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 전의 일인데 아직도 어제의 일처럼 기억이 생생하다.
이날도 나는 환상의 복식조인 후배와 동해안 후포로 낚시를 갔다.
그 당시에는 자가용이 귀할때 여서 우리는 부산 동래의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영덕행 버스를 타고 후포에 내려서 무거운 짐을 지고 들고 후포 방파제로 향했다.
년도는 기억을 못하지만 날짜는 정확하게 기억을 하는데 1월23일 이다.
옛말에 무식한 사람이 용감하다 라고 했는데 우리도 이부류에 속하지 않나 싶다.
지금 생각을 해봐도 그 무렵에는 낚시 실력은 개뿔도 없으면서 용기는 대단했던것 같다.
나이도 갓 30 정도 되었을까 했으니 추위쯤은 우리들을 막을수가 없었다.
아무도 그들을 말릴수 가 없다 라는 말이 있듯 우리둘은 그침이 없었다.
됫나! 하면 됫다! 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올 정도 였으니 말이 필요없이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였다.
후포방파제는 길이가 길어 끝까지 갈려면 한참을 걸어야 했는데 무거운줄도 모르고 마냥 신나기만 했다.
년중 가장 추울때를 골라서 간것 같다.
낚싯대를 펼치고 낚시를 하는데 서서히 추위가 엄습해 온다.
요즘이야 패딩같은 보온성 옷이 주류를 이루지만 그때는 요즘에 비해 보온력도 형편이 없어서 살을 애는듯한 추위 라는 표현이 바로 이런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방파제에 들어갈때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이추위에 야영을 하다가는 죽을것 같아서 민박을 알아보기 위해 나올때 주변을 보니까 방파제 테트라 포트와 바닦에 바닷물이 얼어 있었다.
얼마나 추웠으면 바닷물이 얼까? 우리들의 객기를 한탄하며 민박집을 찾으러 다녔다.
방파제와 도로 중간쯩 되는곳에 마침 민박집이 있어서 구해놓고 우리는 다시 짐을 가지고 민박집에 오니 천국이 따로 없는듯 했다.
우리는 민박집에서 저녁도 제공을 받았는데 그때 먹은 꽁치구이는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먹은 꽁치중에 최고의 맛으로 아직도 꽁치를 보면 그때가 생각이 난다.
어촌의 시골이라 방에 불을 많이 넣어 바닦이 뜨끈하여 낯에 방파제에서 떨었던 몸이 스르르 녹아 내렸다.
우리는 후포에서의 아픈추억을 뒤로하고 여전히 계절을 가리지 않고 지금도 조를 맞춰서 열심히 낚시를 다니고 있다.
아직 철이 들 들어서 그런지 만나기만 하면 낚시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조만간 청송 주왕산 달기 약수탕에가서 철이 잔뜩든 약수물을 마셔야 되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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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 방파제에서 얼어 죽을뻔 했다!
산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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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2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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