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고등학교’에 가려면? 4월 22일, 한국과학영재학교, 서울과학고등학교, 경기과학고등학교 원서접수가 마감되었습니다. 세 학교를 합쳐서 약 400명을 뽑는 데 지원한 학생 수는 6,822명입니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하게 되는 것, 바로 고등학교 입시입니다. 예전에도 ‘좋은 고등학교’는 따로 있었지만 지금은 질적, 양적으로 늘어나면서 그만큼 학부모님들 고민이 많게 되었습니다. 현재 고등학교는 전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프로젝트’에 따라 일반고, 특성화고, 특수목적고, 자율고로 크게 4가지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특수목적고의 종류만 해도 과학고, 외고, 국제고, 예술고, 체육고, 마이스터고 등이며, 자율고 또한 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공립고로 나뉩니다. 여기에 ‘영재교육 진흥법’을 기반으로 하는 영재학교가 더해집니다. 이 중에서 학생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예체능 등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좋은 고등학교’라고 하면 영재학교, 과학고, 국제고, 외고, 자율형 사립고를 떠올립니다. 사실 학생들에게 입시 이야기를 해주다 보면 ‘왜 내가 어렸을 때에는 이런 학교가 없었지?’라는 괜한 아쉬움도 들만큼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좋은 환경을 갖춘 고등학교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고등학교에 갈 수 있을까요? 우선 우리 아이에게 맞는 고등학교를 찾아야 합니다. 수학, 과학에 흥미가 있고, 재능 또한 있다면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등학교를 추천합니다. 두 학교 모두 일반고등학교보다 수학, 과학 비중이 높으며 실험 등을 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영재학교의 경우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일반고등학교와 완전히 다른 체계로 이공계 연구 등에 특화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고등학교와 외국어고등학교는 외국어에 흥미와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갈만한 고등학교입니다. 외국어 관련 수업에 특화된 점은 비슷하지만 국제고등학교는 국제 전문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외국어고등학교는 외국어에 능숙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과학, 외국어 등 특화된 분야가 아니라 좋은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특히 전국단위 모집을 하고 있는 민족사관고등학교, 상산고등학교, 용인외국어고등학교, 하나고등학교 등을 추천합니다. 학교마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학습하는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학교에 대한 정보가 쌓이고 목표가 정해졌으면 입시전형을 자세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입시는 크게 전기고, 후기고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전기고에는 과학고, 국제고, 외국어고 등의 특목고와 자율형 사립고가 있습니다. 1개 고등학교만 지원이 가능하며 합격할 경우 후기고에는 응시할 수 없습니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만큼 경쟁률이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이미 어느 정도 수준이 갖춰진 학생들 사이의 경쟁이라 쉽지 않습니다. 후기고에는 자율학교, 자율형공립고, 일반고 등이 있습니다. 후기고는 일정만 겹치지 않을 경우 자율학교나 자율형 공립고에 지원하고 일반고등학교에도 중복지원이 가능합니다. 고등학교 입시에서 선발고사는 대부분 없어졌으며 과학고, 국제고, 외국어고, 자율형 사립고(전국단위 모집)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의 형태로 서류를 통해 학생기록부, 내신성적 등을 1차 평가하고 자기주도학습능력, 독서, 인성 등을 면접을 통해 2차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내신성적은 과학고는 수학, 과학만, 국제고, 외국어고에서는 영어만 반영하고 있습니다. 자율형 사립고(전국단위 모집)의 경우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을 기본적으로 반영하고 있지만 학교마다 차이가 큰 편입니다. 면접은 평가점수로만 따질 경우 내신성적에 비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학생들은 편차가 그리 크지 않아 면접 점수는 생각보다 더 중요합니다. 면접 진행방식이나 채점 기준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어서 각 학교의 입학설명회 등을 통해 확인해두어야 합니다. 과학영재학교 입시는 이와는 좀 다릅니다. 1차 서류전형 이후 수학, 과학 지필고사와 함께 방문면접, 캠프 등 다양한 전형을 거쳐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2차전형인 지필고사의 경우 중등 수학, 과학 문제가 출제되는데 실제 난이도는 올림피아드 수준이라 폭 넓고 깊은 심화학습이 필요합니다. ‘좋은 대학교만 가면 되지, 중학생들은 입시대비보다 부담 없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학부모님들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렇게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부담 없이 즐겁게 공부하는 건 중요하지만 고등학교 입시는 소홀하게 생각할 것이 아닙니다. ‘좋은 고등학교’를 가야하는 건 점점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대학교의 수시모집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2014년 서울대 모집에서는 수시모집의 비중이 무려 82.6% 입니다. 수시모집의 비중이 커질수록 영재학교,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가 유리해집니다. 2013년 서울대 합격 1위인 서울과학고등학교의 수시모집 합격생이 85명, 정시모집 합격생이 0명입니다. 하나고등학교 또한 수시모집 합격생은 44명, 정시모집 합격생은 2명으로 수시모집 합격생의 비중이 훨씬 큽니다. 다방면으로 평가하는 수시모집에서 학술제, 연구, 동아리활동, 예체능 활동 등 일반고보다 잘 편성이 되어 있는 이들 고등학교가 유리한 것은 당연합니다. 또 2014년부터 고교내신이 절대평가제로 바뀌게 되면서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에서 내신의 불리함이 줄어들게 됩니다. 사실 저도 처음 중학생들을 가르칠 때 ‘즐겁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수업에만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다 학생들과 학원수업 외 이야기를 나누면서 취미생활이나 학교, 학원 외의 활등을 듣게 되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재능들에 놀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움과 함께 미리 알지 못해서 재능을 더 끌어주지 못했던 점에 미안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과학을 좋아한다는 학생이 실험계획하나 스스로 짜보지 않는다는 것은 입시대비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과학에 관심이 없다는 뜻입니다. ‘좋은 고등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도 좋아하는 분야라면 그만큼의 애정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보아야만 합니다. 학생이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고 재능이 있다면 다양하게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신경써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입니다. 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더 큰 기회의 장입니다. 현재의 ‘좋은 고등학교’는 좋은 수업뿐 아니라 학생들이 연구, 토론, 동아리, 예체능 활동 등을 높은 수준에서 경험하기에도 좋은 학교입니다. 지금 당장 즐겁게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좋은 환경에서 즐겁게 학습하고, 학생들 스스로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입시에도 신경 써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
첫댓글 아이가 중1이다보니 고등학교를 고민하고 있는데요
종류도 많고 학교마다 중점두고있는 게 다 달라서 어디서부터 알아봐야할지 머리가 아팠는데
하나씩 읽다보니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에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부담없이 즐겁게 공부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