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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旋①, 遂之瑯邪, 道②上黨入.
선①, 수지랑야, 도②상당입.
[解釋] 곧, 황제는 낭야산에 갔다가, 상당으로 통하는 길을 거쳐 함양으로 돌아왔다.
[註解] ①旋 : 머지않아. 곧. ②道 : 거쳐서가다. 경유하다.
32
三十年, 無事.
삼십년, 무사.
[解釋] 진시황 30년(기원전 217년), 별다른 일이 없었다.
33
三十一年十二月, 更名臘①曰 : 「嘉平②.」 賜黔首裏③六石④米, 二羊. 始皇爲微行⑤咸陽, 與武士四人俱, 夜出逢盜蘭池, 見窘⑥, 武士擊殺盜, 關中大索二十日. 米石千六百.
삼십일년십이월, 경명랍①왈 : 「가평②.」 사검수리③륙석④미, 이양. 시황위미행⑤함양, 여무사사인구, 야출봉도란지, 견군⑥, 무사격살도, 관중대색이십일. 미석천륙백.
[解釋] 진시황 31년(기원전 216년) 12월, 臘月의 명칭을 嘉平으로 고쳤다. 향리마다 백성들에게 여섯 섬의 쌀과 두 마리의 양을 하사했다. 시황이 함양을 암행하려고 무사 넷과 함께 나갔다. 밤에 나갔다가 蘭池에서 도적을 만나서 위험에 처했으나 무사들이 도적을 죽였으며, 20일 넘게 關中을 대대적으로 수색했다. 쌀값이 한 섬에 1,600전으로 치솟았다.
[註解] ①臘 : 臘月. 음력 12월. ②嘉平 : 납월의 별칭. 臘은 합하는 것으로, 여러 神들을 합하여 제사 지내는 것이다. 夏나라에서는 淸祀라 하고, 殷나라에서는 嘉平이라 하고, 周나라에서는 大蜡라고 하며, 또한 臘이라 하였다. 秦나라는 대개 周나라의 臘을 고쳐서 殷나라의 명칭을 따랐다. 시대에 따라 날짜가 달랐으나, 대개 冬至후 3번째 戌日을 납일로 삼았다. ③裏 : 里. 秦나라 때 1백호를 里라고 하였다. ④石 : 섬. 10말. ⑤微行 : 암행하다. ⑥窘 : 군색하다. 곤궁하다.
34
三十二年, 始皇之碣石, 使燕人盧生求羨門、高誓. 刻碣石門. 壞城郭, 決通隄防. 其辭曰:
삼십이년, 시황지갈석, 사연인로생구선문、고서. 각갈석문. 괴성곽, 결통제방. 기사왈:
[解釋] 진시황 32년(기원전 215년), 시황이 碣石山에 갔다가, 연나라 사람 盧生을 시켜서 羨門과 高誓를 찾게 했다. 갈석산에 산문에 비문을 새겼다. 성곽을 허물고 제방을 터서 통하게 했다. 그 비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35
遂興師旅①, 誅戮無道, 爲逆②滅息. 武殄③暴逆, 文④復⑤無罪, 庶心⑥咸服. 惠論功勞, 賞及牛馬, 恩肥土域. 皇帝奮威, 德并諸侯, 初一⑦泰平⑧.
수흥사려①, 주륙무도, 위역②멸식. 무진③포역, 문④부⑤무죄, 서심⑥함복. 혜론공로, 상급우마, 은비토역. 황제분위, 덕병제후, 초일⑦태평⑧.
[解釋] 「마침내 군대를 일으키시어 무도한 자를 주륙하고 반란을 일으킨 자를 평정하셨다. 무력으로 포악하고 반역하는 자를 섬멸하고, 법령의 조문을 정하시어 죄 없는 자들을 보호하니, 백성들이 마음으로 모두 복종했다. 공로를 논하여 소와 말에까지 상을 주셨으며, 황제의 은혜가 온 나라에 널리 퍼졌다. 황제께서 위엄을 떨치시고 덕으로 제후들을 병합해 처음으로 통일을 이루고 태평하게 만드셨다.
[註解] ①師旅 : 군대. 사단과 여단. ②爲逆 : 반란하다. ③殄 : 멸하다. ④文 : 법령과 조문. ⑤復 : 면제하다. ⑥庶心 : 민심. ⑦初一 : 막 통일하다. ⑧泰平 : 太平과 같다.
墮①壞城郭, 決通川防, 夷去②險阻③. 地勢既定, 黎庶無繇④, 天下咸撫. 男樂其疇⑤, 女修其業, 事各有序. 惠被⑥諸產, 久⑦并⑧來⑨田, 莫不安所. 群臣誦烈, 請刻此石, 垂著⑩儀矩⑪.
휴①괴성곽, 결통천방, 이거②험조③. 지세기정, 려서무요④, 천하함무. 남락기주⑤, 여수기업, 사각유서. 혜피⑥제산, 구⑦병⑧래⑨전, 막불안소. 군신송렬, 청각차석, 수저⑩의구⑪.
[解釋] 성곽을 허물고 하천의 제방을 터서 서로 통하게 하고, 험준한 길을 평평하게 만드셨다. 땅의 형세가 평탄해지니 백성들의 부역이 사라지고 천하가 두루 진무되었다. 남자는 즐거이 밭을 갈고, 여자는 집안일에 힘쓰니, 각자의 일에 질서가 있게 되었다. 모든 생산에 은혜가 두루 미치고, 서로 협력해 부지런히 밭을 가니 안락하지 않은 자가 없었다. 이에 신하들은 위대한 업적을 칭송하며 이를 비석에 새겨 영원한 본보기로 삼기를 청했노라.」
[註解] ①堕 : 무너뜨리다. ②夷去 : 평평하게 하다. ③險阻 : 험준하다. ④繇 : 徭와 같다. 徭役, 부역. ⑤疇 : 이랑. 밭. ⑥被 : 덮다. ⑦久 : 혼자 경작하다. ⑧并 : 두 사람이 경작하다. ⑨來 : 근면하다. 부지런하다. ⑩垂著 : 드리우다. 영원히 남다. ⑪儀矩 : 법도. 본보기.
36
因使韓終、侯公、石生求僊人不死之藥. 始皇巡北邊, 從上郡入. 燕人盧生使入海還, 以鬼神事, 因奏錄圖書①, 曰 : 「亡秦者胡也.」 始皇乃使將軍蒙恬發兵三十萬人北擊胡, 略取河南地.
인사한종、후공、석생구선인불사지약. 시황순북변, 종상군입. 연인로생사입해환, 이귀신사, 인주록도서①, 왈 : 「망진자호야.」 시황내사장군몽념발병삼십만인북격호, 약취하남지.
[解釋] 이에 韓終、侯公、石生求을 시켜 신선의 不死藥을 구해오도록 했다. 시황은 북쪽 변방을 순시하면서 상군을 거쳐 함양으로 돌아왔다. 연나라 사람 盧生이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와서 귀신에 관한 일이라고 하며, 예언서인 錄圖書를 바치면서 말하기를, 「진나라를 망하게 할 자는 胡입니다.」고 하였다. 시황은 이에 장군 蒙恬에게 군사 30만 명을 이끌고 출병해 북방의 胡를 공격하게 하여, 하남 땅을 빼앗았다.
[註解] ①錄圖書 : 예언서. 후세의 讖緯書와 같은 것이다.
37
三十三年, 發諸嘗逋亡人①、贅婿①、賈人①略取陸梁地, 爲桂林、象郡、南海, 以適①遣戍①. 西北斥逐①匈奴. 自榆中并河以東, 屬之陰山, 以爲(三)[四]十四縣, 城河上爲塞.
삼십삼년, 발제상포망인①、췌서①、고인①략취륙량지, 위계림、상군、남해, 이적①견수①. 서북척축①흉노. 자유중병하이동, 속지음산, 이위(삼)[사]십사현, 성하상위새.
[解釋] 진시황 33년(기원전 214년), 예전에 도망간 범인들과 데릴사위가 된 자, 장사꾼들을 징발하여 陸梁지역을 공격하게 하여 桂林郡、象郡、南海郡을 설치하고 그들을 유배시켜 지키도록 했다. 서북쪽의 흉노를 물리쳐 쫓아냈다. 楡中에서 황하를 따라 동쪽 陰山에 이르기까지, 44개의 현을 설치하고, 황하 가를 따라 장성을 쌓아 요새로 삼았다.
[註解] ①逋亡人 : 요역을 피해 도망한 자. ②贅婿 : 데릴사위. 남자가 아내를 데리고 올 재물이 없어서 자신의 몸을 스스로 처가에 볼모로 잡히는 것이다. ③賈人 : 상인. 장사치. ④適 : 謫과 같다. 유배되다. 귀양 가다. ⑤戍 : 지키다. ⑥斥逐 : 물리쳐 쫓아내다.
又使蒙恬渡河取斑闕、(陶)[陽]山、北假中, 筑亭障①以逐戎人. 徙謫, 實②之初縣. 禁不得祠. 明星出西方. 三十四年, 適治獄吏不直者, 筑長城及南越地.
우사몽념도하취반궐、(도)[양]산、북가중, 축정장①이축융인. 사적, 실②지초현. 금부득사. 명성출서방. 삼십사년, 적치옥리부직자, 축장성급남월지.
[解釋] 또 蒙恬으로 하여금 황하를 건너 高闕、陽山、北假 일대를 빼앗고 요새를 쌓아서 戎人들을 몰아내게 했다. 유배된 자들을 이주시켜 새로 설치한 현을 충실하게 하였다. 제사는 금지시켰다. 혜성이 서쪽 하늘에 나타났다. 진시황 34년(기원전 213년), 옥사를 다스릴 때 부정을 저지른 관리들을 장성을 쌓게 하거나 南越로 유배 보냈다.
[註解] ①亭障 : 요새. 亭은 망루에서 관망하는 자가 머무는 곳이고, 障은 산속의 작은 城이다. 변방의 要害處에 별도로 성을 쌓고 관리와 군사를 배치하여 적을 막았다. ②實 : 충실하다.
38
始皇置酒①咸陽宮, 博士②七十人前爲壽③. 仆射④周青臣進頌曰 : 「他時⑤秦地不過千里, 賴陛下神靈明聖, 平定海內, 放逐蠻夷, 日月所照, 莫不賓服. 以諸侯爲郡縣, 人人自安樂, 無戰爭之患, 傳之萬世. 自上古不及陛下威德.」
시황치주①함양궁, 박사②칠십인전위수③. 복야④주청신진송왈 : 「타시⑤진지불과천리, 뢰폐하신령명성, 평정해내, 방축만이, 일월소조, 막불빈복. 이제후위군현, 인인자안락, 무전쟁지환, 전지만세. 자상고불급폐하위덕.」
[解釋] 진시황이 咸陽宮에서 술자리를 베풀었는데 박사 70명이 앞으로 나와 황제의 장수를 기원했다. 僕射 周靑臣이 나와 칭송하여 말했다. 「이전에 진나라의 땅은 천리에 지나지 않았으나 폐하의 신령함과 밝은 덕에 힘입어, 온 천하를 평정하고 蠻夷를 내쫓으니, 해와 달이 비추는 곳이라면 복종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제후들의 나라를 군현으로 만드니 사람마다 안락함을 누리고 전쟁의 걱정이 없게 되어 만세까지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상고 시대 이래 그 어떤 임금도 폐하의 위엄과 덕에 미칠 수는 없을 것입니다.」
[註解] ①置酒 : 주연을 베풀다. ②博士 : 정사를 논의하고 예의를 관장하는 관리로서 진시황 시대에 70명이 있었다. ③爲壽 : 축수를 하다. 오래 살기를 빌다. ④僕射 : 秦나라의 관직명. ⑤他時 : 이전에.
始皇悅. 博士齊人淳于越進曰 : 「臣聞殷周之王①千餘歲, 封子弟功臣, 自爲枝輔②. 今陛下有海內③, 而子弟爲匹夫④, 卒⑤有田常、六卿之臣, 無輔拂⑥, 何以相救哉? 事不師古⑦而能長久者, 非所聞也. 今青臣又面諛⑧以重陛下之過, 非忠臣.」
시황열. 박사제인순우월진왈 : 「신문은주지왕①천여세, 봉자제공신, 자위지보②. 금폐하유해내③, 이자제위필부④, 졸⑤유전상、육경지신, 무보불⑥, 하이상구재? 사불사고⑦이능장구자, 비소문야. 금청신우면유⑧이중폐하지과, 비충신.」
[解釋] 진시황이 기뻐하였다. 제나라 사람인 박사 淳于越이 나아가 아뢰었다. 「신이 듣기에 殷나라와 周나라가 1천여 년 동안 통치하면서 자제와 공신을 제후에 봉하여 스스로 나라를 보위하게 하였습니다. 이제 폐하께서 천하를 소유하셨지만 자제들은 여전히 평민으로 있으니, 갑자기 제나라의 田常이나 晉나라의 六卿 같은 신하들이 나타나 보필할 사람이 없다면 무슨 수로 서로 구할 수 있겠습니까? 무슨 일이든 옛날을 본받지 않고서도 오랫동안 유지한 경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주청신은 또 면전에서 아첨하며 폐하의 잘못을 거듭하게 하니 충신이 아닙니다.」
[註解] ①王 : 통치하다. 動詞처럼 쓰였다. ②枝輔 : 보조하다. ③海內 : 온 천하. ④匹夫 : 일반 백성. ⑤卒 : 猝과 통하여 갑자기, 돌연히. ⑥輔拂 : 보필하다. 보좌하다. 拂은 弼과 같다. ⑦師古 : 옛날 것을 본받다. 師는 모범으로 삼다. ⑧面諛 : 면전에서 아첨하다.
始皇下其議. 丞相李斯曰 : 「五帝不相復①, 三代不相襲, 各以治, 非其相反, 時變異也. 今陛下創大業, 建萬世之功, 固非愚儒所知.
시황하기의. 승상리사왈 : 「오제불상복①, 삼대불상습, 각이치, 비기상반, 시변이야. 금폐하창대업, 건만세지공, 고비우유소지.
[解釋] 시황이 이를 승상에게 의논하게 하였다. 승상 李斯가 말했다. 「오제의 다스림은 서로 중복되지 않았고, 하은주 三代는 서로 계승하지 않았으니, 이는 각자 다스린 것이 서로 반대되기 때문이 아니라 시대가 바뀌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대업을 창시하시고 만세의 공을 세우셨으니 참으로 어리석은 유생이 알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註解] ①相復 : 서로 중복되다.
且越言乃三代之事, 何足法也? 異時①諸侯并爭, 厚②招游學. 今天下已定, 法令出一, 百姓當家則力農工, 士則學習法令辟禁③. 今諸生不師今而學古, 以非④當世, 惑亂黔首.
차월언내삼대지사, 하족법야? 이시①제후병쟁, 후②초유학. 금천하이정, 법령출일, 백성당가즉력농공, 사즉학습법령벽금③. 금제생불사금이학고, 이비④당세, 혹란검수.
[解釋] 더구나 순우월은 삼대의 일을 말하고 있으니 어찌 본받을 수 있겠습니까? 종전에는 제후들이 서로 다투었기 때문에 유세하는 학자들을 많이 불러들였습니다. 지금 천하가 이미 평정되어 법령이 한 곳에서 나옵니다. 백성들은 집에서 농사와 공업에 힘을 쓰고, 선비는 법령과 형법을 학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 유생들이 현재를 본받지 않고 옛날 일을 배워 그것으로 당세를 비방하며 백성을 혼란시키고 있습니다.
[註解] ①異時 : 종전. ②厚 : 많이, 널리. ③辟禁 : 형법. 禁令. ④非 : 비난하다. 비방하다.
丞相臣斯昧死①言:古者天下散亂, 莫之能一, 是以諸侯并作, 語皆道古以害今, 飾虛言以亂實, 人善其所私學, 以非上之所建立. 今皇帝并有天下, 別黑白而定一尊.
승상신사매사①언:고자천하산란, 막지능일, 시이제후병작, 어개도고이해금, 식허언이란실, 인선기소사학, 이비상지소건립. 금황제병유천하, 별흑백이정일존.
[解釋] 신 승상 李斯 죽음을 무릅쓰고 아룁니다. 옛날에는 천하가 흩어져 어지러울 때는 아무도 하나로 통일할 수 없었으며, 이에 제후들이 서로 일어났는데 말하는 것마다 옛날의 도리로 지금을 힐난하고, 허황된 말로 진실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은 사사로운 학설을 옳다고 여기며, 황제께서 세운 법제를 비난했습니다. 지금 황제께서 천하를 통일하셨으니 흑백을 구별하는 것은 높으신 한 분만이 정할 수 있습니다.
[註解] ①昧死 : 죽을죄를 지다.
私學①而相與非法教, 人聞令下, 則各以其學議之, 入則心非, 出則巷議, 夸主②以爲名, 異取③以爲高, 率群下以造謗④. 如此弗禁, 則主勢降乎上, 黨與⑤成乎下. 禁之便.
사학①이상여비법교, 인문령하, 즉각이기학의지, 입즉심비, 출즉항의, 과주②이위명, 이취③이위고, 솔군하이조방④. 여차불금, 즉주세강호상, 당여⑤성호하. 금지편.
[解釋] 사사로운 학설로 서로 모여 법과 교화를 비난하고, 사람들이 영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각자 사사로운 학설로 이를 논의하며 조정에 들어와서는 마음속으로 반감을 갖고, 조정 밖으로 나와서는 거리에서 떠들어 대며, 군주에게 자신의 주장을 과시하는 것을 명예로 삼으며, 다른 주장을 내세운 것을 고상한 것으로 여기면서, 무리를 거느리고 비방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것들을 금지하지 않으면, 위로는 군주의 위세가 떨어지고, 아래로는 당파가 형성될 것입니다. 금지시키는 것이 적합합니다.
[註解] ①私學 : 사사로운 학설. 당시의 諸子百家의 학설을 말한다. ②夸主 : 군주의 면전에서 자기를 과시하다. ③異取 : 다른 주장을 내세우다. 取는 趣와 같다. ④造謗 : 남을 비방함. ⑤黨與 : 당파. 개인적인 파벌.
臣請史官非秦記①皆燒之. 非博士官所職, 天下敢有藏詩、書、百家語者, 悉詣守、尉②雜③燒之. 有敢偶語④詩書者棄市⑤. 以古非今者族⑥. 吏見知不擧者與同罪.
신청사관비진기①개소지. 비박사관소직, 천하감유장시、서、백가어자, 실예수、위②잡③소지. 유감우어④시서자기시⑤. 이고비금자족⑥. 이견지불거자여동죄.
[解釋] 신은 사관에게 진나라의 서적이 아닌 것은 모두 불태우게 할 것을 청하옵니다. 박사의 관직에 있지 않으면서 천하에 감히 보관하고 있는 詩經、書經、제자백가의 서책은 모두 지방관에게 보내 모두 태우게 하십시오. 또 감히 詩, 書를 이야기하는 자들을 저잣거리에서 처형하십시오. 옛날의 일을 가지고 오늘날의 일을 비난하는 자는 멸족시키십시오. 또 관리가 이런 자를 보고 알고도 잡아들이지 않는 관리 역시 같은 죄로 다스리십시오.
[註解] ①記 : 서적. ②守、尉 : 지방관. ③雜 : 모두. 전부. ④偶語 : 사적으로 대화하다. 불평하다. ⑤棄市 : 거리에서 사형을 집행하여 그 시체를 그대로 내버려두다. ⑥族 : 멸족하다.
令下三十日不燒, 黥爲城旦①. 所不去者, 醫藥卜筮②種樹之書. 若欲有學法令, 以吏爲師.」 制曰③ : 「可.」
영하삼십일불소, 경위성단①. 소불거자, 의약복서②종수지서. 약욕유학법령, 이리위사.」 제왈③ : 「가.」
[解釋] 명령이 내려진 지 30일이 지났는데도 서적을 태우지 않는 자는 黥刑을 가한 다음 城旦刑에 처하셔야 합니다. 불태우지 않을 책으로는 의약, 점술, 농업에 관계된 책입니다. 만약 법령을 배우고자 하는 자는 관리를 스승으로 삼게 하옵소서.」 시황이 말하기를, 「그렇게 하라.」는 명을 내렸다.
[註解] ①黥爲城旦 : 黥은 墨刑으로 이마에 죄인의 표시로 먹실로 새기는 형벌이며, 城旦은 낮에는 오랑캐들을 방비하고, 밤에는 長城을 쌓기를 4년 동안 하게 하는 형벌이다. ②卜筮 : 占. 龜甲과 蓍草로써 점을 치는 것. ③制曰 : 여러 신하들이 주청하는 바가 있을 경우에 尙書令이 황제에게 이를 아뢰고, 有司에게 내리는 것을 制라 하고, 황제가 답하는 것을 可라고 한다.
39
三十五年, 除道①, 道九原抵②雲陽, 塹山堙谷③, 直通之. 於是始皇以爲咸陽人多, 先王之宮廷小, 吾聞'周文王都豐, 武王都鎬, 豐鎬之閒, 帝王之都也'. 乃營作朝宮④渭南上林苑中.
삼십오년, 제도①, 도구원저②운양, 참산인곡③, 직통지. 어시시황이위함양인다, 선왕지궁정소, 오문'주문왕도풍, 무왕도호, 풍호지간, 제왕지도야'. 내영작조궁④위남상림원중.
[解釋] 진시황 35년(기원전 212년), 도로를 닦았는데, 九原을 지나 雲陽까지 산을 깎고 골짜기를 메워 곧장 통하게 했다. 이때 시황은 함양에는 사람은 많고 先王이 지은 궁전은 작다고 하며, 내가 듣기에 '주 문왕은 豐에, 무왕은 鎬에 도읍했다고 하니, 풍과 호 사이가 제왕의 도읍이다.'고 했다. 이에 朝宮을 위남의 上林苑 안에 지었다.
[註解] ①除道 : 길을 닦다. 도로를 정비하다. ②抵 : 이르다. ③塹山堙谷 : 산을 평평하게 하고 골짜기를 메우다. 塹은 평평하게 하다. ④朝宮 : 황제가 조회를 받는 궁궐을 말한다.
先作前殿阿房, 東西五百步, 南北五十丈①, 上可以坐萬人, 下可以建②五丈旗. 周馳爲閣道③, 自殿下直抵南山. 表南山之顚④以爲闕⑤. 爲復道⑥, 自阿房渡渭, 屬之咸陽, 以象天極閣道⑦絕⑧漢抵營室⑨也.
선작전전아방, 동서오백보, 남북오십장①, 상가이좌만인, 하가이건②오장기. 주치위각도③, 자전하직저남산. 표남산지전④이위궐⑤. 위복도⑥, 자아방도위, 속지함양, 이상천극각도⑦절⑧한저영실⑨야.
[解釋] 먼저 前殿인 阿房宮을 지었는데, 동서의 길이가 5백 보이며, 남북의 길이가 50장이었다. 위에는 1만 명이 앉을 수 있고, 아래에는 5丈 높이의 깃발을 세울 수 있었다. 그 주위에는 말이 달리는 閣道를 만들었는데, 전각의 아래로부터 곧장 남산에 이르렀다. 남산 꼭대기에는 闕樓를 세워 표지로 삼았다. 구름다리 모양의 複道를 만들었는데, 아방에서 위수를 건너 함양과 이어지게 하였다. 이렇게 해서 북극성과 閣道星이 은하수를 건너 營室星까지 이르는 모양을 나타냈다.
[註解] ①丈 : 길이의 단위. 1尺의 10배. 3.33미터. ②建 : 세우다. ③閣道 : 나무를 쌓아 올려서 시렁 모양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한 길을 말한다. ④顚 : 정상. 꼭대기. ⑤闕 : 고대 궁전 문밖의 樓臺로 중간에 좁은 길이 있다. ⑥復道 : 天橋를 말한다. 이층 구름다리. ⑦閣道 : 閣道星. 北斗의 軸星을 이루는 별자리 이름. ⑧絶 : 건너다. ⑨營室 : 營室星. 북방7수[현무]의 하나로 천자의 궁실로 군량, 곳간, 토목 공사를 관장한다. 토목공사를 주관하고 임금의 궁실이 되기도 했다.
阿房宮未成;成, 欲更擇令名①名之. 作宮阿房, 故天下謂之阿房宮. 隱宮②徒刑③者七十餘萬人, 乃分作阿房宮, 或作麗山. 發北山石槨④, 乃寫⑤蜀、荊地材皆至.
아방궁미성;성, 욕경택령명①명지. 작궁아방, 고천하위지아방궁. 은궁②도형③자칠십여만인, 내분작아방궁, 혹작려산. 발북산석곽④, 내사⑤촉、형지재개지.
[解釋] 아방의 궁전이 완성되지 못했다. 완성된 다음에 다시 좋은 이름을 택하여 이름을 붙이려 하였다. 아방에 궁전을 지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은 아방궁이라고 불렀다. 宮刑과 노역형을 받은 죄수 70여 만 명을 나누어 아방궁을 짓게 하거나, 麗山의 무덤을 조성하게 했다. 북산에서 석재를 캐내고 蜀과 荊지역에서 목재를 모두 이곳으로 운반했다.
[註解] ①令名 : 좋은 이름. ②隱宮 : 宮刑. 宮刑은 100일 동안을 음침한 방에 숨어서 요양해야 하므로 隱宮이라 한다. ③徒刑 : 노역형. 도형은 죄 지은 자에게 이미 형벌을 가하고서 다시 벌로 노역을 시키는 것이다. ④石槨 : 外棺을 만들기 위한 石材. ⑤寫 : 운반하다.
關中計宮三百, 關外四百餘. 於是立石東海上朐界中, 以爲秦東門. 因徙三萬家麗邑, 五萬家雲陽①, 皆復不事十歲.
관중계궁삼백, 관외사백여. 어시립석동해상구계중, 이위진동문. 인사삼만가려읍, 오만가운양①, 개부불사십세.
[解釋] 關中에는 궁이 모두 3백 채, 관중 밖에 있는 궁궐이 4백여 채였다. 그리고 동해군 朐縣에 비석을 세우고 진나라의 동쪽 문으로 삼았다. 동시에 3만 가구를 麗邑으로, 5만 가구를 雲陽으로 이주시켜, 모두 10년간 세금과 요역을 면제해주었다.
[註解] ①雲陽 : 甘泉宮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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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生說始皇曰 : 「臣等求芝奇藥僊者常①弗遇, 類②物有害之者. 方中③, 人主時爲微行以辟惡鬼, 惡鬼辟④, 眞人至. 人主所居而人臣知之, 則害於神.
노생세시황왈 : 「신등구지기약선자상①불우, 유②물유해지자. 방중③, 인주시위미행이벽악귀, 악귀벽④, 진인지. 인주소거이인신지지, 즉해어신.
[解釋] 盧生이 진시황에게 유세했다. 「신들이 靈芝, 仙藥, 신선을 찾아 다녔으나 줄곧 찾지 못했는데, 마치 무엇인가 방해하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건대 황제께서 종종 미행을 나가시어 악귀를 물리치시고, 악귀를 물리치시면, 眞人이 올 것입니다. 황제께서 거처하시는 궁실을 신하들이 알면 신선에게 방해가 될 것입니다.
[註解] ①常 : 줄곧. 내내. ②類 : 마치 ~과 같다. ③方中 : 마음속으로 생각건대. ④辟 : 물리치다.
眞人者, 入水不濡, 入火不爇①, 陵②雲氣, 與天地久長. 今上治天下, 未能恬倓③. 願上所居宮毋令人知, 然後不死之藥殆④可得也.」
진인자, 입수불유, 입화불설①, 능②운기, 여천지구장. 금상치천하, 미능념담③. 원상소거궁무령인지, 연후불사지약태④가득야.」
[解釋] 진인은 물속에 들어가도 젖지 않으며, 불에 들어가도 타지 않고, 구름을 타고 다니며 천지와 더불어 영원히 존재합니다. 지금 황제께서 천하를 다스리시지만 욕심 없고 담백한 경지에 이르지 못하셨습니다. 바라옵건대 황제께서 머무시는 궁실을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게 한 뒤에는 어쩌면 불사약을 구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註解] ①入水不濡, 入火不熱 : 물속에 들어가도 젖지 아니하며, 불 속에 들어가도 뜨겁지 아니함. 濡는 젖다. 爇은 불타다. ②陵 : 오르다. ③恬淡 : 욕심이 없고 담백함. 조용하고 고요한 상태. ④殆 : 어쩌면. 아마.
於是始皇曰 : 「吾慕眞人①, 自謂'眞人', 不稱'朕'.」 乃令咸陽之旁二百里內宮觀②二百七十復道甬道③相連, 帷帳鐘鼓美人充之, 各案④署不移徙. 行⑤所幸⑥, 有言其處者, 罪死.
어시시황왈 : 「오모진인①, 자위'진인', 불칭'짐'.」 내령함양지방이백리내궁관②이백칠십복도용도③상련, 유장종고미인충지, 각안④서불이사. 행⑤소행⑥, 유언기처자, 죄사.
[解釋] 이에 진시황이 말했다. 「짐은 진인을 흠모해왔으니 이제부터 나를 眞人이라 부르고 朕이라 하지 않겠다.」 이에 명을 내려 함양 부근 200리 안에 있는 궁관 270곳을 구름다리와 회랑으로 연결하고, 휘장, 종, 북, 미인들로 그곳을 채웠는데, 각자 등록된 부서에 있도록 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못하게 했다. 황제가 행차하는 곳을 말하는 자가 있을 경우에는 사형에 처했다.
[註解] ①眞人 : 신선. ②宮觀 : 이궁. 별궁. ③甬道 : 양쪽에 담을 쌓은 길. ④案 : 按과 같다. 안주하다. ⑤行 : 순행하다. ⑥幸 : 행차하다.
始皇帝幸梁山宮, 從山上見丞相車騎眾, 弗善①也. 中人②或告丞相, 丞相後損③車騎. 始皇怒曰 : 「此中人泄吾語.」 案問④莫服.
시황제행량산궁, 종산상견승상거기중, 불선①야. 중인②혹고승상, 승상후손③거기. 시황노왈 : 「차중인설오어.」 안문④막복.
[解釋] 시황제가 梁山宮에 행차했는데, 산 위에서 승상의 수레와 말이 많은 것을 바라보고 언짢게 여겼다. 궁중의 누군가가 승상에게 알리니 승상이 이후에 수레와 말의 숫자를 줄였다. 시황이 노하여 말했다. 「이는 궁중의 누군가가 나의 말을 누설한 것이다.」 이에 심문했으나 자백하는 자가 없었다.
[註解] ①弗善 : 언짢게 여기다. ②中人 : 황궁의 환관과 근신 등을 말한다. ③損 : 줄이다. ④案問 : 심문하다.
當是時, 詔捕諸時在旁者, 皆殺之. 自是後莫知行之所在. 聽事①, 群臣受決事, 悉於咸陽宮.
당시시, 조포제시재방자, 개살지. 자시후막지행지소재. 청사①, 군신수결사, 실어함양궁.
[解釋] 당시 곁에 있었던 자들을 잡아다가, 모두 죽이도록 조서를 내렸다. 그 뒤로는 황제가 행차하여 머무는 곳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정사를 처리하고 신하들이 황제의 결재를 받아야 할 것은 모두 함양궁에서 이루어졌다.
[註解] ①聽事 : 政事를 처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