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단지 생활복지운동 첫 모임 날입니다. 오후 1시 40분. 김경옥 님과 지선이 도착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 일정이 있어 차차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적게 모인 대로 시작했습니다.
생활복지운동의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이미 개별 만남 때 했지만, 첫 모임이니 한 번 더 이야기했습니다. 감사 인사했습니다. 함께해주셔서 고맙다고, 귀한 발걸음 해주셔서 고맙다고, 덕분에 힘이 된다고..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지난 생활복지운동 실천 영상을 함께 시청했습니다. 어떤 과정이 필요할지 의논했습니다. 머릿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다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훨씬 편합니다.
➀ 주체: 사회사업가가 이루어 주면 복지사업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이루면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로 보입니다. 「복지요결」 보이지 않게 합니다
주민 기획단으로 모였습니다. 이 일을 기획하는 건 주민들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과정을 함께 구상합니다. 그 가운데 필요하다면 제안합니다. 생각을 나눕니다. 복지관 만의 일이 아니길 바랐습니다. 주민으로서 동네를 애정하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하길 바랐습니다.
“홍보지 만들기, 홍보지 붙이기. 또 뭘 해야 할까요?”
“관리사무소에 여쭤봐야 해요.”
“뭘 여쭤볼까요?”
“엘리베이터에 홍보지 붙여도 되는지 여쭤봐야 해요.”
지선이 작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지선이 여러 활동한 경험이 있으니 필요한 과정을 놓치지 않고 말해줍니다.
“홍보지를 붙이고 나서 주민들이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경비원 아저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김경옥 님께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덧붙여 인터뷰를 영상으로 찍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좀 전에 함께 봤던 영상을 생각하시고 말씀하신 듯했습니다. 이 과정은 혼자 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중간점검 때 두세 명씩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2주간 생활복지운동 일정을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7월 28일 (화)
: 홍보지 만들기
: 관리사무소 방문하기
-7월 29일 (수)
: 홍보지 만들기
: 홍보지 붙이기
-7월 31일 (금) 또는 8월 1일 (토)
: 중간점검
-8월 4일 (화)
: 홍보지 수거
: 책자 만들기
-8월 5일 (수)
: 경비원 아저씨께 전달하기
때마침 서현과 서연이 도착했습니다. 지선에게 오늘 회의한 내용과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설명해주길 부탁했습니다.
3) 부탁하기
➀ 당사자에게 부탁하기
첫째, 당사자가 하게 부탁합니다. 「복지요결」 부탁하기
지선이 차근차근 잘 설명해주었습니다. 언니가 설명하니 동생들이 경청했습니다. 설명해준 지선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홍보지 만들기와 관리사무소 방문하기. 오늘 해야 할 일입니다.
“뭐부터 하는 게 좋을까요?”
“홍보지 만드는 게 오래 걸리니까 관리사무소 먼저 다녀오면 될 것 같아요.”
김경옥 님께서 제안하셨습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누가 대표로 말할지 정했습니다. 선재 오빠가 서현이나 서연이 하면 어떨지 제안 부탁했습니다. 둘 다 잠시 고민하더니, 서연이 외칩니다.
“이거 그냥 기획단 할 때 했던 것처럼 하면 되잖아!”
그러더니 펜을 집어 듭니다. 서현이 대본을 불러주고, 서연이 적었습니다. 누가 도와주지도 않았는데 1분 만에 대본을 다 짰습니다. 두 사람이 다양한 활동을 경험한 덕입니다. 다 함께 관리사무소에 가서 인사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방화11복지관에서 온 주민들 기획단입니다. 저희가 여기 온 이유는 요즘 경비아저씨분들이 고생하시기에 편지를 써드리려고 해요. 이걸 하려면 홍보지를 엘리베이터에 붙여야 하는데, 붙여도 될까요?”
서현이 대표로 읽었습니다. 생활복지운동을 하는 이유까지 빠짐없이 이야기했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께서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홍보지 예쁘게 만들어 와달라며 부탁하셨습니다. 아이들이 감사 인사했습니다.
“11단지에 승강기가 몇 대 있나요?”
“총 12개 있는데요. 승강기 앞 게시판까지 생각하면 24개 만들어 오셔야 할 거예요. 1층에서 3층까지 사시는 분들은 승강기를 안 타시니까 모르잖아요.”
승강기 안에 붙일 생각만 했습니다. 직원께서 지혜를 더해주셨습니다. 복지관으로 돌아와 권대익 선생님과 의논했습니다. 이때 의논하는 일도 기획단이 했습니다. 직원분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아이들이 선생님께 잘 설명했습니다.
의논 끝에 12개만 만들기로 했습니다. 전체 일정을 고려했을 때 24개를 몇 시간 내로 만들기 어렵습니다. 또 1층부터 3층까지 사시는 분들이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게시판을 많이 보실까 하는 이유였습니다. 상황과 처지를 생각하면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 싶었습니다. 모두 수긍했습니다.
모임 장소로 돌아와 홍보지를 만들었습니다. 서현과 서연이 나서서 풀과 가위를 빌리러 다녔습니다. 사무실에서 빌리기 어려우니 1층 도서관까지 가서 빌려왔습니다. 종이를 열심히 오려 붙였습니다.
소현이 뒤늦게 도착했습니다. 이번에는 김경옥 님께서 직접 생활복지운동의 의미부터 과정, 오늘 해야 할 일까지 모두 설명해주셨습니다. 이 모임의 선생님 같았습니다. 소현이 끄덕거리며 김경옥 님의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홍보지에 포스트잇과 볼펜을 넣을 공간을 만들어 붙여야 했습니다. 동료 희선이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꼼꼼히 설명해주었습니다. 만들기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설명을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행히 김경옥 님께서 한 번에 알겠다고 하십니다. 김경옥 님이 시범을 보이셨습니다.
소현과 지선이 옆에서 배웠습니다. 잘 모르는 부분은 김경옥 님께 “이거 맞아요?”하고 여쭸습니다. 소현이 곧잘 따라 했습니다. 잘할 거라던 윤동우 님 말씀대로입니다.
서현과 서연은 만들기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잠시 쉬고 있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생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렸습니다. 서현과 서연에게 한 번 더 부탁했습니다. 부탁하니 해보겠다 합니다. 김경옥 님께 배운 지선이 이번에는 서현과 서연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지선이 헷갈릴 땐 김경옥 님이 자리를 옮겨 도와주셨습니다.
한참을 만들었습니다. 각자 일정이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본인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김경옥 님께서 내일 일정에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그 전에 와서 홍보지를 더 꾸며주겠다 하셨습니다. 가시는 길에 아이들에게 부탁하십니다.
“먼저 가봐야 해서, 선생님 정리하실 때 같이 도와줄래?”
“네.”
고맙습니다. 서현과 서연이 끝까지 남아 도와주었습니다. 저는 다음 일정이 있어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더 남아서 만들고 가겠다 합니다. 그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든든했습니다. 만들어두면 제가 일정이 끝난 뒤에 붙이기로 했습니다. 권대익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나왔습니다.
다녀와서 보니 만든 걸 홍보지에 전부 붙이고 그 안에 포스트잇까지 넣어두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마침 서현과 서연이 복도 의자에 앉아있기에 감사 인사했습니다. 서현이, 서연이 덕분에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한 게 없습니다. 기획단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본인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기획단이 이루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우와~
어쩜 이렇게 잘했나요?
생활복지운동 일정을 기회단과 함께 의논했습니다.
이 일을 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함께 생각했고 일정도 정했습니다.
기회단이 주체적으로 활동한겁니다.
늦게 온 사람은 먼저 온 사람이 그동안의 일을 설명하는 방식도 좋습니다.
지선이가 설명하니 서연 서현도 잘 들었습니다.
소현에게 설명하는 김경옥 님은 마을 선생님 모습과 같습니다.
관리사무소에 부탁하는 일.
이미 많은 경험이 있는 서연과 서현이 잘했죠?
칭찬, 응원, 감사를 마음껏 흠뻑 가득해주세요.
붙임쪽지와 펜을 넣을 상자를 만드는 일.
어려운 일인데 끝까지 남아 만든 서연과 서현에게 고맙습니다.
기획단이 이루었습니다.
기획단이 이루는 생활복지운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