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지도의 달인 최한길 선생님

[안춘근]

1. 체조지도의 달인 최한길 선생님

인터뷰 42회 안춘근

이리초등학교 재직시 체조 지도로 모교의 명성을 전국에 드높인 전직 최한길 교장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선생님은 군산시에서 태어나 사범학교를 졸업하시고 정읍에서 교직의 첫 발을 내디디셨다.

선생님의 교육 철학은 누구든지 한 가지를 잘하는 학생을 기르는 것이었으며, 이런 철학을 배경으로 교과 공부에 우수한 학생은 물론 교과 성적이 뒤진 학생들도 그들의 소질에 알맞은 1인 1기의 능력을 계발시켜 누구나 어느 한 분야에서는 자기 능력을 발휘하게 하여 학생들의 성취의욕을 북돋우셨다.

1966년 이리남창초등학교로 오셔서는 학창시절에 철봉과 평행봉을 즐겨 하시던 경험을 바탕으로 맡은 반의 전 학생들에게 체조를 지도하셨으며, 그 중에서 우수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하여 본격적인 체조 훈련을 시켰다. 그 결과 1969년부터는 서서히 결실을 맺기 시작하여 전국 소년체전에서 메달을 따기 시작하는 등 체조 지도교사로서의 이름을 날리기 시작하셨다.

그러던 중 당시 한 학교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선생님은 인사 교류를 한다는 원칙에 따라 1972년에 우리 모교인 이리초등학교로 전근해 오셔서 체조부를 신설하고, 체조 선수를 선발하여 체조지도에 전념을 하셨다.

선생님께서 전근해 오시자 전임교의 체조 선수들은 선생님을 잃어 연습도 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결국은 할 수 없이 이리초등학교로 전학을 오는 학생도 있었고, 선생님은 그들을 기쁘게 받아들여 본교 학생들과 함께 열심히 지도하여서 전근해 온 첫해부터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1972년부터 시작하여 1983년 교감으로 승진해서 다른 학교로 전근가시기 전까지 매년 전국대회에서 메달을 휩쓸었으며, 1983년 우리 전라북도에서 열린 소년체전에서는 선생님이 지도한 선수들이 개인 5관왕, 6관왕을 차지하며 전라북도가 전국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또한 국가대표 선수도 15명이나 배출하였다.

선생님의 체조 지도실력은 전국적으로 알려져 국가 심판자격뿐만 아니라 국제심판 자격까지 취득하셨으며 심판으로 나가실 때는 항상 주임심판을 맡으셨다.

선생님의 체조지도에 대한 생각은 남달랐다.

체조 선수의 가장 기본은 과감성, 정확성, 유연성이지만 선생님은 여기에 예술성을 하나 더 강조하셨다.

당시 1970년대는 지금 같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시대가 아니어서 모든 삶이 기초기본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그런 환경에서도 예술성을 강조하신 것은 앞선 식견이 있었던 것이다.

예술성이란 경기 도중 주 기능을 표현하기 전 준비동작이나 예비동작을 하는 과정에서 스케이트선수 김연아 등이 하는 것처럼 우아하고 세련된 몸동작의 표현을 의미한다. 또한 선수들이 입는 의상에서도 남들보다 앞선 색상 선택과 유니폼에 예술성이 가미된 디자인을 강조하셨다.

이렇게 예술성에 대한 감각이 풍부하신 선생님은 체조를 무용에 접목하여 체조무용을 지도하셨으며, 1974년부터 국제무용대회에 참가하여 매년 금상을 수상하였고, 1976년 서울시민회관에서 열린 아시아국제예술대회에서도 8개국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시 5학년인 최은영은 독무에서 특금상을 수상하고, 배복녀 외 9명이 참가한 군무에서는 ‘환희’를 열연하여 군무 부문에서도 특금상을 차지하여 이리초등학교가 국제예술대회에서 3연속 금상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리초등학교가 전국대회뿐만 아니라 국제무용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자 서울 등 타 지역학교에서 선생님을 영입하려는 제의가 쇄도했으나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오직 우리 모교에서 근무하시며 체조선수를 기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고 무려 10년을 근무하셨다.

선생님께서 1983년 군산용화초등학교 교감으로 승진 발령되어 전근 가셨을 때도 선생님이 없는 이리초등학교의 체조는 있을 수 없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자 바로 이리초등학교 교감으로 모셨으며, 이로 인해 교감으로 승진하셔서도 이리초등학교 체조선수들의 지도를 계속하셨다.

이런 인연으로 선생님은 우리 모교에 대한 애착이 깊으시다.

퇴직 후에도 시간이 나면 숲으로 둘러싸인 우리학교를 돌아보며 옛 추억을 떠올리곤 하신단다. 선생님께서는 1992년 교장으로 승진하셔서 이리부천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교직을 마치시고 현재는 익산노인교실 학장으로서 노인들의 새로운 삶의 길을 여시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