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하면 떠오르는 인물에 대해 많은 국민들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을 꼽는다. 당시 그녀는 아름다운 미모로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빠르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여자단식 금메달을 안겨준 주인공으로 이름을 더 많이 알렸다. 이후 배드민턴은 국민들 누구나 즐기는 생활 스포츠로 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배드민턴은 골프, 당구, 볼링 등과 다르게 비싸지 않은 라켓과 셔틀콕만 있으면 바람이 불지 않는 장소에서 언제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드민턴은 셔틀콕을 바운드 없이 바로 네트를 넘겨야 하기 때문에 빠른 경기흐름과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단순한 것 같지만 재미와 흥미를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운동이 배드민턴이다. 국내 배드민턴 동호인 규모가 무려 400만명에 육박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서초구 내에도 많은 배드민턴 동호회가 있다. 이중 ‘서초배우리클럽’은 동덕여고 체육관에서 매일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이들은 큰 학교체육관을 대관까지 하면서 배드민턴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우고 가르치면서 돈독한 우의를 다지고 있었다. 밝은 조명아래 펼쳐진 총 9개 코트에서 운동하는 중·장년층들은 여느 선수와 다름없이 보일 정도로 기량들이 좋았다. 남녀 혼성으로 함께 팀을 이뤄 경기하는 모습들이 사뭇 진지하고 흥겨워 보였다. 스카이데일리가 올림픽 금빛 감동으로 열기가 올라 최근에는 KBS ‘우리 동네 예체능’ 프로그램을 통해 배드민턴이 국민 스포츠로 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서초구 배우리클럽’ 동호회 현장을 찾아 배드민턴 활동상을 취재했다. |
▲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동덕여고 체육관은 저녁이 되면 배드민턴 동호회원들로 북적인다. 이들은 서초배우리클럽 회원들로 각자 일을 마치면 이 곳으로 몰려 배드민턴을 즐긴다. 사진은 지난해 10월7일 제3회 서초 배우리 배드민턴클럽 대회 모습. <사진=서초배우리클럽 제공> 네트를 중앙에 두고 라켓으로 셔틀콕을 넘겨 득점을 겨루는 베드민턴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대표적인 생활 스포츠다.
해가 떨어지면 가족이나 연인들이 공원 등지에서 배드민턴을 즐기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배드민턴이 국민운동으로 확산됐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배드민턴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가 어울리는 동호회도 전국적으로 많이 결성돼 있다.
서초구내에도 약 18개 배트민턴 동호회가 함께 운동을 하며 친목을 도모하고 유대감을 넓히고 있다. 서초구배드민턴연합회에 공식 가입된 곳만 13곳에 달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가장 활발한 동호회 중 하나인 ‘서초배우리클럽’은 매일 저녁 서초구 방배동 소재 동덕여고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
배드민턴을 함께하는 우리는 ‘배우리’
▲ 서초배우리클럽의 배우리는 ‘배드민턴을 함께하는 우리’라는 의미다. 본래 이름은 동덕패밀리클럽이었지만 회원들간 공모를 통해 배우리클럽으로 명칭을 바꿨다. ⓒ스카이데일리 배우리클럽은 지난 2009년 결성 당시 동호회 명칭을 가족들 중심으로 구성된 배경 때문에 ‘동덕패밀리클럽’으로 시작했다. 이후 회원들간 공모를 통해 지금은 배우리클럽이란 명칭을 갖게 됐다.
배우리는 배드민턴을 함께하는 우리라는 뜻이다. 회원들은 배우리·나누리·함께하리·행복하리 등의 구호를 함께 쓰고 있다. 당초 30명으로 시작해 현재 13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45명은 동덕여고 체육관에서 매일 배드민턴을 함께 한다.
회원 중에는 경기도 기흥에 집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초구에 위치한 직장을 마치면 체육관으로 꾸준히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배우리클럽은 부부회원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고 자랑이다. 현재는 약 17쌍 정도의 부부가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 회원들 중에는 부부, 부자 등의 가족회원들이 많아 함께 배드민턴을 즐긴다. 또 직장인을 비롯한 군인, 경찰, 교수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스카이데일리 김도성(46 ·축산업), 장선희(44) 부부도 이곳을 꾸준히 찾고 있다.
김도성 회원은 복싱 등 다양한 운동을 하다 잠시 그만두자 체중이 급격히 불어 배드민턴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김씨는 “체중이 98kg으로 올라 지인 소개로 배드민턴을 시작했는데 너무 좋다”며 “플레이가 깔끔하고 몸으로 부딪힐 일이 없지만 운동량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드민턴은 재미와 흥미로 중독성이 강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드민턴을 하다 보면 웃을 일도 많아진다”며 “배드민턴은 한마디로 웃음이다”고 강조했다.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축산업을 운영하는 김 씨는 일을 마치면 아내와 함께 이곳 체육관에서 운동을 즐기고 있다. 구력 13년 중 배우리클럽에서 배드민턴을 한지 5년이 됐다고 한다.
“부부가 함께 운동하면 사랑은 더 깊어져요”
▲ 서초배우리클럽의 초창기 맴버인 김도성, 장선희 부부는 함께 배드민턴을 치며 금술을 과시한다. 특히 동덕여고에 다니는 자녀도 함께 배드민턴을 치고 있어 건강한 가족애를 보여주었다. 사진은 김도성(46·왼쪽)씨와 그의 아내 장선희(44)씨가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 <사진=서초배우리클럽 제공> 그의 아내 장선희 씨도 처음에는 배드민턴을 한 번도 접한 적이 없었으나 남편을 따라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장씨는 자녀 3명 중 현재 동덕여고 1학년에 재학중인 딸과 대회에 나가 우승도 하는 등 배드민턴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남달라졌다. 그는 배우리클럽의 다음카페 카페지기 활동을 함께 겸하고 있다.
장씨는 “운동을 원래 싫어했는데 37살 되던 해 어느날 갑작스럽게 억지로 나와 시작했다. 그것이 계기가 돼 오히려 재미를 더 느끼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는 “딸하고 대회를 나가 우승했을 때는 너무 기쁘고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방배역 인근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남원기(52) 수석부회장은 역시 일을 마치면 아내와 이곳을 찾는다. 남 수석부회장은 배우리 총 5명의 부회장 가운데 일찌감치 차기 회장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날 유경수 회장은 개인적인 일로 체육관을 찾지 못했다.
초심자들도 빠르게 적응하며 하나되는 ‘배우리’
▲ 서초배우리클럽은 신입회원이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라켓쥐는 법 등 기초부터 알려주며 적응을 돕고 있다. 사진은 남원기 수석부회장(왼쪽)과 이유찬 신입회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남 수석부회장은 “원래 볼링 등 다양한 운동을 하다 배드민턴을 한지 2년 가량 됐다”며 “배드민턴을 시작한 후 감기도 안걸리고 심폐기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처음에는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함께 운동을 통해 활짝 웃으며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더불어 성취감도 느끼면서 배드민턴에 푹 빠졌다”고 밝혔다.
배우리는 현재 의사, 교사, 교수, 연예인, 경찰, 군인 등 다양한 직업의 회원들고 구성돼 있다. 회원들은 저마다 배드민턴을 통해 다양한 이웃과 사회 선후배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이구동성 말했다.
회원들은 경기 결과에 얽매이기 보다는 배우리 구호처럼 함께 나누며 서로 알려주고 배우면서 동질감을 함께 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같은 취미를 갖고 함께 즐기는 사람의 모임’이라는 동호회 본연의 의미를 잘 살리고 있었다.
‘서초 배우리’ 다음 카페에는 대회 사진부터 초심자를 위한 레슨 동영상, 각종 대회일정 등의 공지사항과 동호회 자료들로 가득하다. 신규 가입하고자 하는 회원들도 이곳을 거치면 된다.
배우리 내에서 감사 및 고문을 맡고 있는 김도성 씨는 “우리클럽은 자유롭다”며 “규정사항을 많이 만들지 않고, 경조사비 걷는 것도 아예 없애버리는 등 자연스럽게 운영되도록 하고 있다”고 클럽 분위기를 전했다.
김씨는 또 “체육관에 학교행사가 특별히 없으면 1년 내내 모두가 함께 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클럽 내규사항을 많이 만들지 않으면서도 서로 질서있게 스포츠를 즐기는 분위기가 ‘서초배우리클럽’의 장점이다. ⓒ스카이데일리 김씨의 말처럼 늦은 저녁 각자의 일터에서 ‘동덕여고 배드민턴 코트’로 모인 약 45명의 회원들 눈빛에는 상호간의 배려와 넘치는 배드민턴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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