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의 두얼굴
일요특선다큐 2016-4-24
☞ 암환자 5년 생존율 69.4%
▣ 박해린 / 유방 갑상선 외과 전문의
“갑상선암뿐 아니라 달느 암도 마찬가지로 대개 통증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 원인을 현재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갑상선암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조기 검진하면 수술 범위가 작아진다. 그러면 합병증도 적어지고 환자의 삶의 질도 좋아진다. 그러면 방사선 치료 안 해도 되고요. 조기 치료하면 방사선 치료 안 해도 됩니다.”
▣ 이용식 / 이비인후과 전문의
“사실 우리가 모르고 지나가도 되는 사람들이 암 환자로 둔갑해서 수술받고 고민하고 평생을 울면서 지내야 한다는 거예요. 쓸데없는 환자를 안 만들려면 괜히 갑상선 초음파를 하지 말라는 거예요.”
▣ 투콴양 /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교수
“저는 갑상선 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세 갑상선 유두암은 수술할 필요가 없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이 병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경우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 아키라 미야우치 / 갑상선 전문병원 원장
“우리는 23년 전부터 갑상선암 수술을 하지 않는 편이 환자를 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문형철(59) / 2008년 갑상선암 전 절제술
“2007년 12월에 선수촌에서 의무적으로 하는 건강검진을 받게 됐는데 동료 선생님이 우리도 갑상선하고 전립선을 한번 검사해보자고 해서 추가 검사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됐죠. 1.4cm 정도 됐던 걸로 알고 있어요. 임파선 전이도 약간 됐었다고 들었고요. 뛰는 것도 그렇고 신체적으로 제가 엄청 건강했었거든요. 병원도 잘 안가고 건강했었는데 그런 게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 수술 후 하루 2번 약 복용
▣ 윤지현(46세)/2008년 갑상선암 진단
“당연히 수술을 권했고요. 수술도 무조건 전 절제해야 한다고 들었어요. 워낙 환자가 많다 보니까. 앞 환자 진료 소리를 커튼 밖에서 들을 수 있었는데 앞의 환자분한테 제 담당 외과의가 너무 축하한다고 하면서 암인 줄 알고 수술해서 갑상선을 떼어냈는데 암이 아니라고 너무 축하한다고 하는 거예요. 충격이었어요. 그게 축하할 일인가, 제가 뭔가 더 알아봐야겠다. 그냥 무턱대고 수술을 받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서..”
▣ 윤지현(46세)
“일본에 있는 병원에 가서 얘기를 했더니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한데 제가 한국에서 가져간 모든 자료를 보여주면서 2차 소견을 물었죠. 그랬더니 그분이 영어로 ”Disregard it“ 그러더라구요. 무시하라는 거죠. 무시하고 ‘Forget about it’ 하라는 거죠. 잊어버리고 사시면 된다. 그리고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암세포가 커지는지 관찰하다가 혹시 굉장히 많이 커지는 게 발견되면 그때 수술을 해도 늦지 않다. 그러나 본인이 지금 불안해서 수술을 안 하는 것보다 수술하는게 마음이 편하다면 수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장은미(57세) / 2011년 갑상선암 전 절제술
“쉽게 지치고, 피로하고, 무기력하고 그리고 잘 때도 가슴이 막 두근거려요. 어떤 날은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반대로 어떨 때는 너무 천천히 뛰는 것 같고 맥을 자주 짚어봐요. 이러다 내가 잠들었을 때 심장이 잘못돼서 죽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고.. 이미 수술을 했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문제잖아요. 이걸로 인해서 제 삶의 질이 너무 떨어졌어요. 수술 전에 비해서요.”
▶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T1, T2, T3, T4, 칼시토닌 등
- T3 호르몬 결핍시에는 우울증과 탈모현상
- 10가지 넘는 약을 복용하는 중
▣ 장은미
“이건 갑상선 호르몬 약이거든요. 이건 천연 갑상선 호르몬이고 제가 수술하고 나서 잠이 안 와서 먹는 불면증 약, 수면제고, 이 세가지는 신경안정제, 그리고 이건 멜라토닌, 수면유도제, 그리고 이건 제가 우울증 진단을 받아서 먹는 우울증 약이에요. 제가 수술 전에는 정말 건강해서 한 번도 아픈적도 없고 병원에 가본 적도 없는데 수술한 후로 이런 약을...저는 진짜 감기약 한 번 안 먹고 살아온 사람인데 이렇게 많은 약을 먹게 됐어요. 지금은 제가 갑상선암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서 지식을 쌓았는데 수술 당시, 5년 전만 해도 아무런 지식이 없었어요. 갑상선암에 대해서, 그러니까 의사 말을 들을 수밖에 없잖아요. 의사가 수술하라고 하면해야 하고 갑상선을 다 떼어내라고 하면 떼어내고 그런 줄 알았죠.”
▶ 수술 후 5% 정도에서 나타나는 손발저림.
▣ 김열 / 국립암센터 암관리사업부장
“간접적인 증거가 있죠. 갑상선암 검진 증가에 따라 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했고 우리나라 종합 검진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2000년 이후부터 갑상선암이 갑자기 중가했기 때문에 상당히 관련성이 있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용식 / 외과 전문의
“초음파 검사를 이렇게 하지만 않아도 갑상선암 환자 수는 영국처럼 우리나라는 2,500명에서 3,000명 정도 밖에는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지금은 50,000명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뭐냐, 5만명에서 3천명을 뺀 4만 7천명은 검사도 할 필요없고 치료도 할 필요 없는 사람인데 갑상선암 환자라고 하는 이름을 갖게 되는 거죠.”
▶ 일본(인구 1억2천명)에서는 매년 13,000명 갑상선암 환자가 발생하고 1,600명이 사망.
▣ 아키라 미야우치 / 갑상선 전문병원 원장
“2008년에 처음 검사한 건데요. 갑상선 윈쪽에 6mm, 4mm 미세암이 두 개 있었어요. 오늘 검사한 건 이건데요. 오늘 검사에서는 4mm, 4mm로 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갑상선 미세 암도 발견하고 진단할 수 있어서 우리도 우리의 실력을 자만하는 경향이 약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여기에는 옛날부터 수많은 보고가 있었는데요. 갑상선과 관계없는 질환으로 사망한 환자 부검에서 갑상선을 잘게 잘라 검사해보니 갑상선에는 작은 암이 굉장히 높은 빈도로 발견되다는 보고였습니다. 수술한 경우나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나 다들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암이 진행돼 힘든 상황은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대 마비나 부갑상선 기능 저하증등의 복합 질환 발생률은 수술한 경우가 확실하게 높습니다. 실은 일본 국내에서도 어느 유명 병원 원장은 미세 암을 수술하는 건 좋은 비즈니스 찬스라면서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미세 암을 비즈니스 찬스라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 이용식 / 이빈인후과 전문의
“수술하게 되면 가급적이면 갑상선은 많이 남겨라. 그래야 그 사람이 정상생활을 하죠. 다 떼나 그렇게 부분적으로 떼나 생존율, 재발률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환자가 죽는 것은 치료 방법의 한계인 것이지 빨리 발견을 안해서 죽는 일은 없습니다. 갑상선암에서는..”
▣ 안형식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갑상선암은 조기검진을 명백하게 하지 마라. 이런 것이 세계적인 권고 사항이고요. 왜냐하면 조기 검진,,, 사람들이 다 암을, 선생님도 암을 갖고 있을 수 있어요. 갑상선암 때문에 사망을 초래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거죠. 그런데 조기 검진하면 괜히 쓸데없는 암을 발견해서 수술할 수 있다 이런 이야기고..”
▣ 이용식
“그러면 조기 검진해서 치료 성적이 좋았다는 증거가 있나요. 그런 건 없습니다. 조기 검진을 해서 치료 성적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은 내가 5mm 였는데 임파선 전이가 있었다. 이거 미리 수술 안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하지만 그건 뭘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 사람은 나중에 했어도 마찬가지 결과를 얻는 겁니다. 그래서 갑상선암으로 인한 증상을 딱 하나만 들으라고 하면 겉에서 보이거나 만져지는 혹이에요. 세수하다가 목 닦다가 여기 뭐가 있네 아니면 눈에 보이거든요. 그때 발견해도 늦지 않다는 거예요.”
▣ 신재원 / 의학전문 기자
“우리나라는 이제 건강검진 시장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기업 건강검진인데요. 이 기업 건강검진 같은 경우에는 대기업의 검진기관으로 선정되기 위해서 수십 개의 검진기관이 경쟁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같은 가격에 많은 항목을 해주겠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까 과잉검진이 생기고 갑상선 초음파도 그 하나의 검진 항목으로 많이 행해질 수밖에 없는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는 거죠.”
▣ 도타 가즈히사 / 외과 전문의
“갑상선 반 절제술은 합병증이 생기는 수술은 아니지만 갑상선을 반 정도 절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생동안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야 할 약간의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술하는 것 자체의 합병증인데요. 소위 말해서 성대의 움직임이 약해지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위험성을 고려할 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갑상선 미세 암에 대해서는 발견 즉시 수술할 필요는 없습니다.”
▶ 갑성선암은 10년이 가도 3mm도 안 크는 경우가 84%
▣ 윤지현 (46세) / 2008년 갑상선암 진단
“출장을 갔거드요. 너무 신기했어요. 평생 가야 뉴욕타임스를 읽어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이런 기사가 난거에요. ‘과학자들이 이제 암의 정의를 좁혀야 한다’ 라고 한다. 이 미세 유두암을 자꾸 암이라고 부르니까 그것 때문에 무서운 거예요. 그래서 정말 저희끼리 말한 거는 이제는 이런 거를 멍울이라 부르든지 다른 이름을 지어야 한다. 우리의 그런 내용이 미국의 자마(JAMA)라고 굉장히 훌륭한 학술지에 난 거예요. 그래서 여러 가지 암에 대해서 암이라고 부르지 말아야 할 것들이 쭉 나오는데 거기 갑상선암도 나왔어요.”
▣ 안형식 /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지난 2014년도 초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갑상선암 논쟁 이후에 수술 건수가 1/3 정도 줄었다 하는 걸 저희가 후속 논문으로 보고했죠. 그런데 그 이유가 뭐냐 하면 발견된 환자를 수술 안 했다기보다는 갑상선암 환자들이, 일반 국민들이 스스로 건강검진을 하지 않는 것 때문이 아니냐, 이런 사실들을 저희가 논문 통해서 제시했습니다.”
▣ 이용식 전문의
“이제는 갑상선암을 ‘무조건 치료하자’는 개념에서 쓸데없는 치료, 불필요한 치료로부터 환자를 보호하자는 쪽으로 바뀐 거예요. 그걸 알아야 합니다. 갑상선암은 정말 치료를 해야 할 사람은 불과 몇 천명밖에 없어요. 우리나라는 한 해 5만 명 이상 치료하고 있죠. 그 사람들을 보호하자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