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千字文) 118 _ 毛施淑姿 工嚬姸笑
모시숙자 공빈연소 毛施淑姿 工嚬姸笑
<毛 털 모 / 施 베풀 시 / 淑 맑을 숙 / 姿 맵시 자
工 장인 공 / 嚬 찡그릴 빈 / 姸 고울 연 / 笑 웃음 소>
모장(毛)과 서시(施)는 아름다운(淑) 자태(姿)를 가졌고,
(서시가) 묘하게(工) 눈살을 찡그리면(嚬) 예쁘게(姸) 웃는 것 같았다(笑).
▶ 한자공부
毛 : 새 깃털의 모습을 나타낸 상형자로 '털'.
施 : 나부낄 언㫃(사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 어조사 야也(뱀→농경문화권의 지신→풍요,야→시). 깃발을 중심으로 사람을 모아놓고 풍요로움을 '베풀다.시행하다'.
淑 : 물 수氵, 아저씨 숙叔(콩→작다→잔잔하다). 잔잔한 물처럼 맑아 보인다는 데서 '맑다'.
姿 : 버금 차次(여러 가지를 두루 갖추다), 계집 녀女. 전인적 교양을 갖춘 여자 모습에서 '모양.맵시'.
工 : 땅을 다질 때 쓰는 달구의 모습에서 '장인.솜씨' .
嚬 : 입 구口(눈 목目의 변형), 자주 빈頻(많다→주름). 눈가에 생기는 주름이라는 데서 '찡그리다'.
姸 : 계집 녀女, 평평할 견幵(견→연). 여자의 피부가 평평하고 '곱다'.
笑 : 대 죽竹(눈웃음), 일찍죽을 요夭(어린아이). 어린이가 눈웃음 짓는 '웃다'.
▶ 해설
모시(毛施)는 모장(毛嬙)과 서시(西施)를 말하는데 춘추시대(春秋時代)말 월(越)나라 미인(美人)으로, 모시(毛施)는 미인의 대명사(代名詞)로 통한다. 모장(毛嬙)은 춘추시대 오나라의 일색(一色)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용모와 자태를 가져 훗날 월나라 왕 구천(句踐)의 애첩이 되었다. 서시(西施)는 월왕 구천이 오왕 부차(吳王 夫差)와의 전쟁에서 패배하자 구천의 참모 범려의 전략에 따라 공물로 부차의 여인이 된 인물이다. 서시에게 빠진 부차는 월나라를 끝까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던 오자서를 죽이고 월나라 경계에 소홀히 하여, 결국 국력을 키운 월나라에 패망했다.
중국의 4대 미녀(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를 이야기 할 때 ‘침어낙안 (沈魚落雁) 폐월수화 (閉月羞花)’ 라 한다.
‘물고기는 물 속으로 깊이 숨어버리고 기러기는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대열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환한 달은 구름 뒤로 모습을 감추고 꽃은 부끄러워 시들었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침어(沈魚)는 '춘추시대 말 월나라의 미인 서시를 가리키는 말로, 강가에서 있는데 물에 비치 빼어난 용모에 놀라 물고기가 헤엄치기를 잊고 가라앉고 말았다.' 낙안(落雁)이란 '한나라 원제 때 흉노를 달래고자 빼어난 미인 왕소군을 선우씨와 결혼하도록 했는데 집을 떠나가던 도중 그녀가 멀리서 날아가고 있는 기러기를 보며 가야금을 타자, 기러기들이 날개 움직이는 것을 잊고 땅으로 떨어져버렸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폐월(閉月)은 위진시기 초선이 한나라 헌제 때의 대신 왕윤의 수양딸이었는데. 그녀가 밤에 달을 보고 있을 때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리자 '달도 내 딸과는 비할 수가 없구나, 네 아름다움을 보고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으니'라고 했다고 한다. 수화(羞花)는 양귀비로 알려진 당대의 미인이 정원에서 꽃구경을 하다가 꽃을 쓰다듬자 그 꽃이 시들어 버렸다는 이야기로 전해진다.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는 모든 사람들이 모장과 서시를 아름답게 여기나, 그들을 보면 물고기는 물 속으로 깊이 도망가고, 새는 하늘로 높이 날아가고, 사슴들은 빨리 달려 도망간다. 넷 가운데 누가 천하의 바른 미를 아는 것일까! (毛嬙西施人之所美也, 魚見之深入, 鳥見之高飛, 麋鹿見之決驟,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라는 내용이 있다. 인간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미인이라 해도 물고기와 새에게는 단지 두려운 존재일 뿐이 듯이 인간에게 유익하다고 하는 인의(仁義)라는 가치 또한 모든 사물에 절대적으로 선한 가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장자의 무위자연주의 관점에서 미인의 대명사인 서시를 이용하여 인의(仁義)라는 유교적 가치를 비판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