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재는 문수지맥상의 사거리 안부다.그곳으로의 등하행 산길은 봉화군 봉성면 우
곡리 쪽과 춘양면의 도심리 쪽에서의 등하행 산길이 언뜻 떠오르는 데,우곡리 방면으
로의 하행 산길을 한 차례 겪고나니 도심리 방면에서의 오르막이 좀 더 수월해 보이
는 건 그만큼 우곡리 쪽으로의 오르막에 대한 두려움이 염려되었던 것이다.그러한
염려로 문수지맥 두 번째 산행의 들머리는 우곡리를 제치고 춘양면 도심리 쪽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춘양면 소재지인 의양리에서 북쪽으로 치닫는 88번 지방도로는 고산준봉의 산줄기
사이로 꼬리를 잇는다.좌측은 백두대간상의 옥돌봉에서 분기가 되는 문수지맥이 해
가 저무는 서쪽을 듬직하게 커버하고 있고,우측의 동쪽은 역시 백두대간상의 차돌
배기 삼거리봉에서 분기가 되는 각화지맥의 산줄기가 착실하게 번을 서고 있다.그러
한 고산준봉의 사잇길인 88번 지방도로는 각화지맥의 분기점으로의 들머리인 석문
동 갈림길이 있는 애당리 삼거리를 거쳐 오릿쯤 더 발품을 보태면 닿게 되는 산협이
도심리다(10시7분).면소가 있는 춘양면 의양리에서 이십오릿길이다.
도심리에서 가부재 오르는 길
허우대가 어지간하면 마을 한복판의 마을 회관 앞의 여유공간까지 다가갈 수 있으
련만 우리 일행들을 태우고 온 버스는 씨름 체급으로 따진다면 최고 중량인 백두장사
급이나 다를 게 없으니 경량급처럼 마음대로 몸 가누기가 쉽지않다.몸이 비대하면
그에 상응하는 도로는 넓어야 하고,곧고 튼튼해야 육신을 마음대로 용신 할수가 있
는 것이다.
먹음직스러운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 감나무 한 두 그루씩을 울타리 안에 가지고
있는 오붓한 농가들 사이의 고샅을 벗어나면 붉은 빛의 사과들이 주렁주렁한 풍요
로운 사과밭이 뒤를 잇는다.온 동네 집개들의 열렬한 전송을 받아가며 오붓한 마을
고샅을 지나고,풍요의 사과밭 사잇길을 차례로 거치고 나면 본격적인 숲으로의 양회
임도가 기다린다.
가부재사거리
구불거리는 실배암처럼 꼬리를 잇는 양회임도는 비포장의 행색을 거치고 나면 머지
않아 문수지맥상의 사거리 안부로 산객을 안내한다.들머리 도심리를 뒤로하고 1시간
쯤이 흐르고 난 뒤다(11시2분).가부재 사거리에서 꼬리를 잇는 지맥의 산길은 남쪽
과 서쪽 방면의 임도 모퉁이에 수문장처럼 우뚝한 아름드리 노송 뒤편이다.
밑동에서부터 아름드리 노송이 마치 삼지창처럼 위풍당당한 노송을 뒤로하면 숲은
초록의 태깔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이미 낙엽의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는 행색의 노릿
노릿하고 울긋불긋한 색으로 탈바꿈이 진전되고 있다.그런 와중에 늘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는 아름드리의 끌밋한 노송들만이 의젓하다.아름드리 노송들의 올곧은 푸르
름과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활엽수목들의 완만한 오르막 숲길을 올려치면 베개처럼
기름한 해발989.4m봉이다.
해발989.4m의 삼각점봉
다소 기름하지만 헬기장처럼 평편한 정수리 한켠에는 무인산불감시카메라가 장착이
되어 있는 철탑이 우뚝하고, 어린 소나무들이 그들먹한 정수리 한복판에는 2004년
에 재설된 삼각점(춘양303)이 아직도 번듯하다.989.4m봉을 뒤로하는 노란바탕의
숲길은 아름드리 노송들의 끌밋함과 푸르름이 있고 허우대도 그에 못지않은 신갈
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목들의 아쉬운 퇴장의 길목이 마주하는 산길이다.
그러한 행색의 울창한 숲길은 부드럽게 이어지고, 분위기는 푸근하고 아늑하기만
하다.부드럽게 꼬리를 잇는 오르막을 한 차례 올려치면 해발876.9m봉인데,정수리
에는 아담한 헬기장이 닦여 있는 봉우리다.876.9m의 헬기장봉을 뒤로하는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고, 넉넉한 안부를 거쳐 한 차례 오르막을 올려치면 해발 720m봉
인데,정수리 한복판은 묵묘 1기가 차지하고 있는 데,묵묘의 봉분은 어린 신갈나무
등이 엄부렁하다.
묵묘의 차지가 되어 있는 720m봉을 넘어서고,아름드리 노송 서넛과 신갈나무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붕긋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나면 산길은 꺼뭇꺼뭇하게 이끼가
말라붙은 얼룩의 크고 작은 바위들의 봉긋한 멧부리로 이어지고 끌밋한 노송들이
그들먹한 산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데,등성이를 따라 흰색의 포장끈을 이용한
어수룩한 금(禁)줄이 지맥의 잔등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그리고 현수막이 드문드문 걸려 있는 데,'입산금지'라는 제목의 송이,능이버섯 불법
채취금지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는 현수막이다.그러한 금줄과 현수막의 산길은
검은 차광망과 비닐을 이용한 미니 하우스 형태의 심마니터 행색의 어수룩한 임시
막사 곁으로 이어지는 데,그 어수룩하고 허름한 막사는 지맥의 산길 한복판에 벌렁
자빠져 있다.바람이 부러 뒤집어 놓은 모양이다.
붓든고개
아름드리 노송들이 그들먹하게 줄을 잇는 산길은 그들만의 봉긋한 멧부리를 솟구치
고기도 하고 주변으로는 송이버섯도 어지간히 낳아 놓기도 하는 모양이다.송이와
능이버섯의 채취를 금지하라는 금줄은 여전하게 꼬리를 잇고 아름드리 끌밋한 노송
들의 행렬도 여전하다.흙무더기 행색의 납작한 봉분의 묵묘를 한켠에 두고 있는 둥긋
한 멧부리를 넘어서고 아름드리 노송들의 붕긋한 멧부리와 생김새나 높이가 어금
지금한 멧부리 두엇을 넘어서고 나면 지맥의 산길은 임도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
붓든고개다(12시12분).
임도에서 좌측으로 2,3십 미터쯤 이동을 하면 조금 전에 보았던 임시막사와 똑같은
모양의 막사가 한 채 또 있다.지맥의 산길은 좌측 방향으로 이어지는 임도에서 벗어
나 그 막사 뒤편으로 꼬리를 잇는다.여전하게 꼬리를 무는 아름드리 노송의 숲길은
조금 전의 것과 역시 모양이 같은 임시막사를 또다시 만나게 된다.송이와 능이버섯
을 지키기 위한 초소인 것도 같고 그들의 휴식의 장소인지도 모른다.
갈방산 정상
그러한 행색의 지맥의 산길은 그들만의 둥긋한 멧부리 두엇을 거치고 나면 움푹한
구덩이 곁으로 이어진다.땅 속의 석회석이 침식을 하여 구덩이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여겨지는 구덩이다.산짐승은 물론이고 등산객들도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횡액을
당할 수도 있는 재수없는 구덩이다.그곳을 지나서 한 차례 오르막을 올려치면 둥긋한
멧부리가 산객을 기다린다.해발711.5m의 갈방산(葛芳山) 정상이다(12시36분).
둥긋한 정수리에는 정상을 표시하는 표시물이 땅바닥에 찢겨져 뒹굴고 있다.그러한
행색의 갈방산 정상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 2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하늘을
뒤덮을 기세의 울창한 아름드리 노송들과 참나무들의 완만한 내리받이는 흙무더기
행색의 묵묘 두어 곳을 거치고 전주이가의 묵묘를 지나고 나면 왕복 2차선의 차도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봉화읍 방면과 소천면 쪽 사이를 잇는 구(舊)36번 국도가
넘나드는 고개 다덕현이다(12시56분).
다덕현의 다덕육교
이 도로를 따라 좌측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곧바로 다덕육교를 건너가게 되는 데,이
육교는 육교 밑을 통과하는 신설확장된 왕복4차선의 36번 국도가 지나가고 있는
육교다.한꺼번에 신구(新舊)의 두 도로를 건너는 셈이다.지맥은 다덕육교를 넘어서
도로 좌측의 나지막한 산줄기로 꼬리를 잇는 데,잠시 올랐다가 대번에 다시 36번
국도로 내려서야 하는 대수롭지 않은 구간으로 그냥 건너 뛰기로 한다.
다덕육교를 넘어서 3,4십 미터쯤 발품을 보태면 도로 우측으로 나 있는 양회임도를
만나게 되는 데,지맥의 산길은 그 양회임도와 궤적을 같이 한다.양회임도 어귀에
해묵은 느티나무 한 그루가 길목을 지키고 있다.임도는 나지막한 산줄기 우측의 7부
능선의 허리를 가로지르더니 좌측으로 급선회를 하며 꼬리를 이어 나가고 지맥의
산길은 임도의 급커브를 따르지 않고 임도 우측의 숲으로 꼬리를 잇는다.
숲으로 접어드는 길목에 단호박들만의 쓰레기 더미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다덕현
을 뒤로하고 첫 고등으로 오르게 되는 둥긋한 해발473m봉을 넘어서고 잘록한 사거리
안부를 거쳐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봉긋한 멧부리가 산객을 맞이한다.해발509.6m
봉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1976년 건설부가 재설한 삼각점이 아직도 번듯하다(13시
18분).509.6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는 산길도 다갈색의 솔가리가 푹신한 소나무들
만의 숲길이다.
은빛물결의 억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을 지나고 나면
솔향기 가득한 소나무 숲길이 뒤를 잇고, 어린 소나무들이 안동김가 묵묘의 봉분을
뒤덮고 있어 마치 어린 소나무들만의 봉우리처럼 여겨지는 해발485m봉을 넘어서면
여전하게 다갈색의 솔가리가 푹신한 소나무 숲길이 뒤를 잇는다. 산길은 뚜렷하게
꼬리를 잇고 있지만 잡목들과 촘촘한 가시를 장착한 산초나무들의 저항이 은근하게
산객을 괴롭히고 있다.
옛고개
그러한 행색의 산길은 소나무들만의 붕긋한 봉우리로 산객을 안내하는 데,정수리
한켠에는 '등산로'와 화살표시만의 입간판만 세워져 있는 봉우리다.이 봉우리에서
지맥의 산길은 좌측 3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내리받잇길은 머지않아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 폭의 차도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면소가 있는 봉성면
봉성리 방면과 법전면 쪽 사이를 잇는 군도가 넘나드는 고개 옛고개다(13시37분).
옛고개 고갯마루에서 좌측으로 2,3십 미터쯤 이동을 하면 도로 우측으로 지맥의
산길이 산객을 기다린다.오르막 산길은 희미하지만 막상 등성이로 붙게 되면 희미
한 기색은 사라지고 뚜렷한 기미를 보인다.등성이 우측 골짜기에는 레미콘 공장이나
모래 자갈 등의 골재 가공 공장이 자리하고 있는 지,모랫더미도 보이고 중장비들의
웅웅거리는 소음과 공장 기계들이 돌아가는 기곗소리가 연신 숲 속을 시끄럽게 한다.
소나무들과 잡목들이 한데 얽혀잇는 붕긋한 해발460.4m봉을 넘어서고, 이장(移葬)을
하여 평편한 공터가 생긴 둥긋한 멧부리를 차례로 넘어서면 산길은 어린 참나무들과
촘촘한 가시가 다닥다닥한 산초나무들의 저항이 기다리고 있는 산길이다.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과 소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진 베개처럼 기름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지맥의 등성이 절반인 좌측은 온통 벌목지대다.
좌측의 긴 골짜기 미륵골 일대에 걸쳐 이루어진 벌목지가 한눈에 조망이 되는 해발
480.8m봉의 정수리 한복판에는 예전의 건설부가 심어놓은 삼각점이 아직까지 반듯
하다(13시56분).480.8m의 삼각점봉을 뒤로하는 산길은 이전의 산길보다는 좀 더
희미하고, 잡목들과 땅을 기는 넝쿨들의 저항이 늘어나 있는 산길이다.무성한 잡풀과
잡목들,그리고 엄부렁한 소나무들의 붕긋한 봉우리 두엇을 넘어서고,높이와 생김새가
어금지금한 봉우리를 한 번 더 오르고 나면 좌측 방면으로 길을 물어야 한다.
민둥의 벌목등성이
지맥의 방향과 다른 맞은 쪽의 산길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고, 지맥의 방향
으로는 잡풀과 넝쿨들이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잡풀과 넝쿨들 그리고 잡목들을 헤치
고 나면 지맥의 등성이는 좌우를 불문하고 모두 벌목이 이루어진 민둥의 등성이다.
크고 작은 그루터기와 땅을 기는 습성의 넝쿨들의 벌목 등성잇길은 머지않아 등성이
곁을 따르는 임도로 이어지고, 임도는 곧바로 지맥을 가로지르는 양회임도로 슬며시
꼬리를 드리운다.
봉성면 봉성리 방면과 명호면 양곡리 쪽 사이를 잇는 임도가 넘나드는 고개 미륵고개
다(14시28분).미륵고개를 곧장 가로지르며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이어나간다.넙데데
하고 다소 기름한 멧부리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삼각점을 지나고, 한 차례 더 언덕
같은 멧부리를 넘어서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왕복 2차선의 918번 지방도로변에 조성
이 되어 있는 고(故) 지용호 경찰서장 순직지인 지용호 호국공원이다(14시43분).
1949년 6월17일 새벽,재산면사무소와 재산지서가 무장공비들에게 기습점거 되었
다는 급보를 받은 고(故) 지용호 경찰서장은 경찰관 20명과 대한청년당원 등 50명을
인솔,트럭 2대에 분승하여 현지로 출동하다가 봉성면 봉양리 미륵재를 통과할 때
충혼탑과 동상이 세워진 이곳에서 무장공비 200여명의 기습공격을 받아 희생이 된
곳이 이곳 지용호 호국공원이다.
호국공원의 호젓한 주차장을 온통 전세를 낸 것처럼 차지하고 가을물색의 남향받이
에서 낙엽이 영글어가는 숲향을 만끽하며 오후 한 때를 느긋하게 보낸다.그러나 가을
한낮의 길이는 어느 틈에 짧아져 있다.한낮의 길이가 줄어든 만큼 계절은 그만큼
어두워지고 찬 기운은 천지사방으로 번진다.그리고 저무는 거나 기울어지는 거나 다
쇠락(衰落)의 길은 가파른 증세를 보이게 마련이다.
(산행거리;18.65km. 소요시간;4시간35분).(2019,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