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총회에 참여해준 조합원, 그건 감동이었어요"
박봉희/ 한국의료사협연합회 교육연구센터 소장
“느티나무 비전에 대한 글을 감동적으로 써주세요”
홍보위원장의 제안. 워크숍 진행자였던 나에게 후기를 쓰란다. ‘아! 끈질기네~’ 모든 만남, 인연을 후속활동으로 연결시키는 능력, 괜스레 홍보위원장이 아니지. 흠. 이런 에너지 좋다. 그 열정에 오케이 했지만, 아뿔싸~ 감동적으로 써달라는 요청은 쫄게(?) 만든다. ㅎ
“지난 보건복지부 설립인가 불가로 총회를 두 번 하게 된 임시총회. 변변히 역할 제대로 못한 이사였지만, 위기와 긴장감이 감도는 총회장에 그렇게 많이 참여해 준 조합원들, 그건 감동이었다” 이번 비전워크숍에 참여한 한 이사의 말이 떠오른다.
감동하니 내게도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다.
인천 평화의료협동조합 만들 때 당시의 경험. 평화의원을 협동조합으로 하자고 했을 때 안성과 달리 도시에서의 협동조합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부분 반대했으나 강행하게 되었고, 그래서 추운 겨울날 창립을 하게 되었다. 하얀 눈이 유난히 많이 내려 발이 푹푹 빠지던 날, 과연 이게 될까 두렵던 그 시간 운동장을 가로질러 오는 100여명의 어르신들을 보며 느꼈던 그 ...뭐라고 할 수 없는 마음. 감동.
조합원에게 감동한다는 일, 어쩌면 평생 잊지 못할 일이다. 곧 그 마음은 우리를 움직이는 동력이 된다. 그 첫 마음. 내내 잊혀지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나도 느티나무와 인연이 꽤나 오래되었음을 워크숍 떠나는 당일, 기록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구리 YMCA 의료생협(준)의 첫 번째 강의 주제가 (2012. 5. 23) ‘대안적 마을공동체를 꿈꾸는 주민교육_ 의료생협 지역이 바뀐다’ 였고, 그리고 발기인대회(2012. 11. 14). 아마도 지금의 느티나무라는 이름이 발기인대회에서 결정되지 않았나 싶다. 조합원조직화를 위해 연합회 교육연구센터가 주관하는 5기 건강조직가 교육훈련에 박지선, 김종필샘이 참가하여 기초를 다졌던 것(2013). 함께 한 역사가 있었구나. 워크숍 떠나는 날 아침, 살짝 설레었다.
요즘 거리의 나무들을 올려다 보는 기회가 종종 있다. 겨울을 지나 봄을 준비하고 있는 나무들의 부지런함, 그들이 펼쳐낸 작고 여린 가지에 입이 열리고 열매를 달아갈 상상을 하면 그런 내면의 준비하는 애씀이 갸륵하다. 그들의 성장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건 즐거움이다. 여기서 잠깐, 계절의 순환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있다. 메말라 있던 가지에서 더욱 화려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천천히 호흡하며 걷는 것, 숙성된 준비의 기간이 필요하다.
느티나무도 최초의 준비 시기를 보니, 3년의 시간이 흘렀다. 민주주의 문제, 곧 건강의 문제를 지역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라는 화두로 500명 조합원의 마음과 뜻을 모아 창립 한 것. 대단하지 않은가. 이건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사장님을 비롯한 이사들의 발걸음, 수고, 애씀. 고맙고 고맙다. 구리, 남양주에서 느티나무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 우리부터 먼저 축하하고 격려하자. 이 시간, 이 대단한 사건들의 경험들을 조합원들과도 충분히 공감, 충분히 누리자.
이번 워크숍에서 ‘존중받는 환자, 믿을 수 있는 주치의, 함께 만들어가는 병원’ 이라는 슬로건으로 정했듯, 의원 설립준비과정도 이와 같은 에너지로 모아가면 좋겠다. 그동안 창립을 위해 달려오던 걸음에서 지친 이들 한 박자 쉬고, 목도 축이는 시간 충분히 즐긴 다음 다시 경쾌한 소풍 떠나듯, 의원을 준비하면 좋겠다.
이미 서로에게서 감동받고 있지 않은가.
‘대안적 마을공동체, 의료사협 지역이 바뀐다’
처음 구리, 남양주에서 여러분이 지역사회에 던졌던 최초의 화두를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혹시 가다 힘들고 지칠 때가 있으면 이제 협동조합 주인인, 조합원들에게 물으며 가시길...그 길 연합회도 함께 하겠습니다.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교육연구센터 박봉희 소장님.
첫댓글 어이쿠, 이런 감동적인 글을 이제야 봅니다.
바쁘신 중에도 기꺼이 시간을 내어 격려해주고 긍정의 힘으로 일깨워주신 박봉희센터장님~~~ 고맙습니다.
언제나 든든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