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구약성경에 보면 성전을 건축할 때나 전쟁을 할 때나 기타 다른 일을 할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 족속의 수를 계수하는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왜 계수를 할까요?
대답:
구약성경에서 백성의 수를 세는 일은 민수기와 출애굽기에 나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인구조사(Census)는 왕이 그 백성들을 소유하고 그들의 충성을 받아들이는 목적으로 실시합니다. 즉, 전쟁에 나갈 사람들을 헤아리고, 세금을 거두어 그 공동체를 운영할 목적으로 인구조사를 실시합니다. 그뿐 아니라 레위인에 대한 인구조사는 성막에서 일할 사람들을 조사하기 위함입니다.
신약성경 누가복음 2장에서 로마 황제 가이사 아구스도의 인구조사령이 나옵니다. 로마 황제는 속주민과 피정복민들로부터 세금을 거두어들이기 위해서 인구조사를 실시합니다. 그들은 황제의 통치 아래 있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구조사는 하나님으로부터 명령이 내릴 때만 실시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그 백성의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무엘하 24장에서 다윗의 마음이 격동되어 즉, 하나님으로부터 명령을 받고 그 충성스런 백성을 헤아리기 위함이 아니라 그 반역하는 백성에게 진노하기 위하여 그 인구조사가 실시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에게는 재앙이 내려졌습니다.
이로 보건대 구약의 인구조사는 하나님의 일에 동참할 사람들의 수를 헤아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나갈 군대요, 레위인은 하나님의 집에서 일할 일군들입니다. 전쟁에 참여하든지 성전에서 일하든지 모두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수를 세는 것은 하나님 앞에 중요한 일입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십니다. 하나님은 이처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그의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그들의 죽음 마저 귀중하게 생각하십니다:
그의 경건한 자들의 죽음은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귀중한 것이로다(시 116:15)
성경의 마지막 인구조사는 요한계시록에 나옵니다(7장, 14장). 거기에는 어린 양과 더불어 싸움에 나갈 군대를 세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두 어린 양의 인을 받은 사람들로서 인침을 받는 것은 어린 양에게 속했으며 그에게 충성을 바치며, 그의 노래를 부르며, 시온산에서 어린 양의 편에 선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그들은 모두 144,000명입니다. 각 지파에서 12,000명씩 어린 양의 전쟁에 나가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나라와 통치를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이 다스리시고 세워가시는 일을 기록한 책이 성경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그의 나라를 세워가는 일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기에 군대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를 세며, 하나님의 성전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를 조사합니다. 이 일과 관련이 없는 인구조사는 매우 인본주의적인 것으로 다윗의 마음에 큰 죄책감을 안겨줍니다.
인구조사 후에 다윗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성경은 기록합니다:
다윗이 백성을 조사한 후에 그의 마음에 자책하고 다윗이
여호와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여호와여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니라(삼하 24:10)
여기서 우리는 성도들의 수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즉, 하나님 앞에 바쳐지고 하나님께 충성을 하기 위한 마음가짐이 없는 수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가 가진 재물, 우리가 속한 그룹의 수, 우리가 가진 어떤 세력이 하나님께 구속 받은 자로서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확신하지 못하고 단지 수와 세력으로 머물러 있다면 그 자체로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어린 양과 더불어 시온산에 서고, 어린 양께 충성을 맹세하는 노래를 배우고 부르는 사람들(계 14:3), 어린 양의 환난과 나라와 참음에 동참하는 사람들(계 1:9)의 수가 중요하다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이 본격적으로 가나안 땅을 향해 나아가기 전에 그 거룩한 나라를 세우는 전쟁에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셉니다(민 1장). 또한 하나님의 성막을 세우기 위하여 반 세겔을 바침으로 참여할 사람들의 수를 셉니다(출 30:14). 또한 광야 시간을 마치고 새로운 시대가 열려 모압 광야에서 다시 한번 인구조사를 실시합니다(민 26장). 이들은 자기 조상들과 달리 새로운 땅으로 나가 새 나라를 세울 군대요 일군들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요한계시록에서 어린 양과 함께 그의 나라를 세울 일군들의 인구조사가 실시됩니다(계 7장).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와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고 그 나라를 세우고자 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의 수를 지파별로 계수했습니다(에스라 2장). 이것 역시 동일한 목표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다시 세우며 무너진 예루살렘 성전을 다시 세우기 위해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리 잡은 터전을 떠나 본국으로 돌아가려는 결단을 한 충성스러운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충성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요, 그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인침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경에서 인구조사를 하고 하나님의 백성의 수를 계수하는 때는 분명히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 그의 성전에서 섬김의 일을 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는 교인들의 수를 헤아리기 전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사람들, 그 이마에 어린 양의 인을 받은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우리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의 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일에 동참하려고 환난과 참음을 감수(甘受)하는 사람들인가, 어린 양과 더불어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그가 세우시는 시온산에 함께 그 진영에 서서 거룩한 전쟁을 수행할 참전의지와 승리의 확신으로 가득한 사람인가입니다. 교회는 이것을 확인하고 그처럼 용사를 세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럴 때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명령하실 것입니다:
이스라엘 중 이십 세 이상으로 싸움에 나갈 만한 모든 자를
너와 아론은 그 진영별로 계수하라(민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