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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9월
태풍 ‘루사’의 피해지역으로 달려 02시20분, 경북 영덕군 창수면
들머리 자래목이(창수령)에 당도
은가루를 뿌린 듯, 방금 쏟아질 듯
수많은 별들을 쳐다보며
04시, 플래시를 비추며 완만한 경사지로 출발.
얼마나 오르내렸나 앞에서 으악! 외마디 소리
검은 물체가 달아나고... 고라니인지 멧돼지인지
혼비백산한 건 피장파장
소나무가 가로 넘어져 있는 곳, 선두가 길을 잃고 한동안 해매다
05시25분, 통나무계단 있는 밤나무가 많아 율치(栗峙)인가
05시40분, 블록담의 당집 옆을 지나 작은 고개를 넘어
右로 청솔사이 운해가... 평평 넉넉한 숲속 길을 거쳐
6시50분, 고랭지 채소밭, 右로 멀리 운해의 장관이 기다리고
7시15분, 콘크리트 임도가 지도상의 헬기장 삼거리에 아침식사
우로 OK목장 한우, 한가로이 풀을 뜯는 임도차단기를 거쳐
아침햇살 받는 초지의 풀잎 맺힌 영롱한 아침이슬 반짝반짝
右로 큰 산사태 지역을 지나 녹 쓸고 벽이 달아난 감시탑 아래
풀숲속의 ‘맹동산(萌洞山)’ 정상비
주렁주렁 매달린 다래, 해독제 노란 마타리 꽃
임도 개설비를 거쳐
8시55분, ‘낙동정맥영양6구간’안내간판, 임도삼거리에 당도한다.
9시22분, 키 낮은 잡초, 잡목으로 빽빽이 둘러싸인 ‘봉화산’ 정상,
콘크리트 헬기장, 허물어져가는 돌 더미 봉수대를 거쳐
10시8분, 잘록이로 내렸다 마지막 고비 명동산 긴 오름 끝
10시53분, 산자락 마을에 신동이 태어났다
해발812m의 명동산(明童山) 정상
표지석(ROKA MS)만 박혀있고
3분 내리막에 보도블록 깐 헬기장이
11시20분, 능선 타고 완만하게 내려가는데
左로 영해면 해안 처음으로 동해와 접하고
낙동정맥 길 우로 90도로 꺾어 뻗어내려
11시45분, 석보면 박짐마을 이름 딴 박짐고개, 오늘의 종주 길은
7시간45분 만에 끝난 셈
버스가 기다리는 삼의교 까지 약 한 시간.
태풍 ‘루사’로 임도가 완전히 잘린 구간
내려가 바위를 딛고 건너 다시 오르기를 거듭거듭
13시15분, 지난 태풍 ‘루사’ 상류에서 떠내려
온갖 쓰레기가 난간에 어지럽게 걸려있는 삼의교
먼저 도착한 동료대원들이 ‘블루벨리 쉼터’ 토종밤나무아래
동동주 마시며 웃으며 반긴다.
우리산줄기 이름 많이 이용 사랑하는 자녀와 제자들에게도
한 많은 우리역사 바르게 지도하시기 바라면서...
*2002년9월7일~8일(土日)晴
▲낙동정맥종주8구간(자라목이~박짐고개)*사진24컷
해봉(21명)
제8구간 : 경북 영양군, 영덕군
♠참 고
영덕군[盈德郡]
경상북도 동부에 있는 군.
북쪽은 울진군, 서쪽은 영양군·청송군, 남쪽은 포항시와 접경하고 동쪽은 동해에 면한다.
군의 전지역이 태백산맥의 동사면을 차지하여 서쪽이 높고 동쪽으로 점차 낮아지는 지형
을 이룬다.
서쪽의 군경계는 태백산맥의 분수령이며 칠보산(七寶山)·등운산(騰雲山)· 독경산(讀經山)·
형제봉·명동산(明童山:812m)·삿갓봉·마고산·바데산 등 높은 산이 연봉을 이룬다.
이들 산지에서 발원하는 하천은 동해로 흘러드는데 북쪽에서부터 남쪽으로 송천(松川)·
영덕 오십천(五十川)·남정천(南亭川)·도천(道川)·유천(柳川) 등이 흐른다.
이 가운데 송천 (길이 25km, 유역면적 220.4㎢)·오십천(길이 40km, 유역면적 380㎢)이 크다.
송천 하류는 영해평야이고, 오십천 하류는 영덕평야로 경지와 취락이 집중되어 있다.
해안선은 단조로우며 산지가 해안까지 연장되어 경지가 좁고, 해안은 곳곳에 암석이 노출
되어 항구가 발달하기가 어렵다.
송천·유천 등의 하구부에는 해안사구(海岸砂丘)가 발달 하여 해수욕장으로 이용되며 장사
(長沙)·대진(大津) 등은 여름 피서지이다.
동해는 수심 이 깊어서 해안에서 1km 거리에서 30m 이상에 달한다.
연평균기온 12.7℃, 연평균 강수 량은 1,016mm이다.
♣산행 코스(8구간)
04:00=자래목이
05:25=율치
06:50=OK목장
08:11=맹동산
09:22=봉화산
10:53=명동산
11:45=박짐고개
13:15=삼의교
총 9시간15분
♣사진은 오 지호 대원이 촬영하였습니다.
♣ 참여 대원
대장 : 김성수, 정영길, 하종관(후미담당)
구덕관, 김영철, 김윤근, 남상기, 마광선, 박일문, 백운기,
신철호, 안승태, 오지호, 윤말선, 이승우, 이진복,이혜년,
이근, 임경애 조숙희, 최철식, (21명)
☞☞☞ 태풍 루사의 피해지역으로 산행을 한다는 게 무언가 가볍지 못한 기분,
종주하는 영양군 석보면엔 피해가 심하다는 보도가 있어 정 대장에게 그쪽에
도로사정을 확인해보라고 했더니 군청에 문의 결과, 모두 복구되어 별 이상이
없다는 전화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캠코더 두개와 무거운 캐논 까지 넣은 배낭을 지고 밤 10시10분, 집을 나섭니다.
벌초 때문인가 대원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 우선 사진촬영 담당을 맡은 이 종원
대원의 예고 없는 불참등 겨우 18명을 태우고
밤11시10분에 시민회관 앞을 출발합니다.
정 대장이 집행부 하 대원에게 전화, 뒤늦게 무박2일 산행이란 걸 알고 택시타고
달려와 영락공원 갈림길에서 신 회장, 오지호 대원과 함께 간신히 동승하여
21명이 되었습니다.
김 대장의 안내방송이 끝나고 신 회장, 정 대장에게 현지에 수재민이 있으며 자원
봉사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의에 모두 동감을 합니다.
언양휴게소에서 휴식하면서 오지호 대원이 디지털 카메라로 산행 중 촬영을 하는
걸 뒤늦게 알고 촬영을 제의, 쾌락을 받아 한 짐 들게 되었고 캠코더는 정대장의
사양? 으로 다시 김 윤근 대원이 맡기기로 결정합니다.
화진휴게소에 들려 한동안 휴식하고 달리는데 깜박 잠이 들었다 깨어나니
02시20분, 지난번에 당도했든 자래목이(창수령)에 도착 중입니다.
그런데 배 기사는 조용히 헤드라이트와 엔진을 끄고 그 자리에 취침상태로
들어갑니다. 얼마나 잤을까. 불이 켜지고 눈을 번쩍 뜨니
03시40분, 어수선한 가운데 각자 산행준비가 시작되고
뒤 좌석의 한 대원이
“여기저기 코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잤는데 남선생님의
코고는 소리도 대단하데요~”
합니다.
배낭을 챙겨 밖으로 나와 깜깜한 하늘,
은가루를 뿌린 듯 방금 쏟아질 듯 한 별을 쳐다보며
상쾌한 기분으로 밤새 쌓인 노폐물을 쏟아 냅니다.
김 대장의 주제로 상견례를 하고 그냥 출발하려는 걸
오 대원에게 한 컷, 촬영을 부탁하고
04시, 플래시가 터지면서 완만한 경사지로 오릅니다.
은빛 플래시 불빛을 따라 캠코더의 나이트 슛 기능으로
촬영하며 뒤따라 올라갑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사가 급해지고
두어 번 잡목속의 가로놓인 가지에
오른다리가 걸려 찰과상을 입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때문에 정확히 알수없으나
다시 영양군과 영덕군의 경계를 밟으며 올라갑니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앞에 가든 이혜년 대원이
으악! 외마디 비명소리를 지르는데
뒤따라가는 저도 그 소리에 함께 놀랍니다.
불빛에 놀랐는지 검은 물체가 앞을 가로질러 튀어나온
고라니인지 멧돼지인지 알 수 없으나 혼비백산한 건
피장파장인 것 같습니다.
침착한 이 대원, 곧 정상을 회복합니다.
지루한 오름 끝에 내리막을 타는데
04시55분, 지난 태풍 루사 때인지
소나무가 가로 넘어져 있는 곳에서 선두가 길을 잃고
한동안 해매다 겨우 길을 찾아 내려갑니다.
05시25분, 통나무계단이 있는 율치재에 내려섭니다.
부근에 습지가 있어 물치라는 이름도 있지만
또 다른 이름의 율치(栗峙)는 부근에 밤나무가 많아서인가봅니다.
낙동정맥 종주하면서 처음으로 선두와 후미가 한자리에 집결합니다.
잠시 고라니 멧돼지 소동담을 나누는데 조 대원이 비탈에서 내려오다
하마터면 넘어질 뻔 하여 또 웃습니다.
05시30분, 동녘이 서서히 밝아오는 비탈을 타고 출발합니다.
작은 고개를 넘어
05시40분, 블록으로 담을 쌓은 당집 옆을 지나며 캠코더로 촬영하고
오 대원에게 촬영을 부탁합니다.
된비알을 힘들게 올라가는 임 대원.
05시58분, 작은 고개를 너머서면서 우로 조망이 트이며
후미담당 하 대원이 고함을 칩니다.
“야~ 도로가 보인다. 어? 바다도 보이네!”
산자락 아래로 운무가 깔려있고 멀리 동해가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일출할 시간인데도 전혀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대원이 나침반을 보더니 서쪽이라고 합니다.
뒤늦게 그게 바다가 아니고 운해라는 걸 깨닫습니다.
도로는 917번 지방도로.
이근대원이 한마디 합니다.
“니~ 정말로 사기 칠래!”
그 장관을 촬영하는 오 대원.
6시5분, 나뭇잎사이로 일출을 촬영하고
우로 아름드리 적송군락지의 시원하게 뻗어 올라 간 장송을
캠코더에 담습니다.
6시17분, 긴 오름 끝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내려갑니다.
6시25분, 작은 턱을 넘고 내리막을 타다 구절초등 야생화를 촬영하며
오름을 타고 6시50분,
분지 같은 펑퍼짐한 코스에서 잘 자라고 있는
수목을 촬영하며 가는데
앞이 확! 트이며 광활한 고랭지 채소밭이 보입니다.
광활한 배추밭 오른편으로 멀리 운해가 펼쳐져 있어
그 장엄함에 넋을 잃습니다.
잘 자란 배추가 인력이 부족해서인가 그대로 방치되어있고
왼편 밭은 벌레가 먹어가 고 있습니다.
이 광경을 내려다보든 한 대원이
“지금 이만한 크기면 부산에서 한 포기 사천원은 해요.“ 합니다.
밭고랑사이로 걸어 임도로 나오니 이번 무밭에 뽑힌 무 무더기가
여기저기 어지럽게 흩어져있습니다.
그리고 정맥 길은 펑퍼짐한 구릉을 따라 훤히 뻗어있습니다.
임도에서 힘들어하는 임 대원을 뒤에서 밀어주든 이근 대원이
“오 선배님! 우리 여기서 한 장 찍어 주이소!”
하며 기념촬영을 부탁합니다.
“오~ 그래!”
산악회에서 알게 된 해양대학 선후배가 다정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기분이 좋은 임 대원에게
“산행후기에 이 사진을 그대로 올려도 괜찮아요?“
”어때서요. 좋아요!“
모처럼 환하게 웃으며 기분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콘크리트 임도에 올라서는데 저만큼 선두그룹을 촬영해 달라고
부탁했든 김윤근 대원이 촬영하고 있습니다.
광활한 채소밭은 계속 이어지고 멀리오른편의 운해도
계속 따라옵니다.
감기, 해열제 좋다는 주인 잃은 노란 달맞이꽃이 외롭게
싱그럽게 피어있습니다.
7시15분, 콘크리트 임도가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지도상의
헬기장 삼거리에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아침식사를 끝내고
출발 준비를 하고 신 회장이 뒤로 일월산이 보인다며 촬영
하라고 합니다.
뒤돌아보니 정말 일월산 정상의 송신탑이 보여 줌으로 당겨
소중하게 캠코더에 담습니다.
그리고 남쪽으로 보이는 작은 OK목장 구릉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한우 떼를 줌으로 캠코더에 담습니다.
준비해간 쑥떡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7시25분, 비포장 임도를 따라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7시28분, 임도차단기가 보이고
‘이곳부터 개인목장이며 현제 한우를 방목중이므로
차량 출입을 금합니다. 목장주’
라고 작은 간판을 메달아 놓았습니다.
얼마가다 왼편으로 초지를 가로질러 오르고 다시 나타난 임도를 가다
오른편으로 작은 산사태를 거쳐
7시47분, 다시 나타나는 내리막길 초지에 들어섭니다.
우로 희미한 헬기장과 독립가옥 네 체가 보이고 아침햇살을 받은
초지의 풀잎에 맺힌 영롱한 아침이슬이 반짝여
앞서가는 오 대원을 불러 근접촬영을 부탁합니다.
뛰어온 오 대원이
“잘 나올지 모르겠네요.”
하면서 촬영하는데 조금은 미안합니다.
하지만 사진이 흐려 올리지 못합니다.
8시, 두 번째 임도 차단 철조망을 넘어 숲 속의 잡초가 무성한
임도를 따라갑니다.
8시9분, 임도가 반 넘어 잘려나가 오른쪽으로 20여m 깊은 산사태가 나 있는
곳을 촬영하며 조심조심 지나칩니다.
왼쪽으로 꺾어져 돌아가니 정 대장이 저 위가 맹동산(萌洞山) 정상이라며
왼편 비탈에서 내려옵니다.
임도 위 20여m. 낡은 앙상한 산불감시탑이 보여 오 대원과 함께 올라갑니다.
녹 쓸고 벽이 달아난 감시탑 아래
풀밭 속에 숨어있는
‘맹동산’이라고 음각한 작은 석비를 촬영하고 오른편의
운해가 더욱 넓은 시야로 장엄하게 펼쳐져 있는 장관을
캠코더에 담습니다.
오 대원도 부지런히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합니다.
되돌아 내려오니 대원들은 이미 출발하여 그 뒤를 쫓습니다.
키만큼 자란 잡초와 억새사이 길.
다시 내려선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데 지난 폭우 때 깊이 약 1m 로 파인
임도가 한동안 계속됩니다.
임도 쪽으로 넘어진 다래나무에서 많은 대원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다래 따기에 정신 이 없습니다.
해독에 좋다는, 이혜년 대원이 알려주는 노란 마타리 꽃을 촬영하며
가는데
8시34분, 임도를 벗어나 비로소 왼편 시그널이 매달려있는 비탈을
올라갑니다. 작은 고개를 넘으며 오솔길을 올라가는데 앞에 가는
이근 대원이 임 대원에게 진돗개에 대해 소상한 강의를 합니다.
8시45분, 다시 나타난 임도에 내려서고 곧 넓은 초지를 가로지릅니다.
우로 개활지에 연못 두개가 보이고
8시50분, 좌로 아래쪽에 또 다른 임도가 내려다보이는데 임도 옆에
‘2000 국유임도
위치:영양군석보면삼의리 0.91km
시행청:남부지방산림관리청
시공자:산림조합중앙회장 관리자:영덕국유림관리소장‘
이라고 음각한 석비가 앉아있습니다. 좌로 크게 돌아올라
8시55분, ‘낙동정맥영양6구간’안내간판이 서있는
임도삼거리에 도착합니다.
중간 팀과 합류, 각자 안내간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오른편으로 20여m 올라가다
왼편 된비알을 건너 오릅니다.
임 대원이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묻자 하 군이
“4시간은 더 가야 합니더.”
는 소리에
“니! 또 씰~때 없는 소리 할레,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모든 걸 정리 할려는데~”
하며 반박하는 이근대원.
가파른 오르막에서 임대원의 뒤를 밀어주며
고장 난 차, 2단기야로 바꾸라며 구난차는 결코 무료가 아니라며
웃으며 밀어주고 웃으며 힘을 내어 올라갑니다.
9시10분, 좌로 오지(五枝)산 벚나무에 명찰을 옥에 티로
작은 못으로 박아 놓았습니다.
기왕이면 조금 신경을 쓰서 끈으로 묵어놓으면
산 벚나무가 얼마나 좋아할까요.
뒤따라 올라오는 오 대원을 불러 다시 한 장 촬영하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9시16분, 짧은 내리막길을 거쳐 잡초 가시넝쿨 길을 올라가다
9시22분, 키 낮은 잡초, 잡목으로 빽빽이 둘러싸인 봉화산 정상,
콘크리트 헬기장에 올라섭니다.
따가운 햇살을 피할 그늘을 찾아 조금 내려가 중간그룹과 합류하여
간식하며 잠시 집단휴식을 취합니다.
촬영으로 잃을 시간을 위해 먼저 일어나 내리막을 탑니다.
9시33분, 이끼가 낀 바위와 돌로 쌓아놓은 봉수대에 도착합니다.
한동안 오 대원을 기다리다
오 대원에게 다시 봉수대를 촬영하라고 부탁하고 내려갑니다.
우로 적송과 적송사이로 조망되는 녹색 산비탈이 보이고
10시8분, 잘록이를 거쳐 이제 마지막 고비인 명동산을 오릅니다.
앞서 올라가든 오 대원이 뒤돌아보며 촬영하며 올라가는 나를 촬영하고
뒤에서 힘들게 올라가는 오 대원의 뒷모습을 캠코더에 담습니다.
10시25분, 정상인가 했는데 우측으로 꺾어지며 평탄한 능선을 타고
10시29분, 다시 된비알을 탑니다.
10시48분, 좌로 짧은 바위 길을 거쳐 좌로 작은 암괴 옆을 지나
10시53분, 이 산 밑의 마을에 신동이 태어났다 해서 붙여진
해발812m의 명동산 (明童山) 정상에 올라섭니다.
정상비 대신 표지석(ROKA MS)만 박혀있고 나뭇가지에
많은 시그널이 매달려있습니다.
수고한 오 대원을 세워 놓고 기념촬영해주고 후미를 기다리다
10시58분, 하산 길로 접어듭니다.
3분 거리에 보도블록을 까라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가장자리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실 국화, 분홍색 작은 엉겅퀴 모둠
같은 꽃이 활짝 피어있는데
유달리 벌 나비가 모여드는 걸 캠코더에 담고
뒤따라 내려오는 야생화박사 하 대원 과 이 대원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이것도 외래종인지 걱정입니다.
11시20분, 능선을 타고 완만하게 내려오는데
좌측 나무사이로 시계가 트이는데
야~ 동해가 보입니다.
영해면의 해안입니다.
한동안 줌으로 촬영하고 오 대원도 촬영합니다.
곧 가볍게 올라가며 우측으로 급하게 꺾어져 내려가면서
우로 조망되는 산비탈 초지를 바라봅니다.
11시40분, 좌로 꺾어져 비탈을 타고 내려가는 지점에서 하 대원이
뒤돌아보고
“해봉~ 이근이 형님~!”
하며 외칩니다.
희미한 반응을 듣고 먼저 내려가라고 합니다.
마사와 자갈이 섞인 비탈길을 조심하며 S자로 내려갑니다.
11시45분, 시멘트 포대가 쌓여있는 석보면 박짐 마을에서 따왔는지
그 지명유래를 알 수 없는 박짐고개 임도에 내려섭니다.
이로서 낙동정맥종주 8구간을
7시간 45분 만에 끝이 난 셈인데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삼의교까지 임도로 약 한 시간 더 내려가야 합니다.
12시, 하 대원과 임, 이 대원이 내려오는 걸 촬영하면서
오른쪽 임도를 따라 내려갑니다.
‘입산금지 이곳은 송이버섯입찰구역이므로 출입을 금합니다.‘
라는 간판을 쳐다보며 우로 산비탈을 끼고 내려가는데
지난 태풍 루사 때 폭우로 계곡물을 소화시키지 못하여
임도가 완전히 잘려나갔습니다.
잘린 구간을 조심하며 내려가 바위를 딛고 건너 다시 올라갑니다.
배수관이 마치 수도파이프가 팽겨 쳐 있듯이
산사태 골짝에 나 뒹굴고 있습니다.
이건 폭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설계 탓인가
아니면 상납과 떡고물을 챙기기 위한 부실공사 한 탓인가.
문득 지나온 3구간의 울진군 소광,석포,전곡 삼거리 임도에서 내려간
방치된 임도가 걱정됩니다.
이런 파손현장은
13시2분, 컨테이너 건설현장사무소가 있는 곳 까지 내려오는데
좌로 임도가 문어져 내리고 우로산비탈 사태로 임도가 막히고
교량 유실등 모두 열한 곳이나 됩니다.
공사개요 안내간판에는 2002년10월15일까지 공사가 완료되는 걸로
되어있는데 포크레인 한대, 덤프차 한대가 낮잠을 자고 있습니다.
오늘의 한심한 우리현실을 축소시켜 보여주는 전시장 같습니다.
13시15분, 지난 태풍 루사 폭우 때 상류에서 떠내려 온갖 쓰레기가
난간에 어지럽게 살벌하게 걸려있는 삼의교에 도착,
총 9시간15분의 산행이 끝납니다.
입구에 목장승이 서있는 ‘블루벨리 쉼터’에 주차해 있는 버스 안에
배낭을 내려놓고 갈증에 냉장고 안에서 시원한 캔 맥주 하나 꺼내어
갈증을 풉니다.
고목 아래에 쉼터에서 산 냉장동동주로 피로를 풀든 먼저 내려온
대원들이 수고했 다며 동동주를 권하고 조대원이 별도로
남겨놓았다며 돼지수육을 새우젓을 곁들여 권합니다.
누가 운치 있는 고목이 건사해 나무이름을 물으니 여기저기서 이름을
대는데 ‘안강’출신 이 총무가 자신 있게 ‘토종밤나무’라고 단언하고
왕 사발 동동주잔을 호기롭게 들어 킵니다.
김윤근 대원이 옆에서 오늘은 너무 많이 촬영하여 배터리가 나가버렸다고
합니다. 맥주에 동동주까지 들어가 발개진 얼굴로 분위기가 물어 익는데
조대원이 다시 수육덩어리를 접시에 올려놓아 김 대원과 함께 젓가락으로
나누다 덥석 손으로 화끈하게 뜯어놓습니다.
약 20분 뒤에 하 군이 뛰어오고 그 뒤로 임대원이 빨간 승용차를 타고
도착합니다.
집행부에서 확인한 결과, 근처에 수해피해 농가가 없어 자원봉사 계획은
접고 하 군이 산행 중에 채취한 더덕을 신 회장에게 주니 막걸리 안주감이
왔다며 이건 흙 묻은 체 그대로 먹어야 된다며 덥석 씹다 뱉고, 칼로 껍질을
벗기고 입에 넣습니다.
임 대원은 뒤늦게 동동주 한잔을 수고한 이근대원에게 권하며
구난차 유료결산을 마칩니다.
토종밤나무 그늘아래에서 10여명의 대원이 참여한 가운데
오 대원과 하 대원이 교대로 단체기념촬영하고
버스에 승차하는데 먼저 올라와 있든 조 대원이
“산행후기에 내가 터프하다고 쓰지 마이소!”
하며 싱긋이 웃습니다.
14시8분, 황장재까지 간다는 구, 박, 윤 대원을 제외한 18명이 탑승한
버스는 부산으로 출발합니다.
몇 군데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1/3정도 유실된 곳을 거쳐 화매재를
올라가는데 도로변에 구 대원이 지도를 들여다보며
주위를 살피고 있습니다. 길을 잘못 든 것입니다.
버스를 세워 화매재까지 타고 올라 남겨놓은 메모를 보고 갔지만
그룹산행에서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요.
집행부에 간청하여 자기 책임하에 자신있게 세 사람이 가다 한 사람을
떨어뜨리고 간다는 건 좀 거시기 합니다.
뒤에 안일이지만 무사히 목적지까지 당도하였다합니다.
917번 도로에서 34번, 7번 도로로 달리다 ‘흥해’에서 김 대장의 헌신으로
‘프라자’목욕탕의 매끄러운 물로 몸과 마음에 쌓인 온갖 찌꺼기를 깨끗이
씻어냅니다.
하지만 허탈한 폭우피해 자연현장의 허망한 현실은
천재(天災)보다 인재(人災)가 더 많다는 생각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데
언제쯤 말끔히 씻어버릴 수 있을까요.
벌초 귀가의 차량홍수 속에서도 꾸준히 달려
20시5분, 부산T/G를 빠져나왔습니다.
산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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