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국제 일반
캐나다人, 美 여행도 안 간다… "아메리카노 말고 캐나디아노 주세요"
같은 지리·역사·문화 기반 공유해온 '형제의 나라'
캐나다 사회·정치에 지각 변동
김보경 기자
입력 2025.03.08. 01:00업데이트 2025.03.08. 07:09
2일 벤쿠버의 한 주류 판매점의 빈 매대에 '대신 캐나다 것을 사세요(Buy Canadian Instead)'라는 문구와 빨간 단풍잎이 인쇄된 안내 문구가 놓여 있다. 본래 미국산 위스키가 놓여 있던 자리다. 트럼프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이 업체는 가장 인기 있는 미국산 위스키 5종을 진열대에서 뺐다. /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州)에 살고 있는 직장인 레베카(32)는 최근 ‘내가 좋아하는 캐나다 브랜드’ 영상을 제작해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최근 캐나다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된 ‘애국 소비’ 열풍이 불고 있는데, 여기에 동참한 것이다. 레베카는 본지와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역사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캐나다를 대하는 태도에 정말 실망했다”면서 “옷을 살 때 미국 브랜드인 갭(GAP) 대신 캐나다 의류 업체 ‘코튼(Kotn)’에 가고, 화장품·식료품도 캐나다 것으로 찾아 구매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국경을 맞댄 ‘형제의 나라’ 캐나다를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대하자, 캐나다에서는 반미(反美) 바람이 불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말,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마약에 대한 책임은 국경 관리를 잘하지 못한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다며 양국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취임 전부터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자”라고 수차례 말하면서, 트뤼도 총리를 캐나다주의 주지사로 비유하기도 했다. 본지가 접촉한 캐나다인들은 캐나다 내 분위기가 상당히 격앙돼 있다고 전했다.
앨버타주에 거주하는 지나(32)는 “주변 사람들이 넷플릭스와 아마존을 탈퇴하고 있다”며 “캐나다인들이 이 정도로 뭉치는 것은 처음 본다. 모두가 우리 경제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캐나다인은 애국심을 소리 내 외치기보다는 친절과 환대의 태도로 표현해왔다”며 “하지만 최근 정세는 우리가 목소리를 내도록 하고 있다. 단순히 미국에 반대하기보다는 캐나다 국민으로서 갖는 자부심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캐나다에선 전례 없는 미국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캐나다인들은 ‘바이 미국, 바이 캐나다(Bye America, Buy Canada·미국산은 불매, 캐나다산은 구매)‘ 구호 아래 의기투합한 모습이다. 전국 대형 마트 곳곳에는 캐나다의 상징인 빨간 단풍 그림과 함께 ‘캐나다산’이라고 적은 라벨이 붙었다. 밴쿠버의 한 대형 마트는 미국산 제품이 진열된 매대 인근에 ‘대신 캐나다산을 구매하라(Buy Canadian Instead)’라고 적은 안내문을 걸었다.
캐나다 온타리오 지역의 한 카페 메뉴판에 '캐나디아노(Canadiano)'가 적혀 있다. '캐나디아노' 양 옆에는 캐나다 국기가 그려져 있고, '아메리카노'라고 작게 적은 글씨에는 취소 줄이 쳐져 있다. /소셜미디어 X
캐나다 여러 지역의 카페들은 메뉴판에 ‘아메리카노’를 지우고, 그 대신 ‘캐나디아노(Canadiano)’를 적어 놓고 있다. 2차 대전 때 이탈리아에 주둔했던 미군들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어 부드럽게 만든 커피인 ‘아메리카노’를 캐나다식 커피라고 재치 있게 바꾼 것이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의 한 카페는 4일 메뉴판에 마커 펜으로 적혀 있는 ’아메리카노’ 단어를 지우고 ‘캐나디아노’로 바꿔 적는 14초 분량 영상을 촬영해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는데, 하루 만에 60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그래픽=양인성
온라인에는 미국 여행을 취소하거나 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의 구독 서비스를 해지했다는 인증 글이 게시되고 있다. 커뮤니티 ‘레딧’에는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하면서 취소 사유에 “캐나다는 주권국”이라고 적었다는 인증 글도 올라왔다. 트럼프를 후원한 기업가들도 타깃이다. 아마존은 최고경영자(CEO) 베이조스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미국 지사에서 트럼프에게 후원금을 내 불매 대상에 올랐다.
트럼프의 지속적인 캐나다 합병 주장에도 반기를 들고 있다. 지난달 캘거리의 한 버스 정류장에는 ‘트럼프, 아메리카주의 주지사’라고 적은 ‘맞불 포스터’가 붙었다가 철거됐다. 토론토의 직장인 메흐디(28)는 “트럼프가 트뤼도와 캐나다 자유당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저런 말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더는 장난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트럼프의 방식은 캐나다인과 미국인 모두에게 손해만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온타리오주의 30대 직장인 테일러는 “트럼프가 캐나다를 향해 내뱉는 ‘캐나다 사람들도 사실 편입을 원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다’라는 말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하던 말과 유사하다”면서 “지난달 28일 트럼프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을 보면서, 오랜 동맹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되고 같은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을 자발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유튜브 지난달 캐나다 앨버타주(州) 캘거리의 한 버스 정류장에 '미국주의 주지사 트럼프(Premier Trump, Province of America)'라고 적힌 큰 포스터가 부착된 모습. 포스터 하단 캐나다 지도 아래쪽에는 '멕시코만(Gulf of Mexico)'이라고도 적혀 있다. 누군가 몰래 부착한 해당 포스터는 즉각 철거되었다.
강한 반미 정서는 캐나다 정치 지형도 뒤바꾸고 있다. 트럼프 취임 직전, 트뤼도 총리의 소속 정당인 자유당 지지율은 경제 정책 실패로 20%에 머물렀으나 최근 ’반트럼프’ 정서가 확산되며 지지율이 급반등해 38%까지 상승했다. 반면 45%의 지지를 받던 보수당 지지율은 36%로 급락했다. 특히 보수당의 피에르 폴리에브르 대표가 ‘캐나다 우선주의(Canada First)’를 외치며 강경책을 펼치는 모습이 트럼프를 연상시켜, 일부 국민의 반감을 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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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리
2025.03.08 07:49:23
캐나다, 멕시코만 미국에 등 돌릴까? 유럽도 한국도 대만도 등 돌릴 날 얼마 나지 않았다. 미국에 의지하던 안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온갖 감언이설로 미국에 반도체 공장 지어놓게 하고서 딴 소리 하는 것 봐. 공장은 뜯어 가지 못한다는 말이지? 기건 국제 깡패도 보통 깡패도 아니야. 유럽에도 한국에도 대만에도 항상 들먹이는 것은 한상 안보 팔이 장사지. 너희 지켜주었으니 네가 가진 것 모두 내놓으라 하는 나라가 우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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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ie
2025.03.08 07:45:11
그러거나 말거나 참 세상이 급변하는데 이게 민족정론지의 국제면 내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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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61928585
2025.03.08 07:16:38
한국과 일본이 되버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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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X Korea
2025.03.08 07:08:00
트뤼도는 일루미나티 신 나찌다. 그의 조부가 나찌였다. 그가 바이든과 딥스테이트와 손잡고 캐나다를 망쳐 놓았다. 캐나다 거리에 마약에 취한 자들과 불법 이민자들을 풀어놓아 범죄로 황폐하게 만들었다. 미국과 전쟁을 해봤자 우크라이나꼴이 될 것이다. 뉴질랜드 호주와 같이 여야 할것없이 누가 당선돼도 일루미나티 딥스테이트들이다. 국민들이 어리석어서 언론과 방송에 놀아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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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master
2025.03.08 07:06:45
미국은 여행가는 곳이 아니다, 카나다 사람이 일하러 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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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lup
2025.03.08 07:06:19
트럼프의 과욕이 자승자박해가는 꼴이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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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avier0183
2025.03.08 07:02:37
캐나다도 이럴찐데 허망한 한미동맹 그만 외치고 성조기 그만 흔들자. 자존심도 없는 식민지 노예처럼 굴지 말고 주체적인 사고와 민족적 대단결을 이뤄 남북이 하나되는 기적을 이뤄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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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펠리스
2025.03.08 06:56:28
아무리 그래보았자 그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캐나다 인구가 얼마냐. 캐나다가 제대로 관리 못하는 국토가 얼마나 넓냐. 자기들이 불편해서 금방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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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8
2025.03.08 06:46:24
며칠전 온타리오주 선거 결과보수당 80, 자유당 14. 트루도 개박살. 캐나다의 위상이 G7에 있긴 있는데 정체정의 부재로 딱하게 느낄때가 많다. 캐나다란 무엇 캐나다인이란 무엇 하고 물으면 우린 미국인이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아메리카노를 캐네디아노로 부르고 서로 위로하는 상황. 그래서 하키와 컬링에 목숨을 거는지도. 땅넓고 자원 풍부하고 기름 많이 나는 건 알겠는데 비하하려는게 아니라 캐나다 하면 딱히 떠오르는게 몇개 없다. 캐나다거라고 여겼던 팀호튼즈도 이젠 미국거. 몰슨 맥주도 주식 대부분이 미국 소유. 캐나다 펜션펀드도 미국주식에 투자. 여러모로 캐나다 참 좋은 나라임에 틀림없는데 뭔가 너무 엉성한 나라. 정부는 엄청 잘난체는 하는데 정말 실속 없는 나라. 그래서 미국에게 터지고 깨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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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빠이37
2025.03.08 06:44:53
건방진 트럼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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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
2025.03.08 06:43:54
무식 우격다짐 트럼프 노인, 80이 되도록 세상 이치를 이렇게나 몰랐나? 우방 혈맹이 흐트러지고 나면 처처에 반미 세력이 중국 러시아 못하잖게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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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hoatom
2025.03.08 06:43:45
또람푸도 문제지만 카나다도 미국 안가면 손해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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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사
2025.03.08 06:43:32
무능한 트뤼도의 파퓰리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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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blue****
2025.03.08 06:42:52
트럼프는 "人間 이 되라!" 이말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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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티29
2025.03.08 06:40:24
나도 도람푸가 있는 한 미국이 싫다 ~ 동맹국 다 버리고 미국 혼자 자알 살아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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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tooth
2025.03.08 06:19:20
뭐, 국경관리를 잘 못해서 마약이 미국으로 들어 온다고? 마치 집단속을 잘못해서 도적 맞았다고 집주인 을 처벌 한다는것이네.. 구매자 없는 판매가 있을까? 트럼프로 유효기간이 다?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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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blue****
2025.03.08 06:16:17
트럼프 는 정도를 넘었다! ~~~ 사람들은 한국이나 캐나다나 우크라이나 나 전세계 사람들은 다~똑같다! ... "내가 힘들때 ~ 외로울때 ~ 어려울때 ~ 따듯한 말한마디로 위로 해주는 그런 사람!"에게 나를 다~ 던져 아껴주고 좋와하게 되는 것이지 ⇒ "없고 힘든사람 손목 비틀어 자신의 이익만 빼내가는 사람!" 그런사람 ... 결국은 모든 사람이 저주하게 된다는것! ▶▶트럼프는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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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털맨
2025.03.08 06:16:03
미국이 자신의 힘만 믿고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인다면 국제 왕따는 물론 반미 세력으로 부메랑이 되어 제 발등을 찍을것이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절대 지위는 물론 친구도 다 잃을것이다 동네 OOO도 한번 약속한건 지키는데 지난 정부와 협약으로 큰 돈을 투자하고 대신 보조금을 받기로 한 약속까지 헌신짝 내 던지듯 한다고?? 이건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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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사람들
2025.03.08 06:12:45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는 세계인 모두에겐 불리하고 모순덩어리 정책이다 . 미국이 혼자 독식하려하나 어림 반푼어치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자국민도 경제의 어려움을 겪을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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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zzee
2025.03.08 06:07:21
나도 단풍잎 붙은 상품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