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일일 확진자 60만,
몇 주 만에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
둘째 확진으로 격리 중에 시골 부모님도 확진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미 증상이 나타난 지 오래였지만, 주변에 약국도 없고 자가검진 키트를 구할수도 사용하는 방법도 모르셨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고 속상했다.
고향 후배에게 부모님 대신 보건소에 가서 약을 좀 받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배달 가능한 시골 하나로 마트에 전화해 이것저것 생각나는 대로 주문해서 부모님 댁으로 생필품을 보냈다.
시골 부모님이 확진되고 나서야 깨달은 게 있다.
확진자는 집 밖을 나갈 수 없다.
확진자 수가 적을 땐 국가가 얼마쯤 컨트롤이 가능했다.
검사도 언제든 받을 수 있었고, 생필품 키트도 보내줬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각자 집에서 자가검사를 하고 두 줄이 나와야 pcr검사가 가능하다.(노인 등 기저질환자 제외)
여기서 약자의 삶이 소외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나처럼 젊고 어느 정도 생활권이 보장된 도시에 사는 사람은 코로나에 걸려도 괜찮다.
불편함은 있겠으나 약자의 삶에 비하면 어려움을 덜 겪는다.
스마트폰으로 몇 번만 터치하면 배민, 요기요, 쿠팡, 이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홈서비스가 즉시 제공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회적 지지체계(직원, 친구, 선후배, 동료)가 걱정해주고 살펴주니 이겨낼 의지가 생긴다.
그러나,
배달 어플도 쓸 줄 모르는 ‘정보 약자’
홈서비스가 불가능한 도서·산간에 사는 ‘지리적 약자’
몸이 불편한 어르신, 장애인 ‘신체적 약자’
혼자 사는 ‘1인 가구’
의사소통이 어려운 ‘청각 언어 장애인’
(* 장애가 있다고, 노인이라고 다 약자는 아닙니다. 상황적 약자가 있습니다. 오미크론 폭증 상황에 해당하는 약자를 말한 것이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자가검진 사용법도 모르는 약자는 어려움을 넘어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도움 요청할 가족도 자녀도 이웃 관계도 취약한 약자의 삶은 더 큰 소외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쉽게 여겨지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공포로 다가오기도 한다.
지난 주말, 어떤 대상자가 자신이 코로나에 확진된 것 같다고 전화가 왔다.
그의 목소리는 불안했고 떨렸다. 주말 내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나 또한 둘째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전화로만 응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가키트 사용법도 모르고 병원을 동행해줄 사람도 없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
사회적 고립을 판단하는 대표적 질문 세 가지,
① 아플 때 도와줄 사람이 있는가?
② 경제적으로 힘들 때 도와줄 사람이 있는가?
③ 심리적으로 힘들 때 들어줄 사람이 있는가?
아플 때 걱정해주는 이가 없어 겪는 서러움은
이루 말하기 어렵다.
몇 주 만에 코로나 상황이 다시 급변했다.
이전까지는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면,
이제는 확진자(사회적 약자)의 삶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 필요한 때다.
격리가 끝나는 대로 변화된 상황에 맞게 즉각 대응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지역사회복지관은 정말 지역사회가 어려울 때 곁에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