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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_‘나’를 변화시키는 『어린 왕자』 인문 여행
『어린 왕자』와 수사법
송태효 어린왕자 인문학당 대표
‘바오밥나무’의 알레고리
영어 위키백과의 ‘List of best-selling books’ 항목 및 일본어 위키백과 ‘ベストセラー本の一覧’(베스트셀러본일람) 항목은 1943년 미국 뉴욕에서 출간된 『어린 왕자』의 판매 부수를 1억 4천만 부로 기록하고 있다. 나아가 한국어 위키백과의 ‘많이 팔린 책 목록’ 항목은 "190개 이상의 언어로 2억 부 이상 판매된 『어린 왕자』는 저술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판매 부수를 올려 책의 왕으로 남게 되었다"는 ‘List of most-printed books’의 발표 자료를 근거로 『어린 왕자』의 판매 부수를 이보다 훨씬 많은 2억 부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경과 세대를 초월하여 현재 270개 이상의 언어로 읽히고 있는 『어린 왕자』가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A Tale of Two Cities)』(1859)와 더불어 이 시대 가장 주목받는 애독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어린 왕자』가 널리 읽히기 시자하면서 다양한 문학 장르에서 많은 모작과 후속작이 탄생하였다. 김하인의 『어린 나그네:어린 왕자 그 후의 이야기』(강천, 1995), 변홍철 시집 『어린 왕자 후쿠시마 이후』(한티재, 2012), 장 피에르 다비트(Jean-Pierre Davidts)의 『어린 왕자 그 후 이야기(Le Petit Prince retrouvé)』(사람사는세상, 2014), 시게마츠 소이쿠(重松宗育)의 『어린 왕자 선을 말하다(星の王子さま 禅を語る)』(스타북스, 2016) 그리고 최근 청소년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퉁구스카(필명)의 판타지 라이트노벨(light novel) 『납골당의 어린 왕자』(길찾기, 2017)에 이르기까지 소설과 시와 에세이, 만화 등 많은 작품이 출판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 작품들 대부분은 저본이 그러하듯 생텍스가 현실에서 발견한 보이지 않는 진실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현실과 환상의 연결 고리로써―알레고리를 사용하고 있다.
『어린 왕자』 이야기를 알레고리로 시작하면서 한국 전쟁 당시 부친을 잃고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도 어린 왕자의 마음의 눈으로 현실의 문제를 환상과 결합한 난장이 연작의 작가 조세희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간결하고 정확한 문체로 어린 왕자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세 편의 어린 왕자 연작을 발표했다. 감시의 눈초리에 갇혀 죽은 시인의 사회가 되어 버린 궁핍한 시대의 상황을 우의적으로 풍자한 소설집 『시간 여행』(문학과지성사, 1983)에 실린 「사막에서」, 「나무 한 그루 서 있거라」, 「어린 왕자」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사막에서」는 생텍스의 『사람들의 땅(Terre des hommes)』 제5장 「사막에서(Dans le désert)」라는 소제목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특히 어린 왕자 연작에서 조세희가 의도적으로 빈번히 사용한 수사법이 『어린 왕자』에서 사용된 알레고리와 반복법이라는 사실도 매우 흥미롭다.
조세희의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소설가는 그 암울한 시기에 어린 왕자의 별에 가겠다는 ‘이치에 안 닿는’ 꿈을 꾸며 살아간다. 소설가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기이한 상황을 독자에게 알리려고 ‘이치에 안 닿는’이라는 표현을 다섯 번이나 반복한다. 원래 이 말은 사막에서 어린 왕자를 만난 비행사가 너무 놀라서 던진 말이었다. 조세희는 여기서 더 나아가 그 의미의 영역을 넓혀 우리 현실을 우의적 세계로 바꾸어 놓는다. 「어린 왕자」의 소설가가 새로 이사한 집에서 짐을 풀며 『어린 왕자』를 펼치는 순간, ‘이치에 안 닿는 일’처럼 보이지만, 어린 왕자가 그에게 말을 건넨다. 소설가는 어린 왕자에게 ‘이치에 안 닿게’ 수감 중인 자신의 친구를 만나 위로해 달라는 ‘이치에 안 닿는 일’을 부탁한다. ‘소혹성’ 지구 사람들은 ‘이치에 안 닿게’ 가슴에 푸른 멍이 든 채 울고 있는 친구를 도와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치에 안 닿게’ 감옥에서 어린 왕자의 방문을 받고 희망을 되살린 친구는 이후 출소할 때까지 다시는 감옥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조세희는 이치에 안 닿는 폭력과 비굴한 침묵이라는 문젯거리를 문제 삼으며 바오밥나무라는 알레고리(寓意)를 이용하며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는 수사의 진실성 기능을 실천하고 있다. 수사의 기능은 현학이나 권위 혹은 문학적 재능의 과시가 아니라 진실의 수호에 있다. 조세희는 그 어느 평론가보다 『어린 왕자』에서 생텍스가 사용한 알레고리의 진실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비행사의 책은 이 세상에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 책을 읽었다고 하더라도 바오밥나무에 대해서는 누구나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바오밥나무’(강조 조세희)는 일종의 약속 언어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만 번 말해도 많은 것이 아니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외(한국소설문학대계 51), 동아출판사, 1995, 328p.
약속이 ‘지금·여기’가 아닌 예측 수 없는 미래의 부름이듯, ‘약속 언어’ 역시 미래를 부르는 언어이다. 현실의 바보밥나무와 달리 수사의 도구로서의 ‘바오밥나무’는 이미 그 씨 속에 보이지 않는 미래의 위험을 품는다. 생텍스가 그러하듯 조세희가 자신의 「어린 왕자」에서 ‘바보밥나무’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폭력과 위선이 부르고 있는 미래의 비극적 상황을 경고하기 위함이다. 심각한 경고와 더불어 건강한 미래를 환기시키는 이 ‘약속 언어’는, 바오밥나무를 장미나무라고 우겨대는 위선에 맞서 반김의 시선으로 세상을 응시하는 생텍스와 조세희가 하는 말과 행동의 공동의 공간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파시스트 군대에 맞선 생텍스의 약속 언어는 이제 한국으로 건너와 군사 독재 정권에 맞선 조세희의 약속 언어로 재탄생하였다. ‘바오밥나무’는 『어린 왕자』의 수사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도구의 하나인 알레고리로서 끝없이 극기적인 자세로 타자를 갈구해 가는 작가의 동시대에 대한 소속감을 담고 있다. 조세희는 보이지 않는 비겁과 불의를 과감히 환상적으로 명시하며 작가의 소임을 다한다. 그리고 작가라는 직업을 통해 고통받는 친구와 어린 왕자와의 예기치 못한 ‘인간의 원무’에 발을 들여놓으며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 46번지’에서 느끼지 못한 행복을 느낀다.
『어린 왕자』의 다양한 수사법
수사는 단순히 말의 구사가 아니다. "문체는 곧 그 사람 자체이다("Style is the man himself.")라는 프랑스의 박물학자 뷔퐁(Buffon) 백작의 말처럼 수사 역시 서사 도구에 의한 편집물이 아니라 본질적인 세계관의 반영이다. 따라서 수사의 표현 원칙으로서 수사법은 정신 건강 문제 곧 마음의 문제이자 존재 자체의 문제이다. 현대인의 고뇌의 근원을 존재자에 몰입한 나머지 존재를 망각한 데서 찾는 하이데거처럼, 생텍쥐페리 역시 현대인의 불행을 존재의 망각에서 찾고 있다. 마음의 상처를 주는 어른들을 일깨우는 생텍쥐페리써 별 이야기는 이 정신적으로 타락한 기술 문명사회의 건강한 존재감을 회복시키는 교본으로서 손색이 없다. 교본으로서 『어린 왕자』는 마음 본래의 작용을 일깨우려 뱀의 지혜와 여우의 우정에 근거한 다양한 수사법을 제시한다. 많은 철학자와 정신분석학자들은 연구 대상으로 자리매김한 『어린 왕자』에서 신뢰, 의심, 분석, 추론 혹은 종합, 열거, 형식적 귀납법 같은 데카르트의 ‘정신지도규칙regulae ad directionem ingenii’을 찾아내기도 한다. 여기서는 마음의 유용한 작용을 염두에 둔 생텍쥐페리의 집요하리만큼 기본적인 수사법을 중심으로 『어린 왕자』의 수사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반복법. 가장 많이 등장하는 수사법이며 끝 구절을 반복하는 결구 반복(epistrophe)과 어휘를 반복하는 어구 반복(anaphora)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 곳곳에서 반복법을 사용한다. 심지어 "어른들에게는 설명이 필요하다."를 반복하고 특히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표현을 무려 다섯 번이나 반복한다. 또 "사람 사는 마을에서 ‘천 마일mille miles’떨어진 곳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하시라."(2)는 표현도 세 번이나 계속된다. (괄호 안의 번호는 『어린 왕자』 본문의 장 번호임)
"네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네가 네 꽃에 바친 시간이란다."
"…내가 내 꽃에 바친 시간이라…"(21)
"내 비밀은 이거야. 아주 단순하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거야. 본질적인 건 눈에 보이지 않아.""본질적인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잊지 않으려고 어린 왕자가 따라 말했다.(21)
2. 의외적 논거(argument inattendu). 생텍쥐페리의 논거는 단순하면서도 의외적이다. 주관 논거나 사실 논거라고만 할 수 없는 뜻밖의 논거들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있다. 관습과 이성에 의존하기보다 일상의 생동적 수사를 선호하는 생텍쥐페리는 "논리라고 했나? 논리로 어디 인생이나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지 한번 시켜 보자."(『사람들의 땅』 제8장)며 논리보다 가치와 행동거지를 중시한다.
"말은 오해의 근원이지." (21)"나도 득본 게 있어. 밀밭 색깔 때문이지."(21)"별들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한 송이 꽃 때문에…."(24)
3. 의인화. 의인화는 주로 작가가 강조하고 싶은 자신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데 사용되는데 생텍쥐페리는 메아리, 낡은 고가, 별 등을 관조의 대상을 넘어 대화 상대 그리고 상상력의 원천으로 바라본다.
"안녕." 그는 무턱대고 말해 보았다."안녕…. 안녕…. 안녕…."
메아리가 대답했다.(19)(신인동형론anthropomorphisme)"아저씨가 밤에 하늘을 바라보게 되면, 내가 그 어느 별에서 살고 있으니까, 그 어느 별에서 웃고 있으니까, 아저씨에겐 모든 별들이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일거야. 아저씬 웃을 줄 아는 별들을 가지게 되는 셈이지!"(26)
4. 알레고리a(아이들 관점). 같은 것을 다른 말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수사학은 일반적으로 알레고리를 그 기본으로 삼는다. 알레고리의 의원은 그리스어 알레고리아(allegoria)로 추상적 생각이나 개념을 의인화하거나 동물이나 식물 형상으로 바꿔 말하는 것이다. 넓게는 은유와 직유, 좁게는 우화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어린 왕자』 전체가 하나의 알레고리를 구성한다. 생텍스는 어린아이, 로봇이 되어 버린 어른, 동물, 꽃의 관점 등 다양한 시각으로 알레고리를 사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 관점에서 어른들의 세계를 풍자하는 생텍쥐페리는 어른들의 틀에 박힌 사고를 관료주의와 순응주의로 고발하며 코믹 효과를 유발하기도 한다.
"애들만이 자신들이 무얼 찾는지 알지. 아이들은 헝겊 인형에 시간을 바치지. 그래서 인형이 매우 소중한 것이 되지. 인형을 빼앗기면 당연히 울어 대고…"
"어린애들은 운이 좋아."
통제원이 말했다.(22)
"사람들은 서둘러 급행열차로 기어들어 가지만 정작 자신들이 무얼 찾고 있는지도 몰라. 그래서 어쩔 줄 몰라 제자리를 뱅뱅 맴돌지…."(25)
아이들 관점과 어른의 관점이라는 소격효과를 사용하는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실존적 진실을 찾아 나선 어린 왕자의 여행과 어린 왕자의 정체를 탐구하는 어른의 여행이라는 이중 구조로 설정하였다. 존재의 이중성을 여행 구도로 전달하는 수사력이 탁월하다.
5. 알레고리b(로봇이 된 어른 관점). 어른들은 철저하게 관습적 시선에 지배받으면서 동시에 숭배받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코드에 순종하며, 위선적 품위를 유지하며, 자신의 위선을 철저히 합리화한다. 적어도 생텍쥐페리는 이 부류에 끼려고 발버둥 치지 않았기에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다. 보들레르와 니체 그리고 이들의 글을 탐독한 생텍쥐페리는 그 어떤 문예 집단의 수장 자리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숭배한다는 건 내가 이 별에서 가장 잘생겼고, 가장 옷을 잘 입고, 가장 돈이 많고, 가장 똑똑하다는 걸 인정하는 거지."(11)"도시, 강, 산, 바다, 태양, 사막을 세러 다니는 건 지리학자의 몫이 아니란다. 지리학자는 너무 중요한 사람이라 산책할 여유가 없지. 서재를 떠나지 못해."(15)
6. 알레고리c(동물 관점). 생텍쥐페리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을 여우를 통해 전달한다. 동물 관점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뱀과 여우가 이 소설의 핵심 캐릭터인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덧없음) "그건 ‘곧 사라질 위험에 놓여 있다’는 뜻이란다."(15)(의식rite) "그건 어느 하루를 다른 날들과 다르게 만들고, 어느 한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21)
7. 알레고리d(꽃의 관점). 식물은 인간을 뿌리 없는 존재라 한다. 꽃은 사람을 족보는 지녀도 뿌리 없는 존재에 비유하고 있다. 뿌리는 마음에 내리는 것이다.
"몇 해 전에 그들을 보았지! 하지만 어디 가야 만날지는 전혀 알 수 없지. 사람들은 바람 따라 떠돌지, 사람들은 뿌리가 없어. 그래서 몹시 곤란해 하는 거란다."
"나는 내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잊지 않으려 어린 왕자가 되풀이 했다.(21)
결론적으로 단순한 동화 관점에서 어린아이 수준에 맞게 흥미로운 환상적 이야기로 『어린 왕자』를 읽는다면 그 속에 숨겨져 있는 보이지 않는 상징적 의미의 두께를 간과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 마음으로 보고, 아무 생각 없이 『어린 왕자』를 읽지 말아 달라는 작가의 당부를 명심하며 읽을 때 비로소 『어린 왕자』 속에 함축적으로 깔린 복합적 알레고리를 발견하고 진정한 감동의 미소를 머금게 될 것이다.
수사법과 작가의 세계관
『어린 왕자』가 전하는 다분히 심미적인 메타포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물의 메타포가 그러하다. 여우의 가르침에 힘입어 선지식이 된 어린 왕자가 비행사에게 음료 이상의 물의 가치를 전하는 것은, 물이 곧 마음을 깨워 몸에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가 아니라 생명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물이라! 그대는 생명에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생명 그 자체이다. 그대는 의미만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쾌락으로 우리를 파고든다. 그대와 더불어 우리가 단념해버린 모든 권능이 우리 안으로 다시 들어오고 있다. 그대의 은총에 힘입어 우리 안에는 고갈되었던 마음의 샘들 모두가 다시 솟아나고 있다.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사람들의 땅(Terre des Hommes)』, 『Œuvres complètes』 I, 갈리마르, 1999, 268p.
마실 물이 떨어져 죽음에 직면한 비행사는 어린 왕자의 도움으로 샘을 발견하고 목숨을 구한다. 그러나 이제부터 어린 왕자는 뱀의 독으로 죽음의 길을 선택하고 소행성 B612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그의 죽음은 정신을 얻고자 육체를 버리는 알레고리로 설정되어 있다. 어린 왕자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을 생텍스는 어린 왕자의 발목에 반짝거리는 한 줄기 노란빛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어린 왕자는 비명을 지르지도 않고 나무가 쓰러지듯 아무 소리 없이 모래밭에 쓰러진다. 여기 어린 왕자의 죽음은 침묵 속에 이루어가는 어린 왕자의 정신적 부활이자 비행사의 깨달음으로 이루어진 복합적 알레고리인 것이다. 이렇듯 생텍스의 수사법은 서사 도구에 그치지 않고 삶과 죽음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마음으로 투시하는 생텍스의 존재론적 세계관을 담고 있다. 사물의 이면을 본 후에야 확신하는 방법론적 성찰, 진실한 관계의 책임을 다하는 실존적 선택, ‘바오밥나무’를 경계하는 공동체 정신, 독자를 배려한 이타적 연대감이 그의 수사법을 이루어간다. 특히 관습적 미화와 술수에서 벗어나서 바라보는 상상적 현실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알레고리가 수사법의 토대로 활용되고 있다.
어린 왕자는 읽어 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오랜 정신적 탐구를 거쳐 탄생한 생텍스의 알레고리이다. 그는 단순한 동화 속 주인공이 아니라 보이는 현실 속에 숨어 있는 상상적 진실을 가시화한 생텍스의 진실한 마음의 수사가 이루어낸 고귀한 보물이다. 밤하늘의 별을 마주하고 발견한 하나의 진실을 단순하면서도 복합적인 알레고리로 묘사한 생텍스에게 부끄러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한국의 감방에 어린 왕자를 초대한 작가 조세희 선생에게 두 손 모아 고개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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