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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풍경사진촬영술
오종은/프리랜서 사진가
해마다 어김없이 사계절이 찾아오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전해오는 그 느낌은 늘 새롭다. 올해도 여름내 푸르던 나뭇잎을 떨구고 추운 겨울이 시작되고 있다. 기나긴 밤이 있어서, 게으른 사람도 새벽의 아름다운 풍경을 자주 대할 수 있는 계절이다. 짧은 해가 저물자 밝게 빛나는 초생달도, 소복이 쌓인 흰 눈으로 눈부시게 열려오는 아침도, 겨울을 더울 아름답게 장식하는 요소들이다.
멀리 떠나는 겨울여행 길에서 혹은, 일찍 잠깬 새벽의 산책 도중에 마주치는 겨울의 매콤한 느낌을 어떻게 스케치할 것인지 정리해본다.
설경(雪景)
겨울의 대표적 풍경을 머릿속에 떠올린다면, 역시 흰눈이 뒤덮인 산야와 나뭇가지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눈꽃일 것이다.(사진 1)
소백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겨울산의 하나이다. 강한 바람이 계속 불어서 나뭇가지에 습기가 얼어붙는 현상을 자주 졸 수 있다. 핫셀블라드 500CM, 80mm, F16, 1/250초, EPD
뒷마당 장독대에 소복이 쌓인 눈도, 지붕마다 하얗게 뒤덮인 눈도, 까만 기찻길만 두 줄로 남긴 들판의 눈도 겨울의 느낌을 아름답게 나타내주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표현해내기는 그리 만만치가 않다. 우리가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처럼, 카메라도 똑같이 보고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노출의 설정에 주의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메라의 노출계가 지시하는 노출값 보다 +1Stop이나 +1.5Stop쯤 더 열어줘야 한다. 그 이유는 흰눈을 희게 표현하기 위해서 인데, 카메라의 노출계는 파인더 안데 포착되는 모든 사물을 중간 밝기(중간 회색)로 나타내려하기 때문이다. - 눈이 아니라 검정색 천을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검정색 천을 카메라의 지시대로 찍으면 역시 회색으로 나온다. - 그래서 노출을 더 줘야만 흰 눈을 희게 표현할 수 있다. 노출을 얼만큼 더 줘야 하는가는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경험과 브레킷팅(적정 노출로 찍고, 그 보다 밝게 찍고, 어둡게 찍고 하는 것)에 의존해야 한다.
대개 흐린 날에는 +1Stop, 맑은 날에는 +1.5Stop 정도를 기준으로 하여 노출 보정하면 알맞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어둡거나 밝은 쪽의 표현이 감동적인 화면을 만들 수도 있으므로 머릿속으로 결과를 미리 그려보고 촬영하는 것이 좋다.
맑은 날에는 편광필터(PL필터)를 사용하여 파인더를 통해 확인하면서 불필요한 반사를 제거하거나, 하늘의 색을 어둡게 하는 것도 화면을 더욱 생동감 있게 해준다.(사진 2)
여름엔 그저 흔한 잡목으로 보이던 나무가 매우 인상적으로 그 자태를 바꾸었다. 스카이 불루로 표현된 파랑이 흰 눈꽃과 어울린다. PL필터를 사용하여 잉크빛 하늘로 만든 아래 사진과 비교해 보기 바란다. 핫셀블라드 500CM, 80mm, F11, 1/125초 EPD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어있는 모습도 놓치기 아깝다. 눈꽃은 소리 없이 내린 눈이 가지에 쌓여 생기는 수도 있지만, 급속히 기온이 저하되면서 습한 바람이나 진눈깨비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생기기도 한다. 갑자기 추워진 날 아침에 생겼다가, 해가 뜨면 금방 사라지기 쉬우므로 부지런한 사람만이 찍을 수 있는 귀한 풍경이다.(사진 3)
눈꽃을 위주로 화면의 볼륨감을 생각해 구성하였다. 높은 하늘은 더욱 푸르게 보이는데 PL필터를 사용하여 그 느낌을 강조했다. 핫셀블라드 500CM, 50mm, F16, 1/125초, EPD, PL필터
흰색의 눈꽃을 화면에 가득 차게 찍더라도 사이사이에 하늘이나 검은 나뭇가지가 보이게 되므로 노출의 보정은 +0.5Stop에서 +1Stop정도면 충분하다. 나뭇가지 하나만 찍는 것보다는 앞뒤의 여럿을 겹쳐지게 해서 찍으면 화면의 깊이도 생기고 풍성해 보인다.
그리고 눈은 그 자체가 흰색이므로 그림자를 이용한 표현이 용이하다. 빛과 그림자를 잘 관찰해서 재미있는 구성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짧은 해, 긴 그림자
'겨울의 해는 매우 짧다' 이 말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낮 시간이 밤보다 짧다고 이해할 수 있지만, 드라마틱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일출이나 일몰 시간대와 쉽게 접하는 계절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오전 일곱시가 가까워서야 해가 뜨므로 조금만 일찍 서두르면 서리가 하얗게 덮인 들판과, 뒷산 너머로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을 즐길 수 있다. (사진 4)
새벽 안개와 일출의 노란 햇살이 화면을 모노크롬화 시켰다. 도시의 근교에 살면서 출근길에 만나는 겨울 아칮의 모습을 스케치한 것. 캐논 EOS 10, 35~135USM LENS, F11
화면 안에 태양을 넣으면 노출이 부족 되기 쉽다. 태양을 화면 중앙에 넣으면 부족 되는 경향이 강하고 주변에 넣으면 좀 덜하다. 따라서 노출의 보정도 각각의 경우에 맞춰야 하는데, 순광에서 찍을 때보다는 부족한 쪽으로 찍는 편이 이른 아침의 분위기를 잘 나타낼 수 있다.
겨울철 태양은 지평선 가까이 떠 있다가 기울어지므로 풍부한 음영과 긴 그림자를 만든다. 이는 여름철의 강하고 짧은 그림자에 비해 무드가 강한 사진을 만들어준다. (사진 5) 이런 광선은 인물 사진을 찍는 데에도 좋다. 풍부한 음영은 얼굴의 입체감과 분위기를 잘 살려낸다.
한창 개발중인 신도시 위로 어두운 구름이 덮였다. 던져진 야구공 같이 빨리 떨어지는 겨울해가 이미 사라지고 붉은 노을이 잠깐 타버렸다. 니콘 801, 105mm, F4, 자동노출, EPZ
이외에도 일찌감치 찾아오는 일몰과 월출, 결빙 등 겨울의 표정은 수없이 많다. (사진 6, 7, 8) 관심을 가지고 잘 살펴보면 사진을 찍기 전에 이미 머릿속의 사진첩에 기록될 것이다.
곡식을 베어낸 빈 들판에 하얀 무서리가 내렸다. 오른쪽에서 비스듬히 들어오는 광선을 받아 반짝이는 서릿발은 금방 녹아 없어질 것이다.
싱싱한 연잎도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은 제 철이 따로 있다. 살얼음 위에 말라버린 잎가지도 겨울을 춥게 느끼게 한다. 니콘801, 180mm ED, F4, 자동노출, EPZ
겨울밤 보름달은 새벽까지 그 자태를 앓지 않는다. 늦잠자는 햇님대신에 달님의 밝혀준다는 동화처럼. 캐논EOS10, 35~185 USM LENS, F5.6, 자동노출, E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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