즈라고 불러줄만한건 못찾았습니다.
발 위에 얇은 껍대기만 붙여놓는 비브람만으로도 어떤 왜곡점이 느껴지는데,
신발에게 뭔가를 요구한다는거 자체가 문제인가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결국 이사진에 모든것이 들어있었습니다.
앞꿈치로 땅을 콱찍고 앞으로 타타타타타 달려나가라, 라는 거.
어떤 분 흉내를 좀 내자면...
내가 좀 맨발로 뛰어봐서 아는데, 저렇게 앞꿈치만 고립시켜서 뛰면 스캘프랑 아킬레스건 부상 올텐데..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 정말이지 맨발 그 자체로 일단 걷고 달리면 몸이 어느 정도는 답을 가르쳐 주는 부분이 없지 않은거 같습니다.
우와~간단한 리뷰라고 하시더니 이런 자세하고 멋진 리뷰라니욧! 저는 요즘 밤 늦게 퇴근할땐 사무실에서 신던 비브람도 벗고 차고에서 집까지 맨발로 걸어옵니다. 발바닥에 느끼는 감촉 자체가 다르더군요. 그 짧은 시간동안 걷는게 더 재미있는건 말할것도 없구요. 머렐 베어풋 라인 보면서 든 두려움은, 비브람..비킬라 라인등에 올인하고 클래식 쪽을 날려버릴진 않을까 하는 미친 뻘생각이라죠. 리뷰 감사합니다~!
어힉후..제가 리뷰는 써 본일이 별로 없어서요...괜히 말만 길어진 것 같습니다. ^^ 저도 걱정스럽네요. 애초에 클래식은 판매율도 높지 않았다 하니 더 두렵네요. 저는 클래식 팬이거든요. 그래도 세상에서 제일...완전 맨발과 가까운 신발인거 같아서요..안타깝고 두렵고 그렇네요...
어쩐지 모냥새부터 별로 믿음이 안갔습니다..특히 저처럼 발 볼이 부채처럼 퍼진 발은 신발만 봐도 대강 답이 나옵니다. 아~ 저것도 아니구나...
콘크리트 바닥 문제와 직장에서의 복장 문제가 있어서 비브람외에 추천신발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다행히 파타고니아가 오타쿠를 넘어서 분발중이라 그 쪽도 리뷰를 할계획입니다
도대체 신발을 어떤걸 사야하지 학생인지라 그나마 머렐베어풋은 무난해서 사러갈려고 했는데 이 리뷰 보니 ;;; 발을 혹사 시킬꺼 같은데 ㅋㅋㅋㅋㅠㅡㅜ 발가락신발은 너무 머라해야하지 부담스러움 시선이 ㅠㅡㅜ
ㅋㅋㅋㅋ
건강이 아니라 기록 경쟁을 목표로 한다면 옆도 조이고 앞코도 생선대가리처럼 조이는 신발이 나은가 봅니다. 골프화, 야구화, 축구화도 다 그러니까요. 하지만 이치로나 타이거 우즈는 그 신발에서 벗어나면 즉 시합이 끝나면 곧바로 열심히 자기 발을 관리하죠.
저도 발 볼이 넓은 편이라 생각했는데 세상은 넓고 발 볼 넓은 사람도 많은가 봅니다^^
안타깝게도 비브람 파이브 핑거스는 못 신어봤지만 머렐 베어풋을 신어본 소감은
발을 조이지는 않는다는겁니다. 이전까지 신고다니던 뉴발란스 운동화도 일부러 폭
넓은걸 골랐는데 머렐도 신고 다닐만 합니다. 제가 신고 운동을 하는건 아니지만
사무실에서 하루종일 신고 다니는데 발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더군요.
발가락 신발이 부담스러운 사무실 같은 환경에서는 그리 나쁘지 않은 대안입니다만
당연히 신어보고 결정하셔야겠죠?
발볼 넓으신분은 운동화가 보통 정해져 있습니다.
뉴발574,595, 리복클래식, 오니츠카타이거(모델따라 좀 다름) 뭐 이정도...
(뉴발574소닉은 볼 좁게나옴, 비추)
어쨋건 신발은 가서 직접 신어보고 사는게 제일 좋죠.
계속 댓글이 달리네요 ^^.
최근 비브람을 오래 신거나 베어풋을 오래 했던 SOMer들의 경험담을 서로 비교해 보면서, 그리고 호웰 교수의 저널을 보면서, 갑갑한건 발볼이 아니라 발가락 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당장 여름 내내 조리만 신고 다녀도 가을 입구의 운동화가 갑갑해진다는 분들이 있지요. 발가락이 한번 스프레드 되고 나면 거의 모든 종류의 '슈즈'가 갑갑해지고 불편해집니다. 스프레드 된 발가락은 거의 부채 같은 모양을 이루기 때문이지요. 이제 SOM에서는 공식적으로 신발 리뷰를 안하고 있는데, 결국 발살리기는 어떤 신발로도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냥 장갑도 불편한데 벙어리장갑 리뷰 할 이유가 없죠.
물론 무조건 베어풋이 되란건, 소위 베어풋 파시스트....당장 신발 다 벗고 자연으로 돌아가삼~~하는 미친사람들은 아니기 때문에^^, 주로 운동을 할 때 기준입니다. 하지만 라이프 스타일 슈즈로도 비브람과 같은 발가락 스프레드가 강조된것을 더 추천하고 있습니다. 미니멀 조리나, 비브람 클래식 처럼 발을 감싸는 행위가 최소화 되고 발가락의 움직임, 발바닥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요소가 적은 신발들 말입니다. 힐이나, 쿠션이 발과 몸에 나쁘다는 건, 뭐 상식이니깐 더 강조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틈나는 대로 완전 베어풋이 되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