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주일이 사라지다
심영희
시간은 잘도 흘러갑니다. 지난 14일 일요일에 내린 눈으로 월요일에는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운전을 해서 복지관에 갔는데 주차장에는 눈이 하얗게 앉아 있었습니다. 낮에 녹으면 눈물에 신이 젖으면 어떻게 하나 생각하는데 주차장 바로 앞에 차 세울 자리가 있어 그곳에 차를 세웠습니다.
오늘도 수강생 한 명이 새로 민화를 배우러 왔습니다. 노인복지관에 처음 왔다기에 함께 사무실에 올라가 회원 등록을 하고 내려와 기초 수업을 했습니다.
저녁에는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군 복무 중인 손자를 데리고 딸네 집으로 갔습니다. 딸과 사위, 손녀가 전라도로 여행을 갔기에 오늘은 손자와 저녁을 먹고 딸네 집에서 잤습니다.
화요일에는 손자 출근 시키고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10시 27분 itx를 타고 서울에 갔다가 볼일을 보고 오후 2시 27분 itx로 춘천에 왔으니 서울에 간 중에 제일 조금 머물다 온 셈이지요. 저녁에는 손자가 굳이 걸어오겠다고 해서 집에 가서 기다렸지요.
수요일에는 여동생과 점심 약속이 있어 동생과 함께 통영 굴밥 집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 이디아에서 차를 마셨는데 아직 일요일에 내린 눈이 다 녹지도 않았는데 또 부슬부슬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창밖으로 내다보니 눈 내리는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바로 아래 여동생과 어린 시절 함께 추억하던 그 눈을 오랜만에 카페에서 함께 바라보며 눈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고향을 떠올리며 봄이 오면 고향에 다녀오자고 했습니다.
고향 집은 없어졌어도 아버지께서 설립하신 대관령종서조합(현 원예조합) 건물에 농협에서 카페를 열었는데 그 카페에 아버지 사진이 걸려 있다고 남동생이 전해 줬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사위가 고향에서 더 머무는 바람에 딸과 손녀는 KTX로 서울역에 와서 용산역에서 다시 itx로 춘천까지 오느라 밤 10시가 다 되어 집에 도착했지요. 그래서 딸네 집에서 하룻밤 더 자고 오게 되었답니다.
목요일에는 오전에는 컴퓨터로 워드 작업을 하고 오후에는 표구사에 배접해 달라고 맡겼던 그림을 찾아와서 비닐로 포장을 하였지요. 견본 그림이라 포장을 안 하고 그냥 가지고 가면 여러 사람이 돌아가며 보기 때문에 구겨지기도 하고 물이 묻기도 하여 미리 방지를 하는 것입니다.
금요일에는 그동안 못 보았던 문우들이 보내준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예술인들은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또 새한국문학회 유금남 관장이 전화를 해서 3월 9일에 상반기 시상식이 정해졌다고 하니 그때는 또 서울에 가야 합니다.
휴일인 오늘 9시 반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글쎄 15일 월요일에 민화반에 처음 등록한 수강생이 화요일에 얼음판에 미끄러져 발목이 부러져 며칠 후 수술이 예약되어 있어 다리가 나아야 그림 그리러 나오겠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올겨울 춘천 지역에 심심찮게 눈이 내립니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그 전화를 받고도 걷기 운동을 하려고 바지 차림으로 나갔는데 날씨가 춥고 바람이 세차서 아파트 후문까기 가다가 되돌아와 이렇게 하소연을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은 이렇게 추억을 남기며 사라집니다.
이디아 카페는 값도 저럼하고 실내도 넓어서 좋습니다. 인테리어 중에 키 큰 커피 나무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겨울철이라 크리스마스 꽃이라는 포인세티아의 붉은 잎이 다름답습니다.
카케 입구 양쪽에 서 있는 주목에도 눈이 쌓여서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