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8 (숙소 : Pamplona, 7유로)
perfil de la etapa 3: Larrasoana - Pamplona (20.8km)
아침 여섯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출발하려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다. 떠나지 못하고 서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비오는 것을 개의치 않고 성큼성큼 떠난다. 나는 비옷도 입지 않은 채 그들을 뒤따랐다. 그런데 비속을 걷는 아릿한 느낌과 즐기는 마음도 생긴다. 이런 기분은 또 뭐지?
(다른느낌 그리고 같은느낌의 팜플로나 성당)
오늘도 하루 종일 비와 함께 걸었다.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묵주기도를 드린다.
라라소나에서 일찍 출발해서인지 팜플로나에 도착하니 오전 11시가 조금 넘었는데 12시에
오픈 한다고 공지되어 있다. 알베르게가 열리기까지 시간이 남아 근처의 성당을 찾아 갔는데 미사가 봉헌되고 있었다. 신부님께서 복음을 읽고 계셔 나도 함께 미사를 드렸다.
성당에서 나와 알베르게로 오는 길을 또 잃어버렸다. 아, 이 길치감각은 여기에서도
계속되나... 다행이 얼마 멀지않은 곳에 있는 인포에 가서 물어 찾아왔다.
미사에 참례하고 돌아왔는데도 알베르게는 20분이 넘어서야 문이 열렸다. 바쁠 것도 없다는 듯이 행동하는 이들과 아무 불평 없이 기다려 주는 사람들이 처음엔 낯설었다.
오랜 기간 은행에서 근무했던 습관이 몸에 밴 탓일까.
이곳은 오래된 도시답게 성곽이 높게 쌓여져 있고 성당 또한 마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었다.
처음만난 부부와 함께 한다는 것이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어 동행하고 있는 부부와
신경전을 벌였다. 마음으로는 계속 겸손한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며 걷는다.
홀랜드인 리타와 동행하였다. 리타는 팜플로나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며 전화를 계속 하며 걸었다. 첫날 오리송카페와 비속을 걸으면서 보았던 눈이 보이지 않는 남자와 그의 친구로 보이는 남자가 동행하고 있었는데 숙소에 가까워서야 이들이 함께 온 친구라는 것을 알았다.
어제 하루 종일 비를 맞아 남자친구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늘은 걷지 않고 버스를 타고 팜플로나에서 리타를 기다린다고 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이 길을 걷는 결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려는 이들의 우정과 서로를 신뢰하는 마음으로 함께 한 그들이 진정한 친구처럼 보였다. 그리고 빗속을 걷는 이들에게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격려도 해 주었는데 그런 그들의 모습도 아름다워 보였다.
그런데 이들처럼 나도 이 길을 함께 걸으며 마음을 터놓을 그런 진정한 친구를 가졌는가? 아, 나도 그런 친구가 있다. 갑자기 힘이 솟고 행복하다.
같은 알베르게에서 첫 날 만났던 헤레나씨와 만나 서로 반갑게 인사하였다. 어려운 일을 함께 겪었기에 마음이 통했나보다. 볼 때마다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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