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문 객 - 정 현 종 -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지은이 - 정현종 -
방문객 ... 임경미 선생의 해설...
여기 사람과의 만남을 귀하게 여기는 이가 있다.
마주쳐 오는 수많은 이들과의 만남을 그저 무심히 보내지 않고
그들 속에 있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속 깊이 읽어 주는 이가 있다.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일생과 대면하는 것이기에
그 만남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우리 앞을 스쳐지나갔던 수많은 사람들 역시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애 썻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삶 앞에서 때론 부서지기도,
때론 절규하기도, 때론 절망하기도,
때롬 무릅을 구부리며 기나긴 밤을 지새우기도 했던 사람들이다.
그러기에 외적인 모습만으로 그들을 함부로 판단한다거나
드러낸 모습만으로 그들을 함부로 결론지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그들만의 깊은 과거와 현재의 역사가 있고
미래의 꿈이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는 과도한 미소 속에 숨겨진
그들의 진한 눈물을 닳은 구두 굽 속에 숨겨진 그들의 피곤함을,
허풍속에 숨겨진 그들의 진실함을 볼 줄 아는
눈 밝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 한 사람이 걸어오고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이 걸어오고 있다.
지금 누군가를 향해, 나또한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