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장의 ‘칼쓰마’ 들!!!
2008.07.02
그동안 한 5년간 교무 전담한다꼬 야영을 안가다가 올해 5학년 담임으로 우리반 4명을 데리고 군위군 10개학교 5학년 전체(200여명) 공동야영에 참가해봤습니다. 우리학교 애들이야 시골의 순박하고 말 잘듣고 뭐든 잘먹는 애들이라 별 어려움 없이 야영에 참가하지만 군위읍 단위의 큰학교 선생님들은 야영하면 지긋지긋하다 한다. 그도 그럴것이 호연지기를 기르는 등의 이야기는 구석기 시대의 야기고 학교 행사 때우기로 우짜든지 사고 안나고 적당히 프로그램 끝내고 돌아오면 성공하는 야영인데, 여러학교 애들 떼거리로 모아 놓으면 생활지도가 엉망이고 애들이 영악하고 힘든일 하기 싫어해서 약간의 극기과정도 못 참아내고 줄줄이 아프다는 놈, 밥 못먹겠다는 놈들 가지각색이다. 야영이 끝나는 날이면 타올, 팬티, 양발 운동화 등등 버리는 물건들이 여러 푸대다. 그렇다고 체벌을 가할 수도 없고 진퇴양란인데 올해는 각학교 지도교사(주로 젊은세대) 사전회의시 학생들 부담 조금 더 시켜서 야영 전문업체에 위탁하자는 결정이었다.
전문업체가 운영하는 야영장 분위기는 완전 다르다. 일단 20여명의 인솔교사들은 아동들만 야영장까지 입소시키면 퇴영하는 날까지 애들 위생점검이나 해주면 만구 땡이다. 입소식장의 전문업체 교관들 복장부소부터가 살벌하다. 빛이 반짝반짝 나는 워크화에다 얼룩무뉘 군복바지에다 검은색 티이샤쓰와 창이 긴 빠알간 모자, 검은색 쓴그라스 등을 착용한 7명의 교관들의 의상부터 칼세우는 카리스마다.
입소식이 끝나고 PT교관이 7명중 유일한 여자교관인데 레크레이션 강사를 오래하다가 야영 교관까지 하게 되었다는데 얼굴과 몸매는 예리예리한데 얼굴과 눈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누구든 접근하기가 힘들 정도의 ‘칼쓰마’ ‘칼세우마’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여러분들이 공줍니까? 왕잡니까? 지금 이순간부터 수련생입니다. 잘할수 있겠습니까?’ “악” ‘동작보세요? 지금 개판으로 엉망지기고 있습니다? 지옥훈련 2분간 실시하겠습니다.’ ‘나하나 살겠다고 요령부리면 이교관의 시계는 바로 멈춥니다. 아시겠습니까?’ “악” 말끝마다 존칭어는 쓰면서 애들을 기를 바짝 꺽어놓는 내용이고 애들 대답을 “예” 대신에 “악“으로 통일하니 야영장 전체가 무슨 특수부대 훈련장처럼 위엄이 서고 살벌하다. 그렇다고 많은 체벌을 가하는 것도 아닌데 분위기가 서서히 잡히는 것을 보면 전문가들은 역시 다른 모양이다.
멀리서 보고있는 우리 인솔교사들은 실소를 금치 못한다. ‘요놈들 잘 걸렸다!!! ’ 학교에선 제대로 체벌 한번 못하고 애들 등살에 질질 끌려다니다가 온 우리 딸애 같으신 여선생님들이 더욱 호재를 부린다. 그러다가 심하다 싶으면 애들 풀어주는 밀당의 귀재들이다대. 한 학생이 잘못하여 전체가 잘못되면 ‘친구야, 괜찮다!!’는 등의 애들 심금을 울리는 제스처도 취하고 오락 시간에는 완전하게 유머로 휘어잡는 둥 칼세우는 카리스마전문가들이 역시 다르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PT 체조가 끝이 나고 쉬는 시간에 애들이 기진맥진 해서는 ‘선생님 무서워 죽겠어요!!! 못참겠어요!!! 좀 살살하라고 이야기 좀 해주세요’ 난리다. ‘그래 조금만 참아라, 다아 너거들 건강한 체력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 조금만 참아라. 아주 심하면 선생님이 이야기 해줄게’ 했지만 속으론 ‘요놈들이 함 견뎌봐라’라고 모든 교사들이 쾌재를 부린다.
야영 마치는 날 청소 상태는 최상이다. 그동안 얼마나 이 ‘칼쓰마’들에게 훈련이 잘되어있던지!!어느 학교 장학지도 나온다꼬 이렇게 청소를 잘 할꼬??? 아침식사후 교관 한사람이 마이크를 쥐더니만 ‘오늘 청소상태에 따라서 PT 체조 함더하고 퇴소식이 그만큼 늦어진다며’ 마이크 하나로 화장실, 운동장, 분임실이 얼음짝 같이 깨끗하게 만들어 놓는다. 우리 교사들 임장지도가 아예 필요없다.
야영은 교사들 입장에선 쉽고 안전하게 잘 마쳤으나 마음 한구석엔 허전한 생각도 든다. 그동안 20여년간 보이스카우트 야영, 학교야영 등으로 애들과 많은 고생도 해보고 삼층밥도 먹어보았는데 요즘 신세대는 너무 쉽게 세상과 타협한다는 생각과 70년대 정치판에서 몰아붙이던 막무가내식의 칼쓰마가 요즈음의 촛불집회에도 과연 통할것인가??이 애들이 2박3일간 칼쓰마들의 위엄에 눌려서 지낸 야영이 무슨 효과가 있을지???오히려 더 나빠지지는 않을지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이 든다.
다만 전문업체의 교관들의 권위를 세워나가는 과정이 의미롭게 보인다. 평소 애들 교육시 내마음만 가지고 순수하게 아무런 대책없이 접근하다 늘 애들에게 휘말리고 교사를 우섭게 보는 경향이 있었서 애를 먹었는데 교교관들이 카리스마를 세우기 위해 사전에 얼마나 연구를 했으며, 복장, 말투 하나하나에도 일관성 있게 처신할 때 확실한 ‘칼쓰마’들이 되는 모양이다.
우째거나 전문업체 야영 교관(칼쓰마)들 덕분에 신세대 선생님들과 아무런 사고없이 2박3일 쉽게 야영은 끝이 나고 다음부터는 이런 전문업체 프로그램이 계속 되리라는 예감이 들고 나도 다시하라면 그쪽으로 찬성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마는 옛날처럼 고생은 된다마는 마음 맞는 교사들이 힘을 합쳐서 어설퍼지만 우리 교사들의 손으로 운영하는 야영활동도 애들과 대자연 속에서 해보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까페 친구들은 이런 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남자들은 군시절을 회상하시면서 2박 3일 쉬운 야영하면서 시간이 남아돌아서 함 써보았습니다.
구상근 08.07.03
애들 교육상으론 규율과 엄함이 있으야 질서가 잡필것 같더라 요즘 젊은층 애들키우는것 보면 ..아마 가정에선 접해보지 못한일이 겠지만 공동으로 생활이 어떤것이라 일깨워 줌으로 많은것이 달라 지리라 여겨지네....그런대 지친 우리네 몸은 아무련 조건없이 2박3일 있다오면 안되겠나,,,,
허근명 08.07.03
정신일도 하사불성이라 !! 모든것은 시기와 때를 마추어 마음을 하나로 통일 시키면 안되는 일이 없다, 라는것과 마찬 가지로 전문 이든 비전문이든 힘 안드는 일이 이겠냐만은, 또다른 나 자신과의 싸움, 정신적인 지주가 되기위한 과정을 거쳐야만 올바른 인간으로서, 또한 문화인 으로서의 척도를 유지 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고,어른이고 간에.....새싹들과 많은 추억을 쌓아가는 기린이가 부럽대이 ~~~~
김계숙 08.07.04
그 교관 짱이다!!!!! 아이들이 한 며칠이라도 그 정신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음 좋으련만 아마도 집에 가기전에 해이해지지 않을까 그래도 그 야영생활이 좋은 추억이 되었으리라 ㅋㅋㅋㅋㅋ
서영근 08.07.03
교관들이야 생판 처음보는 사람이고,일회성이지만 교사들이야 그럴수가 없는 것이지.. 일사분란한 것이 다 옳은 것은 아니겠지만 한번씩의 그런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독일교사들처럼 선생이 애들 진로결정을 해주면 학생과 부모가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따르는 시스템이 참 부럽더라. 우리는 언제 그렇게 될 수있을까?
남향숙 08.07.04
모든일엔 양면성이 있게 마련. 아이들도 이런저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여물어지는거아닐까. 그런면에서 학교에선 부드러움을, 가끔씩 저런 행사를 통해선 칼스마 넘치는 강함을 보여주는것도 좋을듯하다.. 남샘의 제자들사랑은 늘 애틋하다.
배판호 08.07.09
'야영장의 칼쓰마들'잘잃으보니 내어께에 힘이들여간다 인간이 누구나 한번쯤 용맹하고 칼불처럼 그런 훈련이 필요할때가 있으리라...
최갑종 08.07.13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순진무구한 아이들~~~남샘과 잠시 토론했던 스파르타식 교육에 대한 장단점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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