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음악예배와 성탄 선물
오라토리오 “메시아”하면 작곡가 헨델(Goerge F. Handel, 1685-1759)을 생각하게 되나 그 오라토리오의 대본을 쓴 지넨스(Charles Jenens)는 전혀 알려 지지 않았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메시아”을 새에 비유한다면 대본은 몸체이고 음악은 날개라 할 수 있다. 물론 헨델의 음악의 위대함을 인정하나 훌륭한 대본 없는 헨델의 “메시아”는 상상 할 수 없는 것이다.
“메시아”는 1부, 예언과 성취(그리스도의 탄생). 2부, 수난과 속죄. 3부, 부활과 영생으로 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신, 구약성서에서 추린 것이다. 여기에는 인간의 창작된 글은 한편도 없고, 단지 성서만을 모자이크 하듯 구성한 뛰어난 걸작으로 엄청난 성서에 대한 지식이 없다면 이 작품은 불가능한 것이다.
교회에서 성서(말씀)에 대한 권위는 절대적으로 예배에서 성서 봉독은 예배의 중심이며 정점(climax)인 것이다. 예배는 하나님이 주시는 말씀(성서)에 대한 우리의 응답(찬송)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한국교회에 음악예배는 절기에 알맞은 단편 성가들을 모아 노래하거나 성가대 규모나 능력이 되는 교회는 유명 작곡가의 오라토리오나 미사곡과 같은 교회 합창음악을 노래하는데 이는 성가대 발표회나 음악회이지 예배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앞 부분에 간단한 예배가 있은 후에 연결된 음악회라도 예배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은 합당치 않다. 이곳에서도 흔히 있는 성가대가 중심이 된 음악회나 외부 연주 단체들이 행하는 음악회가 교회에서 있는데 이를 음악 예배라 하지 않는다. 한편, 초대 교회 때부터 중요한 교회 절기에 성서와 음악으로 구성된 예배가 있어 왔다.
20세기 초 영국의 켐브리지 대학의 킹스 칼리지 교회(Kings College Chapel)에서 초대 교회 때부터 성탄절 자정 예배에서 봉독되던 성서들을 중심으로 만든 예배인 “말씀과 찬양”(Lessons and Carols)을 소개하고자 한다. 킹스 칼리지 성가대의 이 성탄 예배는 1928년부터 영국의 BBC방송에서, 그 후에 TV로 전 세계에 매해 성탄절에 생 중계 방송되는 것으로도 유명하며, 디비디(DVD)나 음반(CD)으로도 나와 있어 이 곳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이 예배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한 9개의 성서 말씀과 성가대의 아름다운 성탄 캐롤, 회중 찬송 그리고 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이제 이 예배는 영어권 국가는 물론, 세계 여러 교회에서 성탄절기에 드리는 대표적인 예배의 하나가 되었다. 이곳 오클랜드에도 여러 교회들이 이 성탄 예배를 드리는데, 특히 오클랜드 시내 파넬에 위치한 카시드럴(영국교회)에서 매해 성탄 전 주일 저녁에 드리는 이 예배는 이 곳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참석하기를 권 한다. 영국과 뉴질랜드는 물론 호주, 미국 등 도시의 영국 교회를 포함한 음악의 전통이 있는 교회들에서 해마다 행하고 있다.
9개의 성서 말씀은 다음과 같다.
1. 창세기 3: 8-15(에덴 동산에서 하나님의 저주), 2. 창세기 22; 15-18(하나님의 축복이 아브라함에게 임함), 3. 이사야 11: 1-5(메시아 탄생의 예언), 4. 미가 5: 1-4(베들레헴의 영광을 예언), 5. 누가복음 1: 26-35(예수의 탄생을 알림), 6. 누가 복음 2: 1-7(예수의 탄생), 7. 누가복음 2: 8-20(천사들의 환호, 목자들의 기쁨), 8. 마태복음 2:1-11(동방박사의 방문), 9. 요한복음 1: 1-14(말씀이 육신이 되시다).
말씀은 구약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에덴동산의 저주로 시작되어 구세주의 탄생의 예언과 복음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대한 것이다. 여러분이 미리 성서를 읽고 이해 한 후에 예배에 참석하면 영어로 봉독되는 성서도 이해되리라 생각된다. 이 예배에서 마지막 성서봉독은 집례 목사가 담당하고, 다른 성서들은 교회의 어린이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들이 고르게 참여하며, 이들의 훈련된 성서 봉독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배워야 할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음악은 성서 봉독 후에 응답으로 그 내용과 일치하는 크리스마스 캐롤과 회중찬송으로 되어 있다. 캐롤은 예부터 교회 밖에서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같은 기쁜 교회의 절기에 민중들이 부르던 교회적인 민속음악으로 성가대가 이를 합창으로 노래하며, 회중찬송은 웅장한 오르간 반주에 맞춰 회중과 성가대가 함께 부른다. 한편, 음악회는 연주되는 음악은 청중이 일방적으로 듣기만하지만 예배에서는 회중이 찬송을 부름으로 예배에서 청중이 아닌 참여자라는 큰 의미를 가진다. 이 예배에서 불려지는 크리스마스 캐롤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으로 어렵지 않은 음악이고, 회중 찬송 역시 우리가 성탄 절기에 부르는 잘 아는 찬송들이어서 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참여하면 친숙한 예배가 되리라 생각된다. 그 외에 아름다운 기도문, 성가대의 행진, 훈련된 성경 봉독자들의 성경 봉독등, 우리에게 새로운 것으로 배울 가치가 있는 것들이 많다.
이곳 한인교회에서 이 예배에서 봉독되는 성서의 본문을 중심으로 각 교회의 수준에 맞는 음악을 선택하여 성가대와 회중이 함께 하는 교회적인 성탄 예배를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곳에서 보고 배운 것을 우리가 행하고, 이를 한국교회에 알리는 역할을 이곳 교회들이 담당하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필자가 이 예배를 여러분에게 소개하는 것과 여러분에게 참석을 권하는 것이 여러분들에게 좋은 성탄 선물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