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5(토) 대체로
맑음
날씨가 완전히 맑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별로 춥지 않았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아래 봉산 동에서 중국집 식당을
운영하는 중학교 동창 친구한테 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왔다. 아내가 요리를 하고 친구가 도와 가면서
장사를 잘 한다고 한다. 아내가 친절하고 싹싹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친구들 사이에 소문이 좋다. 탕수육을 한 개 시켜 가져오고 싶었지만 지갑에 돈이 없었고 카드 계산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여수는 대부분 현금 결제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도시와 시골이
섞여서 먹고 살기 때문이리라. 다음
주에 아내를 데리고 가서 점심을 하기로 하고 왔다. 나는 우동을 먹고 싶고 아마 아내는 간 자장면을
먹을 것이다.
내가 처음 자장면을
먹은 기억은 중학교 입학시험을 치르고 나와서 남산동 어느 중국 음식점에서 둘째 작은 아버지께서 사주셨는데 그때는 자장면 한 그릇에 우동을 한 개
더 먹은 기억이 난다. 50 여 년 전 일이다.
저녁
때는 내가 살던 동네 후배한테서 전화가 왔다. 서울 동생하고 연락이 되어서 이사 온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물론 나하고도 가끔 인터넷을 통해 연락하고는 했는데 미처 연락을 못했는데 먼저 연락이 왔다. 아파트 앞에 있는 옴시렁 감시렁 이라는 식당에서 소주를 곁들어 저녁을 먹었다.
아구 찜을 맵지 않게 해서 먹었다. 마산 아구 찜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여수에도 아구 찜을
하는 식당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 같다. 식당 이름은 오면서 가면서라는 말의 전라도 사투리이다. 전에 어른들이 옴시렁 감시렁 자주 들르라고 하던 말을 생각나게 하는 이름이다.
후배는 부산에서 오랫동안 경찰 공무원 생활을 하다 퇴임하고 고향에 돌아와서 살고 있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바로 옆에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앞으로도 가끔은 솔 한잔씩 하게 될 것 같다. 이 후배 역시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잘 정리하고 사는 것 같다.
이사 온지 3주 째인데 주변을 둘러 보니 반경 1,000미터 안에 가까이 아는
사람들이 10 명은 사
는 것 같다. 그래서 세상은 좁다고 했나 보다. 누구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했는데 말이다.
세상이 좁다고 하는 말은 죄 짓지 말고 살라고 하는 경계의 의미가 있겠다. 할
일은 많다고 하는데 내가 할 일은 없는 것 같다고 하면 나의 주전머리 없는 변명이라고 할까? 가죽이
있어야 털이 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2017-11-26(일) 대체로
흐림
오전에는
친구 따라 교회에 가서 예배를 보고 교회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수 시청 부근에서 아내가 장어 탕 식당을 하는
친구와 만나서 차라도 한 잔하고 싶었는데 모처럼 식구들과 모임이 있다고 다음으로 미루었다.
시내
버스를 한 개 골라 타고 시내 일부를 둘러 보았다. 짚 앞에서 탔는데 한재를 넘어 여서동을 지나 미평, 둔덕으로 돌아 오는 버스였다. 한재는 전에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높게 보인 재였는데 굴을 뚫어 도로를 만들었다. 그 재를 넘어 학교를 다니던 친구들도 있었다. 한재 밑에 광무동쪽은 전부 밭이었고 집들이 듬성듬성 있었는데 지금은 도로도 잘 포장되어 있고 집들도 많이 들어
차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80년대 초 여수를 떠났으니 30 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해도 3번은 변한 시간이다. 옛날 지적도를 펼쳐 비교 하면서 다녀야 어디가
어딘지 짐작이 갈 것 같이 변해 버렸다. 마을 이름도 옛날 시골 이름이 아니고 동으로 바꿔 마을을 편입하고
했으니 생소하다. 한 동안은 많이 헷갈릴 것 같다. 모든
마을이 이렇게 인간의 편의에 따라 변하고 없어지고 하면서 세월이 흘러 가나 보다.
첫댓글 '옴시렁 감시렁'이 정겹네요~
날마다 감회가 새로우신가 봅니다.
오늘 서울은 -7도네요ㅠㅜ
따시게 입고 외출하셔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