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산책] 『청정도론』⑦
대상에 마음 집중된 좋은상태가 삼매
윤리적인 규범인 계(戒)와 생활의 욕심을 조절하는 두타행을 실천하여 청정한 계를 확립한 자는 더 미세한 마음의 더러움을 씻어내기 위해서 마음집중인 선정(禪定)을 닦아야 한다.
초기경전과 『청정도론』에서 선정을 닦는다는 말을 ‘마음(心)을 닦는다’고 한다. 마음을 닦는 다는 말을 사마타(samatha, 止), 삼매(samadhi, 定), 선정(jhana, 禪定)이라고도 하며, 집중 또는 마음집중 명상(concentration meditation)이라고도 한다.
<사진설명>태국의 한 스님이 삼매에 들어있다.
『청정도론』에서 삼매를 〈하나의 대상에 마음이 집중된 좋은 상태(善心一境性)〉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에서 중요한 말은 ‘좋은 상태(善)’이다. ‘좋다’는 말은 불교의 목적인 열반, 최상의 청정에 좋다는 의미이다.
마음을 집중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집중된 마음에서 신통력 같은 능력이 나오는 것은 불교 이외의 수행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실제로 부처님 당시에 많은 사상가들이 집중에서 얻어지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집중의 상태가 최고의 경지라고 주장하였다. 현재도 그런 수행법들을 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의 집중과 그 능력이 자신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貪瞋痴)라는 부정적 심리상태(煩惱)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쓰이지 못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자신을 망치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과 남에게 해가 되는 온갖 부정적인 심리상태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마음집중은 잘 가려서 피해야 한다.
마음이 집중되면 산만하지 않게 되며, 마음의 동요가 없어진다. 마음집중을 이루려면 행복(樂, sukha)이 바탕이 되어야한다. 『청정도론』은 다양한 방식으로 삼매를 설명하고 있다. 삼매에는 근접삼매와 본삼매, 기쁨을 동반하는 삼매, 행복을 동반하는 삼매, 평온을 동반하는 삼매, 세간적인 삼매, 출세간적인 삼매 등이 있다. 수행자가 전문적으로 삼매를 닦으려면 10가지 장애를 끊고, 수행을 지도할 스승을 찾아가서 자신의 성향에 맞는 수행법을 지도받아야 한다.
10가지 장애는
①거주하는 곳이 불편함이 없어야 하고
②가족에 의해 방해받지 않아야 하며
③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얻으려는 일이 장애가 되어서는 안되며
④함께 수행하는 대중 때문에 방해받아서 안되고
⑤건물을 새로 짓는 일 때문에 방해가 되어서 안된다
⑥여행을 하는 것 때문에 방해받아서 안되며
⑦친척이 아플 때는 수행에 방해가 되니 간호해서 다 나은 후에 수행해야 하고
⑧병에 걸리면 방해가 되기 때문에 병을 고치고 나서 수행해야 한다.
⑨책을 너무 많이 보아 방해받아서도 안된다.
⑩범부의 신통을 얻게 되면 그 신통에 집착할 수 있기 때문에
신통 때문에 방해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삼매 수행의 주제를 잘 지도해줄 스승(善知識)을 가까이 하는 것은 수행을 다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 부처님을 스승으로 해서 제자들은 최고의 목적을 이룰 수 있었다.
스승은 붓다의 깨달음과 업에 대한 믿음,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고 공경하는 계, 사성제와 연기에 대한 식견, 소욕지족하는 욕망을 멀리하는 마음, 자기와 남을 위한 정진, 놓치지 않는 마음챙김, 산만하지 않은 삼매, 그리고 전도되지 않은 지혜를 갖춘 자, 그래서 자신의 번뇌를 끊어버린 자나 번뇌를 끊기 위해 노력하여 스스로 부끄러움을 아는 자를 말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근처에 이와 같은 스승이 있다면 가까이 가서 배우고, 주변에 없다면 찾아야 한다.
스승은 제자에게 자애명상, 죽음에 대한 명상 등의 보편적인 명상과 제자의 성향을 잘 파악해서 그 성향에 알맞은 수행법을 제시해야 한다. 사람에게는 탐내는 성향, 성내는 성향, 어리석은 성향, 믿는 성향, 지적인 성향, 사변적인 성향의 6 가지 성향이 있다. 이러한 성향은 행동거지, 일하는 것, 먹는 것, 보는 것,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에 따라 파악해서 그 성향에 맞는 수행주제를 제시해야 한다.
김재성 교수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출처 : 법보신문]
☞경전산책 목차 바로가기☜
첫댓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