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재~고삽치~재동고개~시루봉~가야산~
~수어천/섬진강/남해합수점
두 개의 왕복 4차선 폭넓은 도로인 남해고속도로와 10번 국도가 나란히 지맥을 동서로 크게
가로지르는 송치재,남해고속도로는 암거를 거쳐 안전하게 통과하고,광양시 사곡리와 골약동
사이를 잇는 10번 국도는 다소 위험을 무릅쓰고 막무가내로 가로질러 건너 뛰어야 하는 송치
재에서 연달아 꼬리를 잇는 지맥의 들머리는 10번 국도상의 호암 버스승강장 뒤편의 숲이다.
'골약동'이라고 영역표시를 적은 초록바탕의 작으마한 사각의 입간판 우측으로 희미한 지맥의
산길이 산객을 기다린다(10시17분).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수더분한 비탈은 한창 해바라기 삼매경의 남양홍가의 묘지를 거쳐
5분여쯤이면 단박에 첫고등으로 오르게 되는 봉우리,베개처럼 밋밋하고 기름한 이 멧부리에서
지맥은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줄달음을 친다.꺽다리 소나무들의 숲은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
무 숲으로 갈마들며 이어진다.간간히 잡목들의 마른가지들과 명감넝쿨 등의 험상궂은 저항을
맞기도 하지만 그렇게 극성스럽지는 않은 숲길이다.찬기운이 잔뜩 묻어 있는 바람이 옷깃을
아금 받게 파고든다.그리고 산길 이곳저곳에는 상품의 포장용으로 사용되었던 비닐봉투 등이
쓰레기장처럼 지저분하게 널려 있다.지맥의 우측 저 아래의 골짜기에 있었던 쓰레기들을 이렇
게 바람이 실어 온 거다.
쓰레기 매립장
지맥의 우측 방향이 갑짜기 시원스럽게 시야가 툭 터지면서 광범위하게 조성이 되어 있는
시설단지 건설현장이 눈에 들어온다.쓰레기 매립을 위한 대규모 단지인 모양이다.조금 전의
비닐 쓰레기는 결국 그곳에서 이곳까지 바람이 옮겨온 것일 게다.산길은 밋밋하고 부드럽게
꼬리를 잇는다.잡목들과 가시넝쿨 등의 허섭한 산길을 예측했었는데,예상한 것보다는 한결
부드러운 지맥의 산길이 아닐 수 없다.아름드리 노송 한그루가 수문장처럼 호위하고 있는
둥긋한 해발 231.8m봉을 넘어서고 온갖 잡목들과 소나무 서너 그루가 서로 드잡이라도 벌이
는 것처럼 얽혀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차례로 넘어선다.
지맥의 등성이는 방향을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커브를 그리며 꼬리를 잇고 산길 우측으로는
암갈색으로 잔뜩 녹이 슨 철망 울타리가 지맥의 산길과 궤적을 함께 한다.다갈색의 솔가리와
가랑잎의 산길은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가지런하게 꼬리를 잇는다.오늘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산길안내의 이정표가 산객을 반긴다.우측으로 '가피사(0.6km)'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
는 갈림길 삼거리이고 지맥의 반대 방향으로는 '구봉산(4.5km)'을 가리키고 있다.가피사 갈림
길을 지나고 어린 편백나무와 신갈나무 등의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면 말안장을 닮은 넉넉한
안부로 지맥의 산길은 이어진다.
채석장
안부 한복판에는 맑은 물이 담겨 있는 작으마한 연못 모양의 물웅덩이가 자리하고 있다.그리
고 지맥의 산줄기 우측의 까마득한 벼랑아래 골짝에는 대규모의 채석장이 자리하고 있다.조금
전의 쓰레기 매립장의 대여섯 배 크기의 규모로 여겨지는 채석장이다.그런데 안부를 뒤로하
는 오르막으로는 산길이 거의 없고 앞 쪽의 멧덩이 우측의 8부 능선쯤으로 비스름히 산길은
꼬리를 잇는다.그러나 이 산길은 채석장의 절개지 부분인데,절벽이나 다를 게 없는 계단층
처럼 깎아지른 벼랑의 위험천만의 잔도 같은 이동통로다.한눈을 판다거나 자칫 삐끗했다가는
90도에 육박하는 벼랑으로 추락할 위험스러운 구간이 아닐 수 없다.중장비와 채석장 관리동
이 마치 장난감처럼 까마득하게 부감이 된다.
잔도 같은 절개지의 층계면에는 수많은 염소똥들이 수북하다.100여 미터쯤 이러한 행색의
위험스러운 구간을 거쳐 좌측의 가파른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해발306.6m봉이다.거의 절반
쯤 채석장 측이 두부모 자르듯이 아금 받게 절개를 한 봉긋한 해발306.6m봉에서 지맥의 방향
은 이제까지의 동진에서 북진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꼬리를 잇는다.수북한 가랑잎의 가파
른 내리막을 짓쳐 내려서면 송치재에서 거쳤던 남해고속도로와 10번 국도를 다시 맞닥드리게
된다.고삽치(高揷峙)다.
고삽치
왕복 4차선의 폭넓은 도로를 넘어설 수 있는 지하통로와 횡단보도가 고삽치 고갯마루 언저리
에는 없다.별 수 없이 무단횡단을 할 수 밖에 도리가 없다.교통의 흐름이 복잡한 수도권이 아
니고,비교적 한적한 교통 흐름의 지방이 아니라면 언감생심 횡단을 맘 먹을 수는 없는 일 아닌
가.두 개의 도로를 그럭저럭 넘어서 맞은 쪽으로 보이는 양회임도로 들어선다.이 양회임도는
'(주)광양이엔에스'라는 공장의 진출입로이다.쓰레기 재활용을 위한 중간단계의 공장쯤으로
여겨지는데, 장비 두어 대가 분주하다.지맥은 그 공장을 좌측으로 끼고 정면으로 보이는 숲을
겨냥하여 꼬리를 잇는다.
숲으로 드는 길은 절개지를 막바로 올려쳐야 한다.가파른 절개지를 어렵사리 기어오르면
소나무와 신갈나무 그리고 잡목들과 넝쿨 등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붕긋한 해발198.2m봉
에 이르고 198.2m봉을 넘어서면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수렛길이 기다린다.가랑잎의
수렛길은 한차례 언덕 같은 봉우리를 거쳐 다시 왕복 2차선의 도로가 세 갈래로 갈라지는
사거리 고갯마루로 꼬리를 드리운다. 재동고개다.이 재동고개는 광양읍 중근동 재동과 군장
사이를 잇는 도로가 동서로 이어지고,하동,옥곡 방면과 광양의 골약동 쪽 사이를 남북으로
연결이 되는 고갯길이 서로 어우러져 있는 고개다.
재동고개
재동고개에서 지맥은 하동과 옥곡 방면의 도로 바로 우측의 산줄기다.꺽다리 소나무 숲의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고 누런 솔가리가 마춤맞게 깔려있는 산길이다.30여 분쯤 그러한
행색의 고즈넉한 숲길을 올려치면 소나무와 신갈나무 등의 붕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고
곧바로 사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갈림길 한켠에 산길안내를 위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데,좌측은 큰골재(0.61km) 방면이고 우측은 전망대(0.62km)쪽이라고 알리고 있다.사거리 갈
림길을 지나면 머지않아 울퉁불퉁한 크고 작은 바위들의 오르막 비탈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엄장한 허우대의 바윗덩이봉을 오르기 위한 쇠사슬을 이용한 고정로프와 발디딤용 철판 등의
도움으로을 바위비탈을 올려치면 마당바위 같은 너럭바위 전망대가 산객을 기다린다.광양읍
시가지와 광양만의 컨테이너 배후지원단지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후련하고 광활한 조망의
전망바위를 뒤로하고 5분여 발걸음을 하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우측의 내리막은
이곳 삼거리에서 600여 미터쯤 거리에 솟구쳐 있는 해발404m의 시루봉으로의 산길이다.
광양시가지와 컨테이너 부두
시루봉으로의 내리막은 PE로프와 통나무를 이용한 난간겸 고정로프와 통나무만의 안전시설,
그리고 데크계단의 도움으로 가람쉼터(안부 좌측)와 장수쉼터(안부 우측)로의 산길이 나 있는
사거리 안부 쉼터에 이르게 되고, 이 사거리 안부 쉼터를 곧장 가로질러 골리앗 덩치의 송전
철탑을 거쳐 완만한 치받잇길을 올려치면 베개처럼 기름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데 이 봉우리
가 해발404m의 시루봉 정상이다.시루봉 정수리는 딱히 어느 특정 지점을 따질 수 없을 만큼
기름한 행색이며 쉼터용의 긴 의자가 서넛 마련이 되어 있고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도 우뚝
하다.
해발404m의 시루봉을 뒤로하고 다시 지맥상의 시루봉 갈림길로 되돌아와 가야산 정상 쪽으
로 2분쯤 발걸음을 더하면 곧바로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496.9m의 가야산(伽倻山) 정상
이다.둥긋한 정수리 한켠에는 두 기의 돌탑과 이동통신철탑이 차지하고 있고, 정수리 한복판
에는 정상임을 알리는 아담한 빗돌도 두 개씩이나 자리하고 있으며,1996년에 재설된 삼각점
도 가세하고 있는 멧부리다.정수리를 곧장 가로지르는 지맥의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고
가지런하다.가근방 광양 주민들의 휴식의 공간이자 힐링의 둘레길로서의 역할로 산길은 가지
런하고 말끔하다.
광양읍 일대의 시가지와 광양만 해변가의 아름다운 조망이 기다리는,가야산 정상을 뒤로하는
산길은 마냥 부드럽기만 하다.대도시가 인근이기에 그곳으로의 갈림길을 수시로 만나게 된다.
그러한 갈림길이 있는 곳에는 으례 산행안내를 맡고 있는 이정표가 빠짐없이 마련이 되어 있
다.가야산 정상을 뒤로하고 완만하고 밋밋한 소나무 숲길을 5분쯤 발걸음을 하면 우측으로
제2주차장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언덕 같은,봉우리 같지 않은 봉우리에 닿게 되는데,
이 봉우리가 해발426m의 '작은 가야산'이다.작은 가야산을 뒤로하고 여러 운동기구들을 갖추
고 있는 '장수쉼터'를 지나면 산길은 데크계단으로 꼬리를 잇는다.
누런 솔가리가 마춤맞게 깔려있는 소나무 숲길 좌측으로 광양읍 광영동 시가지와 그 너머의
섬진강, 그리고 섬진강대교의 아름다운 풍광이 조망이 된다.누런 솔가리와 울창한 소나무의
숲길은 걸핏하면 골리앗 허우대의 송전철탑의 곁을 지나기도 한다.와우생태공원(우측1.2km)
과 광영중길(좌측0.5km)의 사거리 갈림길을 지나고 허름한 봉분의 대여섯 기의 옹기종기한
묵묘를 가로지르면 쉼터용의 긴 의자 두 개가 마련이 되어 있는 사거리 갈림길을 또 만나게
된다.이번에는 좌측은 금영공원 쪽이고 우측은 와우생태공원 방면이다.지맥의 방향은 맞은
쪽이다.
작은 가야산
이 사거리 안부를 지나서 5분여 발걸음을 더하면 소나무들만의 손등 같은,붕긋한 봉우리에
닿게 되는데, 이 봉우리가 해발88m의 소삼각점봉이다.해발88m봉 한복판에는 국립건설연구소
에서 심어놓은 놋쇠로 구운 소삼각점이 의젓하게 자리하고 있는 소삼각점봉이다.소삼각점봉
을 뒤로하면 머지않아 수어천(水漁川)과 섬진강,그리고 남해가 한데 어우러지는 합수머리에
득달하게 된다.합수머리 연안을 따라 왕복 2차선의 86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고 있다.옥곡
나들목에서 광영동을 거쳐 광양읍 심장 쪽 사이를 잇는 도로이다.도로 절개지의 맨 가장자리
의 콘크리트 빗물관을 따라 우측의 비탈을 내려서면 861번 지방도로가 된다(14시25분).
도상거리 30.5km의 억불지맥은 이곳 수어천이 섬진강과 포옹을 하고 난바다의 남해와 한데
합쳐지는 합수머리에서 드디어 피날레를 맞게 된다.억불지맥은 비교적 짧은 지맥이지만 접근
과정을 보태면 40km에 육박하는 지맥이 아닐 수 없다.그리고 세 구간으로 나누어 종주를 모
두 마치게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첫 구간은 자우룩한 운무로 조망의 능선으로 불리우던 구간
을 맥없이 지나치게 되었고, 두 번째 구간은 미세먼지로 인한 안타까움의 산행이었으며, 세 번
째인 이번의 마지막 구간에서 비로서 날씨도 그만하면 합격점을 주어도 지나침이 없고, 맑고
청명한 날씨는 예전의 먼지 투성이 속의 산행을 잊게 할 만큼의,체면을 세운 산행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겠다. (2019,1/26)
(아래)억불지맥 지도2 영세공원-광영(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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