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지맥 2구간
2011. 5. 5 (일)
산길 : 금산치~망치
거리 : 18.3km
구간거리
김형령재~2.0~계룡산~2.2~고자산치~1.4~선자산~2.5~배합재~2.4~옥녀봉(-2.0)~2.4~반씨재~4.1~북병산~1.2~망치재
Cartographic Length 21km Total Time: 08:40
어린이날 공휴일을 맞아 채 한주도 지나지 않은 거제지맥을 잇기로 한 것은 지난 구간 황사로 인해 아무것도 못 본 억울함이 컸기 때문이다. 사실 ‘국사모’라는 단체산행 초청이 있었긴 하지만 혼자서 내키지 않는 점도 있긴 하다만 그것보다는 거제가 마음을 끌어 당겼다. 말하자면 복수혈전이다.
황사는 물러가고 하늘은 쾌청하다. 오늘 구간은 계룡산 올라서면서부터 곳곳이 사방으로 터진 조망대라 속이 시원하도록 사방팔방 둘러보았으니 본전 뽑고 지난번의 외상까지 한방에 다 갚아진 셈이다. 등산로 역시 거제시에서 정비한 ‘거제지맥’ 본궤도에 들어 활짝 열린 길로 거침없이 달렸다.
반씨재에서 고만할까 싶은 생각도 들긴 했지만 대중교통이 없는 것 같아 계속 진행했다. 망치재 역시 대중교통은 없다고 봐야겠다. 버스가 하루에 서너번 다닌다고 하는데 그 시간 맞추기는 어렵고 지나 다니는 차에 열 댓번이나 손을 흔들었지만 세워 주는 님은 없었다. 거제 인심 사납다는 소리 들어본 적이 없는지라 대다수가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이라 그런 가보다 싶다.
대중교통에 중점을 둔다면 지난번 팥골재(옥산고개)에서 끊고 오늘 배합재(복골)까지 하면 시내버스가 쉽게 연결이 된다만 진행거리는 다소 짧아진다. 망치재에서 남은 거리가 19km 정도이니 한번 더하면 나의 ‘거제지맥’은 완료가 되고 ‘북지맥’으로 넘어갈 수 있겠다.
08:20 금산치
09:21 계룡산
09:43 절터
09:54 KBS중계탑
10:02 통신대 건물잔해
10:30 고자산치
11:01 선자산
11:44 청수목장
11:52 △200.2m
12:08 배합재
13:40 옥녀봉 갈림길
14:30 반씨재
15:20 ×406
15:45 북병산삼거리
16:17 △465.3
16:20 북병산
17:00 망치재
계룡산 임도 전망대
신평역에서 고현가는 06:50 버스로 거제로 들어가니 8시가 된다. 터미널 앞에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택시로 심적사 앞길로 해서 금산치 직전의 조망대까지 올랐다. 택시기사 눈치가 떨떠름해 보인다. 등산복 입은 놈이 택시로 산만디까지 올라가자 했으니 영 꼴같잖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런 눈치는 전망대에 있던 산객들 역시 마찬가진데,
저그는 이미 산행을 마친(등산을 다한) 사람들이고, 나는 이제 시작하려는 사람 아닌가. 그렇다고 이내 심정을 떠들어 대겠나 어쩌겠나. 나는 내쪼대로 살아가는 것이니...
금산치
전망대에서 7분 거리인데 여기도 사람들이 많다. 나무에 등치기하는 사람, 훌라후프 돌리는 사람... 편백나무 숲속에 의자도 설치해놓은 삼림욕장이다. 지도에는 김형령재로 표시된 곳인데 ‘김실령고개’라는 표기도 있고, 형령이나 실령이나 둘 다 김씨 집안사람들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까지가 자신들의 등산코스이고, 더 이상 오르는 사람은 없다. 계룡산을 향하면 길은 활짝 열려있고, 우측으로는 [발파 위험중] 경고문이 걸려있는데 우측 비탈은 지난번 본 골프장 공사장이다. 남쪽을 향해 거제면과 신현읍의 면계로 이어진다.
조망바위
송전철탑을 하나 지나고 고도를 높이니 여기도 성벽같은 돌담길이 나오고 그 돌담 위를 따라 가기도 하고 금산치에서 15분 걸려 드디어 기대하던 조망이 열리는 바위에 올라섰다. 삼성조선소의 대형 크레인과 고현만, 건너편에 솟은 산은 앵산(508.2m)이다. 너무 고대하던 장면이라 카메라를 사정없이 찍어댔는데 아직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오르면 오를수록 더 멋진 그림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몇 걸음 더 올라가면 이제 서쪽으로 트이면서 거제만과 지난번 그렇게 애를 태웠던 산방산의 모습도 나타난다.
계룡산 임도 전망대
고현만과 앵산
금산치 삼림욕장
계룡산 가는 길. 우측은 골프장 공사중
삼성조선
공설운동장 갈림길 전망대
공설운동장, 거제시청
산방산은 머리만
억새밭 안부를 지나 올라선 능선에는 왼쪽으로 갈림길이 있다. [공설운동장2.2 계룡산정상0.5km]이정표가 있어 왼쪽으로 나가보니 팔각정과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공설운동장에서 곧장 올라 온 길이다. 막 올라선 아줌씨 웃도리를 벗어 제친다.
이어지는 암릉은 바위가 제멋대로 솟아나 있어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스텐파이프로 지지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공설운동장과 거제시청 일대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보이고 서쪽으로는 지난구간 백암산과 남쪽으로 내려온 능선에 대봉산이 있고, 산방산은 머리만 내밀고 있다.
날카로운 바윗길을 넘어 철계단을 오르면 ×561봉, 계룡산 직전 봉우리다. 나무계단을 내려가 송전탑이 있는 안부를 지난다. 우측 아래로 거제면 들판이 훤히 열린다.
계룡산 (鷄龍山 ×570m)
바위 위에 우뚝 선 정상석이 이채롭다. 사방팔방 막힘없는 조망이 열린다. 앵산 국사봉 옥녀봉, 거제만우측으로 산방산과 백암산 너머로는 통영지맥 벽방산 윤곽이 희미하게 드러난다.
거제만
조선시대 거제의 治所는 현 거제시청(고현)쪽이 아니라 거제면이었다.
KBS중계탑
암봉을 왼쪽으로 피해 내려가니 샘터 갈림길이다. [샘터0.5 절터0.3km] 이정표는 우측으로 고자산치, 절터를 가리킨다. 올랐다가 내려가면 시눗대 숲을 통해 넓은 터로 나가게 된다.
절터
의상대사가 수도했다는 절터다. 문득, 의상대사는 얼마나 바쁜 삶을 사셨을까 궁금해진다. 이 나라 방방곡곡 의상, 원효대사가 안 거쳐간 절이 없으니 말이다. 중국에 유학 다녀오시고, 삼천리 절마다, 게다가 이 먼 남쪽 섬에 까지 다녀 가셨으니 단 하루인들 여유로운 시간이 있었을까... 나무관세음보살~
절터에서 내려가면 [거제시청2.4km 선자산3.2km] 이정표가 있는데 여기가 고산치다. 계룡산 서쪽은 급한 벼랑을 이루고 있어 거제면으로 갈림길은 없고, 모두가 왼쪽 거제시내쪽으로 길이 나있다.
절터
계룡산(鷄龍山)
거제 중심지에 있는 산이며 높이 566m이다 이 산 동북은 거제시청 소재지인 고현이며 남서로 거제면 동부면이다. 북단에는1974년도에 삼성조선소가 들어섰다. 산의 형태는구천댐에서 서북쪽 가조도 방향으로 길게 뻗어있다. 그 생김이 마치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비계포란형(飛鷄抱卵形)이라한다. 산 정상은 닭의 머리를 닮았고 꼬리는 용의 형상을 하고 있어 계룡산이라 한다. 아홉 개의 꼬리가 구천계곡에 뿌리를 박고 있는데 이곳을 구룡호 또는 구천계곡이라 하는 심산유곡이다. 1987년11월21일에 준공한 구천댐이 있다.
정상에서 거제쪽 바위틈 밑에 의상대(義湘臺)가 있다. 바위가 병풍을 두른 곳에 50여평 남짓한 절터가 있는데 신라시대 화엄종의 개조였던 의상대사가 암자를 짓고 수도한 곳이라 전해오고 있다. 1960년경 이곳 대하(臺下)에서 금동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절터에서 고현쪽으로 내려오는 8부능선에 집터가 있다. 이곳도 절이 있었던 곳이라 하는데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주위는 대나무와 우물이 있다. 정상으로 오르는 바위틈에 장기판바위가 있는데 신선이 놀던 곳이란 전설이 있다. 불이문을 지나면 억새 풀밭평지가 있고, 태고 때 캐악이란 신선이 무를 심고 살았다는 무밭등이다. 그 뒤쪽에 거북이가 하늘로 승천하듯이 기어오르는 바위가 있다.
거제 면소재지에서 고현으로 넘어 다녔던 용산재가 있다. 이재를 고자산재라 부른다. 그 위쪽 음달바위 정상에 6.25때 포로수용소를 감시하던 UN군통신대 잔해가 있다. 거제의 수봉(首峰)으로 우리나라 십승지(十勝地)의 하나로 알려진 곳이다. 정감록 비결에 있는 계룡산하구백만(鷄龍山下救百萬)이라 말한 명승지이다. 6.25동란 때 주민10만 피난민20만 포로17만이 이 산 아래서 목숨을 구했다. 그 후부터 이 산을 정감록이 말한 진짜 계룡산 이라한다. (巨濟市誌)
궁민의방송 KBS 창원방송총국
옥녀봉
통신탑 건물 잔해가 있는 안부
6-25전쟁 때, 포로수용소 감시를 위한 통신대 건물의 잔해란다.
고자산치. 뒤로 선자산 능선
×559봉에는 방송중계탑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KBS창원방송총국 소속이란다. 왼쪽으로 난 넓은 길은 고자산치에서 올라 온 임도이고, 지도에 표기된 여사바위는 어느걸 말하는지 모르겠다. 서편은 바위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람이 얼마나 세찬지 몸이 휘청거릴 지경이라 바위 끝으로 나가 보지 못하겠다. 능선길 따라 내려가면 아래로 임도와 통신대 건물잔해가 보인다
통신대 건물잔해
6.25때 아래쪽 포로수용소를 감시하던 통신대가 주둔했던 건물의 잔해라는 설명이다. 왼쪽 길은 정수장, 백병원을 가리킨다. 아저씨 한 분이 여기까지 차를 몰고 올라왔다. 보온통을 들고 위로 올라간다. 우측 임도를 따라 내려가도 고자산치로 연결된다. 바위가 삐쭉삐쭉 솟은 ×523봉을 지나면 아래로 고자산치가 보이고 선자산능선, 그 우측으로 노자산이 희미하다.
고자산치(371m)
넓은 임도에 승용차가 있다. 쉼터와 이정표가 있는데 동쪽은 용산마을, 서쪽은 거제여상을 가리킨다. 선자산은 1.7km다. 맞은편 헬기장 뒤 넓은 둔덕에는 나물캐는 사람도 있고, 통일기원국조단군상이라고 새긴 좌대가 있다. 아직 설치를 안한건지 했다가 뜯어낸건지 모르겠다.
고자산치
팔각정에서 지맥은 왼쪽이고, 우측 뒷봉이 선자산
선자산 (扇子山 ×519m)
팔각정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지맥이고, 선자산은 뒤로 들어 갔다가 돌아 나와야 된다. 200m 정도밖에 안되고, 거제시의 10대 명산이라길래 내심 기대를 하고 올랐지만 삐죽삐죽 잔돌만 솟아 앉지도 못할 좁은 정상부에 긴급구조 말뚝만 하나 박혀있다. 대신 조망은 막힘이 없다. 가야할 능선은 물론이고, 거제만으로 자락을 내린 산방산의 전체 모습이 보여진다.
지형도에는 여기가 선자산이나, 선자산 정상석은 여기서 남쪽으로 1.2km 더 내려간 ⅹ519봉(거제, 동부, 일운 3면봉)에 있다. 둘 다 높이는 같은데, 지형도 보다도 거제시에서 정한 선자산이 더 나아보인다만, 왕복하려면 상당한 거리라 아쉽지만 발길을 돌린다.
지형도상 선자산 (×519m)
선자산 정상석은 남으로 1.2km 더 내려가야 있다.
지형도의 ×519봉 (둘 다 높이는 동일하다)
계룡산이 뒤에 보인다
선자산(扇子山)
신현읍 용산과 거제 면명진 뒷산이다. 높이507.0m이다. 계룡산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어렵다. 이산 중허리고개가 고자산고개라 한다. 계룡산과 선자산의 중간 낮은 봉우리를 넘어 용산과 명진을 넘나들던 고개다.
고자산이란 말은 아주 오랜 옛날에 이 고개를 넘어가던 남매가 있었는데 갑자기 비를 만났다. 비에 젖은 누나의 몸매를 보고 동생의 음기가 발동하였다. 누나에게 음심(淫心)을 내게 한 자신의 음기를 돌로 잘라 고자가 되었다고 하여 이산 고개를 그때부터 고자산고개라 한다.
용산마을 계곡에는 용이 살았다는 용덤벙이 있고 그 아래 절이 있었다고 하여 용산을 사동(寺洞)이라 했다. (巨濟市誌)
비 맞은 누나의 몸매를 보고 어찌했다는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흔한 야그다.
달래재, 달래내길, 달래강, 달래나보지의 유래가 여기서는 고자산에 붙었는데, 어느게 원조일까..?
'달래나보지'에서는 동생이 죽은 걸로 나온다만, 그거도 작가쌤 마음인가?
배합재 내렸다가 문동저수지 우측으로 이어지는 지맥
노자산의 뫼바위까지 보인다
거제만에 발을 담그는 산방산
선자산 직전 갈림길
선자산 왕복에 15분 걸렸다. 팔각정에 되돌아와 동쪽 내림길로 들면 거제면계에서 벗어나 신현읍으로 들어가게 된다.
×440봉으로 내려가는 길 역시 활짝 열린 조은 길이다. 능선에서 우측 사면으로 조금 벗어남을 눈치 챘지만 조은길 놔두고 덤불에서 쇼할 생각은 없는지라 점잖게 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우측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들머리를 놓쳤다.
갈림길 [덕산아파트, 임도]
왼쪽 ⅹ440에서 내려온 길을 만날거라고만 생각하고 무심히 내려가니 넓은 공터에 이른다. 운동기구에 이정표도 있다. 직진은 덕산아파트, 왼쪽은 임도다. GPS를 보니 어느새 지맥 마루금은 우측으로 가버렸다. 즉, 440봉에서는 지맥의 우측에 내가 있었는데, 졸지에 지맥의 왼쪽에 위치해 있다.
여기까지 왔다면, 오바한 거다.
마루금이 언제 지나갔나? 길이라고는 큰길밖에 없었는데. 그렇다고 도로 빠꾸하랴. 우측을 살펴보니 녹 쓴 철조망으로 막아놨다만, 이런 장면 한 두번 보나. 철조망을 넘어 물길같은 홈을 따라 가게된다. 철조망따라 돌담이 이어지고 3분 후 위에서 내려 온 뚜렷한 길을 만난다. 언제 이런 길이 있었나.
어디서 나타난 길이여...? 내가 눈을 감고 다니나...? 구시렁대며 아래로 내려가니 넓은 묘터가 나오고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수렛길에 다시 묘터다. 봉분 둘레를 돌로 둘렀다. 내려가면 더 넓어지면서 초원길이 나온다.
청수목장
실제 목장 이름은 알 수 없고 지도상 표기된 ‘청수목장’이다. 푸른 초원이 보기는 좋은데 군데군데 소똥이다. 여기가 구천계곡, 구천저수지의 발원지쯤 되는데 최상류부터 이렇게 소똥으로 오염시켜도 되나. 목장 초지가 15분간 1km가 더 되니 규모는 꽤 되는 목장이다.
묘터부터 목장부지 시작이다 . 검은 점들은 소똥.
청수목장
청수목장 우사
구천계곡의 최상단(발원)은 소 오줌물로 시작한다.
아까 갈림길에서 만난 녹쓴 철조망은 바로 이 목장 울타리였다. 목장 영역의 끝에서 다시 철조망을 한번 더 넘어 왼쪽으로 목장을 빠져나갔다. 나 혼자서야 -생각없이- 목장에 들어왔다만 계속적으로 많은 인원이 남의 사유지를 무단 침범해 통과하기는 어렵겠다. 거제지맥에서 해결해야할 과제가 된다.
△200.2m (△거제422)
울창한 숲속인데 그나마 삼각점이 있다고 봉우리는 벌목을 해 하늘이 뻥 뚫렸다. 삼각점 찍고 우측으로 내려가면 당연히 길이 형편없다. 공식적으로 열리지 못한 길이기 때문 일 것이다. 일직선으로 뻗어가다가 ⅹ190봉에서 좌틀이다.
▲ 200.2
배합재 (169m)
1018번 2차선 아스팔트도로. 버스정류장 명칭은 ‘복골’이다.
거제도의 유일한 국도인 14번선은 섬의 동쪽 해안을 따라 가는 길이고, 1018번 지방도가 거제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며 거제시 중심으로 연결되는데, 14번 국도보다 오히려 그 역할이 더 크다고 하겠다. 당연히 교통량도 국도보다 더 많겠다. 산행 마치고 택시타고 다시 여기를 지났는데 교통정체가 되어 한참이나 밀렸다.
건너편 복골농원 진입로로 들어가면 우진기업 앞에서 막히는데, 왼쪽으로 들머리가 보인다. 배합재 내려서는 길은 청수목장 때문에 삐리리 하다가 배합재 부터는 다시 정비가 된 길이다. 둥근 참호가 있고 위쪽 묘터에 앉아 점심을 먹고 간다. 메뉴는 충무김밥이다 (12:15~12:45)
배합재 (복골고개)
삼거리(三巨里)
남쪽 아랫마을이 삼거리인데, 세 갈래 길을 뜻하는 삼거리가 아니라 행정명이다. 거제시 신현읍 삼거리. 여기서 동부면 거제면 해금강으로 가는길과 신현으로 가는 길, 북병산 고개를 넘어 일운면 소동과 지세포로 갈 수 있는 삼거리길이라, 예전부터 그리 불리다가 아예 행정명이 되었다.
오르는 길은 순탄하다. 그늘 사초가 파란 앙탄자처럼 깔리고 숲이 우거져 그늘을 만들었다. 핸드폰에 mp3 켜놓고 흥얼거리며 30분 오르니 우측으로 ×494봉이 분기하는 봉우리다. 편편한 암봉이라 배낭 내리고 쉬었다 간다.
안부를 지나 오르면 콘크리트 기반만 남았는데 송전철탑 받침대 역할을 했나보다. 좁은 섬에 송전철탑은 어찌그리 많은지, 조은산 다 베려논거 같다. 평지나 다름없는 능선길을 한참 가다가 T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이 북병산으로 가는 지맥으로 보이는데, 옥녀봉 갈림길은 어디냐.
동서, 남북 거제지맥 교차점
옥녀봉 분기점 = 동서남북 분기점 (ⅹ515)
왼쪽으로 조금 가보니 쉼터(정자)가 보이고, [거제지맥4-2Post] 옥녀봉 삼거리 간판이 있다. 넓은 4거리 교차로를 이루고 있는데, 비로소 여기가 북으로는 국사봉, 동으로 옥녀봉, 소위 거제남북과 동서 종주길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국사봉, 옥녀봉 쪽으로는 화살표 그려진 팻말이 걸려있다. 그런데 옥녀봉길 우측 길이 수상하다. 남쪽 지맥길은 조금 전 지나왔던 T삼거리인데, 저 길은 뭐냐... (그 길이 그 길 이었다 ?)
T갈림길로 되돌아와 내려가는데 우측으로 쏠린다. 능선을 찾아 올라가니 길이 없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잠시 후 묵은 임도로 떨어지고 조금 내려가니 왼편에서 온 조은길과 만난다. 옥녀봉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던 길이 바로 이길 이었다. 그길로 갔더라면 조금 휘돌긴 해도 점잖게 올걸, 마루금 쪼빠로 찾니라 욕봤다.
멀어지는 계룡산
남으로 방향을 잡으면 왼편은 일운면 우측은 신현읍이다. 이리도 조은 길이 열려있는 것을, 알아야 고생을 면한다. 폭신한 길 신나게 달리는 일만 남았다. ×488 정점은 우측으로 보이는 돌무더기 있는 봉이고, 지나자 말자 우측으로 돌출한 바위가 있어 나가보니 계룡산 능선이 보이는데 하마 가물거리고 대신 노자산은 더 선명해졌다.
×429을 지난 내림길 역시 아까 선자산 보고 내려서던 길과 같은 현상이다. 자꾸 왼쪽으로 벌어진다 싶더니 마침내 물길을 건너고 만다. 그래도 반씨재로 이어지므로 굳이 덤불속에서 용쓸 필요는 없겠다. 거제(대우조선)에서 개설한 거제지맥의 두 번째 문제점, 바로 산자분수령을 정확히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더라도 내 개인적으로 불만은 없다. 이리 조은길 내 준것만으로 감지덕지할 뿐이다.
반씨재(284m)
[거제지맥4-1번째Post] 번송재(소동고개)라 했다. 2차선 아스팔트에 차량은 꾸준히 넘는다. 들머리는 고개 우측(서)에 있다. 현재시각 두시 반. "여게서 끊어부러~?" 마침 지나가는 버스라도 있었으면 손을 들었을터 이다만 그거는 순전히 희망사항이고, 지나가는 차들은 쳐다보도 않는다. 예라이 내 갈 길로 가자. 올라붙길 잘했다. 여기서 끊었다면 남은 망산까지가 하루걸음으로는 도저히 무리다.
반씨재
면계는 북병산으로 곧장 가는데, 지맥 마루금은 디귿자로 휘 돌아간다. 길은 그대로 그늘사초 깔린 폭신한 숲길이다.
바위덩어리로 된 ×355봉을 지나고, ⅹ364봉에서 지맥은 남쪽으로 90도 꺾인다. 디귿자의 첫번째 터닝 포인트다. 작은 공터에 [거제지맥3-9post] 팻말이 있다. 왼쪽으로 푸른색 철망이 이어지다가 산죽무더기가 있는 안부로 내려오니 철망은 없어졌다.
△363.7봉에서 보물찾기를 한다. 아직 오르막이 남아있는 비스듬한 길 왼쪽 둥그스럼한데가 지형도상 삼각점 위치인데 아무리 뒤져도 삼각점은 없다. 누가 빼먹은 모양이라. 마저 올라서면 ⅹ406봉이고 서쪽으로 터닝하는 지점이다. [거제지맥3-8post] 간판에는 363봉으로 잘못 표기되었다. 우측(북서)으로 급히 꺾어 내려간다.
보물찾기... △363.7에는 삼각점이 없더라
북병산 삼거리
북병산삼거리 (296m)
우측 지척에 임도가 보인다만, 계속해서 같은 그림이라 지루하긴 하지만 회피할 만한 산길이 아니다. ×379봉을 넘어가면 넓은 고갯길 안부이고 [거제지맥3-7post].
성황당 흔적같은 돌무더기가 있고, 몇 미터 우측 임도에 이정표가 있는데 왼(동)으로 번송봉이라 해놨는데 어딘가. 우측(서)은 [삼거 소동] 이다.
이제 북병산을 향한 오름이다. 이름있는 산이라 그런지 계단까지 내놨다. 급하지 않은 길, 급하게 오를 필요 있나. 15분 가량 들었다 놨다 하니 능선이다. 북쪽 신현면계에 있는 ⅹ411쪽으로는 나무를 가로놓아 가지말라 해놨다. 왼쪽으로 꺾어 10분 더 올라가면 벤취가 있는 갈림길이다.
북병산 오름
심원사 갈림
심원사 갈림길
이정표에는 왼쪽이 망치고개, 우측 심원사0.9km 쪽으로는 숲속인데 쉼터(정자)도 있다. 새로 동부면계를 만난다. 망치고개 방향이 좀 어색한데 이정표 기둥을 조금 돌려놓아야 쓰것다.
465.3m (△거제312)
갈림길에서 2분 후에 삼각점을 만난다. 삼각점 번호 부분을 시멘트로 덧씌워놓고, 안내문에 거제-312로 되어 있다. 이게 북병산인가 다소 실망하며 50m 정도 더 가니 암봉이고 철계단이 있다.
북병산 삼각점
북병산 (北屛山 465.3m)
철계단을 올라가니 비로소 북병산 정상. 계룡산과 같은 정상석에 무엇보다 시원한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니 가슴이 터지는 듯하다. 아래로 보이는 해변은 구조라해수욕장이고 뒤에 섬 두 개는 내도와 외도다. 구조라 해수욕장 앞에 윤돌도를 자세히 보니 바닷속 땅이 물속에 비치는데 물이 조금만 더 빠지면 뭍으로 길이 이어지겠다.
계룡산은 이미 먼데서 가물거리고 옥녀봉이 제모습을 보여준다. 노자산의 마늘바위, 뫼바위도 뚜렷하고 그 뒤를 받친 가라산도 들어온다.
북병산(北屛山)
동부면 망골과 망치고개를 경계로 하여 신현읍 삼거리에 주맥을 내려뻗어 문동과 아주골 옥녀봉 줄기와 연결되어 있다. 이산은 북쪽을 병풍처럼 가리고 있다고 하여 북병산이라 한다. 높이465.4m이다. 망치고개에 고려시대에 축성했다는 성지가 산 중간에서 마을까지 길게 뻗어있다. 문동계곡 상류에는 문동폭포가 있고 삼거리에는 신라시대에 있었다는 은적사(隱跡寺)절터가 있다. 장승포 일운 동부에서 고현으로 다니던 세갈래 길이 협곡에 있는 삼거리마을은 교통의 중심지였다.
계룡산과 북병산이 만나는 지점이 삼거리다 여기서 동부 거제 해금강으로 가는길과 신현으로 가는길 북병산 고개를 넘어 일운소동과 지세포로 갈 수 있는 삼거리길이다. 협곡을 따라가면 심원사가 있다. 이 일대는 표고버섯 재배를 하는 곳이다. 북병산은 구천계곡에서 발원하는 물이 구천댐에 모인다. (巨濟市誌)
노자산의 마늘바위, 뫼바위
구조라해수욕장과 윤돌도.
물이 조금만 더 빠지면 윤돌도에 걸어서 들어가겠다.
망치재가 보인다
이어지는 암릉길은 곳곳이 조망대라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구천저수지에 번뜩이는 햇빛은 벌써 석양을 알리는 것인가. 로프를 잡고 매달리듯 뒷걸음으로 내려가면 망치재 오르는 도로가 보이고, ⅹ435봉에서 돌아 본 북병산 정상부는 마치 고릴라의 머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뚜렷한 등산로는 왼쪽으로 내려가고 정면 길은 다소 희미하다만 그대로 마루금을 고수하면 줄줄 미끌리는 내리막이고 망치재로 떨어진다.
망치재 (216m)
못을 박는 망치가 아니라, 왜놈들이 오나 안 오나... 망(望)을 보는 고개(峙)로 풀이된다. 마을 이름이 망치리다. 건너편에 한려해상국립공원 간판이 있고 지맥 들머리로는 [애바위암장 630m] 팻말이 있다. 고개 우측 망치정수장 앞에서 지나가는 차를 향해 열댓번 손을 흔들며 추파를 던져도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한쪽 다리 걷어 올리고 흔들걸 그랬나? 다행히 구조라에서 나오는 빈택시가 있어 몸을 실었다. (터미널까지 15,000원)
망치
여기부터 한려해상국립공원 영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