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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 사월에 고부 손바래기로부터 태인으로 가실 새 먼저 원일을 보내시어 여관을 정하게 하시고 이튿날 손바래기를 떠나 그 앞 주막에 이르사 형렬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는 여기서 자리니 너는 먼저 가서 원일과 함께 자고 내일 아침에 하마정에서 나를 기다리라.
형렬이 이명을 받고 태인에 이르러 원일을 만나 함께 자고 이튿날 원일과 더불어 하마정에 이르니 마침 장날이라 사람이 많이 모여들더라.
천사 형렬과 원일을 만나 길가 술집에 앉으시고 원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내가 오늘 벼락을 쓰리니 술을 가져오라 .
원일이 술을 올림에 천사 잔을 드사 두어번 두르신 뒤에 마시시니 문득 바람이 일어나고 소나기가 쏟거늘 원일을 명하여 가라사대 신경원의 집에 가면 알 일이 있으리니 빨리 다녀오라.
원일이 명을 받고 경원의 집에 가니 마침 나무장사가 비를 피하여 경원의 집에 들어와서 말하여 가로대 나는 오늘 놀라운 일을 보았노라. 오는 길에 늙은 여인과 젊은 여인이 길에서 싸우는 것을 보았는데 그 내용을 들은즉 젊은 여인은 늙은 여인의 며느리라.
아들을 낳은지 이레가 못되어 어젯밤에 상부하였는데 초상도 치르지 아니하고 갓난애를 버리고 도망하므로 늙은 여인이 쫒아와서 어린애를 데리고 가서 기르라고 애걸하되 며느리가 듣지 않고 서로 다투다가 문득 벼락을 맞아서 며느리가 죽었으니 이를 볼진대 천도가 소명하도다 하거늘 원일이 돌아와서 들은 말을 아뢰니 가라사대 내가 오늘 아침에 물망리 주막을 지날 때에 한 젊은 여인이 이슬을 털며 빨리 지나가더니 그 뒤로 늙은 여인이 달려오며 젊은 여인의 자취를 묻는고로 그 사실을 자세히 들으니 실로 인도상 용서치 못할 죄악이라.
하물며 그 작배는 저희들끼리 스스로 지은 것이라 지은 것은 천연이라 인연은 오히려 고칠 수 있으되 천연은 고치지 못하는 것이어늘 이제 인도에 거슬리고 천연의 의를 저버리니 어찌 천벌이 없으리요 하시니라.
오월 단양절에 종도들과 마을 사람들이 천사를 모시고 학선암으로 소풍하러 갈 새 중로에서 소나기가 크게 몰려 오거늘 천사 담뱃대로 몰려 오는 비를 향하여 한번 두르시니 문득 비가 다른 곳으로 몰려 가더니 학선암에 이른 뒤에 비로소 비가 몰려 오니라.
유월부터 두어 달 동안 대흥리 경석의 집에 계실 때 공우가 종유하기 달포전에 천원장에서 예수교인과 다투다가 큰 돌에 맞아서 가슴뼈가 상하여 한참 혼도하였다가 겨우 일어나서 수십일 동안 치료를 받은 뒤에 겨우 다니기는 하되 아직까지 가슴에 손을 대지 못하고 크게 고통하는 중임을 아뢰니 가라사대 네가 이전에 어느 길가에서 남의 가슴을 쳐서 사경에 이르게 한 일이 있으니 그 일을 생각하여 잘뉘우치라.
또 네가 몸이 쾌한 뒤에 가해자를 찾아서 죽이려고 생각하나 네가 상해한 척이 그에게 붙어서 갚은 바이니 오히려 그만 하기가 다행이라. 네 마음을 잘 풀어 가해자를 은인과 같이 생각하라 그러면 곧 나으리라. 공우 이 말씀에 크게 감복하여 가해자를 미워하던 마음을 풀어 버리고 후일에 만나면 반드시 잘 대접하리라는 생각을 두었더니 수일 후에 천원 예수교회에 열두 고을 목사가 모여서 대전도회를 연다는 말이 들리거늘 천사 공유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 상처를 낫게하기 위하여 열두 고을 목사를 움직였노라 하시더니 그 뒤 사흘 만에 공우의 상처가 완전히 나으리라.
하루는 가물치 회를 올렸더니 천사 잡수신 뒤에 문 밖을 거닐으시다가 하늘을 우러러 보시고 웃어 가라사대 그 기운이 빠르다 하시거늘 종도들이 하늘을 우러러 보니 구름과 같은 이상한 기운이 가물치 모양을 이루어 동쪽을 향하여 떠가더라.
하루는 종도들이 금사를 불러서 가야금을 타게하고 유쾌히 놀더니 천사 금지하사 가라사대 저 허공을 보라 나는 모든 일을 함부로 하기 어려우니라. 종도들이 모두 우러러 보니 구름과 같은 이상한 기운이 가야금 타는 형상과 오륙인이 벌려 앉은 모형을 이루어 허공에 떠있더라.
중복날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늘 번개가 나지 아니하면 충재가 생겨서 농작물이 큰 해를 입으리니 잘 살피라 하시거늘 모두 주의하여 저물도록 살피되 번개가 나지 아니하거늘 천사 하늘을 우러러 가라사대 천지가 어찌 생민의 재앙을 이렇듯 돌보지 아니하느뇨 하시며 마른 짚을 끊어서 화로에 꽂아 사르시니 문득 북방에서 번개가 치는지라. 또 가라사대 북방 사람만 살고 다른 지방 사람은 다 죽어야 옳으리요 하시니 다시 사방에서 번개가 번쩍이더라.
하루는 원일 공우외 서너 사람을 데리고 태인 살포정에 이르사 주막에 들어 쉬시려니 문득 우뢰가 일어나며 번개가 크게 일어나 집에 내리려 하거늘 천사 허공을 향하여 꾸짖으시니 우뢰와 번개가 곧 그치는지라 공우는 대흥리에서 글을 써서 벽에 붙여 우뢰를 크게 일의키시고 또 이번에 우뢰와 번개를 꾸짖어 그치게 하심을 보고는 비로소 천사께서 천지 조화를 마을대로 쓰시는 줄 알고 이로부터 더욱 경외하더니 하루는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오랫동안 식고를 잘하였으나 이제 만날 사람 만났으니 식고는 내게로 돌릴지어다 하시니 공우 더욱 기뻐하여 평생 소원을 이룬 줄 깨달으면서 곧 그리 하겠나이다 라고 대답하니라.
원래 공우는 동학 신도의 통례와 같이 「대신사응감大神師應感」이라는 식고(食告)를 하지않고 항상 「하느님 뵈여지이다」 라는 발원으로 식고하더니 이제 천사께서 말씀하신 바를 듣건데 반드시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통찰하심이며 또 천지조화를 마음대로 쓰시는 것을 볼진대 분명히 하느님으로서 강림하심이 의심없다고 생각하니라.
하루는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 선조의 뫼에 구월산 금반사치(金盤死雉)의 기운을 옮겨 오리라 하시고 경석으로 하여금 춤추게 하시고 공우로 하여금 북을 치게 하시니라.
하루는 정남기의 집에 이르시니 남기의 아들이 무슨 일로 부친에게 꾸지람을 듣고 불순한 말로 대답한 뒤에 밖으로 나가다가 다시 안으로 향하여 들어오더니 문득 문 앞에 우뚝 서서 움직이지 못하고 땀을 흘리며 연(連)하여 소리를 지르매 온 집안 사람들이 크게 놀래어 어찌 할 바를 모르는지라.
이윽고 천사 돌아보시며 가라사대 어찌 그렇게 고통하느냐 하시니 그제야 능히 움직이며 정신을 돌리거늘 집안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으니 대하여 가로대 뜻밖에 정신이 혼미하여 지며 숨이 막혀서 호흡을 통치 못하며 골절이 굳어져서 굴신(屈身)을 못하였노라.
천사 물어 가라사대 그 때에 네 가슴이 답답하더냐 대하여 가로대 심히 답답하여견딜 수 없더이다. 가라사대 네가 당한 바로써 네 부친의 가슴을 헤아려 보라 네 부친에게 그렇게 불경한 말을 하였으니 그 가슴이 어떠하였으랴 이 뒤로는 허물을 뉘우쳐 다시는 그리하지 말지어다 하시니라.
하루는 경석에게 일러 가라사대 너는 강령을 받아야 하리라 하시고 원황정기(原皇正氣) 내합아신(來合我神)을 읽히시며 방문을 여시니 경석이 문득 소리를 내어 통곡하다가 이윽고 그치거늘 가라사대 그 울음은 신명에게 벌을 받는 소리니라 하시니라.
천사 대신명(大神明)이 들어설 때 마다 손을 들어 머리로 올려 예(禮)하시니라.
박공우가 대흥리에서 천사를 모시고 구릿골로 올 때 과교리를 지나다가 문득 울음이 나오며 동학으로 다녀간 고생하던 일이 생각나서 더욱 서럽게 울어지는지라 천사 돌아보시며 가라사대 무슨 일로 그다지 우느냐. 공우 목메인 소리로 대하여 가로대 어쩐 일인지 부지중에 울게 되고 전날 고생하던 일이 낱낱이 생각나서 능히 그치지 못하나이다. 가라사대 잘되게 하여 주리니 그만 그치라 하시니 울음이 곧 그쳐지더라.
동짓달에 구릿골에 계실 새 공우가 뵈이러 오는 길에 우연히 흥이 나서 「모시러 가자 모시러 가자 부처님 모시고 우리 집으로 돌아가자」 라고 노래를 불렀더니 구릿골에 이르러 천사께서 뵈이니 가라사대 내가 네 집에 가기를 원하느냐 하시거늘 공우 기뻐하여 가로대 소원이로소이다 하고 천사를 모시고 돌아오다가 용암리 물방아 집에 들어 쉴 새 천사 문을 열고 남쪽 하늘을 바라보시며 높다 높다 하시거늘 공우가 바라보니 구름이 가득 끼었는데 하늘이 방석 한 닢 넓이 쯤 통하여 바람이 쓸쓸히 불고 눈이 내리거늘 천사 공우에게 일러 가라사대 나와 친구로 지내자 하시니 공우는 그 말씀이 황공하기도 하고 이상히도 여겼더니 공우는 그 말씀이 항공하기도 하고 이상히도 여겼더니 또 가라사대 기운이 작다 하시거늘 공우 또 가로대 바람이 더 높아지리이다 하였더니 그때는 바람이 크게 일어나서 모래와 돌을 날리는지라. 천사 가라사대 용호대사의 기운을 공우에게 붙여 보았더니 그 기운이 작도다 하시니라.
하루는 공우를 데리고 정읍으로 가실 때 공우에게 마음으로 풍운조화를 외우라 하심으로 그대로 외우다가 문득 잊어버리고 그릇 천문지리를 외우더니 천사 돌아보시며 가라사대 그릇 외우니 다시 생각하라 하시거늘 공우 놀래어 생각하니 과연 그릇 외웠는지라 이로부터 고쳐 외우며 대흥리까지 왔더니 이날 밤에 비와 눈이 섞여 오거늘 가라사대 네가 한번 그릇 생각함으로 인하여 천기가 한결 같지 못하도다 하시니라.
하루는 정읍 수통점에서 유숙하실 때 공우가 시측하였더니 이도삼이 와서 그 이웃 버들리에서 이십세쯤 된 여자가 범에게 물려갔다는 말을 고하거늘 천사께서 공우에게 하늘에 충성(蟲星)이 보이는가 보라 하시므로 공우가 나가서 우러러 보고 나타나 있음을 아뢰니 천사께서 목침으로 마루를 치시며 충성아 어찌 사람을 해하는냐 하시더니 이튿날 그 여자가 살아 왔는데 의복은 파열되었으나 몸의 상해는 크지 아니하더라.
섣달에 고부 와룡리 신경수의 집에서 공사를 보실 때 원일에게 일러 가라사대 네가 일찍이 동천을 향하여 붉은 옷을 입고 구름을 타고 앉은 사람에게 사배한 일이 있으니 이제 다시 그와 같이 절하라 내가 곧 그 사람이로다. 원일이 곧 일어나서 사배하거늘 종도들이 원일에게 연고를 물으니 대답하여 가로대 연전에 우연히 병이 들어서 죽게 되었더니 정신이 황홀한 중에 어떤 큰 사람이 사인교를 타고 와서 내게 말하되 네가 새 옷을 입고 문밖에 나가서 동천에 붉은 옷을 입고 구름을 타고 앉은 어른에게 절하라 구러면 네 병이 나으리라 하므로 그 말대로 새 옷을 입고 문밖에 나가서 동천을 바라보니 과연 붉은 옷을 입고 구름을 타고 앉은 어른이 계시므로 사배를 올렸더니 그때부터 병이 곧 나왔는데 집 안 사람들은 새 옷 입고 밖에 나가는 것을 해괴하게 여겼다 하더라.
무신 이월에 종도들을 데리고 어디를 가실 때 보리밭 가로 지나서더니 종도들이 서로 말하되 이 세상에 빈부의 차별로 인하여 곡식 중에 오직 먹기 어려운 보리가 빈민의 양식이 되어 먹을 때에 항상 괴로움을 느끼니 보리를 없이 하여 버려야 먹는데 차별이 없이 일치하리라 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가라사대 너희들의 말이 유리하니 보리를 없이 하여버리자 하셨더니 사울에 크게 가물어서 보리가 다 말라죽으니 농민들이 크게 소동하는지라 종도들이 이 일을 아뢰어 가로대 이제 만인 보리 흉년이 들면 굶어 죽는 자가 많으리라 하거늘 천사 꾸짖어 가라사대 전자에 너희들이 보리를 없애 버림이 옳다하고 이제 다시 보리 흉년을 호소하느냐 나의 일은 비록 농담 한마디라도 도수에 박혀 천지에 울려 나가나니 이 뒤로는 모든 일에 실없는 말을 삼가하라 하시고 전주 용머리 고개에 가사 김낙범을 명하여 거친 보리밥 한 그릇과 된장국 한 사발을 가져오라 하사 가라사대 궁민의 음식이 이러하리라 하시고 된장국에 밥을 말아서 다 잡수시니 문득 검은 구름이 일어나며 비가 내려서 보리가 다시 생기를 얻어 풍자를 이루니라.
공우가 종사(從事)함으로부터 천사의 순유(巡遊)에 많이 모시고 다녔는데 어디서든지 머무르시다가 다른 곳으로 떠나려 하실 때에는 밤이면 달머리가 나타나고 낮이면 햇머리가 나타나는 것을 징험(徵驗)하였으므로 언제든지 달머리나 햇머리만 나타나면 출입하실 줄 알고 먼저 신발과 행장을 단속하여 명을 기다리면 반드시 부르사 가자 하시며 떠나셨나니 대저 천사께서는 어디를 가시든지 미리 말씀을 아니 하셨더라.
김보경이 곰개에 작은 집을 두고 본가를 돌보지 아니하거늘 천사 글을 써 주시시며 가라사대 네 작은 집을 면대하여 불사르리 그러면 좋은 일이 있으리라 보경이 그대로 하였더니 뜻밖에 임질을 얻어 본가로 돌아와서 달포를머물렀더니 그 동안에 작은 집이 다른 곳으로 간지라 천사 보경을 불러 경계하여 가라사대 이제는 집안이 편안하여 좋은 운수가 열리리니 본처를 사랑하여 저버리지 말라 하시고 임질을 낫게 하여 주시니라.
하루는 여러 종도들을 데리고 솜리를 지나실때 나룻터에 이르니 사공이 없고 빈 배만 떠 있거늘 천사 몸소 노를 저어 건너신 뒤에 하늘을 우러러 보시고 웃으시거늘 모두 우러러 보니 구름 같은 이상한 기운이 노를 저어가는 모형을 이루어 천천히 떠가더라.
이 뒤에 태인 금상리를 지나실 때 마침 날이 가물어서 모심기를 못하더니 동학 신도 유한필이 그 전날 구름이 끼임을 보고 비가 올까 하여 마른 논에 호미로 모를 심었더니 이내 비가 오지 아니하여 모가 마르거늘 극히 초민하여 가로대 가뭄이 이렇게 심하여 비 올 뜻이 없으니 호미심기 한 것을 갈아 엎어서 콩이나 심을 수 밖에 없도다 하며 탄식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가라사대 모심은 것을 갈아 엎어 다른 곡식을 심는 것은 변괴가 아니냐 하시며 한필을 앞세우고 그곳에 가서 참혹한 광경을 보시고 서쪽 하늘을 향하여 만수를 부르시니 문득 검은 구름이 피어 오르며 소나기가 내리거늘 한필은 무슨 까닭인지 알지 못하고 다만 미리 아는 법이 있는가 하여 이상히 여기더라.
어떤 여인이 간부(姦夫)를 보아 자식을 낳았으나 본부는 모르더니 하루는 천사 그 여인에게 일러 가라사대 저 아해가 혈통이 바르지 못하니 어찌 모호하게 하여 큰 죄를 짓느냐 하시니 그 여인이 사실을 자백하니라.
유월에 김병욱이 사람을 보내어 백남신의 친산에 묘적이 들어서 두골을 도적하여 갔다는 사유를 아뢰거늘 천사 등불을 밝혀 사흘밤을 철야하사 상가와 같이 지내시고 남신에게 말씀을 전하여 가라사대 두골을 찾으려 힘쓰지 말고 조용한 곳에 거처하여 외인 교제를 끊으라. 처서절에는 스스로 두골을 가져오게 하리라 하시니라. 이 때에 사흘밤 철야하심을 종도들이 즐겨하지 아니하니 가로대 이같이 힘을 들이되 당사자는 알지 못하니 무슨 공로를 알리이까 가라사대 두골만 찾게 할 뿐이요 그의 알고 모름은 관계할 바가 아니니라 하시니라. 남신이 명하신 대로 유벽한 백운정에 처하더니 칠월에 그 묘하촌에서 동장이 자발적으로 동회를 열고 의논하되 우리가 이 묘하촌에 살면서 범연히 지낼 수 없으니 두골을 찾는 사람이 있으면 묘주에게 말하여 상을 주게 함이 가하다 하고 온 마을 사람을 동원하여 근처 산 기슭을 수색하니 이때에 묘적이 생각하되 묘주가 돈을 들여서 두골을 찾으려 하지 아니하니 차라리 이 기회에 두골을 찾아가면 도적이란 이름도 면하고 상당한 상을 받으리라 하고 두골을 가지고 동장에게 가서 말하되 내가 여러 곳을 수색하여 다행히 찾았노라 하거늘 동장이 그 사람을 데리고 백운정에 오니 이 날이 곧 처서절이러라.
이튿날 아침에 용머리 고개에 가셨더니 병욱이 와서 두골 찾은 일을 아뢰거늘 가라사대 묘적은 어떻게 하였느냐 대하여 가로대 경무청으로 보냈나이다 가라사대 잘 설유하여 돌려 보냄이 가하거늘 어찌 그리하였느냐 하시고 검은 옷 한 벌을 지어오라 하사 불사르시며 가라사대 징역에나 처하게 하리라 하시더니 과연 그 사람이 징역에 처하니라 종도들이 반드시 처서날에 찾게 된 까닭을 물으니 가라사대 매양 사사일이라도 천지공사의 도수에 붙여 두기만 하면 그 도수에 이르러 공사와 사사가 다 함께 끌리느니라 하시니라.
김덕찬이 천사께 대하여 항상 거만하더니 하루는 공사를 보실 새 크게 우뢰와 번개를 쓰시니 덕찬이 두려워하여 자리를 옮기거늘 일러 가라사대 네가 죄 지은 바 없거늘 어찌 두려워하느냐 덕찬이 더욱 겁내며 어찌 할 바를 모르더니 그 뒤로는 천사께 극히 공경하니라.
남신의 일가 용안이 술도가 면허를 얻고 전주 부중에 있는 수백 술집에 술 빚는 것을 금하니 이때에 천사 용머리 고개 김주보의 주막에 계실 때 주보의 아내가 가슴을 치며 가로대 다른 벌이는 없고 다만 술장사로 가권이 살아 왔는데 이제 술을 빚지 못하면 무슨 벌이로 살아가리요 하거늘 천사 불쌍히 여기사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어찌 남장군만 있으리오 마땅히 여장군도 있으리라 하시고 종이에 여장군이라 써서 불사르시니 주보의 아내가 문득 신기를 얻어서 부중을 돌며 호령하여 잠시에 수백 주모를 모아 가느리고 용안의 집을 엄습하여 형세가 불온하거늘 용안이 크게 놀래어 군중에게 사과하고 술도가를 중지하니라.
용머리 고개에 봉사 한사람이 항상 길 가에 앉아서 피리를 불어 돈을 벌더니 하루는 천사 지나시다가 일러 가라사대 네 도능로 술 한 잔을 사먹으려 하노니 뜻이 어떠하뇨 대하여 가로대 몇 잔이던지 사 잡수시기를 원하나이다 천사 웃으시고 돈 한 돈을 집어서 술 한잔을 사 잡수시면서 가라사대 불쌍하니 편히 먹게 하리라 하시더니 그 뒤에 얼마 아니 되어 전주 부호 과부가 데려다가 같이 있게 되니라.
하루는 신경원이 급히 사람을 보내어 아뢰되 경관의 조사가 심하여 날마다 와서 선생의 주소를 붇나이다 천사 온 사람에게 글을 써주시며 가라사대 이 글을 경원에게 전하여 한번 읽고 곧 불사르라 하시니 그 글은 이러하니라.
「천용우로지박즉 필유만방지원 지용수토지박즉 필유만물지원 인용덕화지박즉 필유만사지원 천용지용인용 통재어심 심야자 귀신지추기야 문호야 도로야 개폐추기 출입문호 왕래도로신 혹유선 혹유악 선자사지 악자개지 오심지추기문호도로 대어천지」
경원이 받아 읽은 뒤에 곧 불살랐더니 그 뒤로 경과의 조사가 그치니라.
김병우의 차인 김윤근이 와 뵙고 여쭈어 가로대 요사이 날로 가물어서 농작물이 마르오니 선생은 단비를 주사 만민의 초조한 마음을 녹이소서. 천사 덕찬을 명하사 그 집에 기르는 돝 한마리를 잡아서 종도들로 더불어 함께 잡수실 새 미처 마치지 못하여 우뢰가 일어나며 비가 크게 내리거늘 윤근이 기뻐하여 가로대 선생은 진실로 만민을 살리는 하느님이시로다 하니라.
구릿골 이장 정성원이 여쭈어 가로대 내가 가난하여 살 수가 없사오니 청컨데 가난을 면할 길을 가르쳐 주옵소서. 천사 웃으시며 가라사대 금년에 그대가 받는 마을의 세금을 상납하지 말고 그대가 쓰라 뒷일은 내가 끌러 주리라. 성원이 대하여 가로대 너무 심한 말씀이로소이다. 국세를 받아쓰고 어찌 생명을 보전하리이까 하고 물러가더니 그 뒤에 고의는 아니나 세금 수천냥을 범포하게 되어 기유년 봄에 이르러 관청에서 독촉이 심한지라. 성원이 술이 취하여 마을 고샅으로 돌아다니며 외쳐 가로대 내가 국세를 받아 썻으니 누구든지 내 배를 가르라 하거늘 천사 들으시고 불러서 위로하여 가라사대 염려하지 말라 무사하게 하여주리라 하시니 모든 사람이 다 믿지 아니하였더니 그 뒤에 과연 무기 세금이 면제됨에 성원의 일이 끌리니라.
자료출처: 대순전경 제이장 천사의 성도와 기행이적 2:61~2:90
첫댓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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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상제님의 발자취를 다시 한 번 더듬게 됩니다. 긴 글 작성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