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8월 3일(금요일)
오후 1시 인천공항에서 이재혁, 이경선, 김하늘 샘과 함께 탄 러시아항공 비행기가 하늘을
오른다.
생각지 못했다가 문득 생각난 일은
열 한 살이었던 딸 하늘 샘과 함께 갔던 독일을 20년 만에 다시 간다는 것이 감사했다
지루한 시간을 위해 “안 철수 생각”을 가지고가면서 읽어가며 나라를 위해 기도했다
모스크바 땅을 두 시간 동안 밟았다
공항 안에 다니는 빨강, 파랑색 차가 예뻐서 가져가고 싶다
독일 행으로 갈아타고 날아가서 프랑크푸르트공항에 내렸다
밤공기가 차갑게 느껴진다.
1시간 30분 버스를 타고 달려 칼스루에에 도착 호텔에 짐을 풀었다
달빛에 구름이 검은 밤하늘과 어우러져 외국임을 느끼게 한다.
찻소리도 들리지 않는 깜깜한 적막감이 어린 날 시골에서 느껴본 그 느낌으로 다가와 피곤하지만 행복한 밤을 맞는다.
그동안 소리와 빛에 잠시도 쉴 수 없었던 뇌가 쉴수 있어 감사했다
둘째 날 8월 4일(토요일)
올 때의 피로감과 시차적응으로 머리가 또렷하지가 않다
아침 산책길에 둘러본 동네가 아름답다
이른 아침 골목 시장이 열리고 할머니들이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가는 모습이 멋스럽다
언제 보았던 장바구니던가?
야채 과일들이 이쁘게 진열이 되어있다
모두다 한국과 비슷비슷한 과일과 야채들~ 비싸서 감히 먹지 못했던 블루베리를 많이 사먹기로 했다
오전에 진행될 일정에 대한 안내를 받고 칼스루에 숲교실로 갔다
가는 동안 차창으로 보이는 끝이 넓은 초록빛 들판과 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빨간 지붕들이 장난감처럼 이쁘다
굵고 키가 큰 나무숲 안으로 들어간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달리는 사람을 보며 자전거를 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그냥 지나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자전거탈 기회를 만들어봐 달라고 요청을 했다
나무로 만든 자연물 놀이 기구들이 너무 좋다
앞으로 꿈땅 캠프장 시설을 어떻게 할지를 미리 볼 수 있어 감사했다
김포가족공원 만큼만…….했던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좁게 갇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가에 산딸기가 지천으로 널려있어 어린날 따먹던 산딸기가 생각이나서 더 행복했다
풀도 나무도 한국과 거의 똑같았다
못 보던 풀과 꽃은 우리나라 고산지대에 있는 것들이라고 하니 다른 식물이 없다는 게 신기했다
10세 아이들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돌아왔다
참여자들 눈빛들이 모두가 피곤한 기색이다
호텔 정원에서 주말저녁에는 동네 사람들이 모두 모여 맥주를 마시며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이 동네 전통이란다.
우리가 저녁을 먹고 있는데 야외에 준비된 테이블의 많은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모여앉아 즐기는 분위기가 매력 있게 느껴진다.
수십 명이 모여 있는데 조용한 술 문화를 부러워하며 연수 이틀 밤이 깊어간다
셋째 날 8월 5일(일요일)
모든 짐을 챙겨서 나와 슈투트가르트 숲속의 집으로 갔다
대표 산림관의 강의하는 눈빛에서 에너지가 느껴지고 내면에 담겨져 있는 “숲은 삶과 정신이고 바탕”이라는 깊은 철학이 가슴을 두드린다.
숲과 평행으로 지어진 건물과 통유리로 실내가 숲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새로운 건물양식에 눈을 뜨게 되는 시간이었다.
목공은 나무를 자르면서 믿음과 신뢰가 기본이라는 말을 들으며
우리가 하고 있는 목공놀이가 너무 만들기만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있었음을 돌아보게 한다. 굵은 통나무로 조각조각한 지구본이 멋있었고 실내 시설도 우리의 좁은 생각을 뛰어넘게 만드는 공간 이다
학교와 연계해서 숲 교육을 하고 차량으로 찾아가는 체계와 숲 교육에 대한 열정과 여유로움이 부럽다
강사들의 눈빛과 몸짓에서 독일인의 안정감 높은 자존감을 보며 우리아이들도 저렇게 키우도록 노력하자는 다짐을 하게 된다
오후 버스로 3시간을 달려서 흑림으로 넘어오니 산이 보인다. 늦은 밤 프라이 부르크 호텔에 짐을 풀었다
넷째 날 8월 6일(월요일)
아침 일찍 서둘러 기대하던 독일의 숲 유치원으로 갔다
아빠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숲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방학이 가까워져서 아이들이 많이 오지 않았다
원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아이들과 교사는 숲속에 앉아서 아침 인사를 나눈다.
원장선생님과 수염이 더부룩한 남자선생님 그리고 실습생 남자선생님이 오늘 당번이란다.
일주일을 당번제로 돌아가면서 근무를 하는 모양이다
아이들 행동을 보며 어쩌면 아이들은 모두가 다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관심 끌기를 하는 아이, 수줍어서 선생님 곁에 바싹 붙어 있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묻지 않아도 오래 다닌 아이는 눈빛과 행동에서 눈에 보인다.
물웅덩이가 보이면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도 나뭇가지를 들고 다니는 것도 움집을 만드는 것도 다 똑같이 한다.
옷 위에 입는 겉옷은 자주 세탁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훌륭했고 장화도 날씨가 습하지 않아서 늘 그렇게 입고 신을 수 있어 좋아 보인다.
집에서 싸온 빵과 과일로 먹는 모습이 밥보다 간단해서 참 좋은 것 같다
손 씻기를 하는데 물 조금과 화산재와 솔 그리고 수건이 전부였으며 어릴 때부터 환경교육을 생활에서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숲이 우거져 그늘이 많고 나무, 꽃, 풀, 곤충들이 모두 정말 크다
달팽이도 크지만 민달팽이가 어찌나 큰지 가까이 들여다보기가 맘이 어려웠다
숲은 울창한 것은 좋았지만 종류가 다양한 숲은 아이여서 한국이 더 좋은 숲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과 한국이 차이가 있을까? 늘 궁금했던 질문.
숲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을 원장님께 물었다
사회성과 주변을 인지하는 능력이 키워지고 소근육과 대근 육이 잘 발달한다는 것과
초등학교 입학 후 모습에 대한 질문도 덧붙였는데
사회성과 리더십과 학습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고 한다는
예상대로 우리에게 나타나는 것들에 대한 결론을 들어서 기분이 한결 좋았다.
우리나라 공동육아와 비슷한 모델로 운영이 되고 있었으며 보이기 위한 교육이 아닌 있는 그대로 보여지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부분적으로 방향을 수정할 것들이 눈에 보였지만 숲을 내려오면서 이재혁 샘이 다가오더니 손을 올려 하이 파이브를 하며 “원장님~ 우리가 더 잘하고 있어요” 한다.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던 독일 숲유치원을 눈으로 보고 경험을 했다는 것이 행복했다
오후에는 에코스테이션에서 환경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고 들었다
생태적으로 살아가기 쓰레기 줄이기 등과 태양열 에너지사용을 늘이면서 일본 원전사고 이후 독일은 원전을 서서히 문을 닫고 있으며 짧은 기간 내에 모두 다 닫을 계획이라고 한다
연수 참여자중 한분이 길을 지나가다가 궁금해서 분리수거 쓰레기통을 열어보았더니 다른 쓰레기가 한 개도 없이 제목에 맞는 쓰레기만 깨끗하게 있었다고 한다.
독일인의 국민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다섯째 날 8월 7일(화요일)
아침부터 짐을 싸서 나오느라 바빴다
산속 깊은 산장으로 가고 그곳에서는 한식을 먹는다니 기대가 된다.
처음으로 프라이부르크 시내 관광을 했다
시내 길 바닥이 꼼꼼하게 만들어놓은 돌길이었고 시내 전체에 작은 도랑이 흐르는데 돌로 만든 모양들이 다양하고 아름다웠다
아이들이 작은 나무배를 띄우는 놀이를 하고 물장구도 치면서 노는 모습이 평화롭다
시내 한복판으로 다니는 전차가 느림의 멋을 자랑하듯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지나다닌다.
초등 학교 때 서울에 와서 보았던 전차 생각이 나면서 왜 그 멋스러움을 간직하지 못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프랑스가 왕복 한 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는 거리라는 말에 모두 가기를 원해서 오후 일정이 강사를 약속한 것이 아니라서 라인 강을 건너 프랑스로 갔다
슈바이쳐박사 생가도 들리고 그 동네에서 오후시간을 자유롭게 보냈다
삶을 여유롭게 보내는 노인들의 모습이 멋있고 부럽다
축복받은 날씨로 계속 맑고 청아한 유럽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저녁에는 흑림 산장으로 숙소를 옮겨와 짐을 풀었다
이곳은 스위스와 가까워서 집이 독일 풍보다는 스위스풍이로 지어져 있다
한국 유학생이 준비해준 된장찌개를 함께 만들어 먹으며 모두 행복했다
조용한 산장의 밤이 깊어간다
새벽녘에 일어나 커튼을 들추어보니 달빛이 가슴시리도록 밝게 비추는 아름다운 밤. 선명한 별 자리를 보면서 눈을 감고 잠을 자는 시간이 아까워 넋을 잃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첫댓글 아직 여독도 풀리지 않으셨을텐데 연수날짜별로 사진과 글들 정리해 올려주셔서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부럽어요.
원장님!
감사합니다.
맛깔나는 후기 감사합니다.^^
^^ 원장샘 웃음소리가 들릴듯하는~~~ ㅋㅋㅋ
눈에 익은 곳도 보이고, 신회샘도 반갑고 사진 담아가서 자주자주 볼께요.
정리하시고 올려주시고 감사합니다.^^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