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판본에는 순화되어서 계모에게 선물이 도착했다고 하면서 항아리를 보내오자 계모는 팥쥐가 보내왔구나 하면서 좋아라 열었는데
안에는 팥쥐의 찢어진 시체가 들어 있었고 그 뒤 전개는 전과 동일. 뭐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더 끔찍할 수도 있다. 참고로 이 결말은 1919년 콩쥐팥쥐전이 소설로 쓰여진 '대서두서'에서 나왔으며 이는 비슷한 장르의 스토리인 '그림형제 민담집' 중 《
노간주나무》에서도 잔혹함을 느낄 수 있다.
하르파고스?[19]그 외에도 그냥 팥쥐가 형벌만 받았다는 걸로 각색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게 팥쥐임을 알고 몹시 슬퍼했다는 것으로 끝나는 버전도 있다.
어린이용 동화 버전에선 결혼 후 콩쥐가 팥쥐의 위협으로 살해당하고 모습을 변신해 감사 앞에 나타나 원통함을 말하고 다시 살아나는 후일담도 있다. 하지만 콩쥐가 감사에게 팥쥐와 계모를 용서해달라고 간청해 용서받고 서로 화해한 뒤 팥쥐 모녀가 마음을 고치는 장면으로 끝난다든가 추방령을 내려 팥쥐 모녀를 쫓아내는 것으로 설정된다. 콩쥐가 정말 살해당해서 연꽃, 구슬, 색시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대개 팥쥐에게 떠밀려 잠깐 연못에 빠져 허우적거리거나 물에 살짝 깊이 들어가는 것을 감사가 보고 건져내어 살리는 것으로 순화되는 것도 있다.
1950년대 이후 동화작가들에 의해 개작되면서 콩쥐가 감사와의 결혼직후 팥쥐에게 살해위협을 겪는 것은 식상하다 판단되었는지 대부분의 어린이 동화판본에서는 청년 관리 또는 사또의 아들과 결혼한 뒤 '팥쥐와 계모는 벌받고 콩쥐는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는 결말로 윤색된다. 결말이 콩쥐의 결혼식일 때에는 콩쥐를 도와줬던 두꺼비, 소, 참새들, 선녀가 결혼식을 지켜보며 흐뭇해하고 축하해주는 장면이 추가되기도 한다.
다른 결말로는 콩쥐가 김감사 또는 김감사 아들과 혼례잔치 하는 날 콩쥐가 술잔에 입을 댔다가 독을 먹고 쓰러진 뒤 살아났고, 술잔에 독을 묻힌 팥쥐 모녀가 벌받게 되자 콩쥐가 간청해서 용서해달라는 버전도 있다.
그 외에도 선녀로 환생한 콩쥐 엄마가 나타나 수수밭에서 울고 있던 콩쥐를 하늘나라로 데려가려 하자, 팥쥐 모녀가 콩쥐 치맛자락에 매달려 올라가다가 콩쥐의 치맛자락이 뜯어져서 추락사하는 내용도 있다.
또 어떤 이야기는 이렇다. 계모가 콩쥐에게 수수밭을 매라고 시켰는데 수수밭이 너무 넓어 못 매고 울고 있자 팥쥐 엄마가 회초리를 들고 뛰어온다. 때마침 선녀들이 나타나 콩쥐에게 하늘로 올라가는 동아줄을 줘서 콩쥐는 선녀가 되는데 이를 팥쥐가 목격하게 된다. 팥쥐가 이를 따라하려 하자 선녀들은 썩은 동아줄을 주고 결국 추락사 하게 된다. 이 때문에 수수밭이 빨개졌다는 결말이 나오는데 《
햇님달님》의 마지막 부분과 비슷하다.
넓은 자갈밭을 갈고 밑빠진 독에 물을 채우라는 말을 들었는데 소와 두꺼비가 나타나서 도와준다고 한다. 문제는 소가 독에 머리를 처박고 두꺼비가 밭을 매는 반대의 롤을 맡아 웃음을 주는 버전도 있다.
#80년대 교훈담에서는 팥쥐와 계모가 분노한 감사에 의해 추방당할 때도 "이게 다 네년이 멍청해서 그렇다!", "헐, 엄마가 바보 같은 계략을 짜주고는 이제 와서 누굴 탓하셈?" 이러면서 모녀가 서로 머리 쥐어뜯고 싸우다가 분노한 하늘에 의해 벼락을 맞고 숯덩이가 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어떤 판본에서는 이야기가 더 이어져서 팥쥐 모녀가 사후에 만나서
지옥으로 가는 장면을 넣었다.
주로 잔혹한 내용을 집어넣기 힘든 어린이용 동화나 만화책 버전에서는 이런 잔혹한 형벌 대신 감사가 팥쥐 모녀에게 한 사람은
X통, 한 사람은 꿀단지에 들어가게 했다가 밖으로 끌어낸 다음 서로를 핥게 하려고 꽤 인격적인 모욕을 주는 버전도 있다. 그렇게 되다 팥쥐 모녀가 동헌 밖으로 뛰쳐나가면서 개들과 벌들에게 쫓기는 결말...
콩쥐팥쥐는 구전문학이기 때문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면서 생기는 이야기의 변형이 이러한 모습을 나오게 했던 듯하다. 어떤 판본에서는 이름이 '콩중이 팥중이'로 되어 있으며, 이들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뚜기의 이름이다.
우리나라의 다른 전래동화
노루 동생을 살펴보면 노루 발자국에 고인 물을 마시고 노루로 변한 남동생을 데리고 가던 처녀가 우연히 사또의 눈에 들어 사또를 따라가서 결혼해 같이 살았고, 어느 날 사또가 관청에 나간 사이 어떤 할머니가 사또 아내인 누나를 찾아와 밥을 달라고 간청하는 척하다 꾀를 부려 누나를 연못에 빠뜨려 죽이고 사또 아내로 변신하여 방에 앉은 후 사또가 돌아오는 즉시 사또를 속였는데, 가짜 누나의 외치는 소리에 놀란 노루 동생이 밖으로 달아났고 뒤따라간 사또가 연못에서 우는 노루를 보더니 연못 물을 죄다 퍼내고 죽어 있는 아내를 살려내고 가짜 아내인 여우를 화살로 쏘아 죽이는 내용이 콩쥐팥쥐 후반부와 닮아있다.
자주 비교되는 서양판은 《
신데렐라》 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독일 그림형제 동화집에 실린
가엾은 오누이에 보면 계모의 학대를 못참고 집을 나온 오누이가 여기저기 떠돌고 오빠가 목이 말라 물을 찾는데, 마시려고 하는 순간마다 "나를 마시면 호랑이가 된다.","나를 마시면 여우가 된다."라는 소리가 들려서 여동생이 만류했는데, 사실 그것은 마녀인 계모가 오누이를 미행하면서 샘물마다 마법을 걸었고, 세번째 샘물을 마신 오빠가 사슴으로 변했으며 오빠를 가엾어한 여동생이 숲 속의 작은 오두막집을 발견해 같이 살다가, 몇 해 뒤에 사냥을 나온 왕이 사슴 오빠가 숲 속을 뛰노는 것을 보고 사슴 뒤를 미행하여 오두막집에 있는 처녀를 발견하고 여동생을 데려와 왕비로 삼고 오빠인 사슴도 같이 궁궐에서 살게 해주었는데, 오누이가 궁궐에서 행복하게 산다는 사실을 알아챈 계모가 못생긴 친딸과 짜고 둘이 시녀처럼 꾸며서 궁궐로 잠입해 왕이 외출한 틈을 타 아이를 낳고 몸조리중에 있던 왕비를 유혹해 목욕탕에 빠뜨려 익사시키고, 친딸을 예쁜 왕비처럼 꾸며서 침대에 눕혔다. 왕비가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들으려고 왕이 돌아왔을 때 마녀와 그의 딸이 교묘하게 왕을 속였고, 그 후 날마다 아기 왕자의 침실에 왕비의 귀신이 나타나 아기에게 젖 먹여주고 떠나는 일이 반복되자 유모가 왕에게 말했고, 왕비가 다시 3일동안 나타나 노래하면서 "잘 있었어? 내 아기야? 잘 있었어? 사슴 오빠야?"하는걸 본 왕이 그대가 참 왕비요.하고 말하자 왕비가 다시 살아났으며, 왕비는 마녀 계모와 그 딸이 자기를 살해했던 사실을 말했고, 왕을 속이려 했던 가짜 왕비와 마녀가 잡혀서 사형당했으며, 마녀가 죽자 사슴이 멋진 청년으로 돌아오고 왕비가 감격하며 왕비가 된 여동생과 오빠는 궁궐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잘 살았다..라는 결말로 나오며, 마치 콩쥐팥쥐의 후반부와 닮은 장면이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신데렐라와 유사한 이야기의 주인공은 345명이나 존재한다고 한다. 그 분포도 다양하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같은 유럽뿐 아니라, 아르메니아, 이라크, 러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인디언, 필리핀, 베트남 등 세계 각지에 매우 광범위하게 퍼진 유형의 이야기다. 그 중 가장 오래된 판본은 중국 당나라 시대(서기 860년경)의 '섭한' 이야기로서, 잔칫집에 갔다가 황금신발을 잃어버리는 전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주경철 - 신데렐라, 천년의 여행?, 《나카자와 신이치 - 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을 참고.
한국 애니메이션 및
드라마, 인형극 같은 여러 미디어로도 많이 나왔는데, 강태웅 감독의 1977년작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콩쥐의 집에서 팥쥐가 보물상자 훔쳐 나오고 팥쥐 모녀가 재산 싸들고 달아나다가 갑자기 번개에 맞아 쓰러진 나무에 깔려 눈을 부릅뜨는 최후로 끝났다. 어린 시절 이걸 보고 기겁한 아이들도 있었는데 월간 《
키노》에선
호러적 묘사라고 평했다.
현대에 만들어진 '쌀쥐 보리쥐'라는 패러디 동화가 있다. 반편견에 대한 동화로 쌀쥐는 적극적이고 씩씩하며 농사일을 좋아하는 여자아이고, 쌀쥐의 새엄마는 그런 쌀쥐를 여자답지 못하다고 걱정하며, 보리쥐는 쌀쥐와 힘을 합쳐 일을 해내는 등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바뀌었다.
《호롱불 옛이야기 판》에서는 소가 콩쥐에게 밑구멍으로 손을 넣으라고 하고 손을 넣으면 그곳으로 갖가지 음식을 주는 장면이 있다.
웹툰
무서운 이야기에서는 팥쥐로 젓갈을 만든 부분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여담으로,
KBS의
스펀지 87회 방송분 중 한 부분에선 팥쥐를
젓갈로 담갔다는 내용이 나온 뒤
성우 김종성의 마지막 멘트가 압권인데, 멘트인 즉슨, "때로는 모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세계적으로
전래동화는 이런 류가 수두룩하다.
라오스나
캄보디아에서 자원봉사로
교사로 일하던 이가 쓴 책을 보면 여기 전래동화를 보고 한국 전래동화는 완전히 저리가라 수준의 줄거리가 나와
멘붕했다는 경험담도 있다.
아내가
바람을 피워서
남편을
독살하려다가
하녀가 도와 목숨을 구했고 아내는
알몸으로 묶어두었다가 온 몸을 찢어죽였다는
동화라든지. 하긴 동화가 아니라도 오래전에는 미담이라고 나온 것이 요즘 기준으로 보면
엽기적인 사건이라는 경우도 많으니. 이를테면,
신라시대
효자라던 손순을 보자. 요즘 시대에 가난해서 노부모를 더 돌본답시고
밥만 축내는 어린
아들을
생매장하자고 한다면 누가 효자라고 칭송하고
정부에서 후한 보상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