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3. 죄를 담당한 후에 / 에스겔 39:26
기독교에서는 인간의 모든 고통이 죄로 인해 발생한다고 가르칩니다. 전쟁, 질병, 기근 등 모든 것이 죄의 대가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통의 원인은 모두 죄에서 비롯되며, 죄가 제거되거나 누군가가 이를 대신 짊어지기 전에는 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는 마치 돈을 빌린 것과 같습니다. 빌린 돈은 반드시 갚아야 하며, 채권자는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 소송을 제기합니다. 판사는 채무자를 구금하고, 채무자는 누군가가 그 빚을 대신 갚아주어야만 풀려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죄값은 누가 담당할까요? 예수님께서 담당하시지만, 그분은 누구의 죄를 담당하실까요?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사람의 죄를 담당하십니다. 죄를 모르고, 회개하지 않으며, 고집스럽게 "내게 무슨 죄가 있는가?"라고 하는 사람의 죄는 담당하실 수 없습니다.
죄 담당설이 나온 배경에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빌론에서 겪은 고통이 매우 컸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은 2년 후나 2주 후에 풀려날 것이라고 했지만, 중요한 것은 기간이 아니라 확실히 죄를 담당한 후에야 평안히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먼저 자신의 죄를 인정해야 합니다. 죄를 깨닫는 것은 선생님이 교실에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임하셔서 깨닫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마치 소나기가 내릴 때 뚜껑 없는 그릇에는 물이 고이지만, 뚜껑을 덮은 그릇에는 물이 고이지 않는 것처럼, 마음을 닫은 사람에게는 성령의 감동이 임하지 않습니다.
이는 마치 캄캄한 밤에는 사물을 구별할 수 없다가 동쪽 하늘에 해가 뜨면 모든 것이 밝히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성령이 오시면 자신은 작아지고 죄는 커 보이며, 크고 작은 모든 죄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때 비로소 주님을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바다에 빠졌을 때 주님을 부른 것처럼, 우리도 그때 주님을 부르게 됩니다. 병들어 죽을 것 같을 때 부모를 부르고 하나님을 부르게 되죠. 이런 간절한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용서해 주십니다. 이때는 어느 누구도 죄를 용서할 권한이 없고 오직 주님만이 하실 수 있습니다. 용서하실 권능은 오직 주님에게만 있기 때문입니다.
2년이든 70년이든 그 기간에 의지하지 말고, 오직 죄를 담당하시는 주님만 의지해야 합니다. 세상일은 여러분이 걱정할 일이 아니며, 오직 성령이 오시기만을 기다리면 됩니다. 하나님의 생명이 죄를 사하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중풍병자에게 "네 죄를 사하였다"고 말씀하셨을 때 그 병자가 즉시 일어났던 것입니다.
모든 실패와 고통, 질병의 근원이 죄이므로 먼저 죄사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주님의 뜻은 자기 죄를 스스로 담당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의 죄도 함께 담당하는 것입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사람을 보았을 때, 마치 자신이 당한 것처럼 생각하고 도와준 것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볼 때 내가 겪는 일처럼 여겨야 도울 마음이 생깁니다.
병자를 위해 기도할 때도 자신의 병처럼 여겨야 하고, 거지에게 돈을 줄 때도 내가 그 상황이라고 생각할 때라야 진정으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마음이 들다가도 때로는 그렇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서울의 한 거지에게 안타까운 마음에 돈을 주었는데, 나중에 그 거지가 고급 담배를 사서 피우는 것을 보고 난 후에는 도와줄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전쟁 때 행촌동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했는데, 한 집에 갔더니 한 여인이 죽어있고, 그 옆에서 어린아이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젖을 물고 울고 있었습니다. 쌀과 땔감을 사서 그 집 문 앞에 두었는데, 알고 보니 그 집은 남편이 술 마시고 도박하느라 집에 돌아오지 않아 부인이 굶어 죽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를 그대로 두고 올 수는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