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산 이희열 선생의 여래도
경산 이희열 선생은 시서화에 두루 능하시는 분이다. 현대 서예는 워낙 세분화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시를 짓고, 쓰고, 그림이 되는 분은 흔치가 않다. 이른바 삼절이 되는 분이시다.
게다가 칠순에 다달았음에도 다양한 창작을 시도하는 중이시다. 작가라면 나이를 떠나서 창작욕이 있어야 한다. 이런 게 사실 경산 선생의 작가로서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본 여래도와 반야심경은 일반 화선지가 아닌 두꺼운 종이 위에 그리고 썼다. 두꺼운 종이는 마치 널빤지에 가깝다. 종이 널빤지라고 볼 수 있다. 이 널빤지 종이를 직접 제작하였는데 이 제작은 결코 쉬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장시간을 요하는 공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본 작품의 관점은 여래도와 반야심경의 글씨에 있다. 여래는 부처를 칭하는 여러 명칭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금장을 입힌 가부좌를 튼 여래상은 경외감있는 신비스움을 강조한 듯하다. 여래상 밖으로 나타나는 마치 불꽃모양은 연꽃이다. 연꽃은 원래 덕성이 있는 꽃이다. 진흙탕물 속에 살면서도 꽃잎은 혼돈과 더러움에 물들이지 않은 채 의연하게 살아간다는데, 불가의 대표 상징이다. 이어서 부처의 겉 테두리는 염주를 원형으로 마무리하였다. 불교에는 흔히 염주를 들고 반야심경을 독송하면 주변의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한다. 불가에서의 염주는 염불(念佛), 독경 등을 할 때 손에 들고 번뇌를 없애고 횟수 등을 헤아리는데 사용하는 법구(法具), 수주(數珠), 송주(誦珠), 주주(呪珠), 불주(佛珠)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염주라고 하면 108염주를 말한다. 108개를 꿰는 이유는 108 번뇌를 뜻하는 것으로, 이것을 하나씩 손가락 끝으로 넘기며 염불을 하면 인간의 번뇌를 하나씩 소멸시킨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여래상 하단은 반야심경이다. 예서체로 반듯하게 정성들여 사경하였다. 경산 선생은 예서 세필글씨도 정평이 나있다. 반야심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독송되는 경이다. 완전한 명칭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며, 반야경전의 중심 사상을 270자로 함축시켜 서술한 경으로 불교의 모든 경전 중 가장 짧은 것에 속한다. 뜻은 빛에 의해서 열반의 완성된 경지에 이르는 마음의 경전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낙관은 乙未年 立冬之節 慶山 李熙烈 (을미년(2015) 입동지절에 경산 이희열)이라고 쓰여 있다.
야운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