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11일 목요일, 맑음 3~22℃.
우리가 올라가는 목적지는 세체다 산이다. 세체다는 해발 2,519m의 산으로, 약 2억 5천만 년 전, 이 지역이 얕은 열대 바다였을 때 형성된 석회질 퇴적물이 융기하여 만들어졌다.
현재 세체다가 속한 돌로미티는 독특한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UNESCO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과거 세체다는 목축과 건초 채취를 위한 고산 초원으로 이용되던 곳이었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세체다의 광경을 전혀 몰랐다. 그처럼 장엄한 광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내려서는 순간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인간의 상상이 얼마나 작은지 깨달았다. 작은 들꽃이 피어 있는 언덕에 한참을 서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감격을 주워 담았다. 아마도 돌로미티에서 가장 멋진 광경을 선사해주는 장소인 것 같다.
세체다(Seceda, 2519m)는 푸르른 목초지 너머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이어지는 풍경이 유명한 지역이다. 바로 옆으로는 사스 리가이스(Sass Rigais, 3025m), 푸르체타(Furchetta 3025m) 등이 있는 오들레 산군(Odle)이다.
또 동, 서 푸에즈(Piz de Puez Orientale - Occidentale, 2913m - 2918m) 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전망이 매우 좋다. 세체다 자체는 높은 산은 아니나,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걸으며 발가르데나 지역의 풍경을 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오르티세이에서 세체다 정상까지 케이블카로 올라갈 수 있어 짧게 주변을 둘러보는 사람들도 많다. 반대편의 콜 라이저(Col Raiser) 쪽에서 순환 하이킹을 올 수도 있다.
세체다는 깎아지른 절벽과 톱니 모양 능선으로 유명하다. 세체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산군은 사쏘롱고와 사쏘 토피아이며 세체다 산 주변에는 셀라 산군이 보인다.
사쏘룽고(Sassolungo 3181m)는 긴 암석이란 뜻이다. 발가르데나와 알페 디 시우시, 발 디 파사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사소피아토(Sassopiatto 2969m), 푼타 그로만(Punta Grohmann 3126m)을 아우르는 사쏘룽고 산군의 중심이다.
해발 고도 3181m로 발가르데나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완만한 구릉지 사이에 우뚝 솟아 있어 주변 어디서나 쉽게 조망할 수 있다. 주변 곳곳에서 접근할 수 있으나 보통은 산타 크리스티나(Santa Cristina)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온다.
가운데 멀리 펼쳐지는 톱날 같은 암봉의 전경은 돌로미티의 대표 명소. 영화나 여행 잡지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 보인다. 세체다는 초원과 바위 절벽의 완벽한 조합의 알프스이다. 웅장하고 거대하고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
거기에 파란 하늘 그리고 설산들, 초록 평원 위로 구름도 멋지다. 모두 이 감동을 간직하려고 사진을 찍는다고 바쁘다. 그저 잔디 위에, 긴 의자에 걸터앉아 멀리 멋진 기암절벽과 웅장한 평원, 솟은 산을 쳐다보는 이들도 많다.
왜 사람들이 돌로미티, 돌로미티 하는지 여기에 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십자가가 세워진 세체다 뷰포인트를 향해 걸어올라 간다.
2519m, 해발이 높아 마음만큼 쉽게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언덕에 힘겹게 올라서니 그 멋진 광경인 뾰족하게 솟아있는 오를레 산군을 만난다.
아내를 세워두고 한참을 사진에 넣어보았다. 보이는 것을 전부 다 넣지 못하는 사진이 아쉬웠다. 좀 더 가까이 가 본다고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멈추었다.
경사가 급하게 층계를 따라 내려간다. 다시 올라와 초록 벌판에 보석처럼 노랗게 핀 꽃을 살펴본다. 야생화가 양탄자처럼 깔려있다.
아주 작은 노란색 꽃은 미나리 아재비라는 꽃이란다. 트럼펫 모양의 짙고 선명한 푸른색 꽃은 클루시우스 용담이라는 꽃이란다.
알프스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귀한 꽃이다. 한 없이 걷고 싶은 길이 눈 아래 길게 이어진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케이블카 선착장으로 내려왔다.
다시 내려간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데 걸어서 오르고 내려가는 사람들이 아주 작게 보인다. 중간 기착지점인 푸네스(Furnes)에서 잠시 내려 밖으로 나왔다.
올라가는 케이블카와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쳐다보면서 긴 의자에 잠시 쉰다. 다시 작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온다. 터널 길을 따라 계속 내려온다. 늦은 오후다.
이제 숙소를 향해 차를 몰고 간다. 발가르데나(Santa Cristina Valgardena) 마을을 지나간다. SS242번 도로를 달려간다. 험해서 조심스럽다.
언덕을 힘겹게 오르니 왼편에 싸소롱고 산이 보인다. 건너편에는 피츠 보에(Piz Boè) 거대한 돌산이 누워있다. 잠시 차를 주차하고 사진에 담아본다.
험한 언덕을 오르고 내려 겨우 숙소로 왔다. 그런데 차에 연료가 다 떨어져간다. 주변의 주유소를 검색해 본다. 겨우 찾은 주변의 주유소는 오후 5시가 넘었으니 모두 문을 닫았다.
24시간 영업하는 주유소를 찾았다. 거리가 아주 멀다. 다시 40km 정도를 동쪽으로 달려가야한다. SS641 도로를 달린다. 눈 아래 커다란 페다이아 호수(Lago di Fedaia)를 지나간다.
네비가 시키는대로 달려간다. 아주 작은 마을(Falcade지역 Caviola 마을, 벨루노)에서 Q8 주유소를 겨우 찾았다. 문제는 어떻게 주유하는지 모르겠다.
주인도, 직원도 없고 허술한 주유기만 길가에 있다. 일단 차를 대 놓고 방법을 찾아보려고 살폈다. 어디선가 오토바이를 탄 새댁이 나타났다.
오토바이에 기름을 넣으러 온 것이다. 우리는 연료를 보충하는 방법을 도와달라고 청했다. 새댁은 친절하게 주유하는 방법을 도와주었다.
먼저 신용카드를 넣는 부스에 신용카드를 넣고 체크를 한다. 주유기가 있는 곳으로 가서 주유기를 통해 차에 연료를 보충한다. 넣고 싶은 만큼 넣으란다.
풀로 채우니 자동으로 주유가 정지 되었다. 넣은 만큼 카드로 결제가 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데 조금 복잡하게 되어있다. 도와준 새댁이 너무 감사했다.
우리를 돕는 천사였다. 다시 40km 정도를 돌아와야 한다. 연료를 가득 채우고 나니 맘이 편안했다. 올 때는 형이 운전을 했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숙소에는 이미 저녁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낮에 볼차노 슈퍼에서 산 식재료들로 저녁이 차려졌다. 풍설한 식탁이다. 닭고기 요리, 야채와 메론, 베리 등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하루를 힘들게 움직였다. 형수는 고장이 났다.
*6월 11일 경비: 주차비 24.8, 슈퍼 63.27, 세체다 왕복 222, 연료비 75.52 계 675,000원. 누계 6,330,000원. *1유로 17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