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다 맛을 찾아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사는 동안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하지만 지금 먹는 음식이 당신 개인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면? 당신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먹는 음식이 사랑스러운 자녀의 건강을 넘어 삼대까지 영향을 미친다. 지금 당신이 주목해야 할 삼대를 살리는 식습관에 대하여.
1 세대를 뛰어넘는 식생활의 힘
지난겨울 SBS에서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 <생명의 선택>은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의 변화를 가져왔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서 바뀔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여졌던 DNA가 자신의 노력에 따라, 특히 일상의 식생활에 의해 변형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 유전적인 요소로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했던 암이나 성인병, 비만 그 외 유전적인 병들도 식사를 관리해 예방할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방송은 또 자신이 먹는 식사가 본인의 건강뿐 아니라 삼대에 걸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국내외 다양한 케이스를 통해 소개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비단 임산부만의 몫이 아닌 셈이다.
2 DNA에 득이 되는 영양소와 독이 되는 요소
전문가들은 DNA의 변형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영양소로 채소에 풍부한 엽산을 꼽는다. 비타민 B9으로도 불리는 이 영양소는 유전자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메틸기라는 분자에 영향을 끼친다. 암과 당뇨, 심장질환 등의 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스위치를 끄기도 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기도 하는 등 유전의 굴레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엽산 외에 눈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양소로 알려진 비타민 A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반면 DNA를 나쁘게 변형시키는 요소도 있다. 비소, 카드뮴, 니켈 등의 중금속류가 그것. 우리 몸은 알게 모르게 중금속에 오염된 식품 섭취로 영향을 받는다. 중금속은 체내에 들어오면 쉽게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섭취를 줄이는 것이 답이다. 그 외 다량의 알코올이나 환경호르몬 역시 DNA 변형에 악영향을 끼친다.
3 식습관 개선이 시급한 시기가 따로 있다
좋은 식습관을 갖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언제든 필요한 일. 그러나 삼대의 건강을 생각할 경우 특별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시기가 있다.
임산부의 경우 유전자를 빠르게 복제하기 위해 엽산을 필요로 한다. 몸 안에 태아가 존재하는 시기, 특히 여아의 경우 난소 세포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결국 3대가 동시에 존재하는 중요한 시기가 된다. 이때의 식습관이 3대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엽산이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는 아니다. 그러나 일반인의 하루 권장량이 400㎍인 반면 임산부는 두 배인 800㎍로 증가한다는 것이 문제. 소량이라도 엽산이 부족할 경우 유전자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수유기 여성 역시 권장량이 600㎍으로 증가하므로 식생활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스피린이나 피임약을 섭취할 경우에도 엽산을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남자의 경우 사춘기 시절에 주의가 필요하다. 만9세~12세에 성숙한 정자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시기 영양 상태가 후대에 영향을 미치는 것. 그 외에 알코올도 DNA의 변형에 영향을 끼치므로 평소 술을 즐긴다면 영양 섭취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한다.
건강한 DNA를 위한 플러스 푸드 & 마이너스 푸드
■ 플러스 푸드
1. 땅콩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엽산을 손쉽게 섭취할 수 있어 주목할 만하다. 비타민 B군을 상당량 함유하고 있으며 세포를 튼튼하게 하고 적혈구를 증가시켜 철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E도 풍부하다. 또 고단백, 고지방으로 아이 성장에 도움을 준다. 단, 땅콩은 한움큼에 밥 2공기 분량의 에너지를 내므로 과식을 주의해야 한다.
2. 아스파라거스
엽산과 베타카로틴, 비타민 C가 풍부하다. 항산화제인 글루타치온이 들어 있어 심장병과 암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 천연 이뇨제로서의 역할도 상당해 몸속에 쌓인 독성 성분을 배출시키는 기능도 있다.
3. 시금치
비타민 A와 엽산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리신, 트립토판, 시스틴 등 질 좋은 동물성 단백질도 상당하다. 깨를 함께 버무려 먹으면 칼슘과 결합해 신장이나 방광에 결석을 만드는 시금치의 수산성분을 무력화시켜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4. 파프리카
타 작물보다 비타민 A와 C의 함량이 월등하다. 향긋한 향에 컬러풀한 색감으로 아이들도 먹기 좋은 채소. 삶거나 끓이면 영양소가 대부분 파괴되므로 생으로 샐러드에 넣어 먹거나 기름에 살짝 볶아 먹는다.
5. 당근
비타민 A와 B, C가 풍부할 뿐 아니라 칼슘과 철분, 인 등의 무기질과 섬유질도 많이 함유된 슈퍼 푸드. 비타민 A는 지용성이므로 기름에 볶아 먹으면 영양 효과를 높일 수 있다.
6. 호박
베타카로틴이 몸속에 흡수되어 비타민 A로 바뀌면서 불필요한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항암작용을 하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많아 건강재료로 손꼽힌다.
7. 브로콜리
엽산, 비타민 A와 C를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다. 섬유질도 풍부해 체내 해독작용을 돕는다. 브로콜리는 단단하고 질기기 때문에 생으로 섭취하기는 어려운 편. 열에 약하므로 가급적 끓는 물에 살짝 데치거나 짧은 시간 내에 볶아 먹는다.
8. 느타리버섯
느타리버섯은 칼로리가 거의 없고 맛이 좋은데다 90% 이상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먹기 좋은 식품. 엽산이 풍부하고 비타민 D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 마이너스 푸드
1. 통조림
통조림은 개봉 후 바로 먹으면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개봉한 뒤에는 시간이 흐르면 산화작용으로 인해 중금속이 배출되어 음식물이 오염될 수 있다. 통조림은 개봉 후 바로 섭취하거나, 남으면 반드시 유리용기에 덜어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설탕과 소금
설탕과 같은 정제가공식품은 체내 비타민을 소모시키므로 가급적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 바다 오염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소금은 수입량이 상당한데, 그중에는 중금속과 화학물질에 오염된 소금도 있다. 가급적 국내산을 사용하고, 섭취량을 줄이는 습관을 들인다.
3. 생선 내장과 비늘
생선 비늘과 아가미, 내장 등은 오염물질이 모이기 쉬운 부위. 해당 부위를 깨끗하게 제거한 뒤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 요리한다. 국이나 찌개 등에 넣은 뒤 나중에 건져내면 국물을 통해 오염물질을 섭취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4. 지방
중금속이나 오염물질은 지방 용해도가 높다. 때문에 육류의 지방에 오염물질이 밀집되는 부위. 깨끗하게 떼어낸 뒤 물에 담그거나, 가볍게 데쳐 먹는 조리법으로 불필요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5. 고추
고추에서도 납과 카드뮴이 검출된다. 채소와 과실류 등의 농산물에 대한 중금속 오염 관리가 강화 품목에 포함되면서 좀 더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생으로 섭취하는 일이 많은 만큼 손질에 주의가 필요하다. 친환경 제품을 구입한 뒤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 먹는 것이 중요하다.
6. 옥수수
옥수수는 안전성 심사를 거쳐 승인된 GMO 식품이지만 과다한 농약 사용으로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로 수입되는 옥수수와 옥수수 가공식품의 경우 상당량이 GMO 식품임에도 표시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7. 캔 음료
청량음료에는 먹음직스러운 색을 내기 위해 합성착색료가 들어 있다. 그 중 일부 성분은 체내 알루미늄을 축적시킬 수 있다. 온장고 안에 넣고 판매하는 캔 음료의 경우 열에 의해 유해물질이 나올 수도 있으므로 가급적 병 음료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
DNA를 위한 최고의 밥상
1. 엽산의 보고 시금치된장국
재료 시금치 300g, 청양고추·붉은 고추 1개씩, 양파 개, 된장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국간장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다시마(사방 10cm 크기) 1장, 물 7컵
만드는 법 1 시금치는 손질해 소금물에 살짝 데쳐 식힌 뒤 물기를 짜고 5~6cm 길이로 썬다. 2 양파는 굵게 채 썰고 청양고추와 붉은 고추는 송송 썬다. 3 냄비에 물과 다시마를 넣고 중불로 끓이다가 된장을 푼다. 4 국물이 끓어오르면 손질한 시금치와 양파를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다진 마늘과 청양고추, 붉은 고추를 넣고 다시 한소끔 끓인다. 5 국간장과 소금, 후춧가루로 간을 맞춰 낸다.
TIP 시금치는 생으로 넣지 말고 한 번 데친 뒤 넣으면 풋내가 나지 않는다.
2. 비타민 B와 단백질 보충제 현미밥
재료 현미 2컵, 쌀 컵, 물 3컵
만드는 법 1 현미와 쌀을 한데 섞어 깨끗이 씻고 물에 담가 1시간 정도 불린 뒤 체에 밭친다. 2 불린 쌀을 압력솥에 담고 물을 넣어 밥을 짓는다.
TIP 압력솥이 아닌 일반 솥에 밥을 할 경우에는 쌀과 현미를 씻어 불린 뒤 섞어 지을 것. 현미는 5시간 정도 충분히 불려야 부드러운 현미밥이 된다.
3. 비타민 A, B, C가 골고루 달래 오이무침
재료 달래 1묶음, 오이 개, 양파 개, 붉은 고추 개 무침양념 간장·참기름 1큰술씩, 설탕·고춧가루·깨소금 1작은술씩,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달래는 잘 씻어 5~6cm 길이로 자르고 오이는 5cm 길이로 잘라 반으로 가른 뒤 직사각형 모양이 되게 자른다. 2 양파는 껍질을 벗기고 붉은 고추는 깨끗하게 씻은 뒤 각각 곱게 채 썬다. 3 분량의 재료를 고루 섞어 무침양념을 만든다. 4 볼에 손질한 달래와 오이, 양파, 붉은 고추를 넣고 무침양념을 부어 살살 버무려 낸다.
TIP 알이 굵고 껍질이 두꺼운 달래는 속껍질을 벗겨내고 손질해야 먹을 때 부드럽다.
4. 카로틴과 비타민 A를 한번에 양배추겉절이
재료 양배추 5장(로 자른 것), 청고추 개, 붉은 고추 개, 통깨 약간 겉절이양념 멸치액젓·고춧가루 1큰술씩,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양배추는 가로 1cm, 세로 5cm 길이로 잘라 깨끗이 씻은 뒤 체에 밭친다. 2 청고추와 붉은 고추는 5cm 길이로 채 썬다. 3 볼에 양배추와 청고추, 붉은 고추를 담고 분량의 양념을 넣어 살살 버무린 뒤 통깨를 뿌려 낸다.
TIP 양배추의 숨이 죽으면 약간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처음 간은 조금 짠 듯 맞춘다.
5. 풍부한 비타민과 칼슘 두릅 쇠고기산적
재료 두릅 6대, 쇠고기(우둔살) 200g, 소금·통깨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쇠고기밑간 간장 2큰술, 설탕·다진 파 1큰술씩, 다진 마늘·참기름·깨소금 큰술씩,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두릅은 딱딱한 밑동을 잘라내고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2가닥 정도로 나눈다. 2 쇠고기 우둔살은 1.5cm 폭으로 토막낸 뒤 잔칼집을 넣는다. 분량의 양념으로 밑간한 뒤 달군 팬에 익혀 모양을 다듬는다. 3 산적용 꼬치에 두릅과 쇠고기를 번갈아 3회 정도 꽂은 다음 기름 두른 팬에 살짝 지져 통깨를 뿌려 낸다.
TIP 쇠고기는 익으면서 줄어들게 되는데, 충분히 잔칼집을 주어야 짧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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